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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미국에 첫 가맹점을 열면서 현지 제빵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SPC그룹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 가맹 1호점인 ‘파리바게뜨 호스테터’ 매장을 열고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다고 8일 밝혔다. 베이커리 카페인 호스테터점은 225.8m² 규모로 새너제이 지역의 교통 요충지인 호스테터 로드에 있다. 이 지역은 반경 5km 안에 6만여 가구의 중산층이 사는 주거지구와 상업지구가 함께 있는 복합상권이다. SPC그룹은 이 매장에 페이스트리, 케이크류 등을 배치하고 자체 브랜드인 ‘카페 아다지오’의 커피를 들여 현지인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연 것은 SPC그룹이 미국에 진출한 지 11년 만이다. SPC그룹은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파리바게뜨 첫 매장을 열면서 미국에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45개 매장을 직영으로만 운영해왔다. 2013년에는 뉴욕 맨해튼 상권에만 7개의 매장을 냈지만 지금까지 가맹점은 내지 않았다. SPC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직영점 운영을 통해 얻은 미국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맹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SPC그룹은 향후 미국 내 가맹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우진 SPC그룹 미주사업부 전무는 “미국에서 두 달에 한 번씩 가맹점 관련 상담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현지인을 포함해 벌써 50명 정도 희망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중국에서의 가맹사업 경험이 미국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PC그룹은 2010년 6월 중국 상하이 창더루(常德路)에 가맹 1호점을 내고 현재까지 26개의 가맹점을 냈다. SPC그룹 관계자는 “호스테터점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에서 매장을 확대해 2020년까지 미국 전역에 350개의 직영점과 가맹점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가 처음 허가된 후 16년 동안 국산 신약은 26개가 개발됐다. 연평균 2개가 채 안 된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2020년까지 10개 이상의 국산 신약이 새로 나올 예정이어서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이 중흥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바이오·제약 강국이 되려면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이오·제약사 30곳을 대상으로 한 신약 개발 현황 조사에 참여한 박영준 아주대 약대 교수는 “국내 신약 개발의 시작과 마무리 역량이 여전히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 신약 개발, 시작과 마무리 역량 부족 동아일보 취재팀과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의 문항 중 ‘신약 개발에 필요한 역량 중 가장 강점인 분야는 어디인가’란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절반이 넘는 56%(복수 응답)의 업체가 ‘후보물질 선정’을 꼽았다. 반면 가장 약한 역량은 ‘타깃 발굴’(11%)이었다. 신약 개발은 ‘타깃 발굴-후보물질 선정-전임상(동물 대상) 실험-임상(사람 대상) 시험’ 순으로 이뤄진다. 질병 치료제를 개발할 때 그 질병의 원인 중 어느 부분에 집중해 치료할 것인지 찾아내는 작업이 타깃 발굴이다. 신약 개발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과정으로 약학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연구가 기반이 된다. 타깃 발굴 후 이를 치료할 물질을 찾아내는 다음 단계가 후보물질 선정이다. 제약업체들은 ‘신약 개발 역량 중 가장 도움을 받고 싶은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도 가장 많은 69%가 타깃 발굴을 택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타깃 발굴을 약점으로 꼽으면서도 후보물질 선정에 자신 있다고 하는 것은 누군가 첫 단계를 해주면 그 다음 단계부터는 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타깃 발굴이 잘되려면 자연과학과 의학 등 넓은 분야에 걸쳐 오랜 연구가 선행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국내 제약사들의 이런 능력이 부족하고 협업할 연구기관도 적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최종 관문인 임상 시험 여건도 아직 취약했다. 제약업체들은 해외 제약사에 뒤처진 분야로 타깃 발굴(81%)에 이어 임상 연구(57%)를 꼽았다. 임상 단계에서 봉착하는 가장 큰 한계는 비용이다. 전체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 중 절반 이상이 임상의 마지막인 ‘3상’에 쓰인다.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한 지점이다.○ 정부 지원에 기대감 상승 정부는 최근 신약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대상을 종전의 합성신약 임상 1, 2상에서 3상을 추가하기로 했다. 공제율은 최대 30%다. 임상 시험 비용 중 절반 이상이 3상 단계에 투입되기 때문에 3상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제약업체들은 반기고 있다. 그동안 세액 공제 기준이 없던 바이오의약품도 임상 1, 2, 3상 비용에 대해 정부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제약업체들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연구개발 비용 부족을 1순위로 꼽았다. 신약 개발 성공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물었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연구개발 지원(79%)이었다. 업계에서는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서 선정해 지원하는 신약 개발 국책과제 수와 지원 규모가 확대되길 바란다. 비용 지원만큼이나 원하는 것이 신약 가격을 제대로 매겨달라는 것이다. 신약 개발 저해 요소로 제약업체들이 2순위로 꼽은 것이 ‘신약 개발 의지를 꺾는 약가 제도’였다.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위해 무조건 신약 가격을 깎으려 해 개발 의지를 꺾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혁신적인 신약을 적극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혁신적 신약’의 개념에 대한 정부와 제약업체 간 시각차가 큰 만큼 이를 좁히기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제약업체 고위 관계자는 “해외 대형 제약사에 비해 여전히 신약 개발 여건이 미흡한 건 사실이지만, 한미약품처럼 기술 수출 등으로 수익을 확보하면서 연구개발을 이어간다면 한국 제약업도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우신 hanwshin@donga.com·김성모·최혜령 기자}
삼양식품이 탈지분유에 유지방을 첨가해 만드는 환원유(還元乳)의 생산을 중단했다. 삼양식품은 자사의 환원유 제품 ‘후레쉬 우유’의 생산, 유통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탈지분유를 물에 녹인 뒤 유지방 등을 첨가해 만드는 가공유인 환원유는 원유 함량이 일반 흰 우유의 20∼30%로 ‘무늬만 흰 우유’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대형 유가공업체는 환원유를 생산하지 않지만 삼양, 푸르밀 등의 업체들이 수입 분유로 환원유를 만들어 900mL들이 제품을 1900원대 가격으로 판매해 왔다. 이번 결정은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지난달 21일 수입 분유로 환원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에 “축산 농가에 피해를 준다”며 생산 중지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논란이 된 만큼 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생산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역시 환원유를 생산해온 푸르밀은 이날 생산부터 자사의 환원유 ‘밀크플러스’ 제품에 수입 분유 대신 국산 분유를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환원유는 일반 흰 우유와 제품명, 디자인이 비슷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환원유인 ‘후레쉬 우유’는 국산 원유 20%와 네덜란드산 혼합분유, 유크림 등으로 구성돼 있다. 4일 현재 롯데마트에서 일반 흰 우유인 서울우유(1L)가 2520원인 데 비해 푸르밀 밀크플러스는 900mL 2개입에 3980원(개당 1990원)에 팔리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앞으로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모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1.2%(지난해 말 현재)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나머지 8.8%는 해외 파트너사인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에서 허가받은 브렌시스, 렌플렉시스 등 2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바이오젠의 덴마크 공장에서 생산해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첫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화이자 ‘엔브렐’의 복제약으로 지난해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12월 시중에 내놓았다. 역시 관절염 치료제인 렌플렉시스는 얀센 ‘레미케이드’의 복제약으로 6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이 제품들이 앞으로 바이오젠 덴마크 공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공장에서 동시에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2공장은 연간 생산능력 15만 L로 지난달에 상업용 제품의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제3공장(18만 L)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는 2018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36만 L)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의 론자(26만 L)나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24만L) 등 다국적 제약사의 생산 규모를 뛰어넘는 것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결정으로 삼성그룹 내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연구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는 체계가 완성된 것으로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삼성 그룹의 바이오 키우기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난달 20일 오후 충남 논산시 노성면의 한 농장에 유치원생들이 몰려들었다. 대전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온 이 아이들은 꿀벌이 꿀을 찾듯 곧바로 달달한 향이 새어 나오는 딸기 비닐하우스를 습격했다. 김하율 군(5)은 “딸기나무에 딸기가 엄청 많아서 좋아요”라며 연신 딸기를 따 먹었다. 김 군의 입 주변에는 빨간 딸기 물이 들어 있었다. 2월부터 6월까지 딸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이 ‘딸기 삼촌 농장’에는 15년 동안 2만 명이 다녀갔다. 농장을 운영하는 서교선 씨(42)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입은 형광색 조끼의 가슴 부분에는 ‘딸기 삼촌’이란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말마다 ‘요’자를 붙이는 것이 유치원 선생님 같았다.○ 고립된 농촌에는 미래가 없다 이 농장에서는 다양한 시골 체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1교시는 딸기 체험. 16동의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딸기를 따 볼 수 있다. 2교시에는 수확한 딸기로 잼이나 인절미 떡을 만든다. 3교시에는 휴경 논에서 축구나 족구 등을 즐길 수 있다. 서 씨는 “아스팔트만 밟다 직접 땅을 밟으면 다들 좋아한다. 이곳에 왔다가 귀농을 고려하는 분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농촌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험학습으로 1년에 2억∼3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서 씨는 “고립된 농촌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제품을 특별하게 만들든, 사람이 알아서 찾아오게 하든 둘 중에 하나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씨처럼 농장을 이용해 체험학습장, 휴양마을을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에 873개 농촌체험 휴양마을과 573개 교육농장이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사만 짓는 것보다 체험학습을 함께 하면 부가가치가 커지니까 많이들 하려고 한다”며 “사람들이 농촌을 찾으면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이천시에 있는 와우목장의 위준민 대표(40)는 10년 전 도시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사업을 접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목장으로 내려왔다. 위 대표는 “아버지와 목장을 함께 경영하던 형에게 부담이 될까봐 처음에는 합류를 망설였다. 하지만 형이 체험학습장을 열고, 유제품도 만들어 보자고 제의해 결심했다”고 말했다. 와우목장에는 1년에 2만 명 정도가 다녀간다. 왔던 사람이 다시 찾을 정도로 체험 프로그램이 탄탄하다는 것이 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는 농업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며 “특색이 있어야 하고 정보기술(IT), 반도체처럼 계속 발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마을 전체가 체험학습장으로 변신 마을 전체가 똘똘 뭉쳐 체험학습장으로 변신해서 성공한 곳도 있다. 강원 정선군 남면의 개미들마을은 15년 전만 해도 마을 회관 하나 없는 삭막한 곳이었다. 당시 이곳에 살던 24가구의 주민은 대부분 환갑이 넘은 고령자들이었다. 최법순 개미들마을 운영위원장은 “그때만 해도 주민이 공동 관리하는 통장에 달랑 27만 원이 들어 있었다. 땅 1평을 놓고 서로 소송을 벌일 정도로 엉망이었다”고 회상했다. 2002년에 변화의 계기가 생겼다. 강원도가 공모한 ‘새 농어촌 건설운동’ 대상 마을로 지정된 것이다. 개미들마을이라는 이름도 이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지었다. 마을은 도에서 받은 1억 원으로 어엿한 마을 회관부터 지었다. 그리고 마을을 가꿔 각종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만든 뒤 2005년부터 관광객을 유치했다. 최 운영위원장은 “우리 지역은 농지가 턱없이 부족한 반면 경관이 훌륭하다. 이 경관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개미들마을은 아리랑의 발상지인 정선군 남면에 있다. 두보의 시가 떠오를 만큼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동강의 지류인 동남천이 서로 엉켰다 멀어졌다 하면서 마을을 감싸 흐른다. 이곳에서는 송어 잡기와 인절미 만들기를 비롯해 계절에 맞는 30여 종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6월에는 파종 체험을, 7월부터는 각종 열매와 채소를 수확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을 옆 동굴에선 박쥐를 보고 소나무 숲 사이에서는 자전거를 탄다. 최 운영위원장은 “도시에 없는 농촌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 마을은 이를 실천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논산=김성모 기자 mo@donga.com}
제일기획이 주요 신규 사업 중 하나인 디지털 미디어 광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구글과 업무 협력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제일기획은 구글로부터 유튜브, 검색 서비스 등 디지털 미디어 광고 사업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그 대신 제일기획은 광고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에 대해 구글에 조언한다. 두 회사는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별도의 워크숍을 하기로 했다. 디지털 미디어 광고 시장은 국내외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미디어 광고 시장은 전년보다 11% 성장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2% 성장하고 있으며 2019년 27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국내 제약업계 1, 2위인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올해 1분기(1∼3월)에 작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19.4% 늘어난 256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968.7% 증가한 226억 원, 순이익은 152.8% 늘어난 410억 원이었다. 한미약품은 1분기에 매출의 16.4%에 해당하는 422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이번 매출에는 지난해 체결한 수출계약 수익이 일부 포함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에 당뇨병 치료제 기술을 5조 원대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 아모잘탄(고혈압 치료제), 에소메졸(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등 국내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도 5% 성장하는 등 국내외에서 성적이 좋았다고 한미약품은 설명했다. 녹십자는 올해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한 2458억 원의 매출을 냈다. 영업이익은 14.4% 줄어든 109억 원, 순이익은 51.4% 감소한 64억 원이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의 배당금이 꽤 컸으며 이 지분을 처분해 배당금이 사라지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보통 젊은 여성들이 디저트를 좋아한다. 밥은 안 먹어도 디저트는 즐긴다. 이 때문에 식음료 업체들은 다양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자사의 디저트 브랜드 ‘쁘띠첼’에 다양한 포장을 입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을 통한 감성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윗롤, 푸딩, 젤리류로 구성된 쁘띠첼은 업계에서 카페나 디저트 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는 수준의 디저트로 인정받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1300∼2500원 선으로 합리적인 편이다. 지난해 3월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쁘띠첼 스윗롤은 내놓은 지 2개월 만에 100만 개가 팔려 나가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디저트라는 품목이 맛과 가격보다는 감성적인 요소가 구매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디자인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특히 디저트의 주요 소비층인 20, 30대 여성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4월 초 CJ제일제당은 최근 패션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계한희와 손을 잡고 ‘쁘띠첼× KYE 스윗푸딩’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총 7종류로 나온 쁘띠첼× KYE 스윗푸딩은 겉 포장에는 계한희 디자이너의 브랜드인 ‘카이(KYE)’의 그래픽 이미지가 적용됐다. 각각의 제품에 한 글자씩 들어간 알파벳들을 모두 모으면 ‘WAY TO GO(잘 하고 있어)’라는 문구가 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젊은 여성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 카이(KYE)의 계한희 디자이너와 협업을 진행해 트렌디한 디자인을 제품 포장에 반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쁘띠첼× KYE 스윗푸딩은 밀크커스터드, 레어치즈, 로열커스터드 등 7종이 판매 중이다. 쁘띠첼은 이전에도 디자인을 통한 다양한 감성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3월에는 봄을 맞아 스윗롤 제품의 포장을 파스텔 계열의 색으로 바꿨다. 2월 밸런타인데이에는 출판사 문학동네와 협업해 ‘쁘띠북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쁘띠첼 스윗롤과 데미안, 위대한 개츠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세계 명작 소설 미니북이 함께 들어간 한정판 상품을 판매했다. 김병규 CJ제일제당 쁘띠첼팀 팀장은 “시장 조사를 해보면 디저트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맛뿐만 아니라 눈으로 느끼는 디자인적 요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우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수입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4월 1∼26일 1등급 한우의 kg당 평균 도매가격은 1만924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4805원)보다 30% 올랐다. 구제역의 영향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비쌌던 지난해 가격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한우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은 수입 쇠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00g당 한우 갈비 1등급의 소비자가격은 4955원(26일 기준)으로 호주산 갈비(2253원)의 2배가 넘었다. 실제로 이마트에서 올해 1월부터 4월 25일까지의 한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한 반면 수입 쇠고기 매출은 15.6% 증가했다. 한우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한우의 공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암소 감축 정책에 따라 2012년 말 293만 마리였던 한우 사육 마릿수는 2013년 281만 마리, 지난해 256만 마리로 3년 새 12.6% 줄었다.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6월까지 한우 사육 마릿수와 쇠고기 공급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유명한 음식점일수록 요리사들의 어깨는 무겁다. 몇 평 안 되는 공간에 박혀 하루 저녁에 100인분이 넘는 요리를 해야 한다. 개수대와 화덕, 조리대 사이에서 4, 5명이 어깨를 부딪쳐 가며 지나다니는 주방의 모습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이런 일을 겪으며 성장한 요리사들은 그래서 마크 트웨인의 모험소설 주인공 톰 소여처럼 모험담을 늘어놓곤 한다. 불에 데어 생긴 물집, 칼에 베인 영광의 상처들을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서울 온 ‘미식의 바이블’ 이 모험가들이 이제는 별을 따러 간다. 세계적으로 ‘미식의 바이블’로 통하는 레스토랑 안내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의 서울편이 올해 안에 발간되기 때문이다. 미쉐린코리아는 최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편 발간 계획을 밝혔다. 미쉐린가이드가 발간되는 것은 세계에서 27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 홍콩·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4번째다. 미쉐린가이드는 레스토랑에 별점을 주는 레드가이드와 여행 정보를 담은 그린가이드 두 종류가 있다. 미쉐린가이드 서울편은 레드가이드다. 인쇄본과 디지털 버전이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로 제작되며 매년 개정판이 발간된다. 그린가이드 한국편은 2011년부터 이미 나오고 있는데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일반적으로 미쉐린가이드로 통용되는 것이 레드가이드이기 때문이다. 사실 미쉐린 가이드를 두고 타이어 업체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90년 미쉐린 타이어의 창업자인 앙드레 미쉐린과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가 운전자에게 필요한 식당과 숙소 정보를 담아 무료로 배포한 것이 미쉐린가이드의 시작이다. 미쉐린 타이어는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흰색 타이어로 두른 마스코트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이 가이드가 전 세계 레스토랑과 호텔의 전문가들에게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미쉐린가이드는 식당의 음식을 별점으로 평가한다. 별 1개 등급은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식당, 2개는 멀리까지 찾아갈 만한 식당, 3개는 요리를 먹으려고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식당을 의미한다. 별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은 미쉐린 타이어의 마스코트인 비벤덤(Bibendum) 그림문자(픽토그램)가 붙는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별을 두고 “업계에서는 성서로 여길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칼의 노래 승부는 오로지 음식으로만 이뤄진다. 미쉐린가이드에는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과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 평가 기준이 있다. 모두 맛과 관련된 것이다. 베르나르 델마스 미쉐린그룹 부사장도 “분위기나 서비스는 숟가락과 포크가 X자로 겹쳐진 모양의 픽토그램 1∼5개로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쿄의 건물 지하상가에 있는 한 초밥집은 별 세 개를 받았다. 이 초밥집은 화장실도 건물에 있는 공용화장실을 사용한다. 홍콩에서도 인테리어가 구멍가게 수준인 딤섬집이 별 하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일부 유럽과 미국의 요리사들은 “분위기도 요리의 일부”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래도 셰프들 사이에서는 미쉐린가이드가 생기면 요리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정한 ‘칼의 노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한 요리사는 “잘나가는 식당일수록 ‘별’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더 맛있고 다양한 요리가 나올 것”이라며 “벌써부터 식당 주인이 요리사를 압박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별점의 저주’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당장 별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이웃 식당들과의 경쟁 때문에 셰프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질 것이다. 해외에서는 별 3개를 받았던 유명 셰프가 별 2개로 떨어지는 바람에 자살하는 일까지 있었다. 또 손님들이 지나치게 몰려 음식의 질이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 때문에 별점을 반납하는 식당도 있다고 한다. 조금 더 근본적인 물음도 있었다. 서울이 과연 미쉐린가이드가 나올 만한 곳이냐는 것.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20∼30년 동안 요리만 연구한 사람이 많지 않아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을지 걱정된다. 유명 셰프가 뜨기 시작한 것도 얼마 안 되지 않았느냐”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내실을 잘 다진다면 해외에서 한식이 더 큰 성공을 거두는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의견도 내놓았다. 어찌됐든 곧 세계 최고 권위의 음식 평가서 앞에 서울이, 한식이 민낯을 드러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 딸기는 향이 풍부하고 아주 달아요. 정말 원더풀입니다.” 2월 중순 싱가포르를 방문한 최현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예원) 연구사(28·여)에게 현지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이렇게 한국산 딸기를 격찬했다. 최 연구사는 국내에서 재배된 딸기를 배로 해외에 실어 나를 때 무르지 않도록 원예원이 개발한 보관기술의 효과를 점검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한국산이 싱가포르 딸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다. ○ 딸기, 수출 주력품목으로 성장 딸기가 한국 농작물 수출의 효자 노릇을 하며 ‘제2의 파프리카’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수출 농산물 1위 품목은 파프리카로 지난해에 8515만 달러(약 977억5000만 원)어치가 수출됐다. 2위는 5836만 달러(약 670억 원)어치가 수출된 배. 그 뒤를 3위인 딸기가 맹추격하고 있다. 딸기는 지난해 3401만 달러(약 390억5000만 원)어치가 수출됐다. 2005년에 440만 달러(약 50억5000만 원)에 그쳤던 딸기 수출액은 2008년에 1167만 달러(약 134억 원)로 처음 1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 후로 계속 규모가 커져 10년 만에 8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국산 딸기는 주로 동남아시아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홍콩(1323t), 싱가포르(1083t), 말레이시아(416t) 등이 주요 수출 대상국이다. 싱가포르의 한국산 딸기 시장점유율은 45%이다. 판매되는 딸기 2개 중 1개가 한국산인 셈이다. 다음은 미국산으로 42%를 차지하고 있다. 김승유 농촌진흥청 딸기수출연구사업단장은 “가장 큰 경쟁 상대인 미국산 딸기가 가격은 싸지만 질감이 퍽퍽하다. 과거에는 일본산 딸기가 인기 있었지만 원전 사고 이후 인기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 딸기 수출 성공 비결은 품종개발 한국산 딸기는 양은 적어도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수출됐다. 하지만 쉽게 무르는 특성 때문에 전부 냉동 상태로 수출됐다. 냉동딸기는 장식용, 가공용으로 쓰여 값이 싸고 물량도 많지 않았다. 그랬던 딸기 수출이 이후 비약적인 성공을 거둔 것은 우수한 국산 품종이 잇달아 개발됐기 때문이다. 10∼15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국내 딸기 농가는 일본산 딸기 품종인 ‘아키히메’와 ‘레드펄’ 품종을 재배했다. 김현숙 충남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 농업연구사는 “당시 일본 정부와 농가들이 종자에 대한 로열티 지불을 요구해 한국 농가들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첫 국산 딸기 품종은 2002년에 탄생했다. 충남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의 김태일 박사가 신품종 개발에 착수한 지 7년 만에 ‘매향’ 품종을 개발한 것이다. 매향을 시작으로 만향, 설향, 금향 등 다양한 국산 품종이 잇달아 등장했다. 특히 2005년 개발된 설향은 국내 딸기 시장점유율이 70%가 넘는다. 국산 품종이 성공을 거두자 더 이상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게 됐다. 게다가 딸기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신품종 개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일 충남 논산시 논산딸기시험장에서는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왕딸기’를 만날 수 있었다. 성인 남자 손바닥만 한 이 딸기는 당도가 높을 뿐 아니라 복숭아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아직 이름이 없어 ‘왕서방’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이 품종은 현재 7개 지역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김 농업연구사는 “킹스베리, 자이언트베리 등 어떤 이름을 붙일까 고민 중이며 수출용 딸기 품종도 따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논산=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독일과 일본 해운사들과 함께 ‘제3해운동맹’을 결성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운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원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과 함께 글로벌 해운동맹을 선제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세계 해운산업이 ‘양대 동맹’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대형 해운사들은 그동안 소외돼 왔다. 해운동맹에 끼지 못하면 해운사는 영업기반이 붕괴돼 채권단이 자금을 지원할 의미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제3의 해운동맹 성공 여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회생의 주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양대 축’ 재편 후 ‘제3동맹’ 결성 움직임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2M’과 ‘오션 얼라이언스’의 양대 해운동맹에서 제외된 독일 및 일본 선사들과 함께 ‘제3동맹’ 구성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양대 해운동맹에 끼어들기는 시기적으로 늦은 데다 기존 동맹에 합류한다고 해도 각국의 반독점 규제에 걸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프랑스 ‘CMA-CGM’과 중국 ‘코스코(COSCO·중국원양운수집단)’,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 4개 해운사는 지난주 ‘오션 얼라이언스’라는 해운동맹을 내년에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현재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에 버금가는 규모다. 세계 해운업계는 덴마크-스위스의 ‘2M’과 프랑스-중화권 해운사의 ‘오션 얼라이언스’의 양대 축으로 재편을 앞두게 됐다. 2M의 시장 점유율은 27.8%, 오션 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은 26.7%다. 기존 해운동맹은 2M 외에 현대상선이 속한 ‘G6’, 한진해운이 속한 ‘CKYHE’ 그리고 CMA-CGM이 주축이 된 ‘오션3’로 나뉘어 있었다. 2M의 압도적 우위 속에서 나머지 3개 동맹이 15∼17%의 점유율을 가진 구도였다. 그러다 CMA-CGM이 싱가포르 ‘NOL(넵튠 오리엔트 라인스)’을 인수했고, 코스코는 중국 CSCL(중해집장상운수)을 인수했다. 서로 다른 동맹에 속한 해운사끼리의 인수합병으로 동맹관계가 얽혔고, 2M에 맞서기 위해 합종연횡이 이뤄진 것이 ‘오션 얼라이언스’ 출범의 배경이다.○ 동맹에서 소외되면 항만업계도 타격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소외됐다는 점이다. 해운동맹에 속한 선사들은 서로 노선과 적재공간을 공유하면서 효율적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고, 화주에게 더 다양한 노선을 서비스할 수 있다. 그러나 앞날이 불투명하거나 규모가 작은 해운사는 동맹에 끼기 어렵다. 한국 해운사들이 동맹체제에서 소외된다면 해운업뿐만 아니라 부산항 등 국내 항만업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부산항이 세계 6위 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여객기 환승처럼 컨테이너를 옮겨 싣는 ‘환적’ 덕분이다. 부산항 물동량 중 50.5%가 환적인데, 국적선사가 해운동맹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외국 선사들도 부산항에서 환적을 하기 때문이다. 국적 해운사가 동맹에서 빠질 경우 외국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환적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해운시장 및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책회의’에서 “동맹 재편에 따라 국내 해운 항만 물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부산항과 광양항 등이 대응방안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해운사들과 양대 동맹에 합류하지 못한 해운사들은 뒤늦게 ‘제3동맹’ 결성에 들어갔다. 기존 동맹 중 ‘G6’는 OOCL과 NOL이 빠져나갔음에도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범중동선사 ‘UASC’를 합병해 동맹 유지는 가능하다. 반면 코스코와 에버그린이 빠져나간 ‘CKYHE’는 사실상 해체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제3동맹’의 구도는 G6가 CKYHE의 한진해운, 양밍, K-라인과 어떻게 연합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속한 G6 회원사에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잔류를 요청하는 협조요청공문(컴포트레터)을 보냈다. 또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2M과 오션 얼라이언스에 속하지 않은 해운사를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동맹(Shipping Conference)같은 항로를 운항하는 둘 이상의 선사가 경쟁을 피하고 협조체제를 갖추기 위해 운임 등 운송 조건과 항로 배분에 대해 계약하는 일종의 국제 카르텔. 동맹에 속하지 않고는 사실상 영업이 어렵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김성모 기자}
한국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독일과 일본 해운사들과 함께 ‘제3 해운 동맹’을 결성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운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원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 협상과 함께 글로벌 해운 동맹을 선제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세계 해운산업이 ‘거대 동맹’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대형 해운사들은 그동안 소외되어 왔다. 해운동맹에 끼지 못하면 해운사는 영업기반이 붕괴돼 채권단이 자금 지원할 의미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제3의 해운동맹 성공여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회생의 주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대 축’ 재편 후 발 빠른 ‘제3 동맹’ 결성 움직임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2M’과 ‘오션 얼라이언스’의 양대 해운동맹에서 제외된 독일 및 일본 선사들과 함께 ‘제3동맹’ 구성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양대 해운동맹에 끼어들기는 시기적으로 늦은데다가, 기존 동맹에 합류한다고 해도 각국의 반독점 규제에 걸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프랑스 ‘CMA-CGM’과 중국 ‘코스코(COSCO·중국원양운수집단)’, 대만 ‘에버그린’, 홍콩 ‘OOCL’ 등 4개 해운사는 지난주 ‘오션 얼라이언스’라는 해운동맹을 내년에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현재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에 버금가는 규모다. 세계 해운업계는 덴마크-스위스의 ‘2M’과 프랑스-중화권 해운사의 ‘오션 얼라이언스’의 양대축으로 재편을 앞두게 됐다. 2M의 시장 점유율은 27.8%, 오션 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은 26.7%다. 기존 해운동맹은 2M 외에 현대상선이 속한 ‘G6’, 한진해운이 속한 ‘CKYHE’ 그리고 CMA-CGM이 주축이 된 ‘오션3’로 나뉘어 있었다. 2M의 압도적 우위 속에서 나머지 3개 동맹이 15~17% 정도의 점유율을 가진 구도였다. 그러다 CMA-CGM이 싱가포르 ‘NOL(넵튠 오리엔트 라인스)’을 인수했고, 코스코는 중국 CSCL(중해집장상운수)을 인수했다. 서로 다른 동맹에 속한 해운사끼리의 인수·합병으로 동맹관계가 얽혔고, 2M에 맞서기 위해 합종연횡이 이뤄진 것이 ‘오션 얼라이언스’ 출범의 배경이다.●동맹에서 소외되면 항만업계도 타격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소외됐다는 점이다. 해운동맹에 속한 선사들은 서로 노선과 적재공간을 공유하면서 효율적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고, 화주에게 더 다양한 노선을 서비스할 수 있다. 그러나 앞날이 불투명하거나 규모가 작은 해운사는 동맹에 끼기 어렵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경영난이 심각해진데다가 세계적인 선박 대형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양대 해운동맹 구성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해운사들이 동맹체제에서 소외된다면 해운업 뿐만 아니라 부산항 등 국내 항만업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부산항이 세계 6위 항만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여객기 환승처럼 컨테이너를 옮겨 싣는 ‘환적’ 덕분이다. 부산항 물동량 중 50.5%가 환적인데, 국적선사가 해운동맹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외국 선사들도 부산항에서 환적을 하기 때문이다. 국적 해운사가 동맹에서 빠질 경우 외국 선사들이 부산항에서 환적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해운시장 및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책회의’에서 “동맹 재편에 따라 국내 해운 항만 물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부산항과 광양항 등이 대응방안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해운사들과 양대 동맹에 합류하지 못한 해운사들은 뒤늦게 ‘제 3동맹’ 결성에 들어갔다. 기존 동맹 중 ‘G6’는 OOCL과 NOL이 빠져나갔음에도 독일 하팍로이드가 범중동선사 ‘UASC’를 합병해 동맹 유지는 가능하다. 반면 코스코와 에버그린이 빠져나간 ‘CKYHE’는 사실상 해체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제3동맹’의 구도는 G6가 CKYHE의 한진해운, 양밍, K-라인과 어떻게 연합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지난해 500명 정도를 채용한 A그룹은 올해 450명 안팎만 뽑을 계획이다. 강도 높은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인 데다 미래 경영환경이 여전히 안갯속이기 때문이다.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집계되면서 최악의 청년실업난이 우려되고 있다. 또 정부, 정치권, 재계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산업 구조개혁이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까지 겹쳐 최악의 ‘일자리난’이 빚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 그룹(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은 올해 총 12만6394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지난해 채용한 13만1917명보다 5523명(4.2%) 감소한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밝힌 그룹은 16곳(53.3%)이나 됐다. 당장 청년 고용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 기준)은 11.8%로 같은 조사를 시작한 1996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았다. ▼ 채용축소-구조조정 겹쳐… 최악 청년실업난 우려 ▼2월에는 12.5%로 청년실업률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30대 그룹은 지난해 초 12만2051명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으로 실제로는 1만 명 가까이 더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채우기도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올해부터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 정년 연장이 적용되면서 인력 자연 감소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단계 정년 연장 적용 대상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27개사(42.3%)가 “정년 연장으로 신규 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올해 정년 연장 대상 근로자가 있는 123개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64곳(52.0%)이 신규 채용을 줄일 계획이다. 임직원 수가 500여 명인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B사 인사담당자는 “올해 15명이 정년 연장 혜택을 받지만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아 인건비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경기도 안 좋은 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올해는 신입직원을 뽑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9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의 81.3%가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론화되고 있는 산업 구조개혁도 구직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해당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전체 제조업 근로자 400만 명 중 5대 산업 구조조정으로 수만 명이 한꺼번에 거리에 나온다면 청년실업 문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김성모 기자}

이른바 ‘죽음의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정부 집계로만 최소 103명이 사망한 원인을 제공한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가 21일 사건 발생 5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강도 높은 검찰 수사와 비난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못해 내놓은 ‘성의 없는 사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옥시는 외국에서 정화조 청소용으로 주로 쓰이는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해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최대 가해자로 지목됐다. ○ 옥시, 홍보대행사 통한 e메일 사과 옥시는 21일 오후 3시 20분경 홍보대행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e메일을 기자단에 갑자기 보내 “조금 더 일찍 소통하지 못해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실망과 고통을 안겨 드려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관련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논의와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2014년 50억 원에 이어 이번에 50억 원을 추가로 출연해 총 100억 원 상당의 피해보상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옥시의 사과를 놓고 18일 롯데마트의 첫 대국민 사과 이후 여론을 의식해 50억 원을 피해보상으로 추가 지원하는 선에서 사태를 무마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자사 임직원의 형사책임 가능성을 의식한 듯 옥시는 사과문 곳곳에서 법률적 검토를 거친 계산된 발언으로 보이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 사과문에서 “오랫동안 안전관리수칙을 준수해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없다”고 밝힌 대목과 검찰 수사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회사 정책상 이런 의혹 관련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이는 옥시가 그간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해 제품을 만들었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일부 임직원의 현행법 위반이 있더라도 회사 차원의 지시나 개입은 없었다며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의도가 깔린 사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다.○ 피해자들 “살인 기업은 감방에 가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피해자 측은 “옥시 측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입장발표문”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피해자 측은 e메일이 공개된 지 1시간 반 만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년이 다 되도록 옥시는 단 한 번도 피해자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옥시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 살인 기업은 감옥에나 가라”고 옥시의 사과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피해자들은 옥시가 보상기금으로 50억 원을 내놓겠다는 말에도 “당신들의 친구, 환경부에 기탁한 것 아니냐”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옥시가 2014년 3월 기탁한 기부금은 현재까지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이 돈은 기금의 용도가 결정되지 않아 은행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이자가 쌓여 51억2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기부금 형태이기 때문에 옥시가 세제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옥시의 사과와 관계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했다는 허위광고를 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22일 옥시 측 관계자 3명을 소환한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 겉면에는 ‘살균 99.9%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쓸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 ‘855자 사과문’ 회사-임원 명의도 없어855자. 2011년 11월 11일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회수 및 수거를 명령한 지 1623일 만에 옥시레킷벤키저가 내놓은 공식 사과성명(statement)의 글자 수다. 사람에게 해로운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지금까지 최소한 10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옥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읽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옥시가 21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 사과문에는 한국법인 홍보담당자 1명과 홍보대행사 직원 2명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대표 등 책임 있는 임원 또는 회사 명의의 문서가 아닌 약식 문서인 셈이다. 그나마 한국법인 홍보담당자는 “전화로는 응대가 힘드니 문자나 e메일로 질문하면 답변하겠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옥시 측은 이날 사과에 대해 “영국 본사와 협의하지 않고 한국법인이 자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사의 승인이나 조율 없이 한국법인에서 자체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긴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사과문은 상당 부분이 번역 투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신나리 기자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성모 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집계되면서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 우려되고 있다. 또 정부, 정치권, 재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산업 구조개혁이 본격화할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까지 겹쳐 최악의 ‘일자리 난’이 빚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30대 그룹(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은 올해 총 12만6394명을 신규 채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그룹이 지난해 채용한 13만1917명보다 5523명(4.2%) 감소한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밝힌 그룹은 16곳(53.3%)이나 됐다. 당장 청년 고용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 기준)은 11.8%로 같은 조사를 시작한 1996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았다. 30대 그룹은 지난해 초 12만2051명을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으로 실제로는 1만 명 가까이 더 뽑았다. 하지만 올해는 목표치를 채우기도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장 올해부터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에게 정년 연장이 적용되면서 인력 자연 감소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단계 정년 연장 적용대상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27개사(42.3%)가 “정년 연장으로 신규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올해 정년 연장 대상 근로자가 있는 123개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이 넘는 64곳(52.0%)이 신규 채용을 줄일 계획이다.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9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1.3%가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매각설이 돌고 있는 제일기획이 영국의 마케팅 전문 업체를 인수했다. 제일기획은 자사의 자회사인 아이리스가 최근 영국 런던에서 마케팅 전문 업체인 파운디드를 인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제일기획은 두 업체의 협약에 따라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파운디드는 매년 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기업 간 거래(B2B) 마케팅 전문 회사다. 제일기획은 이 회사가 유니클로, 소니 등 세계적 기업들의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시장 분석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5년 영국 마케팅 대행사 협회(MAA)가 뽑은 ‘가장 주목해야 할 광고회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일기획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 중심으로 진행되는 해외 사업을 B2B로 넓히고, 특히 영국과 미국의 광고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영국 광고시장은 연간 약 260억 달러(약 29조7500억 원)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또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매각을 추진 중인 제일기획이 거꾸로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에 뛰어든 것을 두고 매각 절차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해외 광고 대행사인 프랑스 퍼블리시스와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파운디드 인수는 이미 계획돼 있던 것으로, 제일기획 매각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연암대는 현 이사장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91)이 부친인 고(故) 구인회 창업주의 인재육성 뜻을 기려 1974년 설립했다. 현재 축산계열, 친환경원예계열, 환경조경과, 화훼디자인계열, 동물보호계열, 외식산업과, 뷰티아트과 등 7개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축산학과와 원예조경학과는 전공심화 과정도 있다. 연암대는 상당수 농업계 대학이 실무교육에서 이론교육으로 교과 과정을 대체한 것과 반대로 교과 과정의 50% 이상을 실무교육으로 구성했다. 66만 m²(약 20만 평) 학교 부지에는 실습 농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닭 10만 마리, 돼지 6000마리, 소 160마리를 기르고 있다. 14일 천안 서북구 연암대에서 만난 육근열 총장(60)은 “창업을 한다면 바로 실전에 부딪히게 된다. 김희수 씨처럼 농업계 특성상 실전에서 바로 싸울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암대는 2006년 도시민농업창업 과정과 후계농업경영인 과정을 개설했다.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장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로부터 농업을 물려받을 학생들에게는 업종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교육한다. 육 총장은 “연암대는 축산이나 원예 쪽에 특히 강점이 있는 학교다. 한국의 영농산업을 이끌 ‘그린창업 인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하이트진로가 아프리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하이트진로는 우간다, 가나, 나이지리아, 모잠비크를 집중 사업국가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현지 유통사와 공동으로 TV 광고, 옥외광고 등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초 수출지역 다변화를 위해 해외사업본부 산하에 유럽아프리카팀과 신시장개척팀을 신설하고 아프리카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든 바 있다. 우간다에서는 이미 하이트진로의 수출 전용 브랜드인 ‘진로24’(750mL)를 판매 중이며 올해 3월부터 TV 광고도 하고 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장은 “최근 10년간 가장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20개국 가운데 11개국이 아프리카에 있을 정도로 시장 잠재성이 커 현지인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14일 오후 전북 완주군의 한 농가에 흰색 트럭이 먼지를 풀풀 날리며 들어왔다. “축사가 많이 누추하죠?” 한 청년이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얼핏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그는 김희수 둥근볏짚 대표(21)였다. 쭈뼛쭈뼛 말을 건네는 모양새에서 초짜 사장 티가 났다.○ 소를 생각하는 소년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소가 먹는 조사료와 곤포 사일리지(원형볏짚)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곤포 사일리지는 사료 작물을 말린 뒤 흰색 비닐로 여러 겹 둥글게 포장해 진공 상태로 저장 발효한 소 먹이다. 그가 설명하다 말고 들판을 가리켰다. 손끝에 ‘커다란 마시멜로’들이 쌓여 있었다. 김 대표가 만든 곤포 사일리지였다. 그를 따라 5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마당이 딸린 아담한 집이었다. 문을 열자 방문에 붙어 있는 브로마이드가 보였다. 트랙터 사진 아래 ‘강한 트랙터 힘센 트랙터’라고 쓰여 있었다. “제가 탐내고 있는 거예요. 제가 볏짚 사업을 하니까 필요하기도 하고요.” 김 대표가 소의 사료에 빠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2012년 그와 아버지는 어려운 살림에 돈을 빌려 소 20마리를 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400만 원 주고 산 소 먹이가 형편없었던 것. “짚 사이에서 농약병이 나오고 쓰레기가 나오고 그랬어요. 또 흙이 너무 많아 볏짚 반, 흙 반이라고 부르는 게 옳을 정도였어요.” 그런 볏짚을 먹은 소가 온전할 리 없다. 김 대표는 소가 배앓이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직접 건강한 먹이를 만들어 먹여야겠다’고 다짐했다.○ 학교에서 찾은 해답 소 먹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잡은 후에도 한참을 사업 구상에 몰입했다. 그러다 2014년 연암대 축산학과에 입학했다. 다른 몇몇 대학에도 합격했지만 실습 위주로 수업이 짜여 있다는 정보를 듣고 이 학교를 택했다. 그 선택이 옳았음은 머지않아 입증됐다. 2학년 때인 지난해 봄, 그는 ‘사료 작물’이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가축의 사료를 생산하는 과정과 사료의 수분 함량 같은 것을 자세히 배웠다. 사료 작물을 파종하는 실습도 병행했다. 그 과정에서 배운 바가 컸다. “소 사료에 수분이 많으면 산도가 높아지는데 이걸 소가 먹으면 배앓이를 한다고 합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3년 전을 떠올렸어요.”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8월에 그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은행 대출을 받아 중고 트랙터를 7500만 원 주고 샀다. 원형 결속기와 포장 기계도 샀다. “가격은 비싸더라도 좋은 짚을 만들자고 다짐했어요. 만드는 방법과 실습은 학교에서 끝냈습니다.” 그는 짚의 재료인 벼의 잎과 줄기를 모을 때 흙이 섞이지 않도록 남들보다 신경을 많이 쓴다. 트랙터 갈퀴가 볏짚만 긁을 수 있게 높이를 조절하고 작업 속도도 늦췄다. 또 논의 사각 모퉁이 부분에 있는 볏짚은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정성을 쏟아 만든 그의 짚은 시세보다 덩이당 5000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의실에서 수업만 들었으면 사실 자신 없었을 거예요. 실제로 실습하면서 사업이 잘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소가 건강해지는 사료를 잘 만드는 게 사업이 번창하는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사료에만 매진하겠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