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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카터 햄 사령관은 “리비아에 미국의 지상군을 파견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다만 이는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미군의 리비아 군사작전을 지휘해온 햄 사령관은 7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카다피군이 트리폴리를 공격해 카다피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반군과 정부군 간 리비아 내전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온 발언이다.리비아 반군과 나토가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밀월관계에도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반군은 나토가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불만이고 나토군은 체계적이지 못한 반군에 회의를 나타내고 있다.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군이 1주일 넘게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석유수출항 브레가 외곽에서 7일 나토 소속으로 추정되는 전투기들이 반군 측 차량에 폭탄을 투하해 최소 5명이 사망한 사건은 반군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토의 리비아 작전 부사령관인 러셀 하딩 영국 해군 소장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나는 사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지상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었고, 어제까지 우리는 반군이 탱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나토는 카다피 친위부대원들이 민간인 복장을 하고 있어 정확한 공습에 애를 먹고 있다. 반군과 나토 간 연락채널이 없다는 점도 오폭을 부르는 원인 중 하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최근 북한이 국경 일대에 거주하는 탈북자 가족을 통제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정치범수용소와는 별개로 북한에 ‘탈북자 가족수용소’라는 또 다른 형태의 인권 불모지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대북소식통은 8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추방 대상으로 분류된 탈북자 가족들이 7일 함경남도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를 시작으로 회령시에서 곧 300여 가구가 추방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강제 이주될 사람들은 가족이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북한 당국에 의해 확인된 사람들이다. 또 북한 당국은 행방불명자가 있는 가구에 대해서도 한국행 여부를 계속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5일 회령시에 노동당, 군, 보위부로 구성된 합동특별조사단이 파견됐다고 한다.회령에서 추방된 이들이 향한 곳은 함남 금야군의 한 협동농장으로 이곳에는 주민들의 왕래를 막기 위해 철조망과 차단초소, 경비막사 등이 지난해에 만들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2005년에도 회령에서 탈북자 가족 200여 가구를 함남 신흥군과 단천시 등 산간오지로 추방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에 있는 가족이 보내준 돈으로 탈북 자금을 마련해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경험한 북한 당국은 이번에는 아예 별도로 추방지역을 만들어 탈북자 가족을 고립시키고 한국과의 연락을 감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회령은 북한에서 탈북자가 많은 도시로 꼽힌다. 인구는 14만 명이지만 가구 수는 무려 8만 가구나 된다. 가족 중 일부가 탈북해 1, 2인 가정이 많은 까닭이다. 북한의 탈북자 가족 추방 움직임은 회령에만 국한되지 않고 북-중 국경 전역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북 매체 데일리NK도 1일 “양강도에서 탈북자 가족 1000가구를 추방 명단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대북소식통은 이번 추방 조치는 내부의 기강을 잡기 위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4차 회의에서 실세인 국방위원회 행정국장 이명수가 인민보안부장에 임명된 것도 주민들을 강력하게 옥죄겠다는 신호로 보인다.북한이 국경 일대의 탈북자 가족을 추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풀이된다. 하나는 외부 정보 유입의 창구가 되는 탈북자 가족을 추방해 내부 동요를 막겠다는 것. 또 하나는 대북전단 살포 등 반북 활동을 벌이는 탈북자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볼 수 있다. 가족들이 피해를 당하니 알아서 그만두라는 신호인 셈이다.다른 주민들의 불만과 동요를 막기 위한 목적도 크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간 사람이 있는 집안엔 무조건 시집을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탈북자 가족들은 한국에서 송금한 돈을 받아 북한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살고 있다. 이에 북한 사회에서는 “노동당 말을 잘 따르면 거지가 되고 듣지 않아야 부자가 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를 공습한 다국적군의 ‘오디세이 새벽’ 작전이 개시된 지난달 19일 리비아에 맨 먼저 날아간 것은 프랑스의 첨단 전투기 ‘라팔’과 ‘미라주’였다. 라팔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007년 취임 직후 온갖 비난에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자국으로 초대하면서까지 팔려고 했던 바로 그 전투기였다. 미라주가 폭격한 비행장에는 프랑스가 이전에 수출했던 리비아 공군의 미라주 전투기 여러 대가 늘어서 있었다. 영국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가 폭격한 트리폴리 외곽 미티가 공군기지는 다름 아닌 2009년 10월 이 전투기가 에어쇼에 참가해 리비아 지도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던 그 장소였다. 당시 영국은 이 전투기를 팔려고 혈안이었다.서방의 최신 무기 수입국이었던 리비아 하늘이 이제는 최신 전투기들의 실전 데뷔 무대이자 무기 홍보장(쇼윈도)으로 바뀌었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이를 아이러니라고 평했다. 전투기 판매에서 ‘실전에서 검증됐다’는 평가는 매우 중요한 평가 척도다. 실제로 현재 군용기 구입을 예정하고 있는 나라들은 리비아를 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600억 달러어치의 군용기를 구입할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100억 달러어치의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인 인도를 비롯해 브라질 덴마크 그리스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쿠웨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진 라팔의 홍보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에만 340억 유로를 들인 라팔은 지금까지 외국에 단 한 대도 수출하지 못했던 인기 없는 전투기였다. 하지만 브라질의 전투기 36대 수주전(내년 초 결정)에서 최근 라팔이 미국의 FA-18과 스웨덴의 그리펜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전쟁이 이념적 성격과 전쟁의 목표를 명확히 규정하기 힘든 복잡다단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근현대 들어 국제사회가 개입한 전쟁 가운데 좌우(左右)나 선악의 대치점을 구분하기가 가장 어려운 전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독재에 맞선 시민의 항쟁’인가, ‘지배부족 對 소외부족의 내전’인가 우선 이번 전쟁의 성격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기본적으로는 민주화를 원하는 시민 대(對) 독재학살세력의 대결구도지만 동시에 부족 간, 지역 간 대립 양상도 띠고 있다. 반카다피군이 승리한다고 해서 리비아가 민주화된다는 보장도 없다. AP통신 등 외신은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를 무력으로 퇴진시키자’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가 물러난 후 어떤 리비아를 만들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벵가지에서 반군들에게 물어봐도 일부는 민주주의 국가 건설을 위해, 일부는 이란 같은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해, 또 다른 일부는 카다피 부족이 독점한 석유 이권을 빼앗기 위해 참전했다고 대답하고 있다는 것. 반군의 대표조직인 과도 국가위원회 구성원들은 서방에서 교육받은 인사들이 주축을 이뤘기 때문인지 헌법과 선거를 기반으로 한 자유민주주의를 이상향으로 삼고 있지만 일부는 이란 같은 이슬람국가 건설을 위해 총을 들었다고도 한다. 방학 중에 반군에 가담한 대학생 압델 살람 리가이 씨(23)는 “우리는 꾸란(코란)을 기반으로 한 사회를 원한다”고 했다. 이런 제각각의 지향점 때문에 반군 세력을 민주주의 세력이라고 쉽게 단정짓기 힘들다. 미 상원 외교관계위 소속인 리처드 루거 의원(공화당)은 “카다피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번 전쟁을 촉발한 2월 중순의 민주화 시위는 시민들의 순수한 민주화 염원에서 비롯됐지만 내전으로 진행되면서 카다피 체제하에서 박해받던 부족과 지배부족 간의 내전으로 전환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서방은 반군과 정부군의 교착상태를 끝내려면 반군에 대전차용 무기와 대공 미사일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무기 지원이 이슬람 급진주의 세력을 키워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봐 주저하고 있다. 실제 이라크에서 미국에 대항해 싸웠던 알카에다 전사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리비아 동부 출신이 많았다. ○ 좌우 강경파가 동시에 중도파 공격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당시 보수파는 전쟁을 지지하고 진보파는 강력히 비판했던 것과 달리 현재 미국에서는 진보 보수 양측이 중도적 입장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분명한 목표가 없는 리비아 전략을 비판하는 공개서한까지 띄우며 공격했고,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출구전략도 없는 상태에서 성급하게 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비판했다. 서방의 반전주의자들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것도 과거엔 보기 힘든 일이다. 미국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어 반미·반전주의자들의 공격 타깃이 흐릿해진 것이다. 서방의 전쟁 개입을 비난하면 “그럼 당신은 시민을 학살하는 카다피 편이냐”는 반박을 살 수 있어 전쟁에 대한 찬반을 택하기도 까다롭다.○ 인도주의 잣대는 정확한가 국제사회의 개입은 카다피군이 시위 초기 비무장 시위대를 공군기까지 동원해 무차별 학살한 데서 논의가 시작됐다. 유엔 헌장의 ‘시민 보호 책임(R2P)’이라는 명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민 보호 책임을 정권 교체로까지 확대 해석할 수 있는지는 논란거리다. 정권 교체가 목표가 아니라면 카다피 원수를 축출하지 않은 채 리비아 사태를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도 없다. 반군의 일부 병사가 리비아 내 아프리카 난민이나 노동자들을 용병으로 오인 또는 일방적으로 간주해 처형하는 비인도적 일도 벌어졌다. 서방의 참전 명분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전쟁의 명분과 정당성 측면에서 분류하면 카다피 원수 측이 ‘악(惡)’인 건 분명한데 그 반대편에 있는 반군 역시 ‘선(善)’에서 일탈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이너서클(내부 핵심집단)’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핵심 측근이던 무사 쿠사 외교장관에 이어 유엔주재 대사 임명자가 해외로 망명했다. 국회의장 같은 핵심 인물들도 리비아를 빠져나왔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등 카다피 정권이 내부로부터 와해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상전에서는 여전히 카다피 친위대가 반(反)카다피군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카다피군이 차드 출신 용병을 3600명까지 증원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카다피군의 군사력이 20∼25%가량 손실됐지만 와해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직도 카다피 측 군사력이 반카다피군을 10 대 1 수준으로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 국회의장-유럽담당 외교관 등 핵심측근들 ‘엑소더스’ 가속전현직 외교장관에 이어 압둘 카심 알즈와이 리비아 국민의회 의장, 압델라티 알오바이디 유럽연합 담당 외교관 등 카다피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망명길에 오르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도 리비아 핵심 인사 2명이 튀니지에서 영국 및 프랑스와 망명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3월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무사 쿠사 외교장관의 뒤를 이어 망명하기 위해 현재 튀니지에 체류하고 있는 리비아 고위 인물은 모두 8명이며 만약 이들의 망명이 모두 현실화되면 영국에 도착하는 리비아 출신 망명객은 12명에 이르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은 언급하지 않았다. 알자지라 방송은 망명객 중에는 카다피 정권의 해외정보담당 책임자인 아부제이드 도르다 국장과 쇼크리 가넴 국영석유회사 대표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으나 당사자들은 1일 자신들이 트리폴리에 있다면서 망명설을 부인했다. 정권 핵심 인사들의 이반이 이어지자 카다피 원수는 주요 측근들의 집집마다 경비병을 배치하는 등 감시와 통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카다피 진영에 선 이브라힘 다바시 전 유엔 주재 리비아 부대사는 “많은 리비아 고위층들이 탈출을 꿈꾸지만 감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유엔주재 대사도 이집트 망명… ‘카다피 외교팀’ 사실상 붕괴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유엔주재 대사 임명계획이 계속 좌절되고 있다. 2월 25일 유엔에서 “카다피는 리비아를 떠나라”며 항명한 무함마드 샬감 대사를 해임한 뒤 지난달 5일 후임자로 임명한 알리 압두살람 트레키 전 외교장관마저 이집트에서 망명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전날 무사 쿠사 외교장관이 영국으로 망명한 데 이어 트레키 전 장관까지 등을 돌림에 따라 카다피 정권의 외교팀은 사실상 와해된 상태다. 트레키 전 장관은 3월 31일 야권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유엔주재 대사직이나 다른 자리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와 민주주의, 행복한 삶 속에서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며 “조국이 알 수 없는 운명의 나락으로 추락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망명 이유를 밝혔다. 그는 미국이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해 그동안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러 왔다. 카다피가 트레키 대사 임명자의 미국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과도적으로 유엔주재 리비아 대표로 일하라고 내세운 니카라과 외교장관 출신의 미겔 데스코토 브로크만 씨도 유엔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리비아를 대표하려면 현재 소지한 관광비자부터 외교관비자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반카다피군 ‘조건부 정전’ 제의… 카다피군 게릴라전술로 연승반카다피군은 1일 카다피군이 서부의 주요 도시에서 철수하고 시민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면 유엔이 요구하는 정전에 합의할 것이라고 조건부 정전안을 제시했다. 카다피 측과는 어떤 대화도 하지 않겠다던 종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어서 주목되지만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그의 가족들이 리비아를 떠나야 한다는 요구를 철회하지 않아서 실효성은 미지수다. 한편 물밑 퇴로모색설과 별개로 카다피 원수는 3월 31일 국영 TV 자막연설을 통해 “즉각 물러나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공습으로 리비아 군인을 대량 학살한 서방 지도자들”이라고 비난하며 항전의지를 다졌다. 지상전에서는 카다피군이 잇달아 승리를 거두고 있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상당한 피해를 본 카다피군은 소규모로 병력을 나눠 매복한 뒤 반군을 공격하는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한편 그동안 다국적군의 공습을 주도해온 미군은 작전지휘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이양됨에 따라 2일로 전투 임무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나토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리비아 의사의 말을 인용해 3월 30일 나토군의 공습을 받은 카다피군의 탄약차량이 폭발하면서 인근 주택 2채에 있던 12∼20세 청소년 7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고 1일 전했다.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4월 12일은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사진)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지 꼭 50년이 된다. 이를 기념해 최근 러시아 언론인 안톤 페르부신 씨가 펴낸 ‘세상을 바꾼 108분’에 따르면 1961년 가가린이 역사적인 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을 때 착륙 지점에서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는 지구에 내리자마자 감격의 포옹 대신 통신수단을 찾기 위해 뛰어다녀야 했다. 당시 소련 과학자들이 가가린의 착륙 위치를 모스크바 남쪽 250마일로 계산했지만 실제론 500마일 떨어진 장소에 착륙했기 때문이다. 소련은 또 가가린이 우주선 캡슐 안에 탄 채 착륙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캡슐과 분리돼 낙하산을 타고 착륙했다고 한다.가가린은 비행임무 전에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아내에게 편지를 써놓았다. ‘사람들은 평평한 땅에서도 미끄러져 목이 부러지기도 한다. 여기서도 무언가 일어날 수 있다.…내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죽도록 슬퍼하지 않기를 바란다.’그가 이런 편지를 쓴 것은 당시엔 우주비행이 초래할 위험이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1957년 소련 과학자들은 집 잃은 개 ‘라이카’를 우주로 보냈는데 이 개는 태양열 열선 등에 노출돼 몇 시간 만에 숨졌다. 가가린은 자신의 편지가 아내에게 전달될 일이 영원히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으나 1968년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짧은 생을 마쳤고 편지는 아내에게 전달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방사성 물질이 계속 누출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건물의 파괴된 지붕을 특수천으로 덮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파괴된 건물에 특수천을 덮어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 확산되는 것을 막고 오염된 물은 유조선으로 회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수천이 덮일 원자로는 수소폭발로 건물 지붕이 파손된 1호기와 3호기, 4호기가 지목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우선 1, 3, 4호기 원자로 건물 내 붙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 특수 도료를 뿌려 접착시킨 뒤 파손된 원자로 건물 상부를 특수포로 만든 가설 시설로 덮는다는 것이다. 다만 건물을 밀폐할 경우 다시 수소폭발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필터가 붙은 환기설비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터빈 건물 지하에 고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대형 유조선에 옮겨 담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 방안은 오염수로 인해 냉각기능 복원작업이 방해받고 있고 오염수가 증가해 바다로 흘러넘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밖에 원자로 건물 내부의 심각한 방사선 환경 속으로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로봇을 이용해 기자재를 원격 조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키오 장관은 이날 원전 사고 수습시기와 관련해 “원자로 내 연료봉과 사용후연료 온도를 안정적으로 내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고 수습시기에 대해 책임을 갖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km 떨어진 제2원전 1호기에서 30일 연기가 났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8분 제2원전 1호기의 중앙제어실이 있는 터빈 건물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 20여 분 만에 멈췄다. 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제2원전의 1∼4호기는 모두 원자로의 온도가 100도 미만으로 안전한 냉온정지 상태여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곳 역시 11일 지진해일(쓰나미)에 잠겼던 곳이라 안전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이날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제1원전 앞바다의 1∼4호기 배수구에서 법적 기준치의 3355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원전 앞바다에서 측정한 수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조속한 사태 수습을 위해 일본은 프랑스에 이어 미국에도 긴급 도움을 청했으며, 프랑스 원전회사 아레바의 안 로베르종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원전 오염수 제거 전문가 5명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저마다 반정부 시위 열풍에 맞닥뜨려 있는 북아프리카 중동 국가들의 정부와 언론은 이웃 나라의 시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다들 ‘제 코가 석 자’인 이들은 이웃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서 자국과의 외교관계에 근거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국과 사이가 좋은 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은 시위에 대해서는 ‘동병상련’에서 축소 보도를 하고, 앙숙인 나라의 반정부 시위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 지역 언론들은 상당수가 국영이거나 정부의 강한 검열과 통제 속에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 수니파 국가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 언론들은 인접한 수니파 국가인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 소식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간혹 다룬다 해도 정부가 시위대를 향해 취한 유화적 움직임을 주로 보도한다. 반면 시아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리아의 시위 소식은 정부의 강경 탄압과 시위대의 목소리 위주로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시리아는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가 인구의 74%를 차지하는 수니파를 오랫동안 다스려 왔기 때문에 사우디로서는 눈에 거슬리는 존재다. 사우디 언론들은 예멘의 반정부 시위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예멘은 시리아와 비슷하게 30% 정도의 시아파가 70% 수니파를 지배하고 있음에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우디 왕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한편 시리아 언론 보도에선 최근 사우디를 자극하는 대목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우리가 좋게 써주면 저쪽(사우디 언론)도 알아서 좋게 써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라고 볼 수 있지만 사우디의 반응은 시원찮다. 시리아 언론은 리비아를 제외한 인접국 시위 소식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시리아 시위는 작게, 바레인과 예멘 시위는 크게 보도하고 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는 외부 개방도가 높아 아라비아 반도에서 언론 통제가 비교적 약한 나라다. 하지만 이들 국가 언론도 민감한 이웃나라 시위 소식보다는 공공의 적인 리비아 관련 소식을 자세히 다루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 군사작전의 지휘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일원화됐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7일 “리비아에서 전개되는 모든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떠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카다피군에 위협받는 민간인과 인구밀집지역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나토는 더도 덜도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관련된 모든 작전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 작전 사령관으로 임명된 찰스 부처드 중장(캐나다)에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작전을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터키도 다국적군 공격 찬성으로 선회 나토는 이날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이사회(NAC)를 열어 만장일치로 작전지휘권 인수를 의결했다. 이번 결의안에서 눈에 띄는 국가는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입장 변화. 터키는 당초 다국적군의 카다피 지상군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지상군을 타격한다’는 교전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리비아 사태를 빨리 휴전으로 이끌기 위해 중재자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비아가 제2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될 위험이 있다”며 “인도적 지원 작전을 돕기 위해 반카다피군이 장악한 벵가지 항구와 공항을 터키가 관리하기로 나토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에 따라 나토가 이미 시행 중인 무기 수출금지 감시 작전과 비행금지구역 작전 외에 카다피군의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군사작전 지휘권도 나토가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나토 관계자는 “미국 등으로부터 지휘권을 완전히 넘겨받는 데는 48∼72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 고향 인근까지 진격한 반카다피군 반(反)카다피군은 28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수르트 인근까지 진격했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360km 떨어진 수르트는 리비아를 동서로 나누는 경계도시로 반카다피군이 트리폴리로 진격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 카다피 원수의 고향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반카다피 진영이 내전 초기 트리폴리까지 에워쌌을 때도 수르트 지역을 함락시키진 못했다. 반카다피군은 이날 수르트 동쪽 100km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지만 카다피군이 기관총을 앞세워 반격하자 일단 퇴각했다. 수르트 인구 15만 명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카다파 부족은 머리와 목에 파란 띠를 두르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 원수의 집권 기간 그와 같은 부족인 카다파 부족은 그 어떤 부족보다 큰 혜택을 받아 왔다. 이날 수르트가 반카다피군의 수중에 들어갔다고 부풀려진 채 알려지자 반군 근거지인 벵가지에선 시민들이 거리로 달려 나와 환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다국적군은 27일과 28일 수르트를 10여 차례 공습해 반카다피군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편 반카다피군은 이미 장악한 동부지역 유전에서 하루 10만∼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일주일 내로 원유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유 판로가 개척되면 원유 생산량을 30만 배럴까지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며 판매는 카타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의 석유수출량은 하루 평균 170만 배럴 규모였으나 내전이 벌어지면서부터 사실상 수출이 중단됐다.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새터민 사회적 기업 1호인 열매나눔재단의 메자닌아이팩(대표이사 박상덕)이 설립 3년 만에 매출액 30억 원을 돌파하며 새터민 정착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메자닌아이팩은 종이상자 제조공장으로 SK그룹과 통일부, 열매나눔재단이 협력해 6억4000만 원의 자본금으로 2008년 5월 설립됐다. 전체 직원 34명 중 새터민은 13명이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9년 21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도에 비해 38% 늘어난 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는 올해는 매출액 45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난관도 적지 않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돼 시장경제에서의 노동시장과 고용관계 등에 대한 초보적인 지식도 없는 새터민들을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묶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새터민 사이의 갈등, 새터민과 한국 출신 근로자와의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일도 힘들었다. 하지만 회사는 모든 구성원이 한 가족이며 공장 성장이 직원들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그 결과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회사의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났다. 열매나눔재단 기획홍보부 김현 과장은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회사의 자립기반이 확고해졌다”며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새터민을 받아들여 다른 기업들의 본보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동호 열매나눔재단 이사장(높은뜻연합선교회 담임목사)은 25일 정재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메자닌아이팩의 제2의 도약과 자립을 위한 선포식 행사’를 개최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새끼 코끼리 발목에 족쇄를 채워 놓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코끼리는 묶인 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묶여 있음에 익숙해진 코끼리는 발목의 끈이 살짝 풀려 있어도 멀리 갈 생각을 못한다. 스스로 정신적 감옥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행동이 사람에게도 나타난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정보혁명 시대인 21세기에도 그럴까. 24일 시리아 남부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는 굳건해 보이는 정신적 감옥도 얼마든지 허물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시리아인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을 ‘철망에 갇힌 코끼리’ 정도로 자조했다. 시리아는 인구 150명 중 한 명꼴로 비밀경찰인 ‘무카바라트’ 요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리아 당국은 여러 개의 정보조직을 가동하며 주민들을 철저히 감시한다. 그래서 시리아에는 ‘남이 웃을 때 같이 웃고 남이 박수 치면 같이 박수 치라’는 말이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기에 바쁘다. 태어나서부터 집권자에 대한 찬양을 세뇌 받은 영향도 크지만 잘못 말했다간 어딘가에서 비밀경찰이 나타나 끌고 가기 십상이다. 시리아에 집단반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혹독한 피의 대가를 치렀다. 1982년 하마 시에서 일어난 무슬림형제단의 반정부 시위 때는 무려 2만 명이 학살됐다. 2004년의 쿠르드족이 중심이 된 반란도 유혈 진압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시리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운명을 체념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웃 중동국가들에 들불처럼 번져가는 민주혁명은 시리아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 주었을 것이다. 담장에 집권자를 겨냥한 낙서를 한 어린이들을 체포한 것이 도화선이 되면서 18일 남쪽 변경도시 다라에서 주민 시위가 벌어졌고 급기야 24일엔 시위대가 2만 명으로 불어났다. 진압 과정에서 100여 명이 숨졌다고 한다. 이번엔 시리아에서의 피의 대가가 헛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시위대를 학살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지켜본 시리아 대통령은 24일 48년간 지속된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언론의 자유를 비롯한 국민의 정치활동과 정당 정치 참여도 약속했다. 시리아 국민이 이번에도 끈을 완전히 풀어버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들이 의지와 힘이 있으면 자유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깨달았을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연결된 21세기엔 아무리 엄혹한 비밀경찰 체제로도 자유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을 가둬둘 수 없음을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가 실시간으로 증명하고 있다.주성하 국제부 zsh75@donga.com}

새터민 사회적 기업 1호인 열매나눔재단의 메자닌아이팩(대표이사 박상덕)이 설립 3년 만에 매출액 3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이뤄내며 한국 내 새터민 정착의 대표적 성공모델로 우뚝 섰다. 올해는 매출액 45억 원을 예상하고 있어 그 급격한 성장세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메자닌아이팩은 2008년 5월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에 문을 연 종이상자 제조공장으로 SK그룹과 통일부, 열매나눔재단이 협력해 6억4000만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됐다. 현재 전체 직원 34명 중 새터민이 13명이며 이외 저소득계층 10명, 일반인 10명이 일한다. 이 회사는 본격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9년 21억3000만원의 매출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을 전년도에 비해 38% 늘리며 3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해외시장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돼 시장경제하의 노동시장과 고용관계 등에 대한 초보적인 상식도 없는 새터민들을 한 목표를 향해 묶어세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초기 사업은 새터민 사이의 갈등, 새터민과 한국 출신 근로자와의 갈등 등 표출되는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일이 힘들었다.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원들이 한 가족이며 공장 성장이 곧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꾸준히 심어주었다. 명절이면 외로워할 새터민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로 다가가 마음을 열게 만드는 세심함은 물론 남한 물정을 몰라 범하는 잘못도 대범하게 넘어가고 다독이는 노력도 꾸준히 기울였다. 이런 정성을 기울인 결과 새터민들은 하루하루 생산량을 함께 헤아리며 공장의 희비와 함께 웃고 울게 되었다. 한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산량은 꾸준히 늘 수밖에 없었다. 열매나눔재단 기획홍보부 김현 과장은 "이제 공장은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해 자립기반이 확고해졌다"면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더 많은 새터민들을 받아들임으로써 다른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훌륭한 본보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김동호 열매나눔재단 이사장(높은뜻연합선교회 담임목사)은 25일 사회적기업 메자닌아이팩의 '제2의 도약과 자립을 위한 선포식 행사'를 개최했다. 김지혜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엄종식 통일부 차관, 이인재 경기도 파주시장, 황우여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 정재계 스포츠계 학계 교계 인사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23일자 뉴욕타임스(NYT)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부고 기사 ‘할리우드 매력의 빛나는 최절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 내려가던 독자들은 기사 뒤에 붙은 마지막 문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기사를 쓴 멜 구소 기자(사진)는 2005년 사망했습니다. 윌리엄 맥도널드 기자 등이 기사를 업데이트했습니다.” 35년간 4000여 건의 기사를 쓴 베테랑 기자였던 멜 구소는 영화 연극 전문기자로 활동하다 71세에 암으로 사망했다. 유명인의 예기치 않은 죽음에 대비해 미리 부고 기사를 써놓는 신문사 관행에 따라 테일러 생전에 부고 기사를 미리 써놓았던 것. NYT 부고면 담당 에디터 빌 맥도널드는 “구소가 생전에 써둔 기사가 너무 훌륭했다. 우리는 독자들이 이 기사를 즐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4000단어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내용의 충실함에서 타 매체를 압도했다는 평을 들었다. NYT에 이미 사망한 기자가 써놓은 부고 기사가 실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미국 코미디 황제 밥 호프가 100세로 사망했을 때 그의 부고 기사를 쓴 사람은 3년 앞선 2000년 사망한 빈센트 캔비 기자였다. 부고 기사를 미리 써두는 바람에 죽지도 않은 유명인의 부고 기사가 나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2003년 미국 CNN 방송 홈페이지의 오류로 당시 멀쩡히 살아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밥 호프의 부고 기사가 게재돼 인터넷에 급속히 퍼졌다. 밥 호프의 경우 100세까지 장수하는 동안 생전에 두 번이나 부고 기사가 실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바레인 예멘을 넘어 마침내 중동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인 시리아까지 옮아붙기 시작했다. 어린이를 포함한 시민들에게 보안군이 총격을 가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고 수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시리아의 독재 체제가 워낙 굳건해 시리아 시민혁명의 성공 가능성은 속단하기 힘들다.○ 낙서에서 촉발된 시위 이번 시리아 반정부 시위는 초등학생들의 낙서라는 아주 단순한 요인에서 촉발됐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120km 떨어져 있는 시리아 남부 농업도시 다라 시에서 초등학생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를 훼손하고 벽에 정권을 타도하자는 내용의 낙서를 쓴 것. 어린 학생들은 평소 범아랍권 위성TV와 인터넷 등에서 봐 온 이웃 국가들의 시위 구호를 흉내 낸 것이다. 하지만 비밀경찰은 초등학생 15명을 색출해 18일 체포했다. 그러자 부모들이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웃 주민들도 가담하면서 규모가 급속히 커졌다. 시위대는 18일부터 민주화 개혁과 부패 혐의를 받는 파이잘 칼툼 다라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하며 오마리 사원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당국은 보안군을 급파해 실탄과 물대포, 최루탄 등을 쏘면서 시위 진압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5명 이상이 사망했다. 보안군은 희생자 장례식이 열린 23일 실탄을 쏘며 사원을 다시 공격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 과정에서 시위대 10명이 숨졌다고 24일 밝혔지만 목격자들은 보안군의 무차별 난사로 100∼150명이 숨졌다고 증언했다. 사망자 중에는 11세 소녀도,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달려온 의사도 포함돼 있었다. 24일 시위대는 사망자들의 관을 메고 나와 ‘순교자 장례식’을 치르면서 경찰과 대치했다. 전날까지 수천 명이던 시위대는 이날 궂은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 명으로 늘었다. 다라 시의 인구는 7만5000명이다. 현재 다라 시는 외부와 격리됐으며 전화통신도 끊긴 상태. 모든 도로에는 검문소가 설치돼 민간인 복장을 한 군인들이 지키고 있으며 대테러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걸프뉴스’가 전했다. ○ 전국으로 확산 조짐 시위 발생 직후 시리아 정부는 강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발 빠른 수습에 나섰다. 체포한 초등학생들을 나흘 만인 22일 풀어줬으며 정부 고위대표단을 파견해 일일이 학생들 집을 찾아가 사과도 했다. 23일에는 다라 주지사를 해임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요구가 점차 정치 경제적 문제로 이어지자 유혈 진압에 나섰다. 다라 시위는 25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가 이날을 다라는 물론이고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는 ‘순교자의 금요일’로 만들겠다고 선포했기 때문. 최근 2년간 시리아는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에 불과해 전국적으로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농업 비중이 큰 시리아에서 가뭄은 큰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시리아의 실업률은 30%에 이르며 2010년 구매력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800달러이다. 이 나라 민주화 운동가들이 제보한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남부 사나메인 마을에서 수백 명,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수십 명이 민주화 요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굳건한 독재 흔들릴까 41년째 부자세습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는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한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이 2000년 급사하자 아들인 바샤르 알아사드가 이어받았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2000년 선거에서 97.2% 찬성을 얻었고 2007년 선거에도 97.6%의 지지를 받았다. 선거 때마다 100% 찬성률을 자랑하는 북한에는 못 미치지만 철저한 강압통제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구 150명 중 한 명이 비밀경찰인 ‘무카바라트’일 정도로 감시 시스템도 철저하다. 과거에도 시리아는 반정부 시위를 무자비하게 진압해 왔다. 1982년 하마 시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반란이 일어나자 도시를 봉쇄하고 2만여 명을 학살한 전례가 있다. 2004년 3월에도 쿠르드족 반란을 잔혹하게 진압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사회다. 다만 최근 들어 알아사드 대통령이 오랜 고립정책을 마감하고 서방 세계와 화해에 나서는 제스처를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사용 가능하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 나라 소수파인 시아파의 일종인 알라위파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24일 시리아 전역의 여행경보를 1단계(여행유의)에서 2단계(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민간인 ‘인간방패’ 전략으로 다국적군의 공습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변경되고 있다. 이 과정에 트리폴리에서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는 외신기자들이 하마터면 다국적군의 폭격을 받을 뻔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영국 데일리메일 22일자에 따르면 리비아 당국은 20일 밤 카다피 원수 관저가 폭격을 당하자 21일 아침 외신기자들을 폭격현장에 데려갔다. 이 가운데는 미국 CNN방송과 로이터통신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 기자들이 포함돼 있었다. 그 시간 트리폴리에서 2400km 떨어진 영국 동부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토네이도 폭격기들이 카다피 원수 관저에 3차 공격을 하기 위해 접근해오고 있었다. 폭격기들은 1.3t짜리 ‘스톰새더’ 미사일들을 카다피 원수 관저에 퍼부을 예정이었다. 폭격이 끝나면 잠수함에서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곳을 때릴 작정이었다. 위기일발의 순간 3주 전 트리폴리에 잠입해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던 영국 특수부대 요원들이 목표물 주변에 민간인들이 몰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공격을 중지시켰다. 이 사건 때문에 CNN방송과 폭스뉴스는 22일 설전을 벌였다. 폭스뉴스가 이날 오전 영국군의 폭격이 CNN 등 외신기자들 때문에 중단됐다면서 카다피 정권이 외신기자들을 인간방패로 사용했다고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CNN 측은 “우리는 인간방패로 이용되지 않았으며 폭스뉴스의 보도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리비아 정부가 카다피 원수 관저가 3차 공격 목표가 될 것임을 알고 외신기자들을 현장에 데리고 갔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리비아 당국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리비아 당국이 버스를 동원해 ‘인간방패’를 데려오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특히 리비아 어린이들의 최대 명절인 21일 지방 학교에 6세 어린이들까지 모아놓고 바비인형과 기념물을 나눠주면서 카다피 원수 찬양 구호를 외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벵가지에서도 이곳까지 진주했던 카다피 병력이 민간인 속에 섞여버리는 바람에 프랑스군이 공격을 포기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연합군의 정밀폭격과 인간방패를 의식한 공격 취소로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측도 20일 오전 연합군의 1차 공습으로 64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2, 3차 공습 이후에는 민간인 사망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사진)의 ‘최악의 악몽’이 되풀이됐다. 20일 오후 10시경 영국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리비아 트리폴리에 있는 그의 관저 단지인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 구내의 한 건물을 명중한 것이다. 영국군은 그 건물이 리비아 정부군의 지휘통제사령부로 쓰여 폭격했다고 밝혔으나, 리비아 정부 측은 행정동이라고 반박했다. 이 건물은 카다피 원수가 주로 외빈을 맞을 때 이용하는 대형 텐트 모양의 귀빈 영접실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 있었다. 리비아 국영TV는 20일 폭발로 폭삭 주저앉은 건물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이 미사일의 잔해를 쳐들어 보이는 장면도 방영했다. 면적 6km²인 바브 알아지지아는 1986년 미군의 공습을 받았던 곳이다. 당시 카다피 원수가 사택으로 쓰던 관내 건물이 폭격을 받아 무너졌고 15개월 된 수양딸이 숨졌다. 카다피 원수는 이 집을 수리하는 대신 ‘반미의 상징’으로 남겨두는 쪽을 선택했다. 서방 연합군의 공습이 시작되자 인간방패를 자청하며 나온 수백 명의 리비아 시민들은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를 에워쌌다. 미사일 공격을 당한 건물에서 시민들이 있던 곳까지는 400m 정도 떨어져 있다. 바브 알아지지아 요새 피해 정도와 미사일 공격 당시 카다피 원수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군의 카다피 관저 공격이 리비아 군사작전의 궁극적 목표에 대한 미국 영국 프랑스의 견해차를 드러낸 상징이라는 관측도 많다.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은 20일 “군사 개입의 당면 목표는 카다피 축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21일 “카다피는 합법적인 공격 목표”라고 말했다. 카다피 원수가 리비아군의 수뇌이기 때문에 당연히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카다피 관저 폭격이 직접적으로 카다피 원수를 노린 것은 아닐지라도 그렇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번 군사작전은 가장 근본적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작전의 목표가 단순히 리비아 국민을 정부로부터 보호하는 데 있는 것인지 아니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주 전 공언한 대로 카다피가 권좌에서 떠나는 데 있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다피의 행방은 20일 새벽 국영 TV를 통해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전화 연설을 한 이후로 묘연하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은 8일 밤이었다. 1986년 관저를 피격당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보호시설에 들어가 있을 것이며 신변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추정이 우세하다. 그가 현재 트리폴리가 아닌 친위부대가 장악하고 있는 다른 도시에서 지내고 있다는 설도 유력하다. 리비아의 민주화 운동가들은 카다피가 자신이 성장한 남부 소도시 세브하를 요새로 바꾸어 놓아 그곳에 숨을 확률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카다피군은 현재 벵가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를 재탈환한 상태이기 때문에 카다피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지역은 많다.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은 20일 서방의 군사 개입으로 카다피가 퇴진할지를 묻는 질문에 “물러난다고? 왜?”라고 반문하며 “아버지가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서방 연합군이 리비아 주요 시설물에 여러 차례에 걸쳐 미사일과 폭탄을 퍼붓자 리비아 정부는 인간방패 작전으로 맞서고 있다. 카다피 관저와 군사 시설물 인근에는 리비아인 수천 명이 모여 국기를 흔들며 반서방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이 자원했는지, 강제로 동원됐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리비아 정부 초청으로 20일 이들 군중을 취재한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는 “대다수는 아이와 여성이며 일부는 카다피 친위부대원의 가족”이라고 전했다. 남편이 군인이었다는 52세 여성은 자녀 6명을 데리고 나왔고, 마흐무드라는 이름의 열 살 소년도 “지도자를 지키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카다피 원수가 신격화 리더십으로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해온 데다 그 자신이 카다파 부족의 부족장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인간방패 가운데는 자원한 사람도 적지 않을 확률이 높다. 문제는 앞으로 서방과의 대치상태가 길어지면 카다피 정권이 무고한 시민들을 인간방패로 동원할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강제동원이든 자원자든 인간방패 민간인 가운데 인명 피해가 늘어나면 전쟁의 양상은 크게 바뀔 수 있다. 카다피 정부는 1차 공습 직후부터 “민간인 64명이 숨졌다”며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연합군 측은 “민간인 희생은 알려진 바 없다”며 “연합군은 군사시설만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특화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간방패 작전은 이미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 리엄 폭스 영국 국방장관은 21일 “영국 동부 기지에서 발진한 토네이도 폭격기들이 리비아 목표물을 폭격하기 위해 2400km를 날아갔지만 주변에 민간인들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폭격을 중단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인간방패는 비무장 민간인이나 노약자, 어린이들을 내세워 적의 공격을 억제하려는 비정규전의 일종이다. 비열한 전술이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현재까지 전쟁에서 광범위하게 운용돼 왔다. 최근만 해도 1995년 보스니아내전 때 세르비아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추가 공습을 막기 위해 탄약저장고 쇠기둥에 유엔군 포로 3명을 묶어놓고 그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은 강제로 쿠웨이트인들을 군사시설과 대통령궁 주변에 인간방패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런 인간방패 작전도 상대가 똑같이 비인도주의적으로 나올 때는 별 효과가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 독일군이 소련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앞세워 진격해오자 이오시프 스탈린 원수는 “자기 뜻이 아니라 해도 적을 돕는 자는 적”이라며 “인간방패를 쏘지 않는 부대 역시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명령을 내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다국적군이 19일 전격 공습에 나서자 무아마르 카다피 진영은 ‘인간방패 작전’으로 대응했다. 폭격으로 시민들이 죽어나갈 수 있다고 선전함으로써 카다피군의 무차별 학살로부터 무고한 시민을 지키기 위해 개입했다는 서방의 명분을 희석시키려는 고도의 전술로 보인다. 앞으로 서방국가들의 공습은 인간방패를 의식해 상당 부분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일 카다피 측은 자신의 지지자 수백 명을 인간방패로 동원했는데 그 가운데는 친위대원의 가족으로 보이는 여성과 어린이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 카다피의 선택… 마이웨이냐 협상이냐 카다피 원수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하나는 다국적군 공습을 무릅쓰고 벵가지 공격을 다시 강행하는 것이다. 리비아 정규군과 반군의 압도적인 전력차를 감안할 때 벵가지를 점령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압도적 화력을 자랑하는 다국적군의 공습을 피할 수가 없다. 설사 승리한다고 해도 카다피 정권을 지탱해주는 리비아 정규군은 재기가 불가능할 만큼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반카다피군이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다면 카다피 원수의 운명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두 번째 길은 인간방패 작전을 계속하면서 서방세계의 공습을 차단하면서 국제사회와 협상을 통해 장기전을 벌이는 것이다. 카다피 원수의 신변 안전을 보장받고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리비아 대부분 지역의 카다피 통치권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비행금지구역 운영에는 막대한 인력과 재정이 수반되므로 장기전이 될수록 국제사회의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 카다피 원수는 19일 다국적군의 공격을 ‘식민지화를 위한 공격’으로 규정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또 무기고를 개방해 100만 명 이상의 국민에게 무기를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국내외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향후 있을 수 있는 다국적군의 지상군 투입에 대비한 엄포용일 수 있다. ○ 지상군 투입 가능성 부인하는 서방국 다국적군의 공습 명분은 ‘리비아군의 폭력적 진압에 따른 시민 보호’다. 미국은 물론 다른 서방국가들은 이번 공습이 대량 인명 살상을 막으려는 인도주의적 목적 때문이지 카다피 정권의 축출을 위한 행동은 아니라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향후 리비아군이 군사행동을 중단하면 서방국가도 리비아를 공습할 명분을 찾기 힘들다. 이 경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한 서부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가 어느 한쪽도 먼저 움직이기 힘든 장기적인 대치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 리비아 상황은 1990년대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북부지역 쿠르드족과 대치했던 모습과 흡사하다. 1991년 걸프전 이후 후세인 정권에 의한 쿠르드족 학살을 우려한 서방은 북위 36도 이북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북부 지역은 2003년 미군이 바그다드로 진주할 때까지 후세인 정권의 통치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자치구로 존재해왔다. 향후 리비아도 동부 지역이 카다피 통치에서 벗어나 자치권이 인정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폭발에 따른 ‘방사능 공포’가 날로 확산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일본 거주 자국민들을 서둘러 대피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대사관까지 옮기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16일 대사관을 도쿄에서 오사카로 옮기는 조치를 단행했다. 주일 독일대사관은 일부 직원을 오사카 총영사관으로 이동시켰다. 러시아 외교부도 대사관 가족들과 영사관, 기업 및 정부기관 고용원들을 18일부터 도쿄에서 철수시킨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전세기를 이용해 자국민들을 홍콩으로 철수시키고 있다. 특히 지진해일(쓰나미)로 직접적인 피해를 본 자국민에겐 항공료를 부담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프랑스 스위스 세르비아 호주 등도 도쿄 북쪽지역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철수와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 정부는 15일부터 전세버스 수십 대를 동원해 지진 피해 지역의 자국민 3000여 명을 도쿄 나리타공항과 서부 해안의 니가타공항으로 대피시킨 데 이어 대사관 직원 및 가족 철수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필리핀 정부도 자국민들에게 철수를 독려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탈출 러시가 이어지자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미국 정부도 17일 태도를 바꾸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자국민들에게 후쿠시마 원전에서 80km 떨어진 곳으로 피신할 것을 권고했던 미국은 17일부터는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의 철수를 도울 방침이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교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은 확고하지만 방사능 피해 확산과 관련한 과학적,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 아직까지 교민 철수는 상황을 더 지켜본 뒤 결정한다는 견해다.아사히신문은 17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400km 떨어진 시즈오카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에서도 세슘134 등 5종류의 방사성 물질이 미량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오카 원전을 운영하는 주부(中部)전력이 전날 “하마오카 원전은 안정되게 돌아가고 있다. 주변 방사능 수치도 변동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날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이런 상황에서 방사능 오염에 따른 직접 피해보다는 일본인들의 공포와 불안이 빚는 정신 건강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섬, 1986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자들을 연구해 온 미국 스토니브룩대 에벌린 브로멧 의학박사는 16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원전 사고 피해자들이 겪는 정신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 소량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다 하더라도 너무 두려워하는 바람에 공포와 장기적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린다. 일본인들도 (그럴까 봐)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외벽이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에서 지진이 강타했을 당시 벌어졌던 일들이 현장 근로자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요미우리신문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11일 오후 1호기 건물 내에 있던 하청업체의 한 남성 직원은 서 있기 힘든 강한 진동이 일어나자 일반적인 지진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어 정전되면서 비상등이 켜졌고, 천장 배관의 이음매가 벌어지면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직원은 “원전 배관에서 나온 물이면 방사능에 오염됐을 수 있기 때문에 누수는 절대 만지지 말고 신고하라는 규정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방호복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그때 누군가가 “피해!”라고 소리쳤고 이 직원은 출구가 있는 1층으로 뛰어갔다. 달리는 순간에도 여진은 이어졌다.1층에는 뛰쳐나온 근로자들이 뒤엉켜 있었다. 밖으로 나가려면 작업복을 갈아입고 피폭량을 측정해야 하지만 측정기는 단 한 개뿐이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 사이에서 “빨리 해”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그는 “TV를 통해 12일 오후의 수소 폭발 장면을 봤는데 거기에 갇힐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다리가 떨린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