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 北中 ‘東北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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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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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총리… 시도 대표단… 과학 대표단…
北고위층, 中 동북지역 잇단 방문 까닭은

중국 동북지역이 북한 최고위층의 잇따른 방문으로 갑자기 분주해졌다. 내각 대표단을 이끌고 1일부터 동북지역을 시찰 중인 최영림 북한 총리는 3일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에서 장더장(張德江)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북-중 교류와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권력서열 3위인 최 총리는 1일부터 이틀간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에서 전기 제약 농업과 관련된 지역을 시찰했다. 최 총리는 5, 6일경 랴오닝(遼寧) 성을 돌아본 뒤 단둥(丹東)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최 총리가 인솔한 대표단에는 노두철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김창룡 국토환경보호상, 배달준 국가건설감독상, 황학원 도시경영상 등 내각의 고위 각료가 대거 포함됐다.

총리의 방중과 때를 같이해 2일부터 노동신문의 김기룡 책임주필이 이끄는 언론 대표단도 방중 길에 올랐다. 북한 내각과 언론계 수뇌가 현재 중국에 총출동한 모양새다. 북한 중앙통신과 중국 신화(新華)통신 등 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20일 새 최소 8개 이상의 북한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지난달 16일부터 8일간 북한 시도 노동당 책임비서 전원이 중국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창춘, 지린, 하얼빈을 방문해 공업 및 농업 시설을 시찰한 것. 한국으로 치면 도지사, 광역시장이 한꺼번에 해외순방에 나선 셈으로 북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내각 대표단과 당 책임비서 대표단이 들른 하얼빈과 창춘은 8월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문했던 곳이다. 고위대표단의 해외 방문은 김정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북한 고위층의 최근 동북지방행 러시는 김정일의 적극적인 지시에 따라 분야별로 이뤄지는 게 확실하다. 북한 각 영역의 최고위층이 외국의 특정 지역을 이처럼 단시일 내에 저마다 방문하는 것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러한 동북 집착은 경제적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후계체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만성적인 경제난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한 북한이 중국 동북지역과의 경협을 최상의 해결책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0년까지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개발을 위해 2800억 위안(약 4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북한은 동해 진출권만 보장해줘도 상당한 잇속을 챙길 수 있다. 이미 나진과 청진의 항만 사용권이 중국에 넘어갔고 이를 잇는 철도 및 도로 현대화가 진척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국경지역 단속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북단체인 ‘북한자유연맹’은 3일 국경도시인 함경북도 회령시에 검열단이 9월 파견된 데 이어 11월 초에도 70여 명의 보안서 검열단이 추가로 들어와 마약 범죄 소탕 등 단속을 벌였다. 국경 정화사업은 중국과 경협을 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을 향해 대문의 빗장을 얼마나 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북한은 문은 최대한 적게 열면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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