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포커스/로저 코언]클린턴 손에 달린 중동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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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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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새 중동특사는 참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험이 많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에서도 신뢰를 받고 팔레스타인에서도 지지자가 점점 늘고 있다.

10년새 변한 그녀의 중동관

언제 미국이 새 중동특사를 임명했냐고. 사실 이번 특사의 임명은 너무 조용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뤄져 변화를 감지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말하는 특사는 바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다. 이제 진짜로 중요한 결정은 클린턴 장관의 손에 달렸다. 그의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의해 최근에 언급된 ‘라빈의 숙제’(라빈은 고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5대 총리를 지칭)를 풀어내려는 노력은 이제부터 클린턴 장관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워싱턴과 예루살렘의 관료들은 귀띔했다.

클린턴 장관의 새 역할은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1억5000만 달러의 원조를 제공한다고 천명했다. 동시에 미국은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크게 실망했다고도 했다. 다음 날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8시간의 긴 회담을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오늘의 클린턴 장관은 10년 전의 그가 아니다. 지난주 이스라엘에 가한 그의 통렬한 비판과 1999년 그가 말했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한, 그리고 절대 분할할 수 없는 수도”라는 발언의 견해차를 한번 음미해 보라. 지난 10년간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성립될 수 있으며 반드시 이뤄질 것이고, 이스라엘의 안보와 긍정적으로 맞물릴 수 있을 거라는 신념을 굳힌 듯하다. 자성이야말로 이스라엘 스스로에 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강제 점령은 안보를 약화시키는 정책이라고, 장기적인 안보를 위해서는 타협이 꼭 필요하다고, 새롭고 변화된 팔레스타인이 탄생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바로 클린턴 장관일 것이다.

또 자기 연민에 빠져 동정만을 구하는 정책, 이를 테면 “도와주세요. 점령당한 국가를 인정해주세요”하는 식의 방법은 낡고 대책이 없는 정책이라고 팔레스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도 클린턴 장관일 것이다.

더 심각한 이슈가 국경 문제, 예루살렘 분할 문제, 난민 문제라는 건 명백하다. 여기에 다음 문제도 예단하긴 쉽지 않지만 폭발성이 강한 것들이다.

첫째,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열렸던 파타당과 하마스 사이의 가장 최근의 화해 협상은 안보에 대한 견해차로 결국 결렬됐다. 파타당 자체도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의 리더십에 대한, 그리고 평화협상에 대한 감정 차로 분열돼 있다. 과연 팔레스타인인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집중해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까.

美의회 권력이동 등 변수 많아

둘째, 이번에 제시된 미국의 안보협약은 이스라엘에 20대의 전투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변수는 이란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좀 더 확실한 군사적인 위협을 가해 주기를 원한다.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공화당은 아예 전쟁을 외치는 상황이다.

셋째,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과 아주 가깝다. 또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하는 데 입지가 더욱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그가 받는 시간 끌기 작전 유혹은 2012년이 가까워 올수록 더 강해질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여전히 시간은 이스라엘의 편이 아니다. 10년 사이에 클린턴 장관의 심경에 일어난 변화를 보라.

로저 코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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