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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 아들 트럼프 주니어, 에릭, 배런이 세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이 발행한 코인이 1일(현지 시간) 바이낸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다. 상장 첫날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WLFI 코인 가치는 오후 5시경 50억 달러(약 6조9600억 원) 선에 달했다. 3대째 부동산 가업을 이어온 이들이 가상 자산 사업에 뛰어들자 이해충돌 논란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익 추구를 위해 친(親)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WLFI 코인의 가치가 부동산 자산의 가치를 뛰어넘었다고 분석했다. 가상 자산 사업을 두고 트럼프 가문의 사업 전략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지렛대 삼아 그 시대에 가장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선택해왔다. 또 아버지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해 자녀의 사업을 돕는 모습도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다. ● 1930~60년대: 프레드의 공공주택 건설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10대 시절부터 작은 건축업 사업체를 운영했다. 그의 사업은 1930년대 뉴딜 정책의 출범과 함께 전환을 맞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행정부는 1934년 연방주택공사(FHA)를 설립했다. 전후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공공주택 건설을 장려했다. FHA는 공공주택에 주택 담보 대출을 지원해주는 사업을 펼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레드는 FHA 자금을 끌어와 뉴욕에 공공주택 단지를 지었다.프레드는 직접 지은 퀸스와 브루클린 일대의 아파트로 임대 사업을 벌였다. 연방정부는 1차 세계대전 등에서 싸웠던 참전용사를 위한 공공주택 건설을 지원해줬고, 프레드는 이 지원금을 활용했다. 브렌트 세불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마이클 글래스 보스턴칼리지 교수가 올 6월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300만 달러 이상이 프레드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비용을 부풀려 실제 필요한 비용보다 더 큰 규모의 주택 담보 대출을 유치한 뒤, 차액을 챙기는 방식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한 것이다. 높게 책정된 아파트값 때문에 각종 문제가 생겼다. 세입자는 보다 높은 임대료를 부담했고, 연방정부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도 컸다. 하지만 당시 미국법상 위법 행위는 없었다. 프레드의 꼼수는 부동산 업계 관행으로 여겨졌다. 그는 결국 브루클린 최대 아파트 개발업자로 올라섰다. 자녀도 사업에 활용했다. 1950, 60년대 자녀 명의로 신탁회사를 만들어 아파트가 세워진 땅의 소유권을 이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꼼수로 해석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8세에 백만장자가 됐다. 1968년 대학 졸업 직후에는 아버지 소유 회사를 통해 연간 100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게 됐다. 프레드는 지역 정치인들과의 인연도 사업에 활용했다. 1974~1977년 재임한 브루클린 출신 뉴욕시장 에이브 빔은 프레드가 20년 넘게 정치자금을 대준 인물이었다. 프레드는 브루클린 민주당의 주요 후원자였고, 빔의 ‘절친’ 버니 린덴바움은 트럼프 가족의 변호사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6년 NYT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부동산 사업의 성공 비결로 정계 인맥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 개발의 핵심은 용도변경이다.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정치인들과 아는 사이여야 하는데 우리 아버지는 이들과 교류했다”고 했다. ● 1970년대: 트럼프 대통령의 맨해튼 진출 펜실베이니아대 재학 시절 필라델피아와 뉴욕을 오가며 아버지에게 경영 수업을 받던 트럼프 대통령은 1968년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했다. 1970년대 뉴욕은 부동산 사업을 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시 재정이 파산 위기에 놓이며 도시가 흔들리고 있었다. 범죄율이 치솟자 중산층이 안전한 곳을 찾아 뉴욕을 떠나며 세수가 급감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정부 지원금을 활용해 공공주택을 개발하는 시대는 사실상 끝이 난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부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냈다. 1974~1977년 빔 시장 재임 기간에 그와의 밀접한 관계를 활용해 상업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에게 빌린 100만 달러를 밑천 삼아 맨해튼 진출에 성공했다”며 자신의 성공 신화를 설명하곤 했지만, 실제로는 더 큰 규모의 지원을 받고 아버지의 정계 인맥을 통해 각종 특혜를 받아냈다. 브루클린에서 맨해튼으로 진출하기 위한 작업은 1974년 빔 시장의 취임과 동시에 시작됐다. 그해 트럼프 부자는 맨해튼의 마지막 미개발 노른자위 땅이라고 평가받던 기차역 ‘펜 스테이션’ 일대 부지 3곳을 낙찰 받았다. 뉴욕 지역매체 빌리지보이스에 따르면 부지를 소유한 펜센트럴교통회사(PCTC)는 입찰 희망자 중 트럼프 부자와만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은 빔 시장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PCTC 측은 “부지의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트럼프 부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몇 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부지 2곳을 시정부에 넘기며 83만 달러를 받았고, 낡은 코모도르 호텔이 있던 부지에는 하얏트 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빔 시장은 1977년 퇴임을 약 열흘 남기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하얏트 호텔 개발 사업에 대해 40년짜리 감세 혜택을 줬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시 역사상 전례 없는 감세 혜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얏트 호텔 관련 감세액이 2016년 기준 36년간 총 3억493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감세 작업을 주도한 빔 시장의 측근 스탠리 프리드먼은 빔 시장의 임기가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로이 콘의 로펌으로 이직하며 연을 이어갔다. 하얏트 호텔은 1980년 완공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1983년 트럼프 타워까지 연이어 공개하며 맨해튼의 성공적인 30대 부동산 개발업자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중국식 ‘국가 자본주의’를 닮아가고 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트럼프 대통령은 ‘계획경제주의 총사령관(Dirigiste-in-chief)’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주의자인 듯하다.”(블룸버그통신) 세계 자본주의의 총본산 격인 미국이 권위주의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주요 외신들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재집권 9개월 차에 접어든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제조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방산·조선 등 다른 산업의 지분 인수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국가 자본주의란 국가가 민간기업의 경제활동을 통제하거나, 생산수단을 국유화하는 경제체제로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이나 고용통계와 같이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경제 분야에도 적극 개입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WSJ 등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시진핑 정부의 국가 개입주의를 따라 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 리더십이 경제 분야에서 과도한 개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 자본주의 행보를 분석하고, 향후 국면을 전망해 봤다.● FT “트럼프 행정부, 민간부문 장난감처럼 다뤄”지난달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 지분 10%(4억3330만 주)를 89억 달러(약 12조3710억 원)를 들여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에 따라 배당한 보조금 57억 달러를 동원해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것. 나머지 32억 달러는 보안 칩 생산을 위한 별도의 지원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매입이 완료되면 미국 정부가 현재 인텔 지분 8.92%를 보유한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한 가운데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미국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퀄컴, 엔비디아, AMD 등은 생산공장이 없는 설계 중심의 팹리스(fabless) 업체들이다. 그렇다 보니 전쟁이나 팬데믹 등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도 갖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 지분 인수 발표 후 트루스소셜에 “인텔이 수행하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는 우리 국가의 미래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인텔 지분 확보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연계 의혹을 거론하며 사임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2015∼21년 탄 CEO가 반도체 설계기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스를 이끌던 당시, 이 회사가 중국 국방과학기술대를 대리하는 위장 업체들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판매해 수출 통제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1억4000만 달러(약 20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와 인텔의 지분 인수 합의가 일부 강제성을 띤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자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재건하고자 하는 데에는 분명 강력한 국가안보적, 경제적 이유가 있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방식은 민간 부문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텔은 지난달 25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미국 정부의 지분 투자가 이뤄질 경우 해외 매출 타격, 투자자 및 직원들의 반발 등 리스크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추후 정권이 교체될 경우 이번 합의가 취소되는 등 주주들에게 리스크를 안길 수 있다”고 했다. 인텔 지분 인수를 둘러싼 우려와 반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 지분 취득은 미국에 수익을 주는 거래다. 할 수 있다면 하루 종일이라도 거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악관 당국자도 뉴욕타임스(NYT)에 “인텔은 냄비나 프라이팬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에 지분 인수는 정당하다”고 두둔했다.● 외국 기업에도 ‘황금주’ 요구하며 경영 개입 트럼프 행정부는 민간기업에 대한 지분 인수를 반도체뿐 아니라 조선, 방산 분야로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27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분 확보가 가능한 분야로 조선업을 언급하며 “우리가 미국에서 자급자족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산업”이라고 주장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자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관련해 인텔과 비슷한 거래가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록히드마틴은 매출의 97%를 미국 정부에서 만들어주기에 사실상 정부의 한 부문”이라며 “그들은 사실상 미국 정부의 한 부분과 다름없다”고 했다. 7월엔 미 국방부가 자국의 주요 희토류 광산업체인 MP머티리얼스의 지분 15%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민간기업에 대한 영향력 확대는 외국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올 6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허용 조건으로 주요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황금주’를 받아낸 게 대표적이다. 황금주는 단 한 주만으로도 이사회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주식이다. 지분 인수뿐 아니라 사실상의 세금을 새로 만들어 기업 경영을 통제하는 시도도 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와 AMD의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중국 내 매출의 15%를 일종의 ‘수출세’로 거둬들이기로 했다. 거시경제 정책 운영에서 그동안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 온 정부 통계 관리나 금리 결정에서도 정부 간섭이 노골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부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대놓고 사임을 요구했다. 또 고용통계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발표되자,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즉각 해임했다. 모두 미 행정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조치들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정책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특혜나 부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는 “민간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금융과 경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구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독재 리더십의 일종”이라며 “지금 정치, 사회적 현상은 1930, 40년대 세계에서 있었던 현상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1930, 40년대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 만연했던 파시즘 정권에 비견한 것. 토드 해리슨 미국기업연구소(AEI) 국방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하지 않은 건전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분 인수 시 정부 계약 입찰 경쟁에 영향을 줘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했다. 주요 외신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유례없는 경제 정책에 주목하며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텔 등 민간기업 지분 인수 시도가 보수주의자로부터 격렬한 반발을 샀지만 좌파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며 “기저에 ‘국가 자본주의’가 깔려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을 ‘계획 경제주의 총사령관’이라고 지칭하며 “민간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법을 뒤집고 공화당의 자유시장 철학을 산산조각 냈다”고 평했다.● “트럼프, 국가경쟁력 강화 위해 시진핑 따라 하기”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따라 ‘국가주도형 시장경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의 재분배를 뜻하는 이른바 ‘공동부유(共同富裕)’를 국정기조로 앞세워 반기업 행보를 보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이런 행태와 유사하다는 것. 시 주석은 2013년 주석 취임 후 정부 규제를 벗어나려 하거나,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상대로 철퇴를 휘둘렀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주가 2020년 상하이 콘퍼런스에서 “중국 규제 당국이 혁신을 막는다”고 비판한 뒤 중국 정부의 눈 밖에 나 은둔에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당시 중국 정부는 마윈이 세운 전자결제 기업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상장을 연기시켰다. 또 앤트그룹과 알리바바에 총 5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정부의 전방위 보복 조치에 결국 마윈은 2022년 앤트그룹의 지배권을 내려놓았다. 중국 최대 승차 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 역시 시 주석의 심기를 거슬러 표적이 됐다. 2021년 6월 디디추싱은 미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마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중국 당국 조사를 받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와 함께 고객 신규 가입이 중단되고, 80억2600만 위안(약 1조5600억 원)에 달하는 벌금도 부과받았다. 중국 정부는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이 소유한 CK허치슨홀딩스의 파나마 운하 항구 매각에도 개입했다. 올 3월 CJ허치슨홀딩스가 파나마 운하 항구 2곳의 운영권을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미국 금융기업 블랙록에 매각하기로 하자 시 주석이 “격노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관문인 파나마 운하에 중국 국영기업들이 집중 투자한 상황에서 주요 항구를 미국 기업에 넘기기로 한 데 따른 것. 이에 중국 당국이 해당 거래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 착수하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다.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에 요구한 황금주와 유사한 제도를 고안해 기업 통제에 이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취임 직후 주요 기업들의 우선주 1%를 ‘특별관리 주식’이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확보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에서 의결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추구하기 위해 중국과 비슷한 시장 개입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 및 통상 정책에 적극 개입해 국가안보에도 중요한 AI, 조선, 방산 분야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 이를 통해 미국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안기고 있는 재정 적자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자유무역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계 경제를 이끌던 미국은 별도의 산업 정책이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과거보다 낮아졌고 재도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정부와 유사한 시장 개입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이 되는 방식으로 중국을 이기려고 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고 했다. 중국이 정부 지원으로 전기자동차나 AI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부동산 부문에선 오히려 대규모 미분양을 양산하는 등 실패했다는 것. WP는 “우리는 항상 해왔던 방식, 자유시장 체제를 바탕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경쟁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권위주의 리더십에 따라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미국의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태드 디헤이븐 연구원은 “트럼프의 철학은 공산주의도 자유주의도 아니다”라며 “그는 아무 전략도 계획도 없이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권력을 휘두르려는 것”이라고 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은 근본적으로 반시장주의적 권위주의”라며 “우익이냐 좌익이냐를 떠나 일종의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 향후 행보에 관건” 전문가들은 내년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 결과가 트럼프의 향후 국가 자본주의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줄 거라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선거 전까지는 당분간 이 같은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오히려 공화당 승리를 위한 경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현 정책을 고수할 유인이 크다. 민 교수는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시장 개입의 명분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의 반대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정부 정책이 실물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투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보수 지지층은 절대 민주당을 찍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며 “현재로선 그의 권위주의 정책을 제어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세계적인 저성장 흐름 속에서 미국 경제가 눈에 띄게 좋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내년 선거는 필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 지지층인 노동자나 저소득층에서 비판 여론이 커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국은 스테이블코인 선도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3박자를 두루 갖췄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의 히스 타버트 사장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시대 한국 경제의 잠재력으로 ‘탄탄한 산업 경쟁력’과 ‘정교한 금융 시스템’, ‘적극적인 투자 열기’를 꼽았다. 한국인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다량 보유한 점에도 주목했다. 그는 “오늘날 원화가 쓰이는 모든 영역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쓸모가 있을 것”이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건전한 규제 체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클은 USDC를 발행하는 미국 최대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엘살바도르에 본사를 둔 테더에 이어 세계 2위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는 세계 최초로 올해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타버트 사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맡고 재무부 차관보를 거친 공직자 출신이다. 그는 “규제 당국의 수장으로 일하며 얻은 교훈은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한국도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정착시키기 위한 명확한 규칙을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이미 뒤처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금융 허브가 이미 빠른 속도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타버트 사장은 “한국의 강점은 건실한 수출 기업을 대거 갖췄다는 점”이라며 “우리 집에도 방마다 한국 전자제품이 있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무역 거래에 활용할 제조업과 정보기술(IT) 기업이 한국에 포진해 있다는 얘기다. 무역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늘면 국내 코인 시장이 커지고 투자금을 끌어오기도 수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타버트 사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다. 주요 대기업과도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국민 기업(household names)’들과 만났다”고 했다. 한국 파트너들을 위해 한국어로 이름이 적힌 명함도 직접 준비해왔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매우 중요한 전략적 기회로 본다”고 했다. 타버트 사장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이 한국에서 1년 내외로 마련돼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빠르게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자 보호와 통화 주권을 지키는 동시에 불량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2년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 범죄 활용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는 “정확히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라며 “USDC는 미국의 ‘지니어스법’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973년 미 법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 프레드를 기소했다. 혐의는 인종차별이었다. 법무부는 아파트 임대 사업을 하던 부자가 흑인에게 일부러 세를 주지 않았다고 봤다. 곤란에 처한 이들은 당시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와 의기투합했다. 롤스로이스를 타고 다니고, 유명인들과 자신의 요트에서 어울리는, 무엇보다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과시하고 다니는 변호사 로이 콘이었다. 콘과의 만남이 오늘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유의 호전성과 거침없는 태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수’했다는 것. 뉴욕 지역매체 빌리지보이스의 배테랑 기자 웨인 바렛은 1992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저서에서 “콘은 트럼프 대통령의 삶에서 단순 변호사 이상의 존재였다. ‘멘토’이자 사업과 사생활의 중대사를 상시 조언하는 인물이었다”고 적었다. 둘이 함께한 12년의 세월을 살펴봤다. ● 매카시즘 광풍 앞장선 영재 변호사“뉴욕의 많은 이들에게 ‘악(惡)’의 상징인 그를 기념하러, 빅애플의 악명 높은 인물들이 모였다.”바렛은 1979년 3월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클럽 ‘스튜디오 54’의 문 앞에서 파티에 참석한 인사들을 붙잡고 이름을 물었다. 이곳에서는 콘의 52세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주최자는 콘 본인이었다. 200명을 초대했고, 뉴욕 정재계와 언론계, 예술계의 거물들에게만 초대장을 보냈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앤디 워홀이 있었고 맨해튼 부동산 개발 사업에 도전 중인 32세의 젊은 트럼프 대통령도 있었다. 콘은 실력 좋은 변호사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1950년대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미국을 뒤흔든 ‘매카시즘’을 추동한 핵심 인물이었다. 콘은 공산주의자로 지목된 인물의 조사를 주도한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수석자문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날렸다.유력 판사의 아들로 20세에 뉴욕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해 21세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직후 검사가 돼 소련 간첩을 색출하는 반공 사건에 주로 투입됐다. 원자폭탄 정보를 소련에게 넘겼다는 간첩 혐의를 받는 유대계 미국인 로젠버그 부부 사건을 1951년 맡으며 유명해졌다. 부부에 대한 사형은 1953년 집행됐고 매카시는 이 사건 이후 콘을 영입했다. 콘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 존재한 음모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1950년부터 4년간 사그라들지 않던 매카시즘 광풍은 1954년 열린 36일간의 TV 청문회로 끝이 났다. 빈약한 근거로 기소가 이뤄졌다는 점이 세상에 드러난 것. 매카시 의원은 같은 해 12월 상원에서 불신임을 당했고 3년 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954년 당시 27세였던 콘은 고향 뉴욕으로 돌아가 변호사로 개업해 부활에 성공했다. 50, 60년대를 거치며 뉴욕 정재계의 마당발로 자리잡았다. 바렛은 빌리지보이스 기사에서 콘에 대해 “마녀사냥꾼에서 마피아 브로커로 변신한 뉴욕의 가장 눈부신 법률 스타이자 정치 전략가, 고향 브롱크스의 그림자 보스”라고 묘사했다. 콘은 부정직한 변호 행위로 수차례 징계를 받고 세 차례 기소됐지만 유죄 판결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 “인정하지 말고 거칠게 반격하라”1973년 트럼프 대통령은 맨해튼의 회원제 사교클럽에서 콘과 처음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콘보다 19세 어렸다. 당시 27세였던 그는 브루클린 최대의 아파트 건축업자였던 아버지의 사무실로 출근하는 새내기 사업가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 따르면 그는 콘을 먼저 알아보고 다가갔다. 그리고는 법무부의 기소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콘은 “지옥으로 가라고 해라. 법정에서 맞서 싸우라”고 했다. 트럼프 부자는 콘에게 사건을 맡겼다. 그해 12월 콘은 트럼프 부자를 대리해 연방정부를 상대로 1억 달러의 맞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떠들썩하게 진행됐다. 콘은 법무부와 미 연방수사국(FBI)를 상대로 여론전을 폈다. 유대인인 콘은 수사당국이 거친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게슈타포식 전술을 썼다”고 몰아갔다. 소송은 1975년 6월 합의로 끝났다. 트럼프 부자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신 더 많은 흑인과 소수자에게 주택을 임대하고, 언론에 ‘기회균등 주택을 제공한다’는 광고를 내기로 했다. 콘의 사촌 데이비드 마커스는 P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부자가 세입자를 가려서 받았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콘은 사실을 부인하고, 거칠게 반격하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트럼프에게 보여줬다”고 했다. 콘과 트럼프 부자는 합의를 두고 ‘승리’라고 선언했다. 마커스는 “콘은 법원 판결보다 중요한 것이 민심 재판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 트럼프, 맨해튼 진출에 성공하다세입자 인종차별 사건 5년 뒤인 1980년 맨해튼 심장부의 낡은 코모도르 호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재개장해 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맨해튼의 부동산 개발업자로 데뷔한 순간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 프레드와 수십년간 교류한 에이브러햄 빔 당시 뉴욕 시장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 개발 사업의 편의를 봐줬다고 봤다. 40년간 연간 4억 달러의 감세 혜택을 준 한 것이 대표적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 감세 혜택의 규모가 실제로는 더 컸고, 2016년 기준 36년간 총 3억4930만 달러의 감세 혜택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콘 역시 정계와 마피아 인맥을 활용해 1980년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1983년 트럼프 타워 개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사업을 물심양면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에 대한 야망도 부채질했다. 1982년에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소개했다. 둘은 이후 11년간 서신을 주고받는 펜팔 사이가 됐다. 1984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형적인 졸부’와 ‘탁월함의 표상’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 38세의 당돌한 개발업자”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러시아와 핵협상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건 협상을 아는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협상 능력을 타고난다. 미사일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배우는 데 한시간 반이면 된다. 이 일을 정말로 내가 하길 바라는 사람이 누군인지 아는가? 로이다. 나는 당장이라도 하겠다.”● 콘의 말년에 차갑게 돌아선 트럼프그해 콘은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았다. 주변에는 비밀로 했다.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 자체를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최측근만 알았다고 한다. 또 그는 사기와 허위 진술 등의 혐의로 변호사 자격 박탈당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명 심리에 증인으로 출석해 “콘은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건강이 악화되던 콘은 주변에 “간암 판정을 받았다”고 둘러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갓 구입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도 1985년 방문했다. 그러나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등을 돌렸다. 콘의 비서 수전 벨은 “도널드는 콘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자 하루아침에 갑자기 멀어졌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콘에게 맡겼던 사건을 다른 변호사에게 옮겼다. 콘의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1986년 6월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8월에는 세상을 떠났다. 당시 콘은 59세, 트럼프 대통령은 40세였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콘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하나의 시대가 끝났구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콘의 사망 이듬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목소리내기 시작했다. 그해 9월 유력 일간지 3개에 “동맹에게 보호의 대가를 받고 관세도 거두자”며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전면 광고를 실었다. 12월에는 ‘거래의 기술’을 출간했다. 콘 없는 ‘새 시대’의 문을 연 순간이었다. 동아일보가 아카이빙한 미니 히어로콘텐츠 ‘트럼프 2.0 폴리시 맵’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한 눈에 확인하세요.https://original.donga.com/2025/trump_policymap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8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2025년 인공지능(AI) 분야의 100대 인물’에 한국인 여성 두 명이 포함됐다. 주인공은 최예진 미 스탠퍼드대 교수와 조앤 장 오픈AI 모델행동 총괄로, 이들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이날 타임은 올해 AI 분야에서 큰 영향을 끼친 100인을 선정해 리더, 혁신가, 개척자, 구상가의 4개 부문으로 나눠 발표했다. 이 중 최 교수와 장 총괄은 구상가 부문에 선정됐다. 최 교수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올 1월부터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연구소(HAI)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해 언어를 분석하는 자연어처리(NLP) 분야 권위자다. 2022년에는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타임은 “최 교수는 AI의 인간적 결과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가 됐다”며 “소수 거대 기업 중심인 거대언어모델(LLM)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소규모언어모델(SLM)을 탐구하기 위해 HAI에 합류했다”고 전했다.장 총괄은 드롭박스와 구글의 프로덕트매니저(PM)를 거쳐 2021년 12월 오픈AI에 입사했다. 현재 AI 모델 행동과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타임은 “장 총괄은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한편 리더 부문에는 황 CEO, 올트먼 CEO, 머스크 CEO를 비롯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 량원펑(梁文鋒) 딥시크 창업자 등이 선정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8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한 ‘2025년 인공지능(AI) 분야의 100대 인물’에 한국인 여성 두 명이 포함됐다. 주인공은 최예진 미 스탠퍼드대 교수와 조앤 장 오픈AI 모델행동 총괄로, 이들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이날 타임은 올해 AI 분야에서 큰 영향을 끼친 100인을 선정해 리더, 혁신가, 개척자, 구상가의 4개 부문으로 나눠 발표했다. 이 중 최 교수와 장 총괄은 구상가 부문에 선정됐다. 최 교수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올 1월부터 스탠퍼드대 인간중심 AI연구소(HAI)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해 언어를 분석하는 자연어처리(NLP) 분야 권위자다. 2022년에는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타임은 “최 교수는 AI의 인간적 결과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가 됐다”며 “소수 거대 기업 중심인 거대언어모델(LLM)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소규모언어모델(SLM)을 탐구하기 위해 HAI에 합류했다”고 전했다.장 총괄은 드롭박스와 구글의 프로덕트매니저(PM)를 거쳐 2021년 12월 오픈AI에 입사했다. 현재 AI 모델 행동과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타임은 “장 총괄은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한편, 리더 부문에는 황 CEO, 올트먼 CEO, 머스크 CEO를 비롯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제시 아마존 CEO,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 량원펑(梁文鋒) 딥시크 창업자 등이 선정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검색 도구로 활용할 때 가장 정확한 답을 내놓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구글의 ‘AI 모드’라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구글의 AI 모드와 AI 오버뷰, 챗GPT, 클로드, 메타 AI, 그록, 퍼플렉시티, 빙 코파일럿 등 9개의 AI 모델의 검색 정확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AI 모드가 가장 정확한 답변을 내놨다고 전했다. WP는 9개의 모델에 30가지 까다로운 질문을 한 뒤 전문 사서 3명에게 의뢰해 답변의 정확성을 1~10점으로 평가했다. 테스트 결과 AI 모드가 100점 만점에 60.2점을 얻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GPT-5 기반의 챗GPT가 55.1점으로 2위를, 퍼플렉시티가 51.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그록3(40.1점)과 메타 AI(33.7점)은 각각 8위와 9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AI 모드는 구글 제미나이 2.5 기반의 검색 도구다. 여러 출처를 종합한 뒤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을 제공하나 아직 한국에서 출시되지 않았다. AI 오버뷰는 구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 결과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기능이다. WP는 “AI가 정보의 최신성과 출처의 신뢰도를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잘못된 답을 자신 있게 내놓기도 했다”며 “비판적 사고를 통해 AI가 내놓은 답변을 한차례 더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증오를 표출한 교내 총기 범죄로 미국에서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은 이 학교를 졸업한 트랜스젠더로, 트럼프 대통령과 종교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며 유튜브에 범행을 예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에서 개학 미사 도중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8세와 10세 어린이 2명이 숨졌다. 이와 함께 어린이 14명과 80대 신도 3명 등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은 2017년 이 학교를 졸업한 23세의 로빈 웨스트먼으로, 그의 어머니는 이 학교의 교직원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웨스터먼은 이날 오전 8시 30분경 권총, 소총, 산탄총을 갖고 학교 내 성당으로 다가갔고, 건물 밖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통해 총을 난사했다. 이후 성당 안으로 진입해 수십 발의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주차장으로 이동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외신들은 “범인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로, 유튜브에 올린 영상과 총기에 적은 문구를 통해 트럼프와 기독교, 유대인 등에 대한 증오를 표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총기와 탄창엔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이스라엘은 반드시 무너져야 한다’,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당신의 하느님은 어디 있나’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과거 총기 참사 사건을 동경하는 내용도 발견됐다.사건 발생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비극적 총격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버나드 헵다 미니애폴리스 대주교에게 전보를 보내 “이 끔찍한 비극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 특히 자녀를 잃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영적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고, 총기 규제가 필요하단 입장을 밝혀온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새 학년을 막 시작한 아이들이 악과 공포, 그리고 죽음에 직면했다”고 개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한 미국 헤지펀드 업계 대부 조지 소로스에 대해 “반(反)트럼프 폭력시위를 지원했다”며 처벌을 주장했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엄포를 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조지 소로스와 그의 훌륭한 급진좌파 아들은 미국 전역에서 폭력 시위를 지원했기 때문에 조직범죄처벌법(RICO)에 따라 기소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로스의 아들 알렉스는 부친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오픈소사이어티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이런 미치광이들이 미국을 분열시키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소로스 부자에 대한 연방정부의 수사 착수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소로스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오픈소사이어티재단은 이날 AFP통신에 보낸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트럼프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라며 “오픈소사이어티 재단은 폭력시위를 지원하거나 자금을 대지 않는다”고 밝혔다.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다음 달 1일 미국 노동절에 맞춰 50개주에서 반트럼프 시위 900건이 예정된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4월, 6월에도 미 전역에서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 정적 보복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2일 미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경질된 뒤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 온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집권 공화당이 이념적으로 다양하고 사안에 따라 서로 충돌하는 6개의 주요 계파로 구성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진단했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며 현재 공화당의 주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의 기존 노선을 추종하는 ‘전통 보수’, 재정적자 감축과 작은 정부를 중시하는 ‘재정 매파’, 복음주의 개신교도와 보수 가톨릭 인사로 구성된 ‘기독교 우파’, 가상화폐 및 인공지능(AI) 관련 의제를 중시하는 ‘테크 우파’, 야당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온 ‘전향 보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 계파는 관세, 감세, 반(反)이민, 해외 군사 개입 등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날 3시간 넘게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등 현재까지는 영향력이 굳건한 트럼프 대통령에 가려져 각 계파의 갈등은 본격적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WP는 갈수록 ‘포스트 트럼프’ 시대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 주류 ‘마가’ vs 옛 주류 ‘전통 보수’ 마가는 관세 정책을 통해 쇠락한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적극 지지한다. 반이민, 해외 군사 개입 반대 등을 외치며 노동계층의 표심에 민감하다. 마가 진영의 대표 주자는 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러스트벨트’ 출신의 J D 밴스 부통령, ‘여자 트럼프’로 꼽히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 등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도 마가 진영에 속한다. 반면 공화당의 전통 보수 진영은 친(親)기업 성향이 강하다. 또 ‘미국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해외 군사 개입에 찬성한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긍정적이다. 또 감세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관세와 강경한 반이민 정책에는 부정적이다.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반이민 정책에 따른 저임금 노동자의 부족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6월 “노동력 부족을 감안해 농장과 호텔 등에서 근무하는 불법 이민자는 추방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마가 진영의 반발로 해당 정책을 철회했다. 아직까지는 이들보다 마가가 트럼프 대통령과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진영의 대표 주자로는 우크라이나를 선제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 등이 꼽힌다.● 마가 진영 대표 주자 밴스, ‘테크 우파’와도 가까워 ‘재정 매파’는 자유주의 성향이 강하며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자고 외친다. 대표 주자인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도 “감세 법안을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기독교 우파’에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많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침례교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제임스 랭크퍼드 상원의원이 꼽힌다. 또 가톨릭 신자도 적지 않다. 이들은 지난해 미 대선 때 그간 주로 민주당을 지지했던 라틴계 유권자를 공화당 지지자로 바꾸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낙태 반대, 학교 내 종교 교육 강화 등을 중시한다. ‘테크 우파’에는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지만 대통령의 감세, 반이민 정책 등을 두고 충돌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밴스 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AI 기반 방위산업 기업 팔란티어의 피터 틸 창업자,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AI·가상화폐 차르 등이 포진하고 있다. 테크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적극 지지한다. 이들도 친기업 성향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반이민 정책에는 부정적인 편이다. ‘전향 보수’ 진영에는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캠페인을 주도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과 척을 지고 공화당으로 넘어왔다. 대통령과 가까운 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 등 일부 마가 인사는 이들이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발 소액 소포를 대상으로 허용해온 무관세 혜택을 29일(현지시간) 폐지한다. 다만 100달러 이하의 개인 선물에 한해 여전히 면세 혜택이 제공된다.26일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9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폐지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2016년부터 내용물이 800달러 이하인 소포에 한해 관세를 면제하는 소액면세 제도(de minimis)를 운영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혜택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제도 폐지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정부는 소액 소포에 대한 향후 관세 부과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미국으로의 선적을 중단했다. 25일 스위스와 일본이 대미 선적을 중단했고, 호주와 인도, 뉴질랜드, 영국 등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이번 조치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및 일반 소비자가 적잖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CNBC는 일부 중소기업과 자영업의 경우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도 향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오벌 오피스’를 꾸미고 있다고 들었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 보기 좋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집무실 찬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뒤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곳곳을 금빛 꽃병과 항아리, 황금빛 아기천사상(像) 등 왕실을 방불케 하는 소품들로 채웠다. 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열린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콕 집어 추켜세우며 분위기를 띄운 것. 그는 “황금빛이 품격 있어 보이고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며 거듭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 대통령이 칭찬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는 전략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할 때의 일반적인 공식인 아부(flattery)를 잘 준비했다”고 진단했다.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이 현장에서 의연하고 자연스럽게 대처했기에 처음부터 잘 풀렸다. 대통령의 대응이 잘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李 당황시킨 ‘매복’은 없어이날 정상회담은 두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직전까지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처럼 보인다.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겨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5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이곳에서 회담할 당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두 정상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면박을 줬다. 당시 남아공 언론들은 이를 ‘매복(ambush)’이라고 부르며 “다른 나라 정상을 의도적으로 모욕했다”고 분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을 당황시킬 ‘매복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칭찬을 좋아하고 인정 욕구가 큰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해 이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상승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에서 평화를 조성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칭찬이었다.이 대통령은 이날 의자 앞부분에 앉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역시 상대에 대한 ‘존중’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美 전문가와 외신 “트럼프 비위 맞추기 성공” 워싱턴 주요 싱크탱크의 한미 관계 전문가들도 이 대통령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 전략’이 성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여 석좌는 “회담이 ‘난장판(trainwreck)’으로 되는 걸 피한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위원도 “‘지나친 아부(obsequiousness)’는 트럼프를 다루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 동맹 현대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 같은 민감한 사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는 “동맹 현대화 같은 까다로운 의제를 (정상회담에서 다루는 대신) 실무단으로 넘기고, 산업 협력의 세부 사항을 불분명하게 두는 방식으로 트럼프와 효과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 내가 그곳에서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농담에 주목하며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소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아첨은 끊임없었고 과도하기까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관례”라고 논평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트럼프에게 ‘이재명은 김정은과 만남을 도울 수 있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남겼다.”25일(현지 시간)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북한 문제가 이번 회담의 ‘스위트 스팟’이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스위트 스팟은 골프와 야구 등에서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날아가는 최적의 지점을 뜻한다. 그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의지를 거듭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춘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그를 비롯해 동아일보와 인터뷰한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안보 석좌 등 미국 싱크탱크의 안보 전문가들은 이날 열린 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첫 대면회담을 마쳤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앞세우고 까다로운 과제는 실무 협의로 넘겨 카메라 앞에서 충돌을 피했다고 봤다. 이들은 이날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주한미군 재편 문제를 두고 앞으로 한미 양국이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미 투자 펀드 등 경제 협력의 세부 사항 또한 향후 쟁점으로 꼽았다. ● 한반도 ‘평화’ 앞세운 회담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에 주목했다. 여 석좌는 “김 위원장과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의를 갖는 사안”이라며 “이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로 본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꺼내든 주제로 보인다”고 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부각했다는 것이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그(김정은)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비공개 오찬 회담에서도 관련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간 공감대를 확인했으나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담화에서 “비핵화 논의는 우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북-미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미 간 협상은 늘 ‘언젠가 비핵화’라는 말장난을 기반으로 이어져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크로닌 석좌는 “김정은은 향후 어떤 합의에서도 2019년 실패한 하노이 정상회담 때보다 훨씬 더 높은 대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김정은이 방해꾼(spoiler) 역할을 다시 맡을 문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 “‘숙청’은 마가 의식한 게시글”이날 정상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처럼 보인다.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겨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할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7월에는 브라질 정부가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을 ‘마녀 사냥’하고 있다며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해당 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오해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일각에서는 게시글이 올라간 배경을 두고 핵심 트럼프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일부 인사들의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 석좌는 “향후 한미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오벌 오피스’를 꾸미고 있다고 들었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 보기 좋다.”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집무실 찬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뒤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곳곳을 금빛 꽃병과 항아리, 황금빛 아기천사상(像) 등 왕실을 방불케 하는 소품들로 채웠다.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열린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콕 집어 추켜세우며 분위기를 띄운 것. 그는 “황금빛이 품격 있어 보이고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며 거듭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 대통령이 칭찬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는 전략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할 때의 일반적인 공식인 아부(flattery)를 잘 준비했다”고 진단했다.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이 현장에서 의연하고 자연스럽게 대처했기에 처음부터 잘 풀렸다. 대통령의 대응이 잘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李 당황시킨 ‘매복’은 없어이날 정상회담은 두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직전까지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처럼 보인다.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겨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5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이곳에서 회담할 당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두 정상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면박을 줬다. 특히 라마포사 대통령에게는 갑자기 ‘남아공 정부가 백인 학살을 묵인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도 틀었다. 당시 남아공 언론들은 이를 ‘매복(ambush)’이라고 부르며 “다른 나라 정상을 의도적으로 모욕했다”고 분노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을 당황시킬 ‘매복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칭찬을 좋아하고 인정 욕구가 큰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해 이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다우존스 지수의 상승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에서 평화를 조성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칭찬이었다.이 대통령은 이날 의자 앞부분에 앉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역시 상대에 대한 ‘존중’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美전문가와 외신 “트럼프 비위 맞추기 성공”워싱턴 주요 싱크탱크의 한미 관계 전문가들도 이 대통령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 전략’이 성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여 석좌는 “회담이 ‘난장판(trainwreck)’으로 되는 걸 피한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위원도 “‘지나친 아부(obsequiousness)’는 트럼프를 다루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진단했다.이날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 동맹 현대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 같은 민감한 사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는 “동맹 현대화 같은 까다로운 의제를 (정상회담에서 다루는 대신) 실무단으로 넘기고, 산업 협력의 세부 사항을 불분명하게 두는 방식으로 트럼프와 효과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주요 외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 내가 그곳에서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농담에 주목하며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소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공개 회담을 무사히 넘겼고 농담까지 나누며 트럼프를 매료시켰다”며 “아첨은 끊임없었고 과도하기까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관례”라고 논평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뇌물수수 의혹 등 정치 스캔들에 휩싸였다고 현지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암비토, 페르필 등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의 친구인 디에고 스파그누올로 국립장애인청장이 현지 제약회사인 수이소에 정부와 장애인 공공의료품 구매 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금의 8%를 뇌물로 요구하는 녹취가 최근 공개됐다. 특히 녹취에는 계약금의 8%인 뇌물 중 3%가 카리나의 몫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카리나는 밀레이 대통령의 친여동생이다. 그는 미혼인 밀레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며, 아르헨티나 안팎에선 ‘밀레이를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이란 평가가 나온다. 말 그대로 밀레이 정권의 핵심 막후 실세인 것.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과 암비토는 2023년 대선 과정에서 카리나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에 빗대어 ‘아르헨티나의 김여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정권의 실세 중 하나로 여겨졌던 스파그누올로를 전격 경질했다. 하지만 카리나는 여전히 대통령 비서실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녹취의 진위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야당의 고발로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세바스티안 카사네요 판사는 22일 14개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고, 이 과정에서 스파그누올로의 휴대전화 2개와 지폐 계수기를 확보했다. 뇌물 제공 의혹을 받는 수이소의 이사 한 명도 거액을 가지고 도주하다 검거됐다. 밀레이 대통령은 그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긴축 정책으로 내부적으로 큰 반발을 불렀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등 아르헨티나 경제의 펀더멘털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녹취 스캔들이 상상도 못 했던 방식으로 가속화되면서 밀레이 정부가 일종의 동면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또 취임 2년(올 12월)을 앞두고 밀레이 대통령이 여동생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단 진단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10월 총선을 앞둔 여당 내 권력다툼 과정에서 관련 녹취가 유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리나가 사실상 여당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내부 고발에 나섰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심 치안 유지를 이유로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 3대 도시로 꼽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빠르면 다음 달 미 국방부가 시카고에 주방위군 수천 명을 투입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올 6월 로스앤젤레스, 이달 11일 수도 워싱턴에 치안 유지 등을 이유로 주방위군을 전격 투입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또 다른 주요 도시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 워싱턴에 투입된 주방위군 2200여 명이 “경찰과 협력해 멋진 일을 해내고 있다. 다음엔 다른 지역으로 가서 그곳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며 시카고와 뉴욕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시카고는 엉망이고 시장은 끔찍하게 무능하다”며 “시카고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주방위군은 유사시 연방정부의 지휘를 받는다. 하지만 전쟁 중이 아닌 상황에서 치안 유지를 위해 야당 지지세가 강한 주요 도시에 군을 투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소속인 브랜던 존슨 시카고 시장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또한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워싱턴에 이어 다른 주와 도시를 장악하겠다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의 배경으로 “민주당 소속 시장과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 강력 범죄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며 동시에 ‘민주당은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씌워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미 중서부의 중심 도시인 시카고는 1931년 이후 94년간 민주당 소속 시장만 배출했다. 또 1988년 미 대선 이후 36년간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반감을 표해 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미 정계의 중앙무대에 등장했다. 그의 부인 미셸 여사는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현재 세계 최고령자이며, 영국 역사상 최장수 인물인 에설 캐터햄(사진)이 21일(현지 시간) 116번째 생일을 맞았다. 영국 BBC방송은 캐터햄이 잉글랜드 서리주의 한 요양원에서 이날 가족들과 함께 생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캐터햄은 1909년 8월 21일 햄프셔주 십턴벨린저에서 태어났다. 에드워드 7세 시대에 태어나 현재까지 생존 중인 마지막 영국인으로 에드워드 7세의 고손자(4대손)인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그의 115세 생일을 맞아 축하 카드를 보내기도 했다. 캐터햄은 2020년 BBC라디오에 출연해 장수의 비결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좋든 나쁘든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다른 의견을 경청하되 결국 자신의 뜻을 따르는 것,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장수 비결로 꼽았다. 2020년에는 111세의 나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해 화제를 모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뇌물수수 의혹 등 정치 스캔들에 휩싸였다고 현지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암비토, 페르필 등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의 친구인 디에고 스파뉴올로 국립장애인청장이 현지 제약회사인 스위소에 정부와 장애인 공공의료품 구매 계약을 맺을 경우 계약금의 8%를 뇌물로 요구하는 녹취가 최근 공개됐다. 특히 녹취에는 계약금의 8%인 뇌물 중 3%가 카리나의 몫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카리나는 밀레이 대통령의 친여동생이다. 그는 미혼인 밀레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며, 아르헨티나 안팎에선 ‘밀레이를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이란 평가가 나온다. 말 그대로 밀레이 정권의 핵심 막후 실세인 것.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과 암비토는 2023년 대선 과정에서 카리나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에 빗대어 ‘아르헨티나의 김여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아르헨티나 정부는 정권의 실세 중 하나로 여겨졌던 스파뉴올로를 전격 경질했다. 하지만 카리나는 여전히 대통령 비서실장 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녹취의 진위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야당의 고발로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세바스티안 카사넬로 판사는 22일 14개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고, 이 과정에서 스파뉴올로의 핸드폰 2개와 지폐 계수기를 확보했다. 뇌물 제공 의혹을 받는 스위소의 이사 한 명도 거액을 가지고 도주하다 검거됐다.밀레이 대통령은 그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긴축 정책으로 내부적으로 큰 반발을 불렀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등 아르헨티나 경제의 펀더멘털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녹취 스캔들이 상상도 못 했던 방식으로 가속화되면서 밀레이 정부가 일종의 동면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또 취임 2년(올 12월)을 앞두고 밀레이 대통령이 여동생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단 진단도 제기된다.일각에선 10월 총선을 앞둔 여당 내 권력다툼 과정에서 관련 녹취가 유출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리나가 사실상 여당의 공천권을 행사하는 가운데,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내부 고발에 나섰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현재 세계 최고령자이며, 영국 역사상 최장수 인물인 에셀 캐터햄이 21일(현지 시간) 116번째 생일을 맞았다.영국 BBC방송은 캐터햄이 잉글랜드 서리주의 한 요양원에서 이날 가족들과 함께 생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캐터햄은 1909년 8월 21일 햄프셔주 시프턴벨린저에서 태어났다. 에드워드 7세 시대에 태어나 현재까지 생존 중인 마지막 영국인으로 에드워드 7세의 고손자(4대손)인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그의 115세 생일을 맞아 축하 카드를 보내기도 했다. 캐터햄은 2020년 BBC 라디오에 출연해 장수의 비결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좋든 나쁘든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다른 의견을 경청하되 결국 자신의 뜻을 따르는 것, 언제나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장수 비결로 꼽았다. 특히 그는 “모든 기회에 ‘예스’라고 답하라. 그것이 어떤 길로 이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여덟 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캐터햄은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살았다. 영국에서 성장한 뒤 18세에 인도로 건너가 군인 가정의 보모로 일했으며, 영국 육군 장교였던 남편 노먼과 결혼했다. 남편을 따라 주재했던 홍콩에서는 직접 유치원을 열기도 했다. 운전은 97세 때 그만뒀고, 2020년에는 110세의 나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해 화제를 모았다.캐터햄은 남편(1976년)과 두 딸(2000, 2020년)을 먼저 떠나보냈다. 현재는 세명의 손주와 다섯명의 증손주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심 치안 유지를 이유로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 3대 도시로 꼽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주방위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빠르면 다음달 미 국방부가 시카고에 주방위군 수천 명을 투입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올 6월 로스앤젤레스, 이달 11일 수도 워싱턴에 치안 유지 등을 이유로 주방위군을 전격 투입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또다른 주요 도시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 워싱턴에 투입된 주방위군 2200여 명이 “경찰과 협력해 멋진 일을 해내고 있다. 다음엔 다른 지역으로 가서 그 곳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며 시카고와 뉴욕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시카고는 엉망이고 시장은 끔찍하게 무능하다”며 “시카고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주방위군은 유사시 연방정부의 지휘를 받는다. 하지만 전쟁 중이 아닌 상황에서 치안 유지를 위해 야당 지지세가 강한 주요 도시에 군을 투입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실제로 민주당 소속인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 또한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 워싱턴에 이어 다른 주와 도시를 장악하겠다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의 배경으로 “민주당 소속 시장과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 강력 범죄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며 동시에 ‘민주당은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씌워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미 중서부의 중심도시인 시카고는 1931년 이후 94년간 민주당 소속 시장만 배출했다. 또 1988년 미 대선 이후 36년간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반감을 표해 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미 정계의 중앙무대에 등장했다. 그의 부인 미셸 여사는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