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백만장자 록펠러의 이중생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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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호주 멜버른공항에서 실종된 백만장자 부동산투자가 허먼 록펠러 씨(52)가 8일 만인 29일 멜버른 교외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호주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생전 인터넷 '파트너 교환섹스(스윙어·swingers) 사이트'에 가명으로 접근해 뭇 여성들과 은밀히 성관계를 하는 '이중생활'을 꾸려온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록펠러 씨는 호주 곳곳에 대형 쇼핑센터를 비롯해 여러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종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해왔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뉴질랜드 존 키 총리가 그의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정·재계 인맥도 두터웠다. 올해 큰딸이 호주국립대 의대에 입학하게 됐다고 친구들에게 마냥 자랑할 정도로 가정적이기도 했다. 이런 그의 배경은 그의 '일탈'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호주 경찰은 그를 살해해 시체를 유기한 용의자로 마리오 쉠브리 씨(57)와 버나데트 대니(여·41)를 긴급 체포했다. 록펠러 씨와 두 남녀는 인터넷 파트너 교환섹스 사이트를 통해 만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록펠러 씨의 실종이 알려진 지난달 21일 사실 록펠러 씨는 또 한번의 밀회를 위해 대니 씨의 집으로 향했던 것이다. 정확한 동기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셋은 말다툼을 벌였고 두 사람이 록펠러 씨를 살해해 시체를 토막 낸 뒤 불에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지 '해럴드 선'은 2일 록펠러 씨가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발행되는 파트너교환 섹스 전문잡지에 파트너를 찾는다는 지저분한 광고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보도한 광고에서 록펠러 씨는 자신을 30대라고 소개했고, '매력적이며 거리낌 없이 섹스를 즐기는 커플'을 찾는다고 했다. 광고에 실린 연락처는 록펠러 씨가 자신의 '또 다른 삶'을 숨기기 위해 마련한 5개의 선불(先拂) 휴대전화 번호 중 하나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호주 AAP통신에 따르면 멜버른에서는 은밀한 파트너 교환섹스를 전문으로 하는 8개의 그룹이 있다. 그러나 이들 그룹에 정통한 소식통은 록펠러 씨가 이런 그룹에 참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록펠러 씨의 가족은 지난달 30일 조용히 장례식을 치렀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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