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부가 극심한 가뭄으로 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광역상수도 관로를 이용한 물공급에 나섰다. 국토해양부는 저수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경기 시흥시 소래저수지와 물왕저수지, 충북 증평군 삼기저수지에 수도권 및 충주댐의 3개 광역상수도 시설을 활용해 농업용수 2만5000t을 비상 공급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또 경기 화성시 반월저수지 등 저수율이 30% 미만인 가뭄지역 농업용 저수지 가운데 광역상수도 시설과 인접한 26곳에 대해서도 농업용수 20만6000t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오랜 가뭄에도 쌀을 비롯한 농작물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5일 펴낸 ‘가뭄에 따른 주요 농축산물 수급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달부터 가뭄이 시작됐지만 전국에서 모내기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벼 재배면적도 지난해보다 2.1% 늘어 올해 쌀 수급(需給)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벼 재배지의 98.5%에서 모내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용수 부족을 겪고 있는 곳은 전체의 0.4%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정부가 수출시장에서 제조업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서비스 분야를 집중 지원키로 하고 서비스 유망기업 40개를 선정해 수출을 돕기로 했다.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으로 일자리 창출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의도다. 지식경제부는 KOTRA와 함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기업 40개를 선정해 일대일 맞춤형으로 수출을 지원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출에 앞서 현지 시장조사를 해주고, 바이어도 발굴해 연결해 주기로 했다. 40개 기업은 게임(5개), 애니메이션(6개), 디자인(7개), 캐릭터(3개), 방송 및 음악(5개), 의료서비스(6개), e러닝(3개), 프랜차이즈(5개) 등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해외 진출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다. 이에 따라 2010년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상품 시장에서 3.06%로 세계 7위에 올랐으나, 서비스 시장에선 2.21%로 세계 15위에 그쳤다. 정부가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서비스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높은 고용 창출 능력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억 원어치의 재화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력은 2010년 기준으로 제조업이 6.7명이지만 서비스업은 11.2명에 이른다. 특히 제조업의 글로벌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산업공동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경부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우리나라 휴대전화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9.4%로 4분기 연속 1위를 달성했지만 지난달 휴대전화 수출액은 15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36.7%나 줄었다. 이는 국내 제조사들이 생산거점을 인건비가 싼 동남아 등으로 옮기면서 해외 생산 비중이 지난해 77.0%에서 올 1분기 80.1%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서비스산업 수출 드라이브는 관련 기업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거치며 경쟁력을 키웠다는 점도 감안됐다. 예컨대 이번 지원 대상에 선정된 헬스케어업체 메디파트너는 한국의 선진 의료시스템을 바탕으로 의료관광 영역을 개척한 데 이어 중국과 베트남에서 프랜차이즈 병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밖에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열풍에 힘입어 방송 및 음악 분야는 물론 음식을 포함한 다양한 한류 상품들이 수출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소 서비스기업들은 틈새시장인 중국 중남미 등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세계 50개국에 3차원(3D) TV 애니메이션 ‘라바’를 수출한 시너지미디어는 이번 정부 지원을 계기로 브라질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자동차부품업체 DTR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경기 침체로 주문이 40%나 줄었다. 1988년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기어 호브 커터’(기어를 깎아내는 데 필요한 절삭공구)’를 국산화한 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DTR로선 커다란 시련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단 한명의 인력도 감축하지 않았다. 17일 동아일보와 만난 전종윤 사장은 “‘기업이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만은 끝까지 아껴야 한다’는 부친(전용배 회장)의 뜻에 따랐다”며 “결국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매출이 연평균 15%씩 성장하기까지 직원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탄탄한 고용실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2008년 위기 당시 160명이던 직원 수는 현재 200명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 25년 이상 장기근속 근로자가 40%에 이른다. 대부분의 우량 중소기업이 그렇듯 DTR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었다. 본래 이 회사는 기어를 깎는 장비가 아니라 기어 자체를 납품했다. 어느 날 주요 거래처였던 현대자동차로부터 기어 호브 커터를 국산화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국내 자동차업계는 해당 장비를 일본과 미국에 100% 의존하다보니 납품가격이 치솟는 것은 물론 제품이 불량이어도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는 상황이었다.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정밀공구 특성상 기술 장벽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도전장을 낸 이상 위험을 감수하고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전 회장의 판단이었다. 그는 엔지니어와 함께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제조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지만 오랫동안 공 들인 끝에 핵심 공정인 열처리 기술자를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했다. 때론 눈치껏 공정기술을 익혀 복기하기도 했다. 이렇게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1988년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판로(販路)였다. 신뢰성이 생명인 정밀공구 시장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낯선 한국기업 제품을 쓰려고 하질 않았다. 그때만 해도 자동차 공구에선 ‘메이드 인 저팬’이 기본으로 통하던 시절이다. 심지어 일본 기업들은 샘플 제품을 공짜로 써볼 것을 권해도 시간 낭비라며 매몰차게 거절했다. 그럴수록 전 회장은 오기가 생겼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장비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해외 전시회에 연간 10회 이상 꾸준히 참가해 이름을 알렸다. 결국 일본 이스즈를 시작으로 혼다, 닛산에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콧대 높던 도요타의 문을 열었다. 특히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부품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도요타는 제 발로 DTR를 찾아와 구매 의사를 밝혔다. 전 사장은 “10년 전 납품을 거절당한 도요타로부터 제의를 받고 벅찬 감동을 느꼈다”며 “이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원이 될 때까지 가족 같은 직원들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국전력은 정부의 녹색정책에 부응한 ‘녹색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전은 2009년 8월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석탄가스화 복합발전(IGCC)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등을 차세대 녹색기술로 선정하고 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전기 에너지 주택, 초전도 기술도 포함됐다. 한전은 핵심 녹색기술을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하기 위해 전력 그룹사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녹색기술 개발을 위한 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최근 한전은 IGCC와 관련해 독일 우데사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으며, 앞으로 공동 연구개발(R&D)을 거쳐 2020년 이전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에 대해선 질 좋은 흡수제를 개발해 실증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에 대처하기 위한 자발적인 감축목표도 설정했다. 국내외에서 배출권거래제 사업을 통해 2011년까지 이산화탄소 135만 t을 감축함으로써 1949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한전은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극대화하고, 탄소비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탄소자산관리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전은 올해도 녹색기술 개발에 1467억 원을 투입하고, ‘2020 중장기 전략’을 매년 점검해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한전 관계자는 “녹색기술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 녹색 전력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 스마트그리드는 한전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인 녹색기술이다. 2030년까지 세계 전력시장 규모는 1경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주요 설비들은 스마트그리드와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격검침인프라(AMI) 분야는 2015년까지 매년 300억 달러 이상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전기차 충전인프라와 배전자동화도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을 지능화해 높은 품질의 전력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기본 취지다. 이와 함께 전기차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데에도 스마트그리드의 효용성은 매우 높다. 한전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를 잘 활용하면 매년 막대한 금액을 들여야 하는 에너지 수입비용과 발전소 건설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내 5개 분야에 모두 참여해 분야별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계통 연계와 수요조절을 위한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 운영, 마이크로그리드 등 관련 핵심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특히 한전이 보유한 송배전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와 접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는 기술표준화와 국가별 맞춤형 수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및 국내 종합상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시장 동반 진출을 모색하는 등 수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19일 서울 마포구 당인동 ‘당인리 화력발전소(서울화력발전소)’. 집채만 한 증기발생기와 터빈 사이로 우뚝 솟은 굴뚝을 자세히 살펴보니 군데군데 도색이 벗겨져 있었다. 발전소 꼭대기에 올라가서 본 증기발생기 외벽은 강판을 여러 번 덧대 누더기를 연상시켰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국중부발전 관계자는 “올해로 44년째를 맞는 노후 발전소라 정비할 곳이 많지만 2년 뒤 폐쇄할 예정이어서 최소한의 경비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발전소는 이미 폐쇄된 1호기가 1930년 가동을 시작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다. 동시에 서울에 있는 유일한 화력발전소이기도 하다. 설계수명 30년을 훌쩍 넘겨 아직도 운영 중인 4호기(1971년 준공)와 5호기(1969년 준공)도 두 차례에 걸친 수명 연장 끝에 2014년 12월에는 폐쇄할 예정이다. “매주 월요일 오전 5시에 현장 팀장이 재가동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조금만 늦으면 속이 타들어 갑니다.” 이날 만난 고경열 당인리 화력발전소장은 발전소 정비를 위해 가동을 멈췄다가 재가동할 때마다 바짝 긴장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워낙 낡은 발전소이다 보니 주말마다 정비해 버티는 악전고투를 벌이는데 조금이라도 재가동 시간이 늦어지면 발전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9·15 대정전 사태 이후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려 재가동 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본사의 질책이 떨어진다. 재가동이 지연되면 공기업 직원들의 인사와 성과급을 좌우하는 경영평가 점수도 깎인다. 정부는 수명이 2년여 남은 당인리 발전소를 대체하기 위해 같은 용지 지하에 800MW짜리 신형 화력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4, 5호기가 있는 지상에는 박물관과 미술관, 공원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공사는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착공 시기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은 정부와 중부발전이 한때 약속한 대로 발전소를 경기 고양시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력당국은 애당초 현 위치에 대체 발전소를 짓기로 했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2008년 고양시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반대에 부닥쳤다. “서울 주민들이 기피하는 혐오시설을 왜 우리 동네에 들여오느냐”는 항의가 들끓은 것이다.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정부 계획대로 2014년 말까지 준공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올 10월에는 공사에 들어가야 하지만, 중부발전은 아직 마포구에 실시계획인가 신청서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주민 여론을 의식한 마포구가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중부발전이 제출한 신청서를 모두 반려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정전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이 경질될 정도로 전력수급 차질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지만 정작 “우리 동네에는 발전소를 둘 수 없다”는 이기적인 태도가 우리 사회에 팽배하다. 지경부에 따르면 주민 반대로 올해 가동에 들어가지 못한 발전소 용량은 서울 복합화력 1, 2호기와 양주복합화력발전소 1호기 등 총 450만 kW에 이른다. 정부는 고육책으로 기존 노후 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1978년 준공돼 2008년 수명 연장(10년) 결정이 난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올 2월 정전 은폐사고로 주민들 사이에서 폐쇄론이 힘을 얻고 있으며, 올 11월 설계수명이 끝나는 월성원전 1호기도 벌써부터 수명 연장과 관련해 논란이 뜨겁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농어업용 면세유(免稅油) 불법 유통 사례가 적발됨에 따라 정부가 면세유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일선 수협 직원들이 어업용 면세유를 불법으로 유출하는 행위가 발생했다”며 “면세유 관리기관인 조합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는 면세유를 불법으로 유통시킨 조합 임직원에 대해 형사책임만 물을 뿐 조합에 대해선 별다른 책임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면세유 부정 유출이 적발된 조합은 해당 연도 배정량의 20%까지 다음 연도 공급량을 줄이도록 했다. 또 면세유 공급시설 개선 지원 사업에서 배제해 행정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조합 임직원의 부정행위가 3회 이상 반복되거나 조합에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면 면세유류 관리기관에서 아예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사상 첫 정전 대비 훈련을 벌인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력거래소 상황실. 훈련 직전인 오후 1시 55분 예비전력은 664만 kW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 수치는 경계경보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훈련에 들어간 지 10분 만인 오후 2시 10분 989만 kW로 급증했다. 불과 15분 만에 325만 kW(화력발전소 6기 해당)의 전력을 아껴 국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전력난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정부가 예비전력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기업들에 조업시간 조정 등을 요청한 오후 1시 30분(596만 kW)을 기준으로 하면 화력발전소 8기를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 393만 kW를 감축했다. 지난해 9·15 대정전 사태 당시 예비전력은 24만 kW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나 이날 정전 대비 훈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명동의 매장들은 두 곳 중 하나꼴로 문을 열어놓은 채 냉방을 하고 있었다.○ 정부 “발전소 10기 새로 생겼다” 오후 2시 예비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가상 상황을 연출해 훈련이 시작됐다. 전력거래소 상황실 직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용주산에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영흥 화력발전소 1호기는 갑자기 고장을 일으켰습니다!”라고 외쳤다. 상황판에 표시된 예비전력은 2시에 140만 kW, 이어 2시 10분에는 60만 kW로 뚝뚝 떨어졌고, 상황판 위에 있는 빨간색 ‘심각’ 경보등이 켜졌다. 그러자 조종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이 매뉴얼에 따라 강제 순환절전을 지시했다. 같은 시간 전국의 공공기관과 사전에 정한 28개 민간 건물이 에어컨은 물론이고 조명도 모두 끈 채 정전 상황을 연출했다. 무분별한 전력 소비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점검하자는 취지였다. 전력 공급을 단기간에 늘릴 수 없는 처지에서 절전(節電)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후의 예비전력 변화를 따지면 최대 393만 kW의 전력을 아꼈지만 지식경제부는 기온, 전력수급 상황 등을 감안해 산출한 전력소비 예측치와 실제 소비량의 차이를 계산해 “화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548만 kW를 아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루 전에 예측한 이날 오후 2시 10분의 전력 소비량(6794만 kW)에서 같은 시간의 실제 소비량(6246만 kW)을 빼 얻은 수치다. 지경부는 훈련 결과 부문별 전력 절감 기여도는 산업계가 71.0%(387만 kW)로 가장 높았고 백화점 등 일반 건물(25.0%·138만 kW), 공공기관(2.3%·13만 kW), 학교(1.6%·9만 kW), 주택(0.1%·5000kW) 등의 순이었다고 덧붙였다.○ 흥청망청 안일한 절전 문화 정전 대비 훈련이 한창이던 시간에도 서울 명동 상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지하철 명동역에서 우리은행 사거리에 이르는 중앙로 인근 매장 58곳 중 27곳이 문을 활짝 연 채 에어컨을 틀고 있었다. 이 가운데 네 곳은 정부가 권장하는 적정 실내온도(26도)보다 훨씬 낮은 22∼24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 대형 신발매장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정부 단속이 시작되더라도 본사 지침에 따라 계속 문을 연 채 영업할 것 같다”며 “명동은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 짧은 시간에 많은 손님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영업 전략상 출구를 항상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문을 연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업소에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하고 현재 홍보 및 계도를 하고 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
정부가 올해 8월 중 예비전력이 147만 kW까지, 올겨울에는 93만 kW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하려면 예비전력이 400만 kW를 웃돌아야 한다. 예비전력이 완전히 바닥나는 블랙아웃(대규모 동시정전) 사태가 현실화하면 피해 규모가 최소 11조6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식경제부는 20일 발표한 ‘향후 전력수급 전망과 대책’에서 8월 셋째 주(12∼18일)와 넷째 주(19∼25일) 최저 예비전력이 각각 147만 kW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통상 여름휴가가 끝난 뒤 전력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올겨울에는 최저 예비전력이 ‘심각’ 단계인 93만 kW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은 노후 발전소들의 수명을 연장해 폐쇄 시점을 미루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산업계에 휴가일정 조정을 요청해 피크기간에 100만∼200만 kW의 전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체 등 민간이 보유한 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하는 한편 피크시간대에는 가격이 비싸지만 에너지 출력이 높은 고(高)열량탄을 최대한 사용키로 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기술도 좋지만 기업을 이끄는 건 역시 사람 아닙니까?” 19일 만난 지식경제부 정재훈 산업경제실장(차관보)은 ‘우수기술연구센터(ATC) R&D(연구개발) 잡 페어’를 개최하면서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설명회를 연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지경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채용설명회와 함께 ATC로 선정된 유망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성과를 전시했다. 네오팜 등 올해 ATC로 신규 지정된 25개 중소기업에 지정서도 수여했다.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우수한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고졸 취업을 장려할 수 있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행사인 셈이다. 정 실장은 “최근 대기업들도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실력이 좋은 마이스터고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에서 현장 채용이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3년 시작된 ATC는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强小)기업을 선별해 이들이 보유한 사내 연구소를 지원하는 사업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정부는 총 사업비의 50% 이내에서 ATC당 연간 5억 원 안팎을 최대 5년간 지원한다. 현재 146개 기업 연구소가 ATC로 지정돼 있다.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안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1단계로 2년간 사업비를 지원한 뒤 평가해 나머지 기간의 지원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ATC 선정 기준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우선 세계 일류상품을 이미 만들고 있거나, 품목별 세계 시장점유율이 10위 이내로 올라설 만한 잠재력을 갖춰야 한다. 또 직전 연도 매출액이 100억∼1500억 원 사이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이 3% 이상이고 수출비중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이처럼 시장에서 검증된 기업에만 지원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 실장은 “영세 중소기업만 보호할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ATC 지원을 받아 세계 시장점유율 10위 이내에 든 중소기업은 48개, 이 중 1위에 오른 곳은 14개에 이른다. 예컨대 휴대전화 부품 ‘프리즘 시트’를 처음 국산화한 엘엠에스는 ATC 선정을 계기로 매출액이 100억 원대에서 900억 원대로 급성장했고, 이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이 60%로 뛰어올랐다. 정 실장은 “2020년까지 ATC 지원을 받는 중소기업 연구소를 1000개까지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전 국민이 참여하는 정전(停電) 대비 훈련이 21일 사상 처음으로 열린다. 이달 7일 예비전력이 316만 kW까지 떨어지는 등 올 들어 전력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행정안전부와 소방방재청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경찰청과 함께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모든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일반 가정과 병원 상점 산업체는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마치 민방위 훈련처럼 전국 읍 이상 지역에서 오후 2시부터 경보 사이렌이 울리며 TV와 라디오에선 실황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정부는 실제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전력이 순차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해 단계별 대응조치를 실시한다. 오후 2시부터 10분간 예비전력이 200만 kW 아래로 떨어지는 ‘경계’ 경보를 발령한다. 이어 2시 10분부터 10분간은 예비전력이 100만 kW 미만으로 떨어지는 ‘심각’ 경보를 울린다. 이 단계에서는 의무적으로 정전 대비 훈련에 참여하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사전에 지정한 7개 도시 28개 민간건물에서도 에어컨과 조명등을 끄는 등 정전 상황을 연출한다. 정전훈련 대상은 서울 마포구 염리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비롯해 상업용 건물인 KT 영등포지사, 서울 수도전기공고 등 7개 초중고교가 포함됐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국 컨소시엄이 중국 일본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리튬 보유국인 볼리비아로부터 리튬 관련 사업권을 획득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다음 달 초 볼리비아 국영광물기업 코미볼과 최종 계약을 맺고 합작회사를 세워 리튬이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리튬이온전지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물론이고 전기자동차에도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19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포스코 등 한국 컨소시엄과 코미볼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은 약 540만 t의 리튬이 묻힌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호수 또는 인근 포토시에 공장을 설립해 2014년부터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리튬이 들어가는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과 함께 리튬이온전지의 핵심 소재다.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볼리비아 정부와 리튬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을 기울이던 일본 등에 비하면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폐쇄한 볼리비아 대사관을 2008년 10월 재개설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이 역전승을 거둔 결정적인 요인은 기술이었다.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1년 이상 걸리던 리튬 추출기간을 1개월 이내로 크게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해 올해 2월 방한한 볼리비아 증발자원총국장에게 시연해 ‘리튬 전쟁’에 쐐기를 박았다.합작법인의 지분은 코미볼이 절반을 갖고 한국 컨소시엄 중에서는 포스코가 2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또 LG상사와 경동이 각각 5%, OCI의 자회사인 유니온과 아주그룹이 3%씩을 보유한다. 광물자원공사는 9%의 지분을 확보하고 프로젝트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합작법인 설립에는 총 180만 달러(약 20억880만 원)가 투입된다. 광물자원공사 측은 “향후 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별도의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며 “우선 공장 용지를 선정한 뒤 전체 투자규모를 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지경부 당국자는 “최근 해외 자원개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데 한국 컨소시엄이 볼리비아 리튬 사업권을 따낸 것은 국내 기업의 자원개발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볼리비아 정부는 자국의 리튬개발사업을 3단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1단계로 우유니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2단계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탄산리튬을 만든다. 3단계는 탄산리튬으로 리튬이온전지를 만드는 과정이다. 1, 2단계는 볼리비아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컨소시엄은 3단계 작업에 필요한 양극재를 생산하게 된다.2차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유니 소금물에서 효율적으로 리튬을 추출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한 한국 컨소시엄이 향후 1, 2단계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그리스 2차 총선이 치러진 17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파에 대비해 국내외 경제상황을 집중 점검하는 등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산업계 역시 선거 결과가 수출 등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며 대응책을 준비했고, 증시 관계자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출국하기에 앞서 “24시간 집중 모니터링 체제를 철저히 가동하고,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재정부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확정되는 18일 오전 신제윤 제1차관 주재로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멕시코에 있는 박 장관과 핫라인을 개설해 시장 변화에 실시간 대응하기로 했다. 한은도 18일 오전 8시 박원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17일 간부 및 실무진으로부터 향후 금융시장 동향을 보고받으며 대응책을 협의했다. 정부는 금융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나면 곧바로 재정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하는 확대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지식경제부와 대기업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실물 경제에 끼칠 영향을 집중 점검했다. 지경부 당국자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유럽연합(EU)과 무역비중이 높아 걱정”이라며 “유럽위기가 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면 지난해에 이어 ‘무역 1조 달러’를 수성하려던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 해운업계로부터 대형 선박 주문을 많이 받아온 조선업계는 특히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선박인도 지연이 아직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상황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유럽에 앞서 개장하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증시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에 찬성하는 중도우파 성향의 신민주당이 우세해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反)긴축을 표방해온 급진좌파연합(시리자당)이 우세하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관측했다.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이란 제재로 원유 수입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 따라 정부와 산업계가 대(對)이란 ‘수출 쿼터제’를 도입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 조치로 이란과의 교역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중소기업 보호 차원에서 무역업계 자율로 쿼터제를 운영하는 등 수출 자율관리를 시행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으로 채워지는 이란 중앙은행의 원화계좌를 통해서만 수출대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이란 금융제재에 이어 EU 보험회사들이 다음 달부터 이란을 오가는 유조선에 선박보험 제공을 중단하기로 해 이란산 원유 수입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수출대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쌓여 있는 원유 수입대금이 있어 내년 초까지는 수출대금을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올해 초부터 시험운전에 들어간 경주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고장을 일으켜 가동을 멈췄다. 7월 중순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는 신월성 1호기가 고장으로 정지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최근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1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8분경 신월성 1호기에서 원자로 출력을 100%에서 35%로 낮춰 시험가동을 하던 중 수증기를 터빈에 공급하는 밸브가 갑자기 닫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원전당국은 밸브를 조절하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겨 오(誤)신호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월성 1호기의 시험운전이 중단된 것은 올해 2월 2일, 3월 27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원전당국은 3월 사고 이후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벌인 끝에 이달 10일 시험가동을 재개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한수원 측은 이번 사고가 발전소 안전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방사능 외부 유출과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가압경수로형인 신월성 1호기의 설비용량은 100만 kW 규모로, 당초 다음 달 중순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올여름 전력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 사고로 본격 가동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올 9월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6개 주요 정부 부처가 연말까지 세종시로 이전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 2월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예상되는 정부 조직개편에 올해 이전 대상 부처도 들어 있어 이러다간 ‘세종시 이전 2개월 만에 다시 이삿짐을 꾸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세종시 이전 시기를 새 정부 출범 이후인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여당의 강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옛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시사하고 민주당이 과기부 부활과 정통부 격인 가칭 ‘정보미디어부’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여야가 앞다퉈 정부 조직개편 방안을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조직개편 방향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세종시 이전을 앞둔 일부 부처 공무원은 이전 준비 대신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 향방에 따라 어떻게 하면 서울에 남을 수 있을지, 고유 업무를 뺏기지는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세종시로 이전하는 부처는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부처와 조세심판원 등 6개 소속기관이다. 이 가운데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정부 조직개편 대상에 재정부 국토부 농식품부가 포함돼 있다. 새 행정부가 어떻게 짜이느냐에 따라 일부 부처는 세종시 이전 2개월 만에 다시 이삿짐을 꾸려야 할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새 정부 조직개편 이후로 이전 미뤄야” 지적 ▼ 정부는 일단 예비비 편성을 통해 1000억 원대로 예상되는 이 12개 기관의 이전비용 마련에 착수하는 등 이전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전할 부처 소속 공무원들의 마음은 딴 곳에 있다. 재정부가 대표적인 사례. 2008년 새로 출범한 재정부는 정부과천청사를 써온 재정경제부와 서울 반포동 현 공정거래위원회 청사를 이용하던 기획예산처가 합쳐지고, 금융정책 기능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현 금융위원회로 떨어져 나간 조직이다.‘족보’가 복잡한 만큼 새 정부의 개편방향에 따라 거처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금융정책을 금융위로부터 넘겨받아 재정부 전체가 서울에 남을 수도, 경제수석 부처가 세종시를 개척해야 한다는 노무현 정부의 ‘선도 부처’ 논리대로 모두 세종시로 내려갈 수도 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는 해양부 부활 문제도 세종시 이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현 정부 들어 해양부가 폐지되면서 국토부와 농식품부가 해양부 업무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영남 표심(票心)을 의식해서 해양부를 부활해 부산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일부는 과천에서 세종시로 옮긴 지 2개월 만에 부산으로 이사 가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 2013년 말 이전 예정인 부처들도 마음이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교과부의 경우 전신인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모두 지난 정부 때 세종시 이전 대상으로 확정됐지만 현 정부 들어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세종시에 가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세종시행을 꺼리는 일부 공무원이 국과위에 대거 지원한 가운데 새 조직개편에 따라 과기부가 부활되면 국과위는 물론 교과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새롭게 논의될 수밖에 없다.정통부 부활 논의는 과거 정통부 기능을 물려받은 지경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초미의 관심사다. 지경부는 세종시로, 방통위는 과천청사로 각각 이전하는데 정통부 부활이 확정되면 상황에 따라 지경부의 일부 조직이 방통위가 옮겨갈 과천에 둥지를 틀 수도 있다. 조직개편 시기에 맞춰 어떻게든 조직의 몸집을 키우려는 부처 간 경쟁과 어떻게든 서울에 남으려는 신경전이 맞물릴 경우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자칫 국가행정에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행정 혼란과 예산 낭비가 예상되는 만큼 대선 주자들이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구상을 분명하게 밝히고, 세종시 이전 시기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잠시 연기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 }
지난해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던 우리나라가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입이 동시에 줄어들어 1조 달러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무역보험 한도를 늘리고, 대중(對中) 수출전략을 다시 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1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올해 수출동향과 대책을 보고했다. 지경부는 올 5월까지 수출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됨에 따라 올해 무역규모가 당초 전망(수출 5950억 달러, 수입 5700억 달러)을 밑돌 것으로 보고, 이달 말쯤 수정치를 발표하기로 했다. 무역 주무부처인 지경부의 홍석우 장관은 최근 일요일마다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을 불러 수출입 동향을 주간 단위로 보고받는 등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지경부 고위 당국자는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현 정부의 최대 치적 중 하나인 만큼 홍 장관이 무역수지 동향에 매우 민감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무난하다고 주장하지만 올 들어 유럽에 이어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액마저 꺾이면서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지난달 중국 수출액은 63억69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43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중소,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보험 지원 규모를 지난해 190조 원에서 올해 200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규모도 3조 원가량 증액할 방침이다. 수출용 중간재 중심인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전략도 최종 소비재 혹은 중국 내수용 중간재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 이는 중국의 최대 수출국인 유럽연합(EU)의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중국 토종 대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부품업체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상담회도 잇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 플랜트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2의 중동 붐을 지원하는 한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류 마케팅을 수출 확대에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경영자문단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 경영애로 해소와 매출 증대에 기여한 정영달 전 한국애보트 대표 등 6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대한상의는 경영 노하우를 널리 전파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09년 3월 중소기업경영자문단을 출범시켰다. 지금까지 100여 명의 대기업 출신 자문위원들이 전국 중소기업을 방문해 경영전략과 마케팅, 인사, 노무 등 1800회가 넘는 상담을 무료로 진행했다. 이날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여러분의 활동이 지방 중소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자문위원들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실질적인 도움이 좀 더 많은 중소기업들에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새 집배원복이 나왔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전국 1만7000명의 집배원이 올 10월부터 입을 새로운 집배원복 후보작 12종(여름 및 겨울옷 각각 6종)을 선보였다. 산뜻한 색상에 우체국을 상징하는 제비 모양을 새겨 넣은 집배원복은 한글을 모티브로 한 패션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은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5개월 이상 걸려 만든 것으로, 여기에도 역시 한글 문양이 들어 있다. 새 집배원복 디자인은 15일까지 페이스북(facebook.com/epost.kr)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 선호도를 조사한 뒤 집배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 최종 결정된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채소와 쌀 등 생활필수품의 재래시장 판매가격이 대형마트에 비해 평균 13%, 대기업슈퍼마켓(SSM)에 비해서는 평균 15%가량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격 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은 4, 5일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36개 필수품의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SSM의 판매가격 차이를 비교한 결과 이 필수품을 몽땅 샀을 때 재래시장 평균 판매가격은 22만3792원으로, 대형마트(25만7212원)보다 13.0%(3만3420원) 낮았다. 평균가격이 26만3685원인 SSM과 비교하면 재래시장이 15.1%(3만9893원)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간 가격 차이는 올 4월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1%포인트(3412원) 더 커진 것이다. 시장경영진흥원 측은 재래시장의 가격 경쟁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와 가격 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진 품목은 건어물(30.2%)이었고 이어 채소류(15.2%), 우유 라면 등 가공식품(14.9%), 쌀 콩 등 곡물(12.8%), 고기류(11.0%), 생선류(9.7%), 과일(7.2%), 공산품(6.8%)의 순이었다. SSM과 비교해도 역시 건어물(24.7%)의 가격 차이가 가장 컸으며 채소류(18.2%), 곡물(16.4%), 공산품(16.2%), 가공식품(13.3%), 고기류(12.8%), 생선류(12.0%) 등도 10% 이상 차이가 났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교수(사진)가 “세계적 경제위기를 맞아 한국은 선진국과 무역에만 의존하지 말고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로부터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에 가장 영향력이 큰 경제학자’로 선정된 바 있다. KOTRA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13일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라잔 교수는 “한국과 중국,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국들은 최근까지 선진국에 의존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내수와 신흥국 간 무역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잔 교수는 한국이 낮은 수출 성장,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6개 주력사업에 집중된 산업구조, 중국과의 경쟁 심화, 소득 양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한 뒤 “현재 한국경제는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이뤄야 하는 전환기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규제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 적합품목제 등 대기업 규제에 관한 견해를 묻자 “한국 재벌기업은 너무 많은 혜택을 받았고 정치적으로도 강력하지만 이들을 규제하기보다는 중소기업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