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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를 겨냥한 북한의 해안포와 곡사포는 23일 황해남도 강령군 소재 개머리 및 무도 기지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머리 기지는 연평도와 약 12km 떨어져 있다. 사거리 27km의 130mm 해안포와 사거리 12km의 76.2mm 해안포, 사거리 27km의 130mm 곡사포와 사거리 54km의 170mm 곡사포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개머리 기지에는 해안포와 곡사포, 무도 기지에는 해안포가 있다”며 “해안포는 76.2mm가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데 곡사포는 어떤 것이 발사됐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보통 북한의 해안포 부대는 중대 단위로 포진해 있지만 개머리 기지에는 1개 대대(5개 중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급에는 구경에 따라 4∼8문의 포가 배치돼 있어 개머리 진지에는 20∼40문의 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북측 지역 해안과 섬 등에 해안포 1000여 문을 배치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백령도 인근 장산곶과 옹진반도, 연평도 근처 강령반도의 해안가 등에 해안포 900여 문을, 해주항 일원에 100여 문을 각각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북한 해안포는 5m 길이의 레일을 따라 앞뒤로 이동하면서 분당 6발에서 10발씩 10여 분간 사격하고, 다시 동굴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사격을 하려면 동굴진지의 문을 개방하고 위장막을 걷어내기 때문에 우리 군이 레이더 등으로 미리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에서 핵무기나 핵무기부품, 특수 핵물질을 운반하는 요원들이 임무수행 중 음주 운전한 사실이 발각됐다. 샌드라 브루스 미 에너지관리국 감사실 부실장은 22일 보고서에서 “정부의 보안수송국에서 2007∼2009년 핵무기 운반에 관여한 요원 600여 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조사한 결과 16건의 음주 관련 사고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16건의 대부분은 핵무기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호텔 투숙 또는 비번일 때 음주 관련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이 중 2건은 임무수행 도중에 일어났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호송요원 두 명은 지방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경찰관의 단속에 걸렸다. 경찰관은 이들이 정부 핵무기 운송요원이고 임무 수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즉각 이들을 구금했다. 2007년에는 핵 운송 요원 한 명이 만취상태에서 공공장소에서 행패를 부리다 체포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매우 중대한 국가안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잠재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핵안전관리 당국은 “핵무기 수송요원들은 그동안 단 한 건의 방사능 유출 또는 결정적 사고가 없이 1억 마일(약 1억6100만 km) 이상의 핵 수송 업무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고 반박했다. 미국 핵무기 운반 규정은 임무수행 10시간 전부터 절대로 술을 입에 대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2% 이상이면 임무에 투입하지 않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이자 평화주의자인 레프 톨스토이(1828∼1910·사진)가 20일로 서거 100주년을 맞았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의 명작을 쓴 톨스토이는 1910년 11월 20일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370km 떨어진 리페츠크 주의 작은 시골역 ‘아스타포보’에서 폐렴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숨지기 10일 전 무소유와 청빈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 단돈 50루블만 지닌 채 48년간 함께 산 부인과 함께 집을 떠나 구도 여행에 나섰지만 기차에서 감기에 걸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토요일이던 20일 이 작은 역사에는 수백 명의 추모객이 모여 단출한 행사를 벌였다. 새로 수리된 역사 개관식, 톨스토이 기념비 헌화식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톨스토이의 위상에 비추어볼 때 그의 서거 100주년 행사는 너무 조용하게 진행되는 분위기이다. 그가 숨진 20일 러시아 국영 TV 방송 중 황금시간대에 특집방송을 내보낸 곳은 한 곳도 없었고 주요 국립박물관에선 기념전조차 열리지 않았다. 알렉산드르 푸시킨 탄생 200주년을 맞았던 1999년 러시아가 대대적으로 기념하며 ‘푸시킨의 날’까지 공식 지정한 것과 너무 대조되는 침묵이다. 그 이유에 대해 톨스토이가 오늘날 너무 무겁고 교화적인 인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가 전파하려던 비폭력 금욕 재산상속 거부 등은 당시로서 너무 시대를 앞서 나간 것이고 특히 재벌들이 돈버는 데 혈안이 된 러시아에선 10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최근 톨스토이 평전을 펴낸 러시아 문학평론가 파벨 바신스키 씨는 “사회가 극단적으로 부유한 사람과 나머지 거대한 규모의 빈자로 나뉠 때 혁명이 도래한다는 톨스토이의 지적은 오늘날 러시아에 섬뜩한 메시지를 준다”고 설명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 중동특사는 참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험이 많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에서도 신뢰를 받고 팔레스타인에서도 지지자가 점점 늘고 있다. 10년새 변한 그녀의 중동관 언제 미국이 새 중동특사를 임명했냐고. 사실 이번 특사의 임명은 너무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뤄져 변화를 감지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말하는 특사는 바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다. 이제 진짜로 중요한 결정은 클린턴 장관의 손에 달렸다. 그의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최근에 언급된 ‘라빈의 숙제’(라빈은 고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5대 총리를 지칭)를 풀어내려는 노력은 이제부터 클린턴 장관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워싱턴과 예루살렘의 관료들은 귀띔했다. 클린턴 장관의 새 역할은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1억5000만 달러의 원조를 제공한다고 천명했다. 동시에 미국은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크게 실망했다고도 했다. 다음 날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8시간의 긴 회담을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오늘의 클린턴 장관은 10년 전의 그가 아니다. 지난주 이스라엘에 가한 그의 통렬한 비판과 1999년 그가 말했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그리고 절대 분할할 수 없는 수도”라는 발언의 견해차를 한번 음미해 보라. 지난 10년간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성립될 수 있으며 반드시 이뤄질 것이고, 이스라엘의 안보와 긍정적으로 맞물릴 수 있을 거라는 신념을 굳힌 듯하다. 자성이야말로 이스라엘 스스로에 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강제 점령은 안보를 약화시키는 정책이라고, 장기적인 안보를 위해서는 타협이 꼭 필요하다고, 새롭고 변화된 팔레스타인이 탄생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바로 클린턴 장관일 것이다. 또 자기 연민에 빠져 동정만을 구하는 정책, 이를 테면 “도와주세요. 점령당한 국가를 인정해주세요”하는 식의 방법은 낡고 대책이 없는 정책이라고 팔레스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도 클린턴 장관일 것이다. 더 심각한 이슈가 국경 문제, 예루살렘 분할 문제, 난민 문제라는 건 명백하다. 여기에 다음 문제도 예단하긴 쉽지 않지만 폭발성이 강한 것들이다. 첫째,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열렸던 파타당과 하마스 사이의 가장 최근의 화해 협상은 안보에 대한 견해차로 결국 결렬됐다. 파타당 자체도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의 리더십에 대한, 그리고 평화협상에 대한 감정 차로 분열돼 있다. 과연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집중해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까.美의회 권력이동 등 변수 많아 둘째, 이번에 제시된 미국의 안보협약은 이스라엘에 20대의 전투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변수는 이란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좀 더 확실한 군사적인 위협을 가해 주기를 원한다.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공화당은 아예 전쟁을 외치는 상황이다. 셋째,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과 아주 가깝다. 또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하는 데 입지가 더욱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그가 받는 시간 끌기 작전 유혹은 2012년이 가까워 올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여전히 시간은 이스라엘의 편이 아니다. 10년 사이에 클린턴 장관의 심경에 일어난 변화를 보라.로저 코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9일 발간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인터넷매체인 ‘허핑턴포스트’는 12일 부시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는 참모들의 회고록에서 이미 언급됐거나 다른 매체들에서 언급된 대목을 ‘슬쩍’ 훔쳐다 자기 생각처럼 내세운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16곳이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꼽은 대표적 표절 사례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취임식 묘사. 회고록에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타지크계 장군인 파힘에게 “장군, 그대는 내 사람이오. 아프간인 당신들 모두는 내 사람이오”라고 말했다고 서술돼 있다. 이에 대해 허핑턴포스트는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아 이런 말을 직접 들을 수 없었고 해당 발언은 2004년 2월에 ‘뉴욕서평’이라는 잡지에 나온 구절을 따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회고록에는 토미 프랭크의 저서 ‘미국 병사’(2004년), 밥 우드워즈의 저서 ‘부시는 전쟁 중’(2002년) 등에 등장하는 구절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희망을 포기하지 마세요.”14일 미얀마 옛 수도 양곤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 1만여 명 앞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65)가 입을 열었다. 2003년 5월 세 번째 가택연금을 당한 뒤 7년여 만의 대중 연설이었다. 그는 “민주주의적 자유의 기본은 언론의 자유이며 민주주의는 민중이 정부를 견제할 때 이뤄진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전날 수치 여사를 “아무런 조건 없이” 가택연금에서 석방했다.○ 미얀마, 수치 여사의 ‘운명’미얀마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난 수치 여사에게 미얀마는 ‘운명’이었다. 1988년 위독한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30년에 가까운 해외 생활을 뒤로하고 귀국한 수치 여사를 맞이한 것은 미얀마 전역에서 일어난 대규모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었다. 그해 8월 26일 민주화 격랑이 몰아치던 양곤 거리에서 그는 “내 아버지의 딸로서 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할 수 없다”며 민주화 투쟁이라는 가시밭길에 발을 들여놓았다.하지만 영국인 남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둔 행복한 여자였던 그를 기다린 건 15년여의 혹독한 가택연금 및 수감생활, 그리고 가족과의 생이별이었다. 1990년 연금 상태의 그가 이끈 NLD가 군사정부 집권 이후 치러진 첫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정은 그에게 정권을 넘겨주지 않았다. 그러나 마하트마 간디와 미국 흑인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존경하는 수치 여사의 비폭력 민주화 운동은 대중 속에서 식을 줄 몰랐다. 미얀마 국민은 그를 ‘귀부인(the Lady)’이라 부르며 사랑하고 존경했다.군정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면 그를 슬쩍 풀어준 뒤 가둬두기를 세 차례나 반복했다. 그에게 열광하는 미얀마 대중과 그가 가진 엄청난 흡인력을 두려워한 군정은 미얀마를 떠나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풀어주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경을 벗어나면 행여 돌아오지 못할까 봐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 때도, 1999년 남편이 영국에서 전립샘암으로 숨져갈 때도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의 손자들과 얼굴을 맞대본 적도 없다.○ 미얀마의 만델라가 될 수 있을까 수치 여사는 14일 연설에서 “모든 민주화 세력과 협력하겠다. 여러분은 옳은 것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사실상 반독재 투쟁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미얀마가 직면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국민이 단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국민적 화해를 위해 군정 장군들과도 만날 용의가 있다”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외신은 수치 여사의 정치적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지난 21년간 미얀마 정치 지형이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7일 치러진 총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수치 여사에게 반발해 일부 NLD 정치인이 이탈하는 등 반독재 전선에 생긴 균열을 바로잡아야 한다. 또 의석의 80%를 석권한 군정의 꼭두각시 정당 격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에서 그와 어떤 협상을 하려는 움직임도 없다.수치 여사의 해외 대리인 격인 영국인 변호사 제러드 겐서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1994년 넬슨 만델라가 풀려났을 때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지금의 미얀마는 사정이 매우 다르다”며 “수치 여사는 이제 겨우 한 발을 뗀 셈이다”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오바마 “그는 나의 영웅”… 국제사회 일제히 환영 ▼ 국제사회는 아웅산 수치 여사의 석방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석방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성명을 통해 수치 여사를 “나의 영웅”이라고 표현한 뒤 “미국은 그의 뒤늦은 석방을 환영한다”고 밝혔다.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수치 여사의 석방은 이미 오래전에 이뤄졌어야 했을 일이며 그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프랑스는 석방된 수치 여사의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와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으나 관영 신화통신은 수치 여사를 “저명한 정치인”이라고 표현하며 석방 소식을 전했다.국제기구 수장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수치 여사에게 깊은 존경과 진심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수린 핏수완 동남아국가연합(ASEAN) 사무총장은 “그녀의 석방은 다행스러운 일이며 다시 억류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수치 여사가 완전한 행동과 표현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수치 여사가 수상자 연설을 위해 오슬로에 올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 동북지역이 북한 최고위층의 잇따른 방문으로 갑자기 분주해졌다. 내각 대표단을 이끌고 1일부터 동북지역을 시찰 중인 최영림 북한 총리는 3일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에서 장더장(張德江)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북-중 교류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권력서열 3위인 최 총리는 1일부터 이틀간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에서 전기 제약 농업과 관련된 지역을 시찰했다. 최 총리는 5, 6일경 랴오닝(遼寧) 성을 돌아본 뒤 단둥(丹東)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최 총리가 인솔한 대표단에는 노두철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김창룡 국토환경보호상, 배달준 국가건설감독상, 황학원 도시경영상 등 내각의 고위 각료가 대거 포함됐다. 총리의 방중과 때를 같이해 2일부터 노동신문의 김기룡 책임주필이 이끄는 언론 대표단도 방중 길에 올랐다. 북한 내각과 언론계 수뇌가 현재 중국에 총출동한 모양새다. 북한 중앙통신과 중국 신화(新華)통신 등 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20일 새 최소 8개 이상의 북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달 16일부터 8일간 북한 시도 노동당 책임비서 전원이 중국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창춘, 지린, 하얼빈을 방문해 공업 및 농업 시설을 시찰한 것. 한국으로 치면 도지사, 광역시장이 한꺼번에 해외순방에 나선 셈으로 북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내각 대표단과 당 책임비서 대표단이 들른 하얼빈과 창춘은 8월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곳이다. 고위대표단의 해외 방문은 김정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 고위층의 최근 동북지방행 러시는 김정일의 적극적인 지시에 따라 분야별로 이뤄지는 게 확실하다. 북한 각 영역의 최고위층이 외국의 특정 지역을 이처럼 단시일 내에 저마다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러한 동북 집착은 경제적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후계체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만성적인 경제난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한 북한이 중국 동북지역과의 경협을 최상의 해결책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0년까지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발을 위해 2800억 위안(약 4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북한은 동해 진출권만 보장해줘도 상당한 잇속을 챙길 수 있다. 이미 나진과 청진의 항만 사용권이 중국에 넘어갔고 이를 잇는 철도 및 도로 현대화가 진척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국경지역 단속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북단체인 ‘북한자유연맹’은 3일 국경도시인 함경북도 회령시에 검열단이 9월 파견된 데 이어 11월 초에도 70여 명의 보안서 검열단이 추가로 들어와 마약 범죄 소탕 등 단속을 벌였다. 국경 정화사업은 중국과 경협을 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을 향해 대문의 빗장을 얼마나 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북한은 문은 최대한 적게 열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몇 년 뒤 인류는 로봇이 달에 착륙해 성조기를 꽂고 성큼성큼 걸어 다니는 모습을 지켜볼지도 모른다. 이 계획을 위한 첫 장정이 3일 시작됐다. 3일 마지막 비행길에 오르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는 6명의 승무원과 함께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이 함께 탑승한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로봇의 정식 이름은 ‘로보노트2(R2)’.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으로 13년 동안 250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이 로봇은 현재 허리 위 상체만 만들어졌다. 키가 1m, 무게 150kg이며 두 팔의 길이는 각각 0.8m로 알루미늄과 니켈 도금된 탄소섬유로 정교하게 제작됐다. 금빛 이마에는 두 눈이 있으며 안에 4개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입에는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됐다.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 장치는 배 부분에 있으며 등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충전할 때 사용될 기기가 배낭처럼 붙어 있다. 관절은 유연성이 뛰어나며 350개의 센서가 곳곳에 달려 있어 손가락 끝으로 새의 깃털까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예민하다. R2는 ISS에서 사전에 프로그램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아직 하체가 없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고정대에 R2를 부착시킨 뒤 무중력 상태에서 움직임을 연구한다. 이어 내년 말쯤 하체가 완성되면 온도차가 수백 도에 이르는 정거장 밖에서 유영하면서 ISS의 난간을 닦고 공기필터를 청소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또 우주인을 위해 무거운 공구를 들어주고 유독가스 누출이나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뉴욕타임스는 NASA가 R2를 달 탐사에도 이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달 탐사계획은 조지 W 부시 전 정부가 우주인을 다시 달에 올려 보낸다는 ‘콘스털레이션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2005년에 발표했지만 1500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 올 9월 미 의회에서 취소됐다. 이에 따라 NASA는 사람보다 먼저 R2를 달에 착륙시키려 하고 있다. NASA 과학자들은 R2를 달에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데는 불과 2억 달러, 로켓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2억5000만 달러밖에 들지 않으며 실행에 옮기는 데까지 몇 년이면 충분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R2가 ISS에 올라가 우주 유영과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달에 가기 위한 시험단계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우주로 향하는 R2는 2020년 이후 ISS가 폐쇄될 때까지 그곳에 계속 머물게 되며 이후 태평양으로 추락해 ‘안장’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2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의원과 주지사들을 뽑을 뿐 아니라 화제를 모은 주민발의안들도 함께 처리된다. 미국에선 중간선거를 통해 해당지역 주민들이 지역에 필요한 법안을 상정하고 일정 수 이상의 동의(서명)를 얻어 찬반투표를 하는 직접민주주의적인 주민발의안도 함께 처리하고 있다. 수백 개의 주민발의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워싱턴 주의 이른바 ‘부자 과세안’이다. 다른 주들에서 100여 개의 감세 주민발의안이 상정된 가운데 유독 미국에서 개인 소득세가 없는 7개 주 중의 하나인 워싱턴에서만 증세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 ‘1098 발의안’으로 명명된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부부소득이 40만 달러를 넘어서면 5%의 세율을 적용하고, 100만 달러 이상의 경우 9% 세율에 추가로 3만 달러를 세금으로 더 내는 것이다. 이러면 워싱턴 주에서 주민 1.2%에 해당하는 4만여 가구가 연간 20억 달러의 세금을 새로 내야 한다. 이 법안은 찬반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맞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법안 찬성의 선봉에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의 아버지인 빌 게이츠 시니어가 있다. 그는 법안을 직접 작성한 것을 넘어 법안 통과를 위해 조성된 기금 640만 달러 중 60만 달러를 쾌척했다. 반대진영에는 MS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 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MS 법률고문인 브래드 스미스 등과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설립자 같은 억만장자가 포진해 있다. 발머 CEO와 앨런 공동창업자는 각각 42만5000달러와 10만 달러를 기부했다. 한편 찬반 양론이 엇비슷하던 주민 여론은 투표일이 가까워오자 반대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중순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 4.3% 내에서 반대 51%, 찬성 42%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 주의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도 이번에 통과될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21세 이상 성인의 마리화나 소지와 재배를 합법화하자는 것이 골자다. 찬성진영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가격이 폭락해 범죄 조직의 은밀한 거래가 사라질 것이며 6억∼14억 달러의 추가 세수가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도 지지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반대진영은 마리화나 합법화가 청소년들을 중독시키고 환각상태에서 저질러지는 범죄와 교통사고가 늘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법안은 한때 찬성이 많았지만 미 연방정부가 주민발의안이 통과돼도 마리화나를 금지한 연방법에 따라 단속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반대여론이 높아지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자국의 통화가치를 지킨다는 의미에서는 모든 나라가 환율시장에 ‘개입’한다. 환율 분쟁의 한 원인은 미국이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내는 것이다. 자국 내부의 문제에 직면한 나라들이 강한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브라질이나 한국 같은 나라에 (책임을 나누자며)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주한 브라질대사관에서 만난 에드문두 후지타 주한 브라질대사는 최근의 글로벌 경제문제를 보는 신흥국의 입장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브라질은 이번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을 세계로 퍼뜨린 국가이자 최근 잇따라 환율시장 개입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을 불러온 주요 신흥국 중 하나다. ―브라질은 최근에 금융거래세(IOF) 세율을 올렸다. 이런 방식의 외환시장 개입이 최근 환율 갈등을 악화시킨다는 비판이 있는데…. “미국이 자국의 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달러를 너무 많이 찍어낸 결과 현재 브라질 통화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빠르게 치솟고 있다. 우리는 최근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렸다. 그 결과 전 세계 투기성 자본이 몰려오면서 올해만 300억 달러의 해외자금이 유입됐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높아졌는데 이런 상황은 어느 나라 경제에도 좋지 않다. 우리는 기회주의자들의 단기 투기자금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브라질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인가. “중국도 브라질처럼 고성장을 유지하다 보니 빈부격차 같은 심각한 내부 문제가 있다. 이 상황에서 경제가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반정부)사회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문젯거리가 될 것이다. 이웃 국가를 포함한 모두에게 훨씬 부정적인 시나리오다. 물론 위안화 가치가 과도하게 낮다면 조정돼야 하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미국은 달러를 그만 찍어내야 한다.”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브라질 장관이 오지 않은 것을 G20 논의에 대한 불만 섞인 반응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G20은 회원국을 처벌하거나 법적으로 구속할 힘이 없다. 원한다면 어느 나라에 대해서나 모든 문제를 다 비난할 수 있다. 그런 식으로 한국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브라질은 지금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대선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장관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장관만 빼고 대규모 대표단을 이번 회의에 파견했다.”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브라질의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은 14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IMF 개혁의 대표적인 수혜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족하는가. “만족한다. 이번 회의는 IMF 개혁의 시발점이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것도 보여줬다. 이제는 과거의 선진 7개국(G7) 체제로는 세계경제를 주도할 수 없으며 많은 국가의 상호 협조가 필요하다.” ―한국 경제의 수출과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G20 국가 중 1위이지만 브라질은 각각 19위와 20위에 불과하다. “그것이 바로 브라질과 한국이 왜 협력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수치이다. 한국은 수출에 강하고 브라질은 인구와 자원이 많고 내수시장이 크다. 브라질은 남미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중동에 많은 제품을 수출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의 높은 기술과 결합하면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데 두 나라가 공동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현재 한국은 브라질이 이달 발주할 예정인 23조 원 규모의 리우데자네이루∼캄피나스 고속철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이 낙찰될 가능성은…. “한국의 고속철 건설 능력은 대단히 높다. 내가 알기엔 현재 고속철 수주전은 중국과 한국의 2파전 양상이다. 이미 정부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지타 대사의 사무실에는 직접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그는 G20 정상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미술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옛 산사를 찾아 아름다운 그림과 건축을 감상할 때도 많다”고 했다. 좋아하는 한식으로도 정갈한 사찰음식을 꼽았다. 일본인 이민자 3세이기도 한 그는 1975년에 아시아계 이민자로는 처음으로 브라질 외무고시에 합격해 인도네시아 대사와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에드문두 후지타 주한 브라질 대사△1950년 상파울루 출생 △1972년 상파울루대 법학과 졸업 △1976∼1979년 아시아태평양국 근무 △1979∼1994년 런던, 도쿄, 모스크바, 유엔 등에서 근무 △1995∼2005년 대통령 전략담당 비서실 근무,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2005∼2009년 인도네시아 대사}

‘그토록 다짐을 하건만 사랑은 알 수 없어요/자주 위해 한목숨 바친 그대를 나는 못 잊어/나의 작은 가슴에 빛을 준 사랑의 별/언제나 변함없이 영원히/우리 그대의 원한 씻으려/투쟁에 나서리.’1980년대 초중반 북한 젊은이들은 이 노래에 빠져있었다. 딱딱한 북한 노래와는 완전히 차별되는 달콤한 멜로디와 오랜만에 ‘수령님, 장군님’과 같은 단어가 빠져 있는 가사. 이 노래는 대남연락소 산하 ‘칠보산전자악단’에서 한국 노래 ‘사랑의 미로’를 개사(改詞)한 노래였다. 칠보산전자악단은 한국의 인기가요에 ‘태양, 투쟁, 혁명’ 등의 코드를 심어 개사한 뒤 대남 방송을 통해 내보냈다. 그러나 이런 테이프가 민간에 흘러나와 젊은이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대다수는 한국 노래인 줄도 모르고 대남당국이 심리전을 위해 특별히 따로 만든 노래로 알고 있었다. 이때가 북한에 한국 노래가 보급되기 시작한 1단계였다.1980년대 중반 이후 개혁개방이 본격화한 중국에서 조선족들이 북한에 밀려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친척집에 머무르며 중국 상품을 팔고 그 대신 수산물 등을 사들였다.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옌볜에 퍼져 있던 한국 노래가 북한에 들어갔다.‘최진사댁 셋째 딸’ ‘목화밭’과 같은 노래가 대표적이다. 북한 주민들은 이때도 이 노래들이 옌볜 노래인줄 알고 따라 불렀다. 1990년대 초반부턴 한국 노래가 퍼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바위섬’ ‘아침이슬’ ‘노란 셔츠의 사나이’ 등이 대표 유행곡이었다. 심지어 1990년대 중반엔 ‘아침이슬’을 합창으로 부른 군부대도 있었다. 한국 노래의 유입은 수십만 명의 탈북자가 발생했던 1990년대 후반에 더욱 가속화됐다. 중국에서 몇 년씩 머물며 TV나 노래방 등을 통해 한국 노래를 배웠던 탈북자들이 북송되거나 자의로 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노래가 아니라고 잡아떼거나 몰래 숨어 부르던 이때가 북한에 한국 노래가 흘러들어간 2단계라고 할 수 있다.3단계는 7·1경제관리개선 조치가 발표됐던 2002년경부터로 볼 수 있다. 이때를 전후로 북한에 DVD 플레이어 붐이 일고 남한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할 것 없이 남한 노래인줄 뻔히 알면서도 함께 부르기 시작했다. 송년회에는 ‘바위섬’, 생일축하 파티에선 ‘친구’, 군에 징집돼 가는 기차에선 ‘이등병의 편지’가 빼놓을 수 없는 고정 합창곡이 됐다. 북한에 퍼져 있는 한국 노래는 지금 100곡이 훌쩍 넘는다.한국 노래 유입의 기원을 열었던 ‘사랑의 미로’는 여러 버전으로 개사돼 지금까지도 인기가 있다. 올 8월 북한에 들어갔던 중국 관광객은 북한 여종업원이 이 노래를 ‘나의 얼은 가슴에 빛을 준 해발이여/이 세상 끝에 가도 영원히/우리 장군님 모습 빛나는/해 솟는 백두여’로 고쳐 부르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았다. ‘사랑의 미로’의 대외 선전용 버전인 셈이다.탈북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27일 북한주민들이 ‘곰 세 마리’ 노래를 개사해 3대 세습을 풍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한국 노래 보급은 새로운 단계를 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정부가 남한 인기곡을 개사해 심리전에 이용한 것이 북한에 한국 노래가 퍼지게 된 시초였다면 이제는 거꾸로 북한주민이 남한 인기곡을 개사해 정부를 풍자하기 시작한 것이다. NK지식인연대는 극도로 민감해진 북한 당국이 이 노래의 유행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동영상=70년대의 ‘입영’ 모습}
러시아 남부 체첸자치공화국 수도 그로즈니의 의회 의사당에 19일 반정부 테러범들이 난입해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경찰 2명과 민간인 1명, 테러범 3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사망했다. 또 경찰 6명과 민간인 11명 등 17명이 부상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로즈니를 방문 중이던 러시아 내무장관 라시트 누르갈리예프는 테러범 소탕작전이 끝난 뒤 체첸자치정부 내무부에서 회의를 열고 “무장 반군이 의회 건물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성공적인 대응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5분(현지 시간) 중무장한 테러범 3명이 자동차를 타고 의원들을 태운 승용차를 뒤따라 의회 건물 등이 있는 정부종합청사 구내로 난입했다. 청사 구내에 들어온 테러범 중 한 명은 정문 인근에서 곧바로 몸에 지니고 있던 폭탄을 터뜨려 자폭했고 나머지 2명은 총을 쏘며 의회 건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건물 안쪽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으며 의원들이 모여 있는 의사당 홀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비원들이 총격전을 벌이며 이들을 제지했고 이 과정에 일부 경비원들이 사살되거나 다쳤다. 총격전이 오가는 동안 긴급 출동한 경찰과 특수부대원들은 의회 건물을 봉쇄하고 의원들을 안전하게 탈출시켰다. 람잔 카디로프 약 20분 동안 건물 안에 고립돼 총격전을 벌이던 테러범 2명은 특수부대원들이 체포 작전에 나서자 폭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사건이 종료된 직후 러시아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는 이슬람 분리주의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체첸공화국과 이와 인접한 북오세티야 지역은 지금까지 유혈 테러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도 북오세티야공화국 수도 블라디캅카스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17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집값이 가장 쌀 것 같은 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가격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이나 서울보다 더 비싼, 이해되지 않는 일이 아이티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9개월 전 최악의 강진으로 도시가 초토화됐고 수십만 명이 사망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이야기이다.현재 이 도시에서 방 3개가 딸린 아파트 가격은 90만 달러(약 10억 원)에 이른다. 조망이 좋은 방 3칸짜리는 한 달 임차료가 1만5000달러(약 1680만 원)다. 이 정도면 뉴욕 중심부의 괜찮은 호텔 숙박비에도 밀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수요는 많은데 아파트는 없기 때문이다. 올해 1월 12일 발생한 강진으로 포르토프랭스에선 가옥 11만 채가 붕괴되고 이재민 150만 명이 발생했다.하지만 아파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주요 수요층은 구호를 위해 들어간 비정부기구(NGO)들이다. 이들은 텐트를 치고 살기보단 치안이 좋은 아파트를 요구한다. 이 밖에 언론사나 외교관 등도 주요 임대 고객층이다. 기존의 사무실이 파괴된 AP통신사도 지진 발생 전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 방 3칸짜리 아파트를 빌려 사무실 겸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아이티 강진은 아파트가 붕괴되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전에는 꿈에도 꿀 수 없던 일확천금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 대다수가 하루 1달러로 연명하는 아이티에서 10만 달러는 가히 천문학적 금액이다. 아파트 소유주들은 자국민에게는 아예 집을 빌려주려 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가격도 높이 쳐주고 신용도 좋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포르토프랭스에는 신축 주택이 거의 공급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130만 명의 이재민이 텐트촌에서 살고 있으며 이들이 언제 그곳을 벗어날지도 요원하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올해는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82·사진)가 책 ‘미래의 충격(Future Shock)’을 통해 미래 세계를 전망한 지 40주년 되는 해다. 토플러의 예측은 현실로 증명된 것이 많다. 당시 그가 만들어낸 ‘지식의 과부하’ ‘권력이동’ ‘디지털혁명’ ‘지식시대’ 같은 표현들이 이제는 일상어가 됐다. 그렇다면 향후 40년 뒤는 어떤 시대가 될까. ‘토플러 협회’ 소속 미래학자들이 14일 ‘40년의 40가지 예측’이라는 리포트를 통해 미래상을 제시했다. 학자들은 2050년까지 정치 기술 사회 경제 환경 5개 분야에서 예상되는 변화를 나열했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여성지도자가 크게 증가하며 종교단체들이 주도하는 세력이 정부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 중국 브라질 인도의 경제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넘지는 못할 전망이지만 신흥국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는 크게 늘어나게 된다. 빌 게이츠와 같은 자선활동 기업가들의 국제적 영향력은 갈수록 증가한다. 중동은 여전히 분쟁지역으로 남아있겠지만 세계적으로 군사력의 사용은 적어진다. 향후 지금의 북한 이란과 같은 비이성적 국가는 줄어들 것이지만 이들이 지역 및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클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세계적 범위에서 특정 전문가에 대한 신속한 접근이 매우 쉬워지는 세상이 다가온다. 또 머지않아 ‘페타바이트(약 100만 기가바이트) 시대’가 도래한다.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 구글의 하루 정보처리 용량은 현재 20페타바이트이다. 값싸고 작은 감시 장비들이 인기를 끌면서 사생활 침해 사례가 늘며 데이터 수집이 훨씬 빨라져 불필요한 정보가 넘쳐나는 ‘사이버 쓰레기’가 홍수를 이룰 것이다. 또 화학 생물학 방사능 핵 기상 관련 센서들이 휴대전화와 같은 생활필수품에 대거 내장되며 지금까지 인기를 끌어온 대량생산 방식은 주문제작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또 앞으로는 애플의 아이폰처럼 제품이 아닌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다. 사회생활 면에서는 거대 도시가 탄생하며 이민자들이 증가해 식량 물 에너지 부족을 불러온다. 선진국은 늙은 원주민과 젊은 이민자 세대로 갈라지게 될 것이며 노인돌봄 서비스 분야가 지금보다 2.5배 성장한다. 앞으로는 노후 서비스가 정부의 책임에서 비정부기구(NGO)와 기업의 몫으로 옮겨간다. 또 종교인구가 성장하며 지구촌 남반구에는 기독교가, 서방에선 이슬람교가 성장하는 종교의 복합화도 이뤄진다. 경제 분야에선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며 남미에선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은 국경을 신속하게 넘나드는 민첩한 조직으로 변해 어디서 일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환경이 펼쳐진다. 환경 분야에선 정수시스템의 발전으로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질병이 사라진다는 긍정적 전망도 있다. 이에 비해 에너지를 둘러싼 나라 간 갈등과 중국의 희소광물자원 독점이 중요한 안보적 위험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은(사진)에 대한 대대적인 우상화 작업을 벌이면서 상식을 벗어난 황당한 선전으로 일관해 주민에게서 야유와 조롱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적이 전무한 27세 젊은이를 ‘위대한 지도자’로 억지로 포장하다 보니 되레 역효과가 나고 있는 것. 대북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11일 북한 선전당국이 지난해 하반기 노동당 간부와 당원을 상대로 진행한 강연 자료를 공개했다.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에 대한 위대성 자료’라는 제목의 이 선전물은 “청년대장 동지는 3세 때부터 총을 잡고 사격에서 명중을 시켰으며 올해는 자동보총으로 초당 3발씩 사격해 100m 앞의 전등과 병을 줄줄이 맞혔다”고 주장했다. 또 목표판(타깃)에 20발을 쏴 몽땅 10점 원 안에 명중시켰다는 것. 이뿐만 아니라 “10대에 동서고금의 명장(名將)을 다 파악했으며 육해공 전 분야에 정통하고 기술자도 해내지 못한 ‘축포발사 자동 프로그램’을 며칠 만에 완성시켰다”고 주장했다.이 방송정론에는 김정은이 정치 경제 문화 역사 군사 등에 정통했을 뿐 아니라 2년의 유학 기간에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4개국 언어를 완전히 습득한 천재이며 앞으로 이를 포함해 7개 언어를 정복하기 위해 짬짬이 공부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3세 때 어려운 한시(漢詩)를 붓으로 척척 써내려가 주위를 감탄케 했고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것도 김정은이 해외유학을 통해 ‘핵을 가진 자와는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결심을 굳혔기 때문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농민을 대상으로 한 자료에는 김정은이 2008년 사리원 미곡협동농장을 찾았다가 즉석에서 산성토양을 개량할 수 있는 미생물 비료를 생각해내 연구사들을 깜짝 놀라게 했으며 이 농장에서 이듬해 정보(약 9917m²·3000평)당 15t의 벼를 생산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한다. 지난해 남한의 정보당 쌀 생산량은 5.2t이었다.이런 강연을 들은 주민들은 “이제는 눈비가 와도 다 쌀이 되니 먹는 문제가 다 풀렸다” “넘쳐날 식량을 어떻게 처리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하늘이 낸 김정은이) 올해는 큰물 피해로 농사가 망하도록 결심했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렸다고 북한 소식통은 전했다.김정은 우상화는 김일성과 김정일 우상화 때보다 훨씬 더 황당하다. 남한에도 널리 알려진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가랑잎을 타고 강을 건넜다’는 김일성 우상화 내용은 어린이용 전설집에 실린 것이다. 김정일 우상화도 성인을 상대로 할 때는 ‘3세 때 명사수’라는 식의 황당한 선전은 하지 않았다. 한 탈북자는 “선전부분 간부들이 우상화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로 바뀌면서 오히려 한술 더 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후계자 ‘김정은 띄우기’ 北 파격행진 계속▲2010년 10월1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김정은이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기념해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군 열병식장에 나타난 것은 북한이 후계세습 작업을 얼마나 세밀히 준비하고 차근차근 현실화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지난달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와 이번 열병식으로 이어진 김정은의 등장 각본은 늦게 잡아도 올 초에 이미 만들어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대규모 열병식의 함의 열병식을 평양에서 생중계한 미국 CNN 방송은 “병력 2만 명과 군 차량이 참여한 이번 열병식은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북한에는 김정일의 환갑인 2002년과 노동당 창건, 공화국 창건 60주년인 2005년과 2008년 등 노동당 창건 65주년보다 더 큰 명절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런 중요한 기념일에도 하지 않은 대규모 열병식이 이번에 열렸다는 것은 김정은의 등장에 맞춘 기획이라고밖에 풀이할 수 없다. 북한에서 이 정도의 대규모 열병식은 준비기간에만 10개월 정도 걸린다. 그렇다면 올 1월엔 이미 김정은의 등장 시점이 정해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나아가 천안함 기습공격도 반 년 뒤 김정은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자행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노동당 대표자회를 당 창건일인 10월에 맞추지 않고 그보다 한 달 빠른 9월에 연 것도 지금 돌이켜보면 김정은을 좀 더 순조롭게 등장시키기 위한 각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직전에 대표자회를 열었다면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책과 대장 칭호를 수여하자마자 열병식을 통한 데뷔 무대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는다. 그럴 경우 미처 김정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못한 북한 주민의 여론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북한은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을 공개한 뒤 일정한 시일을 두고 내부 주민 강연과 충성 결의모임을 열어 곧 열병식에 데뷔할 김정은이 낯설지 않게 사전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예상되는 행보2011년은 북한에 큰 명절이 예정돼 있지 않은 해이다. 내년에 김정은은 대규모 행사를 통해 자신을 부각하기보다는 당정군을 잡기 위한 실속 있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당 대표자회와 열병식을 통해 주민에게 후계자임을 알리는 효과는 충분히 달성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직을 장악하고 통솔하기 위해 분주히 현지시찰을 다닐 것으로 보인다. 건강이 나쁜 아버지를 따라다니기보다는 독자적인 현지시찰을 통해 젊고 능력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으려 할 것이다. 특히 주민여론을 의식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각본대로 흘러가면 2012년에는 노동당 상무위원 겸 조직비서, 북한군 원수 겸 최고사령관 등 명실상부한 2인자로서 권력과 직책을 움켜쥘 것으로 보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노동당 고위급 간부가 ‘김정은 후계설’을 8일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시인했다. 노동당 정치국 위원인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85)은 이날 평양에서 이뤄진 AP통신 TV뉴스 APT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북한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최고위급 관계자가 김정은 후계자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부위원장은 “우리 주민들은 대대로 위대한 지도자의 축복을 받았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주민들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모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제 우리는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를 모실 영예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양 부위원장의 말과는 달리 북한에선 최근 김정은 후계세습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전단(삐라) 살포, 낙서 같은 실질적 움직임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보도했다. 방송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청진 수남구역에서 ‘새끼돼지 어미돼지 모조리 잡아먹자’는 낙서가 발견돼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정일과 김정은을 비방하는 삐라가 평성 장마당 부근에 나붙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각종 군사장비와 병력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와 10만 명의 군중시위, 불꽃놀이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먹는 문제도 해결 못하면서 허튼 짓만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지난달 29일 미국 하원에서 중국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도록 한 법안이 민주 공화 양당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실제로 아주 온건한 것이다. 그러나 이 법안이 무역전쟁을 촉발해 세계 경제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고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경제위기가 촉발된 이래 너무 자주 오판했다. 재정적자(경기 부양)가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던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번 경고도 틀린 것이다. 보복 위협이 없는 중국 환율 대응책이란 공허한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중국의 약탈적인 통화정책 때문에 대량실업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시대에 관세가 좀 오를 수 있다는 우려쯤은 응당 걱정거리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뤄놓아도 된다. 한발 물러나 지구촌을 살펴보자. 주요 선진국 경제는 부동산 거품의 붕괴와 이로부터 촉발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지금도 휘청거리고 있다. 소비시장은 위축됐고 기업은 판로가 막혔다. 불경기가 겉으로는 끝난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업률은 치솟았고 하락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신흥국 경제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경제 활황을 누리고 있는 이들 국가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다. 그러자 경제가 침체돼 있는 선진국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국가로 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 신흥국 중에서 가장 거대한 몸집을 가진 중국은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외환시장에 개입해 위안화의 절상을 인위적으로 막고 있다. 이는 수출에 보조금을 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러면 다른 국가들에선 실업률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중국 관리들은 이런 정책을 이치에도 맞지 않고 일관성도 없는 논리로 옹호한다. 그들은 자국이 고의적으로 환율을 조작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잠든 사이에 이빨 요정이라도 출현해 2조4000억 달러나 되는 외화를 사서 베개 밑에 깔아 놓았을까. 중국의 저명인사들은 위안화 가치가 무역 흑자와 상관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주에도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강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천명하면서 “얼마나 많은 중국 공장이 파산하고 얼마나 많은 중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의 중요성을 시인한 것이다. 중국은 6월 환율을 시장자율에 맡긴다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이달 말까지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겨우 2%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것도 불과 최근 몇 주 사이에 오른 것으로 미 하원에서 보복 관세 법안이 통과될 기미가 보이자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다. 이 법안은 실제 집행될 것인가. 법안은 관리들에게 보복 관세를 부과할 권리를 주는 것이지 보복 관세를 부과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것은 아니다. 미국 관리들은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 외교적 진전을 거론하며 계속 인내할 것이며 결국 중국엔 미국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확인시켜 줄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중국 앞에서 우리가 분노를 일으킬 정도로 수동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왜 그랬을까. 중국과 맞붙는 것은 실업률을 낮춰야 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사사건건 공화당의 방해에 발이 잡히는 상황에서 도저히 쓸 수 없는 정책 옵션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이 미 관리들의 수동성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군불은 때기 시작했다. 정책 입안자들부터 각성해 진짜 행동을 취할 날에 좀 더 가까이 간 것은 사실이다.폴 크루그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헝가리의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유출된 독성 슬러지가 7일 다뉴브 강으로 유입돼 동유럽에 생태계 파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AP통신에 따르면 슬러지는 이날 정오 다뉴브 강 지류인 라버 강을 거쳐 다뉴브 강 본류에 도달했다. 도브손 티보르 지역방재 책임자는 헝가리 MTI 통신에 “물고기가 죽었고 식물들도 구해낼 수 없었다”며 “머르철 강의 여러 곳에서 알칼리 농도를 낮추기 위해 산(酸)과 석고 반죽을 쏟아 부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총 길이 2850km로 볼가 강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긴 다뉴브 강은 헝가리를 지나서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몰도바 6개국을 거쳐 흑해로 흘러들어간다. 사고로 유출된 100만 m³가량의 슬러지가 다뉴브 강을 따라 흐르면 하류 국가들의 식수원이 크게 오염될 뿐 아니라 중금속 때문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재앙이 초래된다.현지 당국은 물속에 녹아있는 수소이온농도(pH)가 현재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독성 수치가 낮아지고 있어 추가적인 환경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 과학아카데미도 “성분 샘플을 검사한 결과 중금속 성분이 환경에 재앙을 미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고 발표했다.그러나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이번 사고를 최근 30년간 유럽에서 발생한 3대 환경재난 중 하나로 규정하고 헝가리 정부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을 촉구했다. 하류 국가들도 피해를 우려해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헝가리에 조속한 수습을 촉구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 헝가리 당국은 6일에도 500명 이상의 재난방재청(NDU) 직원과 군인을 동원해 수백 t의 석고 반죽을 슬러지가 막 흘러들기 시작한 머르철 강에 쏟아 부었다. 석고 반죽은 슬러지의 흐름을 막고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헝가리 정부는 라버 강 유역에 있는 3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다뉴브 강 오염은 무조건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동시에 슬러지가 휩쓴 마을과 경작지에 대한 정화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앞으로 슬러지가 거쳐 간 40km² 지역에서 토양 표면 2cm 두께의 흙을 모두 제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년 이상의 기간과 1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으며, 120여 명이 병원에서 슬러지 접촉의 결과로 초래된 화학적 화상을 치료받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사진)이 지난달 28일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돼 ‘3대 권력세습’이 공식화하자 북한 내부에서는 냉소와 허탈 체념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당 대표자회를 마친 뒤 10월 초부터 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된 데 대한 경축행사를 전국적으로 벌이면서도 김정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고 한다. 대대적으로 선전하지 못하는 것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중국 접경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 A 씨는 “스물 몇 살짜리가 후계자가 됐다니까 우리 동네 사람들도 다 기막혀하는 눈치지만 공개적으로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먹고살기도 바쁜데 그런 후계 문제에 신경 쓰기도 귀찮아한다”고 말했다.최근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통화하고 있다는 남한 거주 탈북자 홍정순(가명) 씨는 “사람들이 집에 가서 가족끼리는 나라에 망조가 들었다고 엄청 푸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북한에 있는 우리 집에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자주 오는데 요새는 ‘누구는 부모 잘 만나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사는데 난 부모 잘못 만나서 한창 젊은 나이에 배나 채우려고 다닌다’며 푸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김성일(가명) 씨는 “엊그제 북한의 형제와 통화했는데 ‘나라가 다 미쳐가고 있다.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까진 그런가 보다 하겠는데 군대하고 전혀 상관없는 김경희나 최룡해까지 대장으로 승진한 것을 보면 정말 말세다. 가족만 없으면 이제라도 확 남조선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에 외화벌이 일꾼으로 나와 있는 한 북한 사업가는 “김정은이 나이가 어려 무슨 경험이 있어 북한을 이끌겠느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이 사업가는 김정은이 지금까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알려진 업적도 없는 데다 지금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것. 그는 북한주민들이 김 위원장에게로 권력이 넘어갈 때도 그다지 존경과 신뢰를 보내지 않았는데 지금은 경제 상황도 나빠져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를 반길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는 것이 북한에서 들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에 나와 근무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북한 여성은 “나이도 나와 비슷한데 그런 그가 고위직을 맡아 무슨 능력을 보여주겠느냐”며 “그를 찬양하는 노래로 ‘척척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 대장 발걸음’ 등의 가사가 담긴 ‘발걸음’을 배우기는 하지만 마음으로 우러나와 부르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한편 소식통은 “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조선족 자치주의 조선족 동포들은 ‘지금이 왕조시대도 아니고 같은 민족으로서 부끄럽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김 위원장은 자기 자식이라고 권력을 물려줬지만 권력 이양이 제대로 순조롭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김정은 어떤 직책 맡든 자금줄 장악못하면…”▲2010년 10월5일 동아뉴스스테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