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용

민동용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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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민동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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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1~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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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무역 다자협상으론 합의 불가능”

    유엔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총회(유엔기후회의)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도 못하고 끝나면서 다자간 협상의 효용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0개 이상의 국가가 모여 합의를 이끌어내는 다자간 협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3개국이 참가한 이번 유엔기후회의만의 문제가 아니다.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막을 내린 세계무역기구(WTO) 153개 회원국 각료회의에서도 다자간 협상의 ‘불통’은 확인됐다. 당시 회의는 비록 2001년 도하개발어젠다(DDA)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차원이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 성과를 하나도 남기지 못했다. 외신은 “WTO가 마비됐다(paralyzed)”고 혹평할 정도였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21일자)는 “온실가스 감축에 전념하고 위험한 기후변화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코펜하겐 회의’ 같은 절차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라며 유엔기후회의의 다자간 협상 방식을 비판했다. 뉴스위크 과학담당 편집장 샤론 베글리 씨는 “193개국이 한 두름으로 묶여 논의하는 식으로는 내년 회의에서도 유의미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주장했다. 다자간 협상은 ‘참가하는 모든 국가가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나라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는 약점이 이번 유엔기후회의에서 드러났다는 것. 이런 약점은 WTO 각료회의를 무기력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 미 외교협회(CFR)의 국제무역 담당 선임연구원 마크 레빈슨 씨는 최근 발표한 ‘사라지는 WTO’라는 글에서 “WTO에 참여하는 국가 수 자체가 WTO가 직면한 골칫거리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레빈슨 씨는 “협상 테이블에 153개국이나 앉아 있다. 여기에 중국, 브라질, 인도 같은 신흥경제국은 세계무대에서 달라진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한다. 합의에 도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자간 협상의 대안은 양자협상일까. 뉴스위크는 기후협상 전문가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데이비드 빅터 교수의 주장을 인용해 “(온실가스 배출 등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몇 개 주요국 간의 양자협상, 또는 이들 국가로 구성된 클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 또는 인도가 양자협상을 한다면 193개국이 우왕좌왕하는 유엔기후회의보다 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WTO의 경우는 양자협상, 혹은 지역 간 협상이 이미 대안을 넘어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럽연합은 역내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본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집중한다.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도 무역은 보이지 않는다. CFR의 레빈슨 씨는 “경제대국들이 원하지 않는 이상, 지구적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다자간 협상이 어떤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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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증시 10년 수익률 대공황 때보다 낮아

    21세기 첫 10년(2000∼2009년)이 미국 증시로서는 사상 최악의 10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년간 미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이 ―0.5%를 기록해 유의미한 증시 실적이 기록된 1820년대 이래 가장 낮았다고 21일 보도했다. 예일대 윌리엄 괴츠만 교수(재정학)팀이 분석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 자료를 토대로 하면 이는 대공황기인 1930년대(1930∼1939년)의 연평균 수익률 ―0.2%보다도 낮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난 10년의 연평균 수익률은 더 악화된다. 이 기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3.3%로 더 떨어졌다. 인플레이션과 베어마켓(약세장)이 이중으로 증시를 괴롭힌 1970년대에도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연평균 수익률은 ―1.4%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지난 10년 미 증시가 추락한 까닭을 두 가지로 지적했다. 먼저 이전 10년(1990∼1999년)의 증시 호황으로 주가가 과대평가된 채 2000년을 맞이했다. 1990년대의 연평균 수익률은 17.6%로 거의 사상 최대였다. 때문에 2000년대 들어 기업은 배당금을 줄였고, 이는 낮은 투자 수익(investors returns)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주식은 최악의 자산투자처로 돌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기간에 수익을 낸 업종도 있지만 수익률은 199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10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업종 가운데 13개만 주가가 올랐고, 이 중 주가가 2배 오른 종목은 단 2개였다. 반면 1990년대에는 30개 업종 모두 주가가 2배 올랐고, 이 중 22개는 3배 이상 폭등했다. 10년이라는 단위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정하느냐에 따라 증시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부터 1937년까지를 ‘대공황 10년’으로 잡고 연평균 수익률을 측정하면 이 기간 수익률은 지난 10년보다 더 낮다. 그러나 올 초 미 증시의 반등세만 없었다면 지난 10년이 ‘대공황 10년’의 악몽을 능가했을 것이라고 괴츠만 교수는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 10년 자산을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채권이나 금에 투자했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투자컨설팅 전문업체 이봇슨의 분석에 따르면 이 기간 채권은 분야에 따라 5.6∼8%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은 연평균 수익률 15%를 나타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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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결사’ 오바마?

    18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모인 세계 192개국 정상 및 협상대표의 눈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최종일까지 합의문 작성과 관련해 얽힌 매듭을 오바마 대통령이 풀어주기를 바랐던 것. 오바마 대통령도 이 같은 책무를 의식한 듯 예정됐던 스케줄을 변경했다. 당초 그는 코펜하겐에서 개최국 덴마크,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처 개도국 지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던 중국, 그리고 러시아, 브라질의 정상만 만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도착 즉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선진국 및 브라질 러시아 방글라데시 같은 개발도상국 그리고 한국 등 17개국 정상 및 중국 협상대표와 합의문 도출을 위한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고 AP통신은 이날 전했다. 미 정부와 민주당도 오바마 대통령을 측면 지원했다. 그가 도착하기 몇 시간 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개도국 지원 1000억 달러 펀드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협상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클린턴 장관의 발표 시간까지 조정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하원 상임위원장 다수 등 민주당 지도부도 전날 코펜하겐에 도착한 뒤 개도국 그룹인 G77 협상대표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설득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그의 코펜하겐 방문이 정치적으로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이 협상에 참석할 때는 실무합의가 끝나고 조인식만을 남겨 둔 상태가 상례인데 이번 유엔기후회의는 어떤 사전 결과도 도출되지 않았음에도 참석을 결정했다는 것. AP통신은 “코펜하겐에서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할 때 그가 왔지만 실패로 돌아간 10월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을 염려한 듯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허울뿐인 협약을 맺고 오느니 빈손으로 오는 게 더 낫다”며 연막을 쳤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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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친서, 보즈워스 방북때 김정일에 전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는 이달 8∼10일 평양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측에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신문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국무부와 백악관 모두 함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AP통신은 이날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친서의 내용이 보즈워스 대표가 북측에 전달했을 ‘6자회담 복귀 촉구’라는 일반적인 메시지와 합치할(fit with)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초반에 ‘북한의 독재자’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전임 대통령들의 경우에 비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모두 임기 중반을 지났거나, 그즈음에야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은 미 행정부가 6자회담 당사국인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도 알렸지만 이를 공개하진 말아달라고 요구했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로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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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인이 꼽은 ‘21세기 첫 10년의 자화상’

    영국 BBC 매거진은 21세기 첫 10년을 풍미한 단어, 뉴스, 인물, 사물, 문화현상 5개 분야 100개(분야당 20개)를 14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영국인이 돌아본 ‘21세기 첫 10년의 자화상’이라 할 만하다. ○ 단어 ‘9·11테러’와 이 사건에서 비롯된 ‘테러와의 전쟁’이 포함됐다. 신종 인플루엔자나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의 지구적 확산을 뜻하는 ‘팬데믹(대유행)’, 1인 웹사이트의 장을 연 ‘블로그’도 올랐다. 세계화 및 신자유주의 확산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공정무역’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말도 기억에 남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대선 승리로 이끈 열광적 지지자를 일컫는 ‘오바마니아’도 올랐다.○ 인물 9·11테러의 장본인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에 맞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일으킨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후임 오바마 대통령이 이름을 올렸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및 세르게이 브린도 함께 했다. 미국과 영국의 TV리얼리티 쇼에서 악평과 독설로 이름을 날린 심사위원 사이먼 코웰도 한자리를 얻었다.○ 뉴스 9·11테러와 이어진 이라크전쟁, 2005년 런던 도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가 영국인들의 기억에 남았다. 무슬림의 분노를 일으킨 덴마크 신문사의 마호메트 풍자 만평,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 해리포터 시리즈 완간도 꼽혔다. 20여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양의 쓰나미(지진해일), 인간 게놈 프로젝트 등도 포함됐다.○ 사물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가져온 문명의 이기가 리스트에 많이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이 애용해 관심을 끈 스마트폰 ‘블랙베리’, 선풍적 인기를 끈 MP3플레이어 ‘아이팟’,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 ‘평면 TV’ 등이다. 그린자동차의 선두주자 도요타 ‘프리우스’도 올랐다.○ 문화현상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과 ‘해리포터’ 시리즈가 주요하게 꼽혀 판타지에 빠진 10년을 돌아보게 했다. 이 밖에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총아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가세했고,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신(神)의 존재를 논리적으로 부인한 책 ‘만들어진 신’과 이후 논란도 포함됐다. 베네수엘라 빈곤층 아이들에게 악기를 무상으로 주고 음악을 교육하는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El Sistema·시스템이라는 뜻)가 낳은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교향악단’도 꼽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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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스텝재단, 탄자니아에 ‘작은도서관’ 4곳 열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산하 스텝재단(ST-EP Foundation·이사장 도영심)은 최근 아프리카 탄자니아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에 ‘고맙습니다, 작은 도서관(Thank You Small Libraries·TYSL)’ 사업을 통해 도서관 4곳을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스텝재단은 한국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후원을 받아 현지 초등학교 4곳에 책 2000권, 영문 번역된 한국 전래동화, 문구류, 컴퓨터, 축구공 등을 전달했다. TYSL 사업은 아프리카 빈국과 아시아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더 나은 독서와 교육 여건을 제공해 뿌리 깊은 빈곤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에서 스텝재단이 2007년 10월에 시작했다. 올해까지 2년간 탄자니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8개국과 아시아 3개국에 설치한 도서관은 50여 곳에 육박한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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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의 불륜은 왜 드러나지 않았을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기약 없는 휴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하다. 우즈만큼 매스컴과 파파라치가 주목한 스포츠계의 인물이 없는데도 어떻게 그의 불륜은 지난달 27일 의문의 교통사고가 날 때까지 봉인된 채 있었을까. 미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3일 그 궁금증을 파고들었다.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우즈는 대중에게 가정적인 아빠와 남편으로 비쳤다. LAT는 그의 이미지가 이렇게 각인된 데에는 프로 골프가 갖고 있는 '홀로 하는 스포츠'라는 특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골프가 단지 팀이 아니라 혼자 하는 운동일 뿐만 아니라 각종 대회에 참가할 때도 개인의 사생활이 비밀처럼 지켜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프로 골프 선수는 마음만 먹으면 외부의 시선을 전혀 받지 않고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한다. 우즈 같은 초일류급 선수는 대회장에 갈 때 개인전용 제트기로 이동한다. 차로 이동할 때는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우즈가 직접 몰고 다닌다. 그러나 이는 우즈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같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라도 게임을 시작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일류 선수들이라 해도 서로 인사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 같은 수준의 선수들은 대회장 주변의 호텔이 아니라 가정집을 빌려서 머문다. 또한 전용 요리사를 대동하기 때문에 대회장 근처 유명 식당에도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우즈와 안 지 13년 된 AP통신의 덕 퍼거슨 기자는 그나마 우즈가 이야기하는 데 편하다고 느끼는, 몇 안 되는 언론인 중 한명이다. 그러나 퍼거슨 기자조차 우즈에게 그런 사생활이 있을지는 짐작조차 못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가깝다고 알려진 그도 골프 대회가 열릴 때 말고는 우즈를 만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즈가 자신의 사생활을 극도로 조심스럽게 다뤘다는 의미다. 퍼거슨 기자는 "내가 친하다고는 하지만 우즈를 만난 곳이라고 해야 고작 골프장 클럽하우스나 탈의실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우즈는 미 프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골프 대회에 참가해도 자신이 지난해 우승자였을 경우를 제외하면 기자실이나 기자회견장에 들르지도 않았다. 설령 들려서 기자회견을 할 때도 평범한 이야기 밖에는 하지 않았다. 우즈의 일거수일투족을 좇았던 미 LA의 파파라치 대행사 대표 브랜디 내버리 씨도 "우즈에게 어떤 스캔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그러나 우즈의 사생활이 공개될 뻔한 적도 있었다. 2007년 미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우즈가 자신의 승합차에서 어떤 여인과 밀회를 즐긴 일을 보도하지 않는 댓가로 자매지인 '멘스 피트니스' 지의 표지 모델 허락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내셔널 인콰이어러 지는 이를 부인했지만 우즈가 아무런 대가 없이 지명도가 높지 않는 잡지의 표지 모델 제안에 선뜻 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한편 영국의 타블로이드 주간지 '세계의 뉴스' 인터넷판은 12일 우즈의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낸 뒤 우즈와 이혼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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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한국인에 사죄할 역사 있다”

    “재일동포 지방 참정권, 내년 정부법안 제출될 듯日 관료들 학교성적 최고지만 평이 나쁜 것도 그 사람들김치 있으면 밥 몇공기 거뜬”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일본 민주당 간사장은 12일 “일본과 일본 국민으로서 (한국인에게) 사죄하지 않으면 안 될 역사적 사실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국민대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이같이 밝힌 뒤 “그러나 과거사만 말하고 생각하면 미래 한일관계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며 양국 간 긴밀한 협력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소비자담당상)는 13일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답습한 것으로 적절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재일동포 지방선거 참정권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자세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정부가 (외국인에게 지방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내각도 같은 생각일 것이기 때문에 내년 국회에서는 현실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특강은 일본 정부 막후 실세로서의 자신감을 유감없이 표출한 자리였다. 강연과 질의응답 2시간 동안 오자와 간사장의 몸가짐은 조심스러웠지만 의사표현은 자유로웠다. 그는 “일본인은 자립심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일본 관료에 대한 평가도 인색했다. 그는 리더십과 공부의 관계를 말하다 “학교 성적만으로는 도쿄 가스미가세키(霞が關) 중앙관료들이 최고일 것이다. 그러나 평이 나쁜 것도 그쪽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니트’(NEET·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족 대책을 묻자 그는 일본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전제하면서도 “공부에도, 일에도 생각이 없는 사람을 키워낸 부모의 잘못”이라고 한마디로 일갈했다. 팔짱을 끼고 굳은 얼굴을 한 모습이 언론에 자주 나온다는 질문에는 “지지자들은 항상 웃으라고 하지만 24시간 웃기만 하면 바보”라며 “형식적인 토의는 지루해서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매스컴이 나를 싫어하니까 그런 장면만 내보낸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 학과 공부보다는 사회과학 서적 읽기에 열중하느라 성적은 형편없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2년 유급을 해 동기들보다 대학에 늦게 들어갔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 셋을 둔 그는 자신의 선거구를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김치만 있으면 밥을 몇 공기라도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또 이날 서울시내 호텔에서 수행기자들에게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이 환영해준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일왕 방한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외교당국자들의 분석이다. 개인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오자와 간사장은 수행원 3명만 동행했고 렌터카 승합차를 타고 다녔다. 주한 일본대사관에도 마중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이날 일본 언론은 아사히신문과 NHK 등 12개 언론사 기자 30여 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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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습관 ‘남녀 탐구생활’… 원시시대 닮았네요

    남성백화점 들어서면 짜증나요언제 집에 가나 궁리만 해요사냥감 보는 즉시 잡아서자리 뜨던 수렵시대 유산,아직도 그 버릇 못버렸네요여성지칠 때까지 물건 둘러봐요한두시간 지나도 결정 못해요함께 몰려다니고 수다떨고…열매 따던 채집시대 습성,아직 그 유전자 남아있대요백화점 매장 앞에서 한 남성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서성댄다. 십중팔구 매장 안에는 그의 부인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매장을 훑고 다닌 지 한두 시간이 지났건만 살 물건을 결정하려면 아직 멀었다. 남성은 투덜댄다. ‘나 같으면 벌써 물건 사고 집에 갔겠다.’ 여성은 생각한다. ‘그거 하나 참을성 있게 못 기다리나.’ 미국 미시간대 진화심리학자 대니얼 크루거 교수팀은 이 같은 남녀의 쇼핑 행태 차이가 남성은 사냥, 여성은 채집을 맡았던 원시시대의 습성이 지금까지 유전자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사려 했던 것만 구입해 바로 나오는 남성의 쇼핑 행태는 원시시대에 사냥감을 발견해서 죽인 뒤 바로 어깨에 짊어지고 돌아오는 사냥 행태와 유사하다. 반면 사려는 물건의 색깔, 스타일을 꼼꼼히 따지고 끊임없이 점원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물건을 고르는 여성의 쇼핑 행태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장 잘 익고 때깔 고운 열매를 찾으려 덤불을 뒤지던 원시시대 채집 행태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미 ABC방송은 크루거 교수팀이 실험을 통해 이 주장을 입증해냈다고 9일 보도했다. 크루거 교수팀의 연구는 심리학전문지 ‘사회·진화·문화 심리학 저널’ 12월호에 ‘쇼핑 행태에서 드러나는 성별 차이에 숨어있는 진화된 식량 징발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크루거 교수팀은 남녀 대학생 467명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는 명제를 제시하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그랬더니 성별에 따라 사냥꾼과 채집자의 성향으로 크게 구분됐다. 남학생은 대부분 ‘낯선 대형 쇼핑몰에 가면 필요한 것을 최대한 빨리 구입하려고 한다’(사냥꾼 습성)는 명제를 고른 반면 여학생은 대개 ‘다양한 색과 스타일의 물건을 살펴본 뒤 가장 원하는 물건을 골라낼 수 있다’(채집자 습성)는 명제를 택했다. 물론 오늘날 쇼핑몰을 사냥터로 여기지 않는 남성이나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여성들도 있지만 실험 결과는 남녀의 쇼핑 행태가 사냥과 채집의 습성을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과 대략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크루거 교수는 “이 실험 결과가 ‘왜 저런 식으로까지 해야 하나’라며 여성의 쇼핑 행태에 진저리를 치는 남성이 조금이라도 여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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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국 vs 개도국… 하루만에 ‘적전분열’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유엔기후회의)에서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이산화탄소 감축 부담을 더 안기는 ‘코펜하겐 합의서’ 초안이 공개되자 한목소리로 반발했던 개도국들이 하루 만에 균열을 드러냈다. 발단은 국가 전체가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였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개도국 모임인 G77에 속한 투발루(인구 1만2500여 명)는 9일(현지 시간) 교토의정서보다 더 강력한 구속력을 가진 협정 제정을 요구하면서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같은 ‘앞서가는 개도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 37개국에만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피지 같은 ‘작은 섬나라 연합(AOSIS)’ 소속 10여 개국과 세네갈,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의 일부 빈국이 이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 주장이 관철되면 자국 경제 발전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한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15개국은 “기존 교토의정서로도 충분하다”며 투발루의 주장을 일축했다. 투발루 대표는 이에 항의하는 표시로 회의장을 떠났다. 외신은 “이번 일로 기후변화회의에서 선진국을 상대로 단결력을 과시하던 G77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며 “특히 개도국이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감축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금을 제공하라며 선진국을 압박하는 중국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개도국 진영의 분열을 더 부추기듯 이날 미국 대표단은 “중국은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어떠한 재정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토드 스턴 미 기후변화 특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은 자체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부자”라며 “미국의 공적 기금은 중국 대신 이 돈이 더 필요한 개도국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스턴 특사의 이날 성명은 온실가스 감축 약속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며 중국과 인도를 압박하는 거대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비용 보전 및 기후변화 대처에 필요한 기금을 선진국이 개도국에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개도국 그룹의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해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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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방이 몰래 버린 폐컴퓨터 배고픈 가나 소년 생명 위협

    비스마르크(14)는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쓰레기 야적장에서 혼자 산다. 이곳이 그의 집이자 일터다. 아크라 사람들은 이곳을 기독교 구약성경 속 저주받은 도시를 빗대 소돔이라 부른다. 부도덕과 퇴폐 때문이 아니다. 이곳에서 컴퓨터와 전자제품 폐기물을 태울 때 나오는 중금속과 유독성 화학물질 탓에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뜻이다. 야적장 사이를 흐르는 개천은 오염돼 ‘검은 강’으로 변한 지 오래다. 이곳에서 처리되는 전자폐기물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대부분 밀반입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5일 서방이 비용을 핑계 대며 몰래 버린 전자폐기물에 신음하는 가나의 소년들을 다뤘다. 비스마르크는 4년 전 가나 중부 빈촌에서 홀로 상경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 어디론가 떠났고 어머니는 5년 전 교통사고로 숨졌다. 갈 곳이 없던 그는 고철을 수집해 먹고살 수 있다는 아크라의 야적장 소식을 듣고 무작정 올라왔다. 매일 야적장 쓰레기 더미와 소각장 주위를 뒤져 알루미늄 부스러기나 구리전선 모터 등을 모아 하루에 1유로(약 1700원)를 번다. 이 돈으로는 겨우 입에 풀칠할 쌀을 사면 끝이다. 운이 좋아 고철을 더 모으면 닭고기 한 조각을 더 사먹을 수 있다. 밤에는 컴퓨터 포장용 박스 옆에서 새우잠을 잔다. 비스마르크와 같은 처지의 10대 초반 아이들이 수백 명에 이른다. 그중 형편이 나은 아이들은 두서너씩 짝을 지어 몸을 겨우 눕힐 크기의 판잣집에 세들어 산다. 문제는 이들의 건강. 국제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최근 조사한 결과 이곳의 납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과 비소 다이옥신 비페닐 등 유독성 화학물질이 허용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시나브로 독극물 중독에 빠져드는 것이다. 비스마르크를 비롯한 많은 아이가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권운동가인 미케 아나네 씨는 “25세 생일을 맞기도 전에 숨질 아이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진국이 폐컴퓨터 등 유해한 전자폐기물을 후진국에 보내 처리하지 않도록 하는 ‘바젤협약’이 존재하지만 비용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일례로 폐컴퓨터에서 모니터를 분리 처리하는 데 독일에서는 3.5유로(약 6000원)가 들지만, 가나로 밀반출하는 데는 1.5유로(약 2600원)면 된다. 슈피겔은 한 해 평균 5000만 t의 전자폐기물이 이런 식으로 가나를 비롯한 후진국에 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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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아이돌보미는 ‘그림의 떡’ 外

    맞벌이 부부의 육아 공백을 해결한다며 지난해 전국적으로 시작한 아이돌보미서비스를 본보 기자가 직접 체험했다. 꼼꼼히 흠을 찾아봤지만 ‘선배 엄마’의 육아 조언에 감격하고 말았다. 그러나 비용을 계산해보니 ‘그림의 떡’이다. 정부는 “육아는 기본적으로 사설이 맡아야 한다”고 하는데….[관련기사] ■ 디폴트 위기 빠진 그리스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고 재정적자도 악화일로인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자 ‘제2의 두바이 사태’를 우려하는 유로존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방만한 공공 부문 지출과 엄청난 재정적자 여파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하고 있다.[관련기사] ■ 암투병 이해인 수녀를 만나다 “전에는 종이에 시를 썼다면 지금은 삶 자체에 시를 쓰는 느낌으로 삽니다.” 지난해 여름 느닷없이 암 투병과 절필 소식이 전해졌던 이해인 수녀. 한 수녀원에서 요양 중인 그를 만났다. 많이 아플 때는 기도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아프고 나서 오히려 감사할 일이 많아졌다고 그는 말했다.[관련기사] ■ 스포츠 황당 오심의 세계 심판은 신이 아니다.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으로 여긴다. 하지만 누가 봐도 뻔한 상황에서 엉뚱한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심판의 잘못된 결정으로 승패가 뒤바뀐다면 승자와 패자 모두 씁쓸할 수밖에 없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도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황당한 오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관련기사] ■ 내년 펀드투자 이렇게 하라새해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투자자들은 2010년 펀드투자를 어떻게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은 방향을 잡기가 힘든 상황이다. 국내 펀드전문가 10명에게서 내년도 펀드투자 조언을 들어봤다.[관련기사]}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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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재정적자 눈덩이… 디폴트 위기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자 유로존 국가(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6개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방만한 공공부문 지출과 엄청난 재정적자가 그리스를 위기에 빠뜨린 주요인이라고 3일 보도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공공부문 지출과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 성의를 보이지 않아 다른 유럽 국가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중 국가부채 비율 가장 높아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올해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12.6%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124.9%, 2011년에는 135.4%로 EU 국가 중 가장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EU는 국가부채 비율로 GDP 대비 60%를 권장하고 있다. 올해 재정적자는 GDP의 12.7%로 예상됐다. 이는 EU의 권장치보다 4배나 많다. 그리스 정부는 내년 재정적자를 GDP의 9.1%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 정부채와 독일 정부채 사이의 스프레드는 크게 벌어졌다. 이는 그리스 정부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 정부는 2001년 유로존에 가입한 이래 EU의 권장치를 지키는 데 주력하지 않고 공공부문 지출을 계속 늘려 왔다. 공공부문 개혁을 내세웠지만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오히려 공무원은 5만 명이 늘었다. 공공부문 임금도 계속 증가했다. 내년에도 5∼7%의 인상이 예정돼 있다.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과다한 연금체제도 골칫거리다. 그리스 정부는 13개나 되는 국가연금을 3개로 줄이고, 여성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개혁안을 마련해 공공노조와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노조 측이 총파업을 불사하고 있어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높다.○ 전 정권에 책임 돌리는 집권 사회당 올해 10월 집권한 사회당 정부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제시한 대책도 지출 감축보다는 부유층의 탈세를 집중 조사해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측은 이런 내용이 반영된 내년도 그리스 예산을 수정할 것을 권유했지만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며 완곡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청년 실업으로 인한 폭동 사태를 겪은 뒤 올해 선거공약으로 소득 보전 및 복지예산 확충을 내세워 당선된 현 정부가 이를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재정적자 급증은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그리스의 주축 산업인 관광산업과 해운업이 위축된 데 기인하며 상당 부분 전임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는 주장이다. FT는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한 금융 지원보다는 금융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금융 지원이 오히려 그리스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긴다는 견해가 팽배해 있다는 것.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인 유럽정치연구센터 다니엘 그로스 연구원은 “그리스와 나머지 유로존 국가는 ‘치킨게임’을 하듯 감정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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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지지세가 하락하는 까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라스무센리포트가 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다. 올해 1월 취임할 당시 65%였던 지지율은 10월 50%아래로 떨어진 뒤 회복을 못하고 있다. 드높았던 그의 인기가 이처럼 잦아드는 이유는 뭘까. 뭘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미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던 진보적 주간지 뉴요커가 최근호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다.첫째, 지난해 대선에서 인터넷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30세 이하 젊은 지지층의 이탈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8년 재임 기간에 청춘을 보내며 부시 전 대통령을 혐오했던 그들에게 중요한 건 오바마라는 인간 그 자체였다. 따라서 오바마를 당선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였던 그들로서는 집권 이후 부침을 거듭하는 오바마 정권에는 계속 지지를 보내기 어렵다는 것. 뉴요커는 "인터넷 정치 모델의 취약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둘째, 오바마에게 품었던 지지자의 기대와 희망이 너무나 크고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이다. 선거 유세 때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이상(理想)을 제시했던 오바마 대통령도 집권 후에는 현실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으로서 이런 당연한 변모는 경제위기로 어려웠던 시기에 그에게 가졌던 지지자의 희망과 열정의 거품을 터뜨렸다. 셋째, 다양한 이념을 가진 지지층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 이슈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층은 좌에서 우까지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채로웠다. 그러다 보니 어떤 정책 결정도 반드시 어떤 지지층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좌파 지지층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지속과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지연에 실망했다. 중도 지지층은 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가 최우선 과제였다. 우파 지지층은 은행과 자동차회사에 대한 구제금융에 분노했다. 넷째, 우파가 다시 힘을 회복했다. 우파는 어떤 정책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마냥 '오바마에 대한 반대'만을 부르짖고 있으면서도 엄청난 정치적 힘을 보이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먹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가서는 홀로 심사숙고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점이다. 선거유세에서 그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훌륭한 선동가이자 웅변가였다. 하지만 지난 11개월을 돌아보건대 그는 소수의 이너서클과 집중적으로 숙의하는 것을 더 즐기는 것 같다. 몇 차례의 뛰어난 연설을 제외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더 이상 대중에게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설명하기를 회피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3월 새 전략을 짜겠다고 연설한 뒤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백악관에서 고위 참모들과 비공식 논의를 한 뒤 1일 병력 증파를 천명했다. 그동안 국민에게 어떠한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없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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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은 ‘신발’을 부른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발에는 신발?’ 지난해 12월 이라크를 방문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기자회견 도중 신발을 벗어 던져 유명해진 이라크의 방송기자 문타다르 알 자이디 씨가 거꾸로 ‘신발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일 프랑스 파리 외신기자센터에서 자신이 주관하고 있는 ‘이라크의 미 점령 희생자’ 캠페인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신발이 날아온 것. 자이디 씨는 1년 전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신발을 피할 때처럼 고개를 왼쪽으로 숙여 피했다. 신발은 자이디 씨 뒤 가림벽을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신발을 던진 남성은 ‘하야트’라는 이름의 망명한 이라크 언론인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이 남성은 자이디 씨를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면서 “여기 너를 위한 또 다른 신발이 있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옹호하며 “(자이디 씨가) 이라크 독재자를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한쪽 신발만 신은 채 웃음을 머금고 사람들에 끌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던 그에게 자이디 씨 동생 마이탄 씨가 신발을 던졌다. 자이디 씨는 소동이 진정된 뒤 “그 사람(이라크 언론인)이 내 기술을 훔쳐갔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나는 이 방법(신발 던지는 것)을 점령자에게 사용했지 동포에게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 회견 도중 신발을 던진 것은) 언론인답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기자들이 지적하자 “내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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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살육현장엔 침묵만이…

    “멕시코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진실을 아는 것은 더 위험하다.”멕시코 중북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치와와 주 누에보카사스그란데스 시의 라디오 뉴스쇼 진행자 페르난도 디아스 산타나 씨는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 12월호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멕시코 주요 마약조직인 후아레스 카르텔의 세력권인 치와와 주에서 언론은 ‘객관적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객관적’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경찰과 시의 발표만을 보도하는 데 그친다. 같은 주 후아레스 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이 조직과 주 검찰이 연루된 범죄를 기사화한 언론인 아르만도 로드리게스 씨가 살해됐다. 산타나 씨는 “마약조직을 너무 깊게 파고 들어가지만 않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다”고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3년이 됐지만 끝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군 4만5000명과 경찰 5000여 명을 투입했지만 3년간 1만6000명의 희생자를 냈을 뿐이다. 애틀랜틱은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 이래 최악의 살육”이라고 전했다. 칼데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 지역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다”며 후아레스 시를 지목했다. 이외에 마약을 미국으로 옮기는 주요 통로인 멕시코 북부 국경지대의 일부 마을은 사실상 마약조직이 ‘통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달 찾은 멕시코 동북부 타마울리파스 주 국경도시 레이노사는 마약조직 세타스의 ‘소(小)왕국’이었다. 주요 마약조직 걸프 카르텔의 용병부대로 출발해 하나의 조직으로 성장한 세타스는 전직 군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중무장한 조직원만 4000명. 멕시코 정부는 타마울리파스 주가 평화와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지만 실제 주민에게는 ‘물정 모르는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레이노사 인권단체의 레베카 로드리게스 씨는 “세타스는 테러와 공포로 사람들의 모든 일상을 조용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에게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경찰서장 두 명은 올해 처참하게 살해됐다.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마약 거래로 한 해 수십억 달러를 벌면서 노점상으로부터 자릿세 명목으로 매출 100페소(약 9000원)당 10센트(약 110원)를 뜯어내고 있다. 세타스의 ‘두건을 쓰고 큰 낫을 든 해골’ 표지는 거리를 다니는 차나 건물 벽에서 쉽게 볼 수 있다.국경지대 마을의 더 큰 문제는 마약조직을 소탕하러 온 정부군마저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약조직 소탕을 빌미로 한 정부군의 납치, 고문, 불법연행, 살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마약조직은 ‘반(反)정부군’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정부군이 마약조직 간 다툼에서 어느 한 조직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식별할 능력을 잃은 주민은 그저 ‘눈 감고, 귀 닫고, 입 막고’ 있을 뿐이다. 유엔과 세계은행에서 법경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드가르도 부스카글리아 교수(법학)는 최근 보고서에서 “마약조직이 정부, 법원, 경찰에까지 침투해 있는 멕시코는 전체 31개 주 가운데 17개 주가 사실상 ‘마약공화국’”이라며 “멕시코는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조직이 정부군과 대등하게 맞서는 멕시코 상황은 ‘국가만이 합법적인 폭력을 독점적으로 갖는다’는 국가의 근본 토대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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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판 총기난사 범인은 중국계”

    20일(현지 시간) 서태평양 미국령 사이판 마르피 지역 ‘만세절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이 중국계 남성으로 확인됐다. 사이판 경찰은 총탄을 난사한 무장괴한이 중국계 리중런 씨(42)라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리 씨가 4명을 살해한 카나 타플라의 사격장 종업원으로 일했으며 “사업협상이 잘 안 됐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리 씨의 돈 문제와 개인적 좌절감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했다. 리 씨는 사이판 다른 지역에서 사격장을 열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종종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부상한 한국인 관광객 6명 중 4명은 21일 귀국했고 2명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등 부위에 총탄을 맞아 척추와 장기 일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은 박모 씨(39)는 이날 괌 당국이 직접 제공한 환자 전용 소형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박 씨는 22일 정밀검사와 척추 및 대장에 박힌 총탄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박 씨의 아내는 “지금은 뭐라고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경과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에 앞서 김모 씨(38)와 김 씨의 아들(8)과 딸(5) 등 이번 사건으로 경미한 부상을 입은 3명도 21일 오후 7시경 사이판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편을 통해 입국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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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릴레오 손가락 2개 공개

    16, 17세기 가톨릭의 믿음에 반해 지동설을 옹호하다 박해를 받았던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의 손가락 2개와 치아 1개가 사라진 지 100여년 만에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과학사박물관이 최근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되돌아온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는 1737년 그의 유골을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으로 옮길 때 추종자들이 떼어 낸 것이라고 한다. 당시 교회 당국이 그의 유골을 신성한 곳에 둘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들이 떼어낸 손가락 3개, 척추뼈 1개, 치아 1개 중 손가락 1개만이 곧 본래 유해와 같이 묻혔고, 척추뼈는 갈릴레오가 수년간 가르쳤던 파두아대에서 보관했다. 유해와 분리된 갈릴레오의 엄지와 중지 등 손가락 2개, 치아 1개는 한 이탈리아 후작이 유리병 안에 넣은 뒤 나무상자에 보관해 왔다고 한다. 이 나무상자는 역시 나무로 만든 갈릴레오 흉상을 뚜껑으로 삼았다. 이후 대대로 이 후작 가문에 내려오다 언제인지 확실치 않지만 내용물이 무엇인지 몰랐던 한 후손이 내다 팔았다는 것. 이후 학자들은 갈릴레오의 두 손가락과 치아 1개가 영영 사라진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최근 한 개인 수집가가 경매에서 이 상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내용물이 신체 일부라는 데 호기심이 생겨 구입했다는 이 수집가는 이것이 갈릴레오의 유해 중 일부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과학사박물관 및 피렌체의 문화 관련 관료들에게 자문했다. 과학사박물관 파올로 갈루치 관장은 각종 사료와 상자를 보관했던 가문의 문서를 토대로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라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사박물관 측은 내년 봄 되돌아온 천재 과학자의 두 손가락과 치아 1개를 전시할 예정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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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영화 속 흡혈귀는 왜 다 영국배우일까”

    주미 英대사 엉뚱한 화두 던져 주미국 영국대사 나이절 샤인월드 경(56·사진)은 지난해 10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구설수에 휩싸였었다. 그가 편지에서 당시 미국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 대해 “(사람도) 진부하고 (내놓는) 정책도 오락가락한다”고 혹평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에는 ‘왜 할리우드 영화 속 뱀파이어(흡혈귀)는 다 영국인일까’라는 다소 엉뚱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의 뱀파이어 역은 죄다 영국 배우”라고 주장했다. 영화 ‘트와일라잇’의 고교생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 TV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여염집 흡혈귀 스티븐 모이어, 영화 ‘언더월드’의 흡혈귀 여전사 케이트 베킨세일이 모두 영국인이라는 것.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1970년대 영화 ‘드라큘라’의 크리스토퍼 리, 영화 ‘드라큘라’(1992년)의 게리 올드먼 또한 영국인이라는 것이다. 샤인월드 경은 “(이는) 우연이라기보다 불가해하다(cryptic)”면서 “영국의 (찌푸리고 음산한) 기후 덕에 생겨난 창백하고 풀죽은 안색이 드라큘라로 딱 맞기 때문일까, 아니면 무미건조한 영국식 유머가 영국인을 그 역에 적합하게 만들었을까”라며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그는 “미국에 끼친 영국의 예술적 영향력을 인정하게 돼 어쨌든 행복하다”며 “미국에서 영국의 배우와 대중문화가 인기를 얻음으로써 양국의 문화적 유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외교관답게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200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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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영화 속 흡혈귀는 왜 다 영국배우일까”

    주미(駐美) 영국대사인 나이젤 샤인월드 경(56·사진)은 지난해 10월 고든 브라운 총리에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구설수에 휩싸였다.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진부하고 정책도 오락가락 한다"고 혹평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 언론으로부터 '지적으로 너무 잰다(intellectually overbearing)'는 평도 들었던 그가 17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왜 헐리우드 영화 속 뱀파이어는 모두 영국배우일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샤인월드 경은 "헐리우드 영화 속 가장 훌륭한 악당은 모두 영국인이라는 철칙이 있는 것 같다"며 "특히나 뱀파이어(흡혈귀) 역할은 죄다 영국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 '트와일라잇 속편'의 고교생 뱀파이어 역할을 한 로버트 패틴슨, 미 HBO TV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여염집 흡혈귀 역을 맡은 스티븐 모이어, 영화 '언더월드' 시리즈에서 뱀파이어 여전사로 나온 케이트 베킨세일이 모두 영국인이라는 것. 최근의 경향만도 아니다.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드라큘라' 시리즈의 드라큘라 백작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 영화 '드라큘라'(1992년)에 드라큘라 백작 역을 맡은 게리 올드먼 역시 영국인이다. 샤인월드 경은 '뱀파이어 = 영국인 배우'라는 등식이 성립된 까닭에 대해 "우연이라기보다는 불가해하다(cryptic)고 말하고 싶다"면서 "영국의 기후가 드라큘라 역을 하기에 딱 맞는 창백하고 풀죽은 안색을 만들어내기 때문일까, 아니면 시치미 뚝 떼는 식의 영국 유머가 뱀파이어의 대중성(kitsch)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일까"라고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솔직히 영국식 영어 악센트에 천부적으로 위협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찌됐든 미국인의 삶에 끼친 영국의 예술적 영향을 인정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영국배우가 성공하고 영국 TV프로그램과 예술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음으로써 양국의 문화적 유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외교관다운 발언을 덧붙였다. 32년간 외교관으로 잔뼈가 굵은 샤인월드 경은 4년 간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외교수석을 지냈고, 2006년에는 이란에 억류됐던 영국 수병 15명이 풀려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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