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發 방사능 공포]후쿠시마 원전 지붕 특수천으로 덮는 방안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수소폭발 대비 환기설비도… 오염된 물 유조선으로 회수
제2원전에서도 한때 연기

방사성 물질이 계속 누출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건물의 파괴된 지붕을 특수천으로 덮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파괴된 건물에 특수천을 덮어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 확산되는 것을 막고 오염된 물은 유조선으로 회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특수천이 덮일 원자로는 수소폭발로 건물 지붕이 파손된 1호기와 3호기, 4호기가 지목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우선 1, 3, 4호기 원자로 건물 내 붙어 있는 방사성 물질에 특수 도료를 뿌려 접착시킨 뒤 파손된 원자로 건물 상부를 특수포로 만든 가설 시설로 덮는다는 것이다. 다만 건물을 밀폐할 경우 다시 수소폭발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필터가 붙은 환기설비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터빈 건물 지하에 고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대형 유조선에 옮겨 담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 방안은 오염수로 인해 냉각기능 복원작업이 방해받고 있고 오염수가 증가해 바다로 흘러넘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밖에 원자로 건물 내부의 심각한 방사선 환경 속으로 사람이 직접 들어가 작업하는 것이 여의치 않음에 따라 로봇을 이용해 기자재를 원격 조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유키오 장관은 이날 원전 사고 수습시기와 관련해 “원자로 내 연료봉과 사용후연료 온도를 안정적으로 내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고 수습시기에 대해 책임을 갖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10km 떨어진 제2원전 1호기에서 30일 연기가 났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8분 제2원전 1호기의 중앙제어실이 있는 터빈 건물 1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 20여 분 만에 멈췄다. 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제2원전의 1∼4호기는 모두 원자로의 온도가 100도 미만으로 안전한 냉온정지 상태여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곳 역시 11일 지진해일(쓰나미)에 잠겼던 곳이라 안전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날 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제1원전 앞바다의 1∼4호기 배수구에서 법적 기준치의 3355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원전 앞바다에서 측정한 수치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조속한 사태 수습을 위해 일본은 프랑스에 이어 미국에도 긴급 도움을 청했으며, 프랑스 원전회사 아레바의 안 로베르종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원전 오염수 제거 전문가 5명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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