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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핵폭탄 개발로 연결될 수 있는 우라늄의 고농축작업을 9일부터 시작하겠다고 나서 서방세계와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7일 이란 국영TV를 통해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농축우라늄의 농도를 현재 3.5%에서 20%로 전환하는 고농축작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토록 이란 원자력기구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8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를 공식 통보했다. 20% 고농축우라늄은 단기간에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90%의 우라늄으로 농축할 수 있어 이란 핵 개발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이란은 41년 전 미국이 건설해준 의료용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해 20% 고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과 IAEA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3.5%의 저농축우라늄 1500kg의 대부분을 해외로 반출하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없는 의료용 원자로 연료봉으로 교환해주겠다는 협상을 벌여왔다. 그런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7일 돌연 자체 우라늄 고농축을 선언하면서 서방과의 핵 협상 폐기를 선언한 것. 그는 “우리는 서방에 2, 3개월의 시간을 충분히 줬지만 그들은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려 했다”며 서방을 비난했다. 이란은 고성능 무기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은 8일 군사용 무인비행기 생산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고 이란 공군은 러시아의 S-300 시스템보다 강력한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자체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레이더망을 피해갈 수 있는 전투기 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이란 파르스통신이 전했다. 이러한 이란의 초강경 대응에 대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란에 대해 네 번째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안보리의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안은 중국의 반대에 부닥쳤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의 핵협상 파기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서방의 유엔 안보리 추가 제재가 힘들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이스라엘核엔 침묵… 왜 이란核만 문제삼나”■ 바흐티아리 주한 이란대사 인터뷰“이란, IAEA-NPT 규칙 준수‘핵무기 개발’ 주장은 근거없어서방편견이 신뢰형성 가로막아”▼ “중동 지역에서 핵탄두를 200개 넘게 보유한 ‘그런 국가’에 대해서는 위험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평화적인 핵(원자력)개발 초기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협조해온 우리는 위험하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 무함마드 레자 바흐티아리 주한 이란대사(59·사진)는 ‘그런 국가’는 이스라엘을 말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11일로 이란의 이슬람혁명이 일어난 지 31년이 된다. 이슬람혁명 31주년을 맞아 4일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이란대사관저에서 바흐티아리 대사는 “이란은 어떤 종류의 핵무기 및 핵무기 기술도 거부한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오로지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서구의 주장을 ‘근거 없는 주장(baseless allegation)’이라고 일축했다. 핵무기 개발까지 이른 북한의 핵개발 과정을 이란이 따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했다. “IAEA는 우리 핵 프로그램 관련 시설에 연인원 2만4000명을 파견하고 현장 모니터 요원까지 배치해 살펴봤다. 그러나 이런 시설이 핵무기 개발로 전환(diversion)된 어떤 흔적도 찾아내지 못했다. 이란은 IAEA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정회원으로서 모든 규칙을 지키고 의무를 다했다.” 바흐티아리 대사는 “반면 IAEA는커녕 NPT에도 가입하지 않은 ‘그런 국가’가 중동뿐만 아니라 세계 안보에 위협이 되는데도 서방국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미, 친서구와는 거리가 먼 이란이 중동지역 강국으로 떠오르면 이 지역에서 자국의 이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을 우려한 서방국가들이 ‘이라노포비아(Iranophobia·반(反)이란 정서)’ 확산 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바레인을 비롯한 4개국에 이란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다며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한 것도 그 예라는 것. 바흐티아리 대사는 ‘신뢰 형성(confidence building)’의 상호성을 강조하면서 “서구는 이란에 신뢰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그들은 신뢰할 만한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취임 초 이란에 포용(engagement)을 이야기했지만 적대적 정책은 계속됐다”며 “말은 좋았지만 현실은 1cm도 긍정적인 쪽으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란 대통령 선거 부정시비 논란에 대해 “이란은 혁명 이후 대선을 비롯한 31번의 각종 선거를 잡음 없이 치러냈다”며 “부정선거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야당의 반발에 대해 “선거 패배의 감정을 거리에 쏟아내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도 “반정부, 반혁명적인 야당 일부가 대중을 도발해 상황을 폭동에 가깝게 몰고 간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슬람혁명은 “팔레비 정권이 서방국가의 지시와 간섭을 받는 정부였다는 것을 깨달은 국민이 독립과 권리를 되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그가 강조한 것도 ‘독립국가’ 이란의 ‘권리’였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03년 영미 합작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인도 콜카타 최대의 홍등가 소나가치를 찾아왔을 때만 해도 소년 아비지트는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바뀔지 몰랐다. 아비지트 할데르, 13세. 돌아가신 엄마는 소나가치에서 일하는 1만여 매춘부 중 한 명이었다. 아비지트는 소나가치에서 할머니, 그리고 약물중독자 아빠와 같이 살았다. 다큐멘터리 감독 자나 브리스키와 로스 카우프먼은 아비지트와 그 또래의 소년소녀 7명에게 카메라를 하나씩 안겨 주고 각자 가족과 소나가치의 사진을 찍도록 했다. 두 감독은 이들이 사진 찍는 법을 알고 자기 주변을 돌아보게 되면서 이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하고자 했다. 아이들은 빠르게 적응했다. 이들의 사진은 콜카타는 물론 미국 뉴욕에서도 전시됐고, 아이들 교육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팔리기도 했다. 아비지트는 이들 중 발군이었다. 그의 사진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진전에도 출품됐다. 이들의 다큐멘터리 '집창촌에 태어나서(Born into Brothels)'는 2005년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그리고 아비지트의 삶도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는 영화가 뭔지도 몰랐어요. 영화하면 볼리우드(인도 영화계를 일컫는 말) 밖에는 몰랐죠. 그런데 우리의 다큐멘터리가 오스카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집창촌에 태어나서'를 봤죠.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할 만한 날이었어요." 아비지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큐멘터리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저 바깥 세계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2005년 그에게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가 오자 아비지트는 놓치지 않았다.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주도해서 만든 비영리 장학재단 '카메라를 든 아이들(Kids with Cameras)'이 그의 고등학교 학비를 댔다. 2007년 미 뉴햄프셔의 고교 졸업반이던 아비지트는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다. 고교 시절 여름방학 영화캠프에서 배웠던 뉴욕대 리처드 리트빈 교수의 격려도 아비지트의 진로 선택에 한몫을 했다. 최대 난관이었던 학비도 '카메라를 든 아이들'과 뉴욕대의 학비 보조금 지급으로 어느 정도 해결됐다. 물론 아비지트도 방과 후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 그는 현재 뉴욕대 칸바르 영화·TV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러나 함께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아이들이 모두 아비지트 같은 행운을 잡은 건 아니었다. 한 소녀는 콜카타에서 학교를 다니다 다시 소나가치로 돌아가 몸을 팔고 있다. 아비지트는 이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고 7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소나가치의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건 교육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지난달 21일 호주 멜버른공항에서 실종된 백만장자 부동산투자가 허먼 록펠러 씨(52)가 8일 만인 29일 멜버른 교외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호주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생전 인터넷 '파트너 교환섹스(스윙어·swingers) 사이트'에 가명으로 접근해 뭇 여성들과 은밀히 성관계를 하는 '이중생활'을 꾸려온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록펠러 씨는 호주 곳곳에 대형 쇼핑센터를 비롯해 여러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종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해왔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뉴질랜드 존 키 총리가 그의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정·재계 인맥도 두터웠다. 올해 큰딸이 호주국립대 의대에 입학하게 됐다고 친구들에게 마냥 자랑할 정도로 가정적이기도 했다. 이런 그의 배경은 그의 '일탈'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호주 경찰은 그를 살해해 시체를 유기한 용의자로 마리오 쉠브리 씨(57)와 버나데트 대니(여·41)를 긴급 체포했다. 록펠러 씨와 두 남녀는 인터넷 파트너 교환섹스 사이트를 통해 만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록펠러 씨의 실종이 알려진 지난달 21일 사실 록펠러 씨는 또 한번의 밀회를 위해 대니 씨의 집으로 향했던 것이다. 정확한 동기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셋은 말다툼을 벌였고 두 사람이 록펠러 씨를 살해해 시체를 토막 낸 뒤 불에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지 '해럴드 선'은 2일 록펠러 씨가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발행되는 파트너교환 섹스 전문잡지에 파트너를 찾는다는 지저분한 광고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보도한 광고에서 록펠러 씨는 자신을 30대라고 소개했고, '매력적이며 거리낌 없이 섹스를 즐기는 커플'을 찾는다고 했다. 광고에 실린 연락처는 록펠러 씨가 자신의 '또 다른 삶'을 숨기기 위해 마련한 5개의 선불(先拂) 휴대전화 번호 중 하나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호주 AAP통신에 따르면 멜버른에서는 은밀한 파트너 교환섹스를 전문으로 하는 8개의 그룹이 있다. 그러나 이들 그룹에 정통한 소식통은 록펠러 씨가 이런 그룹에 참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록펠러 씨의 가족은 지난달 30일 조용히 장례식을 치렀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새해 벽두부터 세계가 테러 위협으로 술렁거리고 있다. 24일까지 3대륙 10여 개국이 테러경보 수위를 높이거나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이슬람 테러 그룹의 항공기 납치 계획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영국은 22일 테러경보를 ‘실제적(substantial·테러 가능성 있는)’에서 ‘심각한(severe·테러 가능성 매우 큰)’으로 한 단계 높였다. 5단계인 영국 테러경보의 최고 수준은 ‘심각한’ 위의 ‘위급한(critical·테러 임박)’이다. 앨런 존슨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테러경보 격상을 발표하면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이번 경보 격상이 이슬람 무장조직의 인도 여객기 납치테러 계획 정보 때문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인도 정보당국이 지난주 초 “인도 뭄바이나 델리발 인도 여객기를 알카에다와 연계된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슈카르에토이바(LeT)가 납치하려고 한다”는 정보를 영국 국내정보부(MI5)에 알렸다는 것. 앞서 21일 인도 정부도 항공기에 테러 경보를 발령하고, 승객 소지품 검색을 더욱 강화했으며 기내 무장 보안요원도 더 배치했다. 미 정보당국도 23일 미국 또는 기내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꾀하는 여성 2명의 입국을 경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이들은 서방국 여권을 지닌 비(非)아랍계 백인 여성일 가능성이 높으며 지난해 12월 미 디트로이트 여객기 폭파 테러 기도를 모의한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이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국무부는 다음 달 12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을 보러 가는 미국인들에게 테러 주의를 촉구했다고 ABC뉴스 인터넷판이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사진)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미 여객기 폭탄테러 기도사건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는 한 미국에 대한 공격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빈라덴의 육성 테이프를 알자지라 방송이 공개했다고 전했다. 테이프에 따르면 빈라덴은 “이것은 오사마가 오바마(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폭탄테러를 기도한) 영웅 같은 전사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9·11 (테러를 일으킨) 영웅들이 전한 메시지와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팔레스타인에서 진짜 안전을 누리지 못하는 한 미국 또한 안전을 꿈꿔서는 안 된다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우리 형제들이 최악의 삶을 살고 있는데 당신네 미국인들이 좋은 삶을 누리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을 돕는 한 우리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외신은 이 테이프에 담긴 것이 진짜 빈라덴의 육성인지 확인할 길은 없다고 전했지만, 알자지라 방송은 빈라덴 육성이 틀림없으며 한달 전 녹음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도 빈라덴은 6차례에 걸쳐 육성 테이프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그동안 크리스마스 여객기 폭탄 테러기도 사건은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가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번 육성 메시지가 빈라덴이 세계 여러 알카에다 지부를 확실히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자신의 건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지진으로 건물 잔해에 깔려 다리를 잘라낸 두 살배기 아이를, 집도 남편도 잃은 엄마는 구조대가 어렵게 아이를 구출해냈지만 데려가기를 거부했다. 오른발을 잘라낸 11세 소녀에게는 돌봐줄 친척이 하나도 없다. 13세 소녀 장 페테르송 에스팀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한 공원에서 혼자 노숙하며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아이티에 사상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 지 열흘째인 21일 포르토프랭스의 거리엔 수만 명의 어린이가 방황하고 있다. 이른바 ‘지진 고아’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 따르면 연이은 허리케인과 수십 년째 계속되는 정쟁으로 살림살이가 황폐화하면서 버려진 아이티의 고아는 지진 발생 전 이미 38만 명에 이르렀다.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거나 버림받은 아이티 어린이는 6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빠른 입양만이 아이들의 목숨을 구한다” 아이티 어린이의 이런 참혹한 모습이 전해지면서 국제입양단체인 ‘국제아동봉사공동협회(JCICS)’에는 아이티 고아를 입양하고 싶다는 전화와 e메일이 매일 50∼100건씩 답지한다. 지진 전에는 한 달에 10건 정도가 고작이었다. 미국의 다른 입양기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이애미의 태미 게이지 씨 부부는 아이티 어린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입양단체에 전화를 걸었다. 이미 3명의 자녀가 있지만 게이지 씨 부부는 아이티 참사를 전하는 TV 뉴스를 보고 입양을 결정했다. 지진 발생 이전, 아이티 어린이를 입양하기로 하고 최종 입양절차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양부모들의 마음은 더 까맣게 타들어간다. 지진으로 고아 리스트 등 입양 관련 서류가 대부분 분실된 데다 입양 시스템마저 완전 붕괴됐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마찬가지다. 미국 가톨릭 마이애미대교구는 지난주 미 정부에 아이티 고아를 비행기로 대량 수송해올 것을 요청했다. 50년 전 쿠바 공산화를 피해 1만4000여 명의 쿠바 어린이를 2년에 걸쳐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데려온 ‘페드로 판(동화 피터 팬의 스페인어)’ 작전을 다시 한 번 실행해달라는 요구다. 이들은 미국 입국 비자를 받을 자격이 충족되지 않은 아이티 고아를 위해 미 국토안보부와 국무부에 특별 입국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류애에 호소하는 이런 노력은 각국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미 정부는 이들 고아에게 ‘인도적 임시 입국 허가(humanitarian parole)’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9일 아이티 고아 53명을 태운 비행기가 미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 도착했다. 미 인디애나 주의 보육원 연합체 ‘키즈 얼라이브 인터내셔널’은 고아 50명을 이웃나라인 도미니카공화국의 안식처로 옮겼다. 20일에는 고아 109명을 태울 네덜란드 정부의 전세비행기가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했다. 캐나다 프랑스 등도 아이티 고아의 입국을 허용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21일 “입양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빨리 할수록 더 많은 어린 목숨을 구한다”고 주장했다.○ “입양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반론도 지진 발생 이후 미국 네덜란드 캐나다 등에 도착한 아이티 고아는 대부분이 지진 이전에 입양이 결정된 어린이다. 지진 고아는 아직 이 대열에 끼지 못했다. 더욱이 입양 전문기관들은 많은 지진 고아를 성급하게 입양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JCICS의 토머스 디필리포 대표는 20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입양보다 시급한 것은 방황하는 아이들을 거리에서 보호하고 치료하는 일”이라며 “해외로 대량 입양을 보내는 방법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최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입양되는 아이의 가족 또는 친척이 살아있을지 모르며 △주변 환경과 문화의 급격한 변화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을지 모르는 아이들이 더 큰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인신매매나 사기 등이 우려되며 △고아 수십∼100여 명을 공항이나 각국 대사관까지 옮길 때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빠른 대량 입양’을 꺼리고 있다. 따라서 먼저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보호자가 있는지 확인한 뒤 입양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니세프 측은 이런 절차를 밟으면 2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2차대전 직전 유대인 어린이 1만명 英에 피신1937년 스페인 내전땐 2만명 탈출도▼ 아이티 지진 이전에도 안전이 위태로운 많은 어린이를 ‘사지(死地)’에서 구해낸 적은 몇 차례 있었다. 가장 유명한 ‘어린이 대량 피신 작전’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8∼1939년 영국의 주도로 진행된 ‘어린이 수송(Kindertransport)’이다. 나치 지배하의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등지의 유대인 대표들은 1938년 11월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에게 유대인 어린이를 받아줄 것을 은밀히 요구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1939년 8월 전쟁 발발 며칠 전까지 영국에 도착한 어린이는 모두 1만 명에 달했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전쟁 중에 살아남았지만 ‘성공’이었다는 표현을 쓰기는 어려웠다. 이들 중 전후 부모와 상봉한 어린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부모들이 나치의 유대인수용소에 잡혀가서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때는 프랑코 정부의 핍박을 받던 바스크 지역의 어린이 2만여 명이 영국 벨기에 등 서유럽 국가와 옛 소련, 멕시코 등지로 피신하기도 했다. 스페인 내전이 끝난 뒤 서유럽으로 피신한 어린이들은 거의 다 부모를 만났지만, 옛 소련으로 간 아이들은 대부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가족과 상봉하지 못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생존해 있는 세계 최고 사회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앤서니 기든스 경은 1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기후변화 정책을 비용이 더 드는 골치 아픈 문제로 생각하기보다 오히려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박근혜 5적’ 박사모 낙선운동 반응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 등 5명을 ‘한나라당 5적’으로 규정했다. 박사모는 6월 지방선거에서 공천할 지방선거 후보들에 대한 조직적인 낙선운동도 벌이겠다고 했다. 선거개입 논란이 일고 있는 박사모의 움직임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北정치범수용소 완전해부 국가인권위원회가 20일 정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실태는 정확한 것일까. 북한에는 과연 몇 개의 수용소가 존재하는 것이며 수용소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 것일까. 정치범수용소에 있던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정치범수용소들을 분석해본다.■ 아이티 지진고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티 지진으로 부모를 잃거나 버림받은 어린이가 수만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오갈 곳 없는 이들 ‘지진 고아’는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헤맨다. 이 아이들을 빨리,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많이 아이티에서 구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달 자원개발 어떻게 이뤄질까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에 ‘언옵타늄’이 있다면, 현실에는 달의 ‘일메나이트’가 있습니다.” 일본 달 탐사 프로젝트 책임자인 하세베 노부유키 교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경자 책임연구원이 ‘아바타, 그 이전의 얘기’를 들려줬다. 영화 속 미래는 2020년 달 광산에서 시작된다. 첫 삽을 뜨는 것은 바로 로봇이다.■ 中企지원정책 72개 옥석 가려보니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시행한 72개 중소기업 지원 정책 성과에 대해 외부 기관에 평가를 맡겼더니 1위와 72위의 점수 차가 12점 이상 벌어졌다. 72위를 한 정책은 전통시장 전용 인터넷쇼핑몰을 만들어 재래시장 상인을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정책이 꼴찌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제2위이자 미국 최대 식품업체인 크래프트가 마침내 영국 제과업체 캐드버리를 인수하게 됐다고 더 타임스를 비롯한 영국 언론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크래프트의 인수 제안으로 시작된 ‘캐드버리 인수전’은 이로써 5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본보 1월 8일자 B6면 참조 더 타임스는 캐드버리 이사회가 전날 크래프트의 인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이를 19일 캐드버리 주주들에게 권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사회의 인수 권고가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며, 지난해 말 캐드버리 인수 의사를 밝혔던 미국 초콜릿 회사 허시의 최종 제안이 남아 있긴 하지만 크래프트의 캐드버리 인수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난항을 거듭하던 캐드버리 인수전은 크래프트가 인수 제안 마감시한(19일)을 하루 앞둔 18일 인수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가닥이 잡혔다. 그동안 인수 가격으로 현금과 주식을 합해 165억 달러(약 19조 원)를 제시했던 크래프트는 이날 현금과 주식을 합해 192억 달러(약 21조6000억 원)를 제시했다. 1824년 세워져 18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캐드버리는 공정무역을 지지하고 노동자 권익을 존중하는 진보적 기업관으로 영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캐드버리 노조는 크래프트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할 것을 우려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번번이 어긋나는 기상청의 날씨 예보에 분통터지는 사람은 한국인만이 아니다. 지난주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에 시달린 영국에서도 수많은 시민이 이를 제대로 전망하지 못한 영국기상청(Met Office)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때맞춰 영국 공영방송 BBC는 날씨 예보를 맡아온 영국기상청을 교체할 다른 기상예보회사를 물색 중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9일 보도했다. 영국기상청은 1922년부터 BBC에 날씨정보를 공급했다. 계약이 만료될 때마다 BBC는 거의 자동적으로 영국기상청과의 계약을 갱신했다. 그러나 올해 4월 영국기상청과의 계약이 끝나는 BBC는 '자동 갱신'이 아니라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했다. 인디펜던트는 "BBC는 입찰에 붙이는 이유로 비용 절감 문제를 들었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영국기상청의 오보와도 관련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2일 새벽 런던과 영국 남동부를 강타한 폭설은 영국기상청의 그 전날 예측을 훨씬 뛰어넘었다. 일터에 지각하거나 출근을 포기하는 시민이 속출했고, 교통은 마비돼 영국기상청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영국기상청의 전반적인 2009년~2010년 겨울 예보도 부정확했다. 지난해 9월 영국기상청은 "올 겨울은 예년에 비해 따뜻할 전망"이라고 했지만 영국은 30년 만에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기상청은 지난해 4월 2009년 여름 날씨전망을 발표하면서 "아주 뜨거운 여름(a barbecue summer)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영국 신문은 '바비큐 서머'라는 표현을 헤드라인으로 택했고, 이전 두 해에 걸쳐 지독히 축축한 여름을 겪었던 영국인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은 영국 역사상 가장 비가 많이 온 달의 하나로 기록됐다.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영국기상청은 공식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기상청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거의 대부분의 날씨 예보는 거의 대부분 정확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날씨전망을 낼 때도 비가 많이 올 확률이 35%는 된다고 했지만 언론이나 대중은 '바비큐 서머'라는 말에 온 신경을 집중했을 따름이며, 올해 1월이 매우 추울 것이라는 예보도 했다고 주장한다. 일간 더타임스는 "영국기상청을 대신할 업체로 뉴질랜드 기상청이 운영하는 민간 날씨정보 업체 메트라(Metra)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메트라는 현재 테스코, 마크 앤드 스펜서 같은 영국 기업에 개별 날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BBC가 결국은 영국기상청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언론은 점치고 있다. 날씨예보 업체가 BBC에 날씨정보뿐만 아니라 기상캐스터 20명도 제공해야 한다는 입찰 조건 때문이다. 1854년 설립된 영국기상청은 그동안 '스타' 기상캐스터들을 잇따라 배출하는 등 탄탄한 인력 구조를 자랑한다. 반면 메트라 같은 민간업체에서 이들 기상캐스터를 대체할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인디펜던트는 "누가 뭐라고 해도 날씨 예보 적중률이 90%에 이르는 영국기상청의 경험과 능력을 민간 업체가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대통령과 내각은 도대체 뭘 하는가. 거지처럼 외국의 구호만 기다리는가.”(14일 아이티 시민 마조리 아르셸루아즈 씨가 르네 프레발 대통령 인터넷 블로그에 띄운 글 중.)최악의 지진 참사 이틀째인 아이티에서 늘어가는 것은 사망자만이 아니었다. 무기력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도 커졌다. 13일 오후 프레발 대통령(사진)이 참사 현장이 아닌 포르토프랭스 공항에 나타났다는 사실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프레발 대통령의 인터넷 블로그에는 그가 국민 보호라는 책무를 방기한다는 성토의 글이 여럿 올랐다. 아르셸루아즈 씨는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기자회견조차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ID ‘재이’는 “미국 마이애미로 도망가려고 공항에 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미 일간 마이애미해럴드는 이날 공항에서 프레발 대통령이 미국 의료진을 마중했다고 전했다.프레발 대통령이 아이티를 떠났다는 설(說)도 민심 악화에 일조했다. 아이티와 이웃한 도미니카공화국의 인터넷 언론 ‘도미니칸 투데이’는 이날 “공식 확인은 안 됐지만, 프레발 대통령이 13일 오후 도미니카에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프레발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오늘 밤 잘 곳도 없다. 그러나 잠이 문제가 아니다. 사람을 구조할 방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대통령궁과 관저는 모두 무너졌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파키스탄계 영국인 청년 샤피크 라술 씨는 지난해 어느 날 자신의 인터넷 페이스북 페이지에 도착한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발신인이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 내 수용소 시절의 한 간수였기 때문이다. 라술 씨는 한때 관타나모 기지에 수감된 적이 있다. 그는 메시지 내용을 보고는 한 번 더 놀랐다. 간수가 “관타나모에서 미군이 당신들에게 한 일은 옳지 않았다”고 고백한 것이다. 라술 씨는 기지에 함께 있었던 친구 루할 아메드 씨에게 이를 알렸다. 라술과 아메드 씨는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에 알카에다 조직원이라는 혐의로 체포돼 관타나모로 옮겨져 2년간 수용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알카에다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06년에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이 제작되기도 했다. 이들은 관타나모에서 미군 병사 브랜든 닐리 씨를 만났다. 20대 초반이던 닐리 씨는 나이가 비슷하고 영어를 쓰는 아메드 및 라술 씨와 창살을 사이에 두고 종종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닐리와 아메드 씨는 서로 힙합과 랩뮤직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2003년 어느 날 아메드 씨는 닐리 씨에게 “당신도 에미넴의 노래를 들어 봤겠죠”라며 랩 한 소절을 읊조렸다. 닐리 씨는 숙소로 돌아와 생각에 잠겼다. ‘내가 부르던 노래를 관타나모 테러 용의자도 부르다니….’ 닐리 씨는 이들이 정말 테러를 모의한 용의자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미군이 수감자에게 저지른 몇몇 가혹행위를 목격하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죄책감마저 든 닐리 씨는 2005년 제대했다. 그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며 관타나모 폐쇄를 결정하면서 수감자들과의 화해를 결심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들의 이름을 한 번 쳐봤다. 놀랍게도 라술 씨의 이름이 등록돼 있었다. 메시지를 그에게 보냈고 더욱 놀랍게도 답신이 왔다. 이후 이들은 e메일을 주고받았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영국 BBC방송은 지난해 이들의 만남을 제안했다. 라술과 아메드 씨의 가족과 친구는 “너는 억울하지도 않느냐”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망설이다가 만나기로 결심했다. 12일 BBC방송국에서 재회한 이들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메드 씨가 “군인 모자를 벗으니 달라 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닐리 씨는 “(당신들도) 수감 복장이 아니니 몰라보겠다”고 받았다. 닐리 씨가 관타나모 시절 자신이 다른 수감자에게 저지른 폭력 행위를 고백했을 때는 분위기가 잠시 싸늘해졌다. 하지만 닐리 씨가 “내가 했던 일을 사과한다”고 하자, 아메드 씨는 “당신이 사과할 필요 없다. 당신은 미군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대답해 분위기가 누그러졌다. 만남이 끝나고 이들은 서로를 더욱 가깝게 느낀 채 스튜디오를 떠났다고 BBC는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전자박람회 ‘CES 2010’의 화두 중 하나는 3차원(3D) TV였다. 3D 영화 ‘아바타’의 세계적 성공과 더불어 집에서도 TV로 3D 화면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CES 2010’이 열린 컨벤션센터에서 몇 분 거리인 샌즈엑스포센터에서의 화두도 3D TV였다. 그곳의 화두는 ‘3D TV용 포르노’였다. ‘CES 2010’과 같은 기간에 열린 ‘AVN 성인연예·오락박람회(AEE)’에는 포르노업체 ‘배드걸스 인 3D’가 집에서 TV로 3D 포르노 영화를 볼 수 있는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60인치 고화질(HD) TV, 소형 PC, 3D용 안경 2벌 등으로 구성된 가격은 3999달러(약 450만 원)다. 회사의 인터넷 웹사이트와 PC를 연결하면 3D 포르노 작품을 내려받아 TV로 시청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 비축된 작품은 시간으로 따져서 약 15시간 분량. 앞으로 매주 작품 편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회원 등록비는 월 19.95달러(약 2만2000원). 이 회사 프로듀서 랜스 존슨 씨는 “2010년은 3D 포르노의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회사는 3D 작품을 시연하기도 했다. 내용은 무용복을 잃어버린 무용수가 계속 춤을 추는 간단한 장면. 관람객이 기대하는 ‘은밀한’ 장면은 없었다. 미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사람의 신체가 관람객 눈앞으로 튀어나온다기보다는 핍쇼(peep show)처럼 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고 한다. 외신은 행사에 참가한 다른 포르노업체들이 “(3D 포르노 제작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전했다. 포르노물 메이저 제작사급인 ‘허슬러’나 ‘비비드’ 측은 높은 제작비용과 3D TV의 낮은 보급률을 난제로 보고 있다. 일반 포르노의 편당 제작비는 2만5000∼4만 달러(2800만∼4500만 원)이지만 3D 포르노 한 편을 찍을 때는 이보다 약 2배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D TV 판매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올해 4분기쯤에는 3D 포르노 제작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미 포르노 업계에서는 이미 1960년대 말부터 극장용 3D 포르노물이 나왔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아이티는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 연안 섬나라로 공식 명칭은 아이티공화국이다. 유럽 제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먼저 독립을 쟁취해 1804년 국가를 세웠지만 이후 끊이지 않는 정쟁과 허리케인 그리고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사탕수수와 커피 재배로 부유한 국가였던 적도 있지만 2009년 4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 중 니카라과에 이어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다. 인구 892만여 명 가운데 약 7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문맹률도 45%에 이른다. 2008년 8, 9월에는 허리케인 3개가 잇달아 아이티를 강타해 800여 명이 숨졌다. 아이티의 현대사는 빈번한 정권 교체 및 쿠데타로 대변되는 심각한 정치적 혼란으로 점철됐다. 1990년 첫 민주선거로 당선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도 1년을 못 버티고 군사 쿠데타로 실각했다.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3년 뒤 미국의 개입으로 대통령 직에 복귀했지만 정치적 탄압과 부패는 여전했다. 2004년 과거 군부세력 주도의 반정부 봉기로 아리스티드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망명했다.이후 20개국 7000여 명으로 구성된 유엔평화유지군이 아이티에 주둔하며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유엔은 아이티의 재건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50억 달러를 지원했고, 지난해 5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아이티 특사로 임명했다. 현 르네 프레발 대통령은 2006년 선거 부정 시비 속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전자박람회 'CES 2010'의 화두 중 하나는 3D TV였다. 3D영화 '아바타'의 세계적 성공과 더불어 이제는 집에서도 TV로 3D화면을 볼 수 있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공교롭게도 CES 2010가 열린 컨벤션센터에서 몇 분 떨어지지 않은 샌즈엑스포센터에서도 화두는 3D TV였다. 다만 '3D TV용 포르노'라는 점이 달랐다. 샌즈엑스포센터에서 CES 2010과 같은 기간에 열린 'AVN 성인연예·오락박람회(AEE)'에 서 포르노업체 '배드걸스 인 3D'는 집에서 TV로 3D 포르노 영화를 볼 수 있는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60인치 HDTV, 소형 PC, 3D용 안경 2벌 등으로 구성됐고 가격은 3999달러(약 450만원)다. 이 회사의 인터넷 웹사이트와 PC를 연결하면 3D 포르노 작품을 다운 받아 TV로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이 웹사이트에 비축된 작품은 시간으로 따져서 약 15시간 분량. 앞으로 매주 작품 편수를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웹사이트 회원 등록비는 월 19.95달러(약 2만2000원). 이 회사의 프로듀서 랜스 존슨 씨는 "성인영화업계는 언제나 첨단 기술의 활용을 선도해 왔다"며 "2010년은 3D 포르노의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 회사 부스에서는 3D 작품을 시연하기도 했다. 내용은 무용복을 잃어버린 무용수가 계속 춤을 추는 간단한 장면이다. 관람객이 기대하는 '은밀한' 장면은 없었다. 미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사람의 신체가 관람객 눈앞으로 튀어나온다기보다는 핍쇼(peep show)처럼 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고 한다.외신에 따르면 AEE에 참가한 다른 포르노업체들의 3D 포르노에 대한 반응은 "아직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포르노업계의 메이저 제작사인 '허슬러'나 '비비드' 측은 3D 포르노의 높은 제작비용과 3D TV의 낮은 보급률을 난제로 보고 있다. 현재 일반 포르노의 편당 제작비는 2만5000~4만 달러(2800만~4500만원)이지만 3D 포르노 한편을 찍을 때는 이보다 약 2배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D TV의 판매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올해 4분기쯤에는 3D 포르노 제작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미 포르노 업계에서는 극장용 3D 포르노 몇 편이 나왔다. 특히 1969년 제작된 '스튜어디스'라는 영화는 2년간 성인영화관에서 상영되면서 2900만 달러(약 326억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았던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사진)이 3년 만에 연출해 11일 개봉한 영화가 미국의 거장 코언 형제 데뷔작을 리메이크한 것이어서 화제라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달 중순 중국에서 개봉한 장 감독의 영화 ‘단순한 국수 이야기(A Simple Noodle Story)’는 코언 형제의 1984년 데뷔작 ‘분노의 저격자(Blood Simple)’를 재해석해 만들었다. 내용은 한 부유한 남자가 바람피우는 자신의 아내와 그 정부(情夫)를 살해하려고 청부업자를 고용한다는 범죄 스릴러다. 이를 토대로 한 ‘단순한 국수 이야기’는 고대 중국 서부 사막지대의 실크로드 길목에 자리 잡은 국숫집에서 주인과 아내, 그의 정부와 살인청부업자 간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스릴러다. 장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코언 형제가 봤다면 내가 어떻게 원작을 바꿨는지 보고 분명히 재미있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개봉 후 4일간 1억 위안(약 172억 원)을 벌어들이는 성공을 거뒀지만 비평가들로부터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제작사 측은 제작비 1억 위안 중 코언 형제에게 지급한 저작권료만 수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03년 12월 21일 미국 국토안보부(DHS) 톰 리지 장관은 미국의 테러 경보를 ‘코드 오렌지’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코드 오렌지는 경보 5단계 중 두 번째로 고도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발령한다. 리지 장관은 이날이 일요일이었음에도 사무실에 출근해 “조만간 9·11테러와 맞먹거나 이를 능가하는 테러 공격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영국, 프랑스, 멕시코 항공사의 미국행 여객기 10여 편의 운항을 취소시켰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최신호(1·2월호)는 리지 장관이 주장한 ‘믿을 만한 정보’가 한 사기꾼의 속임수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속아 넘어간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 DHS가 ‘테러 경보 소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대담한 사기꾼은 미 네바다 주 리노의 ‘e트레피드 테크놀로지’라는 게임 소프트웨어 회사 대표 데니스 몽고메리 씨(56).그는 알카에다가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암호 바코드로 미국 내에서 암약하는 요원들에게 테러 공격을 지시하고 있다며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암호를 풀었더니 테러 공격 목표, 목표의 경도와 위도, 이에 이용될 항공편을 알게 됐다고 CIA에 주장했다.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 CIA는 백악관과 DHS에 알렸고, 결국 ‘소동’이 벌어졌다.몽고메리 씨의 사기극은 CIA가 그의 기술에 의심을 품으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CIA는 그에게 소프트웨어 암호 해독 기술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게다가 알카에다가 e메일이나 웹사이트 접속 같은 ‘쉬운’ 방법으로 지령을 내리지 않고 복잡한 경로를 이용하는 것도 의심을 살 만했다. CIA는 프랑스 정보국의 도움으로 알자지라 방송을 분석한 결과 그런 암호 바코드는 존재하지 않음을 뒤늦게 알아냈다.몽고메리 씨는 2004년 이후 여러 건의 민·형사소송에 휘말렸고, 최근에는 100만 달러에 달하는 수표를 부도내 기소됐다. 그의 전 변호인은 몽고메리 씨가 “사기를 일삼는 습관적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 CIA는 몽고메리 씨에게 기술 사용비로 거액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라스베이거스 도박장에서 하룻밤에 수만 달러를 잃는 등 흥청망청 돈을 썼고, 1억 원을 호가하는 스포츠카를 모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고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증언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미 공군은 올해 초 그와 기술 계약을 맺었다고 플레이보이는 전했다.민동용 기자}

인도에서 현대건설과 현지 업체가 함께 짓고 있는 다리가 무너져 적어도 현지인 인부 17명이 숨지고 14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AFP통신과 인도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아직 인부 30여 명이 강 속의 붕괴된 다리 잔해에 묻히거나 끼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서북부 라자스탄 주 조드푸르 시에서 약 350km 떨어진 코타 시 참발 강 공사 현장에서 24일 밤 건설 중이던 다리 상판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내렸다. 사고가 나자 해군 잠수팀이 수색작업을 벌였고 육군과 경찰, 소방당국도 수색을 돕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의 산자이 샤르마 소방대장은 “붕괴된 거대한 상판 밑이나 강물에 떠다니는 시신을 볼 수 있지만 물 밖으로 건져내기가 쉽지 않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그는 “적어도 인부 30명이 물에 잠긴 다리 철골구조에 끼여서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익사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수색작업팀은 수중카메라를 이용해 물속에서 실종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를 찾아도 생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샤르마 대장은 전했다. 현지 강에 서식하는 악어가 공격을 할까 우려스러워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또 인부를 옭아매고 있을 다리 철골구조를 잘라내야 하는데 가스절단기로 작업을 펼쳐도 24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인부들의 생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14명은 두 곳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중상이다. 이 다리는 2007년부터 현대건설과 인도의 ‘감몬인디아’사가 짓고 있는 총연장 1.4km의 사장교(斜張橋)로 내년 3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감몬인디아가 맡은 진입로 및 연결구간 건설이 지연돼 내년으로 완공이 늦춰졌다.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현대건설이 공정의 70%, 인도 현지기업이 30%를 맡았는데 무너진 곳은 인도 쪽 구간”이라며 “부실공사에 대한 경고를 인도 측에 몇 차례 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도 쪽 공사구간이 무너지면서 현대건설 공사구간도 영향을 받아 일부 훼손되었다”며 “이를 우리 책임으로 물을 수는 없으며 피해자는 우리 쪽”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 정부 차원의 사고 조사가 시작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인도 인터넷언론매체인 ‘지뉴스닷컴’은 “현대건설 현장 작업책임자와 감몬인디아 임원이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돼 경찰이 조사 중”이라고 25일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유엔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유엔기후회의)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도 못하고 끝나면서 다자간 협상의 효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0개 이상의 국가가 모여 합의를 이끌어내는 다자간 협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3개국이 참가한 이번 유엔기후회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막을 내린 세계무역기구(WTO) 153개 회원국 각료회의에서도 다자간 협상의 ‘불통’은 확인됐다. 당시 회의는 비록 2001년 도하개발어젠다(DDA)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차원이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 성과를 하나도 남기지 못했다. 외신은 “WTO가 마비됐다(paralyzed)”고 혹평할 정도였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21일자)는 “온실가스 감축에 전념하고 위험한 기후변화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코펜하겐 회의’ 같은 절차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라며 유엔기후회의의 다자간 협상 방식을 비판했다. 뉴스위크 과학담당 편집장 샤론 베글리 씨는 “193개국이 한 두름으로 묶여 논의하는 식으로는 내년 회의에서도 유의미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다자간 협상은 ‘참가하는 모든 국가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나라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는 약점이 이번 유엔기후회의에서 드러났다는 것. 이런 약점은 WTO 각료회의를 무기력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 미 외교협회(CFR)의 국제무역 담당 선임연구원 마크 레빈슨 씨는 최근 발표한 ‘사라지는 WTO’라는 글에서 “WTO에 참여하는 국가 수 자체가 WTO가 직면한 골칫거리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레빈슨 씨는 “협상 테이블에 153개국이나 앉아 있다. 여기에 중국, 브라질, 인도 같은 신흥경제국은 세계무대에서 달라진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한다. 합의에 도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자간 협상의 대안은 양자협상일까. 뉴스위크는 기후협상 전문가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데이비드 빅터 교수의 주장을 인용해 “(온실가스 배출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몇 개 주요국 간의 양자협상, 또는 이들 국가로 구성된 클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 또는 인도가 양자협상을 한다면 193개국이 우왕좌왕하는 유엔기후회의보다 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WTO의 경우는 양자협상, 혹은 지역 간 협상이 이미 대안을 넘어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럽연합은 역내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본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집중한다.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도 무역은 보이지 않는다. CFR의 레빈슨 씨는 “경제대국들이 원하지 않는 이상, 지구적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다자간 협상이 어떤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1세기 첫 10년(2000∼2009년)이 미국 증시로서는 사상 최악의 10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년간 미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이 ―0.5%를 기록해 유의미한 증시 실적이 기록된 1820년대 이래 가장 낮았다고 21일 보도했다. 예일대 윌리엄 괴츠만 교수(재정학)팀이 분석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 자료를 토대로 하면 이는 대공황기인 1930년대(1930∼1939년)의 연평균 수익률 ―0.2%보다도 낮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난 10년의 연평균 수익률은 더 악화된다. 이 기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3.3%로 더 떨어졌다. 인플레이션과 베어마켓(약세장)이 이중으로 증시를 괴롭힌 1970년대에도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연평균 수익률은 ―1.4%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지난 10년 미 증시가 추락한 까닭을 두 가지로 지적했다. 먼저 이전 10년(1990∼1999년)의 증시 호황으로 주가가 과대평가된 채 2000년을 맞이했다. 1990년대의 연평균 수익률은 17.6%로 거의 사상 최대였다. 때문에 2000년대 들어 기업은 배당금을 줄였고, 이는 낮은 투자 수익(investors returns)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주식은 최악의 자산투자처로 돌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기간에 수익을 낸 업종도 있지만 수익률은 199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10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업종 가운데 13개만 주가가 올랐고, 이 중 주가가 2배 오른 종목은 단 2개였다. 반면 1990년대에는 30개 업종 모두 주가가 2배 올랐고, 이 중 22개는 3배 이상 폭등했다. 10년이라는 단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정하느냐에 따라 증시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부터 1937년까지를 ‘대공황 10년’으로 잡고 연평균 수익률을 측정하면 이 기간 수익률은 지난 10년보다 더 낮다. 그러나 올 초 미 증시의 반등세만 없었다면 지난 10년이 ‘대공황 10년’의 악몽을 능가했을 것이라고 괴츠만 교수는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 10년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채권이나 금에 투자했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투자컨설팅 전문업체 이봇슨의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채권은 분야에 따라 5.6∼8%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은 연평균 수익률 15%를 나타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인 세계 192개국 정상 및 협상대표의 눈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최종일까지 합의문 작성과 관련해 얽힌 매듭을 오바마 대통령이 풀어주기를 바랐던 것. 오바마 대통령도 이 같은 책무를 의식한 듯 예정됐던 스케줄을 변경했다. 당초 그는 코펜하겐에서 개최국 덴마크,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처 개도국 지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던 중국, 그리고 러시아, 브라질의 정상만 만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도착 즉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선진국 및 브라질 러시아 방글라데시 같은 개발도상국 그리고 한국 등 17개국 정상 및 중국 협상대표와 합의문 도출을 위한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고 AP통신은 이날 전했다. 미 정부와 민주당도 오바마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 그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개도국 지원 1000억 달러 펀드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협상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클린턴 장관의 발표 시간까지 조정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하원 상임위원장 다수 등 민주당 지도부도 전날 코펜하겐에 도착한 뒤 개도국 그룹인 G77 협상대표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그의 코펜하겐 방문이 정치적으로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이 협상에 참석할 때는 실무합의가 끝나고 조인식만을 남겨 둔 상태가 상례인데 이번 유엔기후회의는 어떤 사전 결과도 도출되지 않았음에도 참석을 결정했다는 것. AP통신은 “코펜하겐에서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할 때 그가 왔지만 실패로 돌아간 10월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염려한 듯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허울뿐인 협약을 맺고 오느니 빈손으로 오는 게 더 낫다”며 연막을 쳤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