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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부가 영화 한 편을 위해 법까지 바꿨다. 뉴질랜드 존 키 총리는 28일 자국이 배출한 세계적 흥행감독 피터 잭슨의 신작 ‘호빗(The Hobbit)’을 뉴질랜드에서 촬영하기로 제작사인 미국 워너브러더스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뉴질랜드 정부는 2500만 달러(약 280억 원)에 이르는 추가 면세 혜택 및 마케팅 보조금을 지원하고 제작사와 잭슨 감독이 원하는 대로 고용법을 개정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영화 호빗은 세계 약 29억 달러(약 3조2700억 원)의 흥행수입을 올린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이전 시대를 다루는 속편이다. 5억 달러(약 5600억 원)를 들여 두 편의 호빗이 제작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주 뉴질랜드 배우조합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호빗의 촬영 거부를 들고 나오자 제작사 측은 “뉴질랜드에서 영화를 찍지 않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호빗을 뉴질랜드에서 찍어야 한다며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서자 배우조합은 보이콧 주장을 철회했다. 그러나 제작사 측은 25일 뉴질랜드로 날아와 안전하고 안정된 촬영 보장을 요구하며 키 총리 및 정부 인사들과 협상을 벌인 끝에 이런 결과를 끌어 낸 것. 뉴질랜드 정부는 이전에 약속했던 45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면세 혜택에 더해 1500만 달러(약 169억 원)를 더 줄여주기로 했고 마케팅 비용으로 1000만 달러(약 112억 원)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배우와 촬영 스태프가 피고용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하는 고용법 개정안을 내기로 했다. 이 법은 이날 뉴질랜드 의회에 직권상정됐다. 개인사업자가 되면 배우나 스태프는 촬영 중 노동쟁의를 벌일 수 없고 휴일수당과 병가 등 피고용인으로서의 혜택은 없어진다. 그 대신 극장 개봉 뒤 나올 호빗 DVD와 인터넷 다운로드 동영상에 역시 잭슨 감독이 제작한 뉴질랜드 홍보 영상을 의무적으로 삽입하기로 했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호빗의 시사회 중 한 번은 뉴질랜드에서 열기로 했다.합의 결과가 알려지자 뉴질랜드 노동당과 녹색당 등 야당과 노동계 및 일부 언론은 “‘은화 30냥’에 나라를 팔아먹었다” “거대 영화제작사에 휘둘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정부와 영화, 관광업계는 호빗이 뉴질랜드에 불러들일 유형무형의 이익을 거론하며 옹호했다. 영화 제작에 필요한 일자리 수천 개가 생기고 홍보효과 및 관광수입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 전문가들은 호빗을 뉴질랜드에서 찍음으로 해서 약 15억 달러(약 1조6875억 원)의 수익효과를 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성공으로 뉴질랜드 영화업계는 연간 23억 달러 가치(약 2조5875억 원)를 지닌 산업으로 탈바꿈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지하 622m 갱도에 갇혔다 70일 만에 구출된 칠레 산호세 광산의 광원 33명이 과거 평범한 삶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2일 전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언론의 취재 열기와 유명세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땅 밑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최고령 마리오 고메스 씨는 “어디를 가나 취재진에게 둘러싸이는 데 지쳤고 연이은 공식 행사에도 질렸다”며 “좀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오마르 레이가다스 씨도 칠레 일간지 엘 메르쿠리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초조하고 불안해 잠도 오지 않는다”며 “차라리 지하에 갇혀 있을 때가 더 나았다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13, 14일 구출된 뒤 일주일간 가족과의 재회, 귀향 등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 신문과 방송의 초점이 됐다. 육체노동으로 돈을 벌던 그들에게 이미 쏟아졌거나 기대되는 금전적 수익도 그들을 정신적으로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 구출될 때 지하에서 가져온 돌멩이를 나눠준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았던 마리오 세풀베다 씨조차 “이런 게 명성이라면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이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해온 심리학자 알베르토 이투라 씨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매몰된 지 69일 만에 구출된 칠레 산호세 광산의 광원 33명이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에 들어갔다. 광산 인근 코피아포 지역병원에 이송돼 건강진단을 받은 광원 중 3명이 14일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고 외신이 15일 전했다. 에디손 페냐와 후안 이야네스, 그리고 볼리비아인 카를로스 마마니 씨는 이날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정부가 제공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광원들도 16일까지는 귀향할 예정이다. 폐렴 증세를 보인 최연장자 마리오 고메스 씨와 마리오 세풀베다 씨는 만성 규폐증으로 진단됐다. 병원 측은 “33명의 건강에 의학상 어떤 심각한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이들의 심리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하에서 분열 있었다”8월 5일 매몰돼 생존이 외부에 알려지기까지 17일간의 경험이 어떤 마음의 상처를 남겼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광원 리차르드 비야로엘 씨(23)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광원이 굶주림과 외로움에 지쳐 결국 숨지리라고 믿었다. 우리는 죽음을 기다렸다”고 증언했다. 굶주림 때문에 인육(人肉)을 먹는 일도 생각해봤느냐는 질문에 그는 “외부와 연락이 닿은 뒤 누군가 농담 삼아 그런 이야기를 한 것 말고는 전혀 없었다”며 “다만 굶주림에 살이 12kg이나 빠진 내 몸을 보며 내가 나를 먹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원 오마르 레이가다스 씨(56)는 딸이 매몰 직후 상황을 묻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한다. “모든 결정이 민주적으로, 다수결로 이뤄졌다”고 한 루이스 우르수아 씨의 말과는 달리 갱도 내에서 갈등도 있었으며 주먹다짐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지상에서 캠코더를 내려보냈을 때 28명만 화면에 나온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33명의 광원들은 지상에서 지하의 일을 모두 다 말하지는 않기로 굳게 서약했다고 한다. ○ 영화 TV 출연 인터뷰 제의 잇달아이들은 앞으로 각종 영화, TV 출연, 책 발간, 인터뷰 등으로 얻을 수익을 똑같이 나누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칠레 정부에 이 같은 일을 할 재단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외부 ‘유혹’에 서약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미 칠레 사업가 레오나르도 파르카스 씨는 33명 모두에게 500만 페소(약 1200만 원)짜리 수표를 지급했다. 각국 취재진도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며 인터뷰 요청을 하고 있다. 영국 최고 명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33명을 자신의 구장으로 초청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전날 병원을 찾아 “앞으로 어떤 산업의 어떤 작업장이든 산호세 광산 같은 비인간적이고 안전하지 못한 곳이 없도록 철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광원 가족들이 텐트를 치고 69일간 기다린 ‘희망 캠프’ 자리에 기념관을 짓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기념관에는 구조 캡슐 ‘불사조’와 각종 굴착 장비, 그리고 지하의 광원이 ‘우리는 살아있다’고 처음으로 외부에 알린 쪽지 등이 보관될 예정이다.○ 수직갱도 봉인…17일 감사 미사불사조 캡슐이 33명을 구조해냈던 수직 갱도는 14일 철제 뚜껑으로 봉인됐다. ‘희망 캠프’에 있던 수많은 텐트와 컨테이너 박스도 치워졌다. 33명과 가족들은 17일 이 자리에 다시 모여 감사의 미사를 드리기로 했다. 칠레 정부는 25일 수도 산티아고에서 귀환 환영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대통령궁에서는 이들과 구조대원 간의 축구 경기도 열린다.산티아고(칠레)=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브란테스 주한 칠레 대사 “지구 정반대편, 한국인들 성원에 깊은 감사” 13일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첫 광원이 구조됐을 때 미국 워싱턴의 칠레 대사관은 주미 칠레인들의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서울 충무로의 주한 칠레대사관 앞에선 그런 축제 분위기는 연출되지 않았다. 대신 한국 내 칠레 교민들은 지구 정반대편 조국의 뉴스를 각자 TV 생방송으로 시청하면서 서로 전화를 걸어 자축했다고 한다. 에르난 브란테스 주한 칠레대사(사진)는 15일 대사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주한 칠레인은 겨우 50명밖에 되지 않는 데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한데 모이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한국인과 칠레인, 외교관 할 것 없이 내게 전화를 걸어 축하해줬다”고 말했다.―주한 칠레인들의 반응은 어땠나.“모두 자기 일처럼 여기며 국가적인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광원들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된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칠레와 인연이 없는 대다수 한국인들도 이 극적인 드라마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한국인들의 강한 성원과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 휴대전화나 e메일로 한국인들의 축하메시지가 정신없이 날아들었다. 한국인들의 이런 높은 관심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양국이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다만 그는 “칠레 축구선수협회가 광원 33명에게 한국여행을 제안했다”는 외신보도에 대해서는 “아는 바는 없지만 만약 온다면 그들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칠레는 올해 2월 대지진, 최근 광원 매몰사태로 위기에 빠졌지만 훌륭하게 대처해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켰다는 평가가 많다.“칠레는 인적 자본이 풍부한 나라다. 이번에도 광산 전문가나 엔지니어들이 큰 역할을 했다. 위기극복 에너지의 원천은 칠레의 지형이 만들어내는 국가 정체성과도 관련이 깊다. 칠레는 북쪽은 사막, 서쪽은 바다, 동쪽은 산맥, 남쪽은 극지를 마주해 지형적으로 고립돼 있고 화산폭발 쓰나미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다. 그래서인지 국민들의 단합이 뛰어나다.”브란테스 대사는 ‘이번 사고로 광산업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칠레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업을 사고 한 번 났다고 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브란테스 대사는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지지한다”고 덧붙였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다양한 성격과 배경의 등장인물은 정해졌다. 무대는 지하 700m 폐쇄된 공간. 악당은 광원 안전에 등 돌린 광산회사다. 거대한 암반이 무너지는 스펙터클에서부터 감동의 피날레까지…. 칠레 산호세 광산에서 벌어진 ‘운명의 69일’에 군침 흘리지 않을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는 드물 것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4일 이번 사고와 구조를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모양새를 취할지 영화 관계자들에게 물었다.2001년 9·11테러 당시 테러범들이 추락시킨 여객기 유나이티드항공 93편의 실화를 다룬 영화 ‘유나이티드 93’의 캐스팅 담당 댄 허버드 씨는 “정신적 지주였던 최연장자 마리오 고메스 역에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나 알 파치노가 알맞다”고 말했다. 실화인 만큼 실제 광원들과 용모가 비슷한 남미계 할리우드 배우가 대거 나올 듯하다고 점쳤다.1993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크라잉 게임’의 제작자 스티븐 울리 씨는 “광원들이 지하에서 어떻게 지냈느냐보다 구조된 뒤 이들에게 벌어질 일을 보여주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땅속 삶은 실시간 동영상과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것. 울리 씨는 “매몰 그 자체에 대한 영화는 최악”이라며 “지금 당장 영화를 만들기보다 10년 뒤 이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추적해 보여주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고 주장했다.공포영화 ‘디센트 2’의 각본을 쓴 영화감독 J 블레이크슨 씨 역시 광원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오히려 살지 죽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던 최초의 17일이야말로 최적의 이야기 소재”라며 “여기에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과 포기한 사람 간의 갈등과 충돌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어떻게 영화를 만들든 암반이 무너져 갱도가 막히는 장면이 빠지기는 어렵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특수효과를 맡은 바니 커노 씨는 “스크린에서 광산이 무너지는 장면을 실제처럼 묘사하기란 매우 어렵다”며 “결국 컴퓨터그래픽(CG)으로 사람과 바위를 연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다양한 성격과 배경의 등장인물은 정해졌다. 이들이 지하 700m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있다. 광원 안전에는 등 돌린 광산회사라는 '악당'에, 거대한 암반이 무너지는 스펙터클도 가미됐다. 손수건을 흠뻑 적실 감동의 피날레까지. '운명의 69일'에 군침 흘리지 않을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는 드물 것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4일 영화관계자들에게 이번 칠레 산호세 광산 사고를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영화가 만들어질지 물었다. 2001년 9·11 당시 테러범들이 추락시킨 여객기 유나이티드 93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유나이티드 93'의 배역 담당 댄 허바드 씨는 "광원들의 정신적 수호자였던 최연장자 마리오 고메스 역에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나 알 파치노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또 실화인 만큼 실제 광원들과 용모가 비슷한 남미계 할리우드 배우가 대거 나올 듯하다고 점쳤다. 관심을 끄는 배역인 19세 최연소 지미 산체스 역에는 영화 '스파이더맨 4'편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신성 앤드류 가필드를 꼽았다. 1993년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크라잉 게임'의 제작자 스티븐 울리 씨는 "광원들이 지하에서 어떻게 지냈느냐보다 구조된 뒤 이들에게 벌어진 일들을 보여주는 게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몰 17일 만에 생존이 외부에 알려지고 나서 이들이 삶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것. 울리 씨는 "매몰 그 자체에 대한 영화는 최악"이라며 "지금 당장 영화를 만들기보다 10년 뒤 이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최상"이라고 주장했다. 공포영화 '디센트 2'의 각본을 쓴 영화감독 J블레이크슨 씨 역시 이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영화화 하는 것은 별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살지 죽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최초의 17일이야말로 최적의 이야기 소재"라며 "여기에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과 포기한 사람 간의 갈등과 충돌이 내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내면을 심도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어떻게 영화를 만들든 암반이 무너져 갱도가 막히는 장면이 빠지기는 어렵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특수효과를 맡은 바니 커노우 씨는 "스크린에서 광산이 무너지는 장면을 실제처럼 묘사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배우를 놓고 폴리스티렌수지로 만든 바위가 떨어지고 구르게 하면 바위의 무게감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 때문에 커노우 씨는 "결국 컴퓨터그래픽(CG)으로 사람과 바위를 연출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두 달 이상 무너진 광산에 갇혀 있던 칠레 광원 33명에게 주어진 행운은 두 명의 든든한 동료가 있었다는 점이다. 외신은 사고 당시 현장책임자였던 루이스 우르수아 씨(54)와 가장 나이가 많은 마리오 고메스 씨(63)가 동료들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전했다.가장 마지막에 구조되겠다고 자청한 우르수아 씨는 갱도가 무너진 뒤 그들의 생존이 알려진 8월 22일까지 17일 동안 기민한 판단력과 카리스마로 나머지 32명의 생명을 사실상 책임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는 사고가 나자 갇힌 공간을 작업, 취침, 위생 세 부분으로 나눠 광원들을 각각 배치하고 규율을 다잡았다. 얼마 남지 않은 식량을 놓고 동료끼리 다투지 말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참치를 광원들에게 48시간에 한 술씩 나눠주며 지상에서 음식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음식에 마음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기강을 잡았다. 이런 리더십 때문에 동료 사이에서 그는 ‘전사(Don Lucho)’로 통했다. 한 심리학 전문 웹사이트는 그를 ‘투지 있는 리더’의 전형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보다 동료를 앞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구조 시작 전날인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르수아 씨는 “내 동료는 정말 탁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11월 퇴직을 앞두고 있던 고메스 씨는 뉴욕타임스가 ‘동료들 사이에서 정신적 수호자’로 불린다고 보도했을 정도였다. 광원의 아들로 태어나 12세부터 갱도에서 일한 경험을 통해 불안해하는 동료를 다독였다. 30대 시절에는 잠깐 밀항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당시 11일 동안 밀항선 바닥에서 초콜릿과 갑판 사이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신발에 받아 마시며 생존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하에 예배공간을 마련했고 생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진 다음에는 지상의 심리카운슬러가 다른 동료의 심리상담을 하는 것을 돕기도 했다.결혼생활 31년 동안 아내 릴리아네트 라미레스 씨에게 별다른 사랑표현을 하지 않았던 그였지만 아내에게 절절한 연애편지를 보내 세계인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혼인신고만 하고 살아온 이 부부는 동료 광원과 가족을 모두 초청해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고메스 씨는 이날 아홉 번째로 구조됐다. 그는 캡슐에서 내린 뒤 품에서 매몰 광원 33명이 모두 서명한 칠레 국기를 꺼내 흔들었다. 국기를 든 그의 왼손은 세 손가락밖에 없었다. 50년 광원 경험이 그의 엄지와 검지를 앗아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김정남(39)이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3대 세습을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힌 것은 북한 내외부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후계자가 된 이복동생 3남 김정은(27)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판 ‘왕자의 난’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첫째 부인 성혜림(2002년 사망)의 자식으로 셋째 부인 고영희(2004년 사망)의 자식인 김정철, 김정은의 이복형이다.베이징의 북한 소식통은 “김정남이 직접 TV 인터뷰에 나와 이같이 말한 것으로 미뤄 김정남과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갈등이 예상된다”며 “이는 북한판 ‘왕자의 난’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에는 김정남을 지지하는 세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 정착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김정남은 마카오와 베이징에서 비교적 공개적인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에 따라 그의 신변은 상당히 불안정하게 됐다. 김정남이 현재처럼 권력에서 배제된 채 중국과 마카오 등 외국을 전전하는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최근 김정남이 마카오에서 행방을 감춘 것은 김정은 후계 발표 이후 신변에 위협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일본 언론은 보고 있다. 김정남은 과거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설이 나올 때마다 “그것은 아버지가 걱정할 일이다. 나는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베이징의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남이 최근 잦은 인터뷰를 갖는 것은 집요하게 자신을 찾는 언론에 노출되는 형식을 빌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국제사회 관심의 중심에 있음으로써 자신에 대한 위협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북한판 왕자의 난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 김정남이 해외로 나돈 지가 오래돼 기반세력이 미약하거나, 있더라도 와해돼 사실상 김정은과 맞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그것이다. 또 김정남은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몇 년 후에 정은이가 형 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면 도와주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해외에서 언제까지나 동생이 필요로할 때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동생 정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느냐’고 묻자 “동생이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정말로 주민들의 윤택한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후계자 ‘김정은 띄우기’ 北 파격행진 계속▲2010년 10월1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됐다 미군의 구출작전 중 납치범이 채운 폭탄조끼가 터져 숨진 것으로 알려진 영국 여성이 사실은 미군 수류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1일 런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린다 노그로브 씨(36)가 구출작전을 감행하던 미군 특수대원이 터뜨린 수류탄에 숨졌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그러나 아직까지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며 “미영 양국 합동으로 노그로브 씨가 어떻게 숨졌는지 철저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정보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이날 오전 캐머런 총리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머런 총리에 따르면 미군이 노그로브 씨 사망과 관련해 구출작전 전반을 복기하다 그가 당초 발표처럼 납치범의 손에 숨진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새 증거가 드러났다. 캐머런 총리는 “(이에 대해)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그녀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구조 작전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이어 앞서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작전 도중 납치범들이 그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노그로브 씨는 페루에서 천연자원 보존과 빈곤 퇴치 활동을 벌였으며 유엔 소속으로 아프간, 라오스에서도 일하는 등 광범위한 구호활동을 벌여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독일 정보기관이 테러를 저지를 우려가 높은 또 다른 일군의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8일 미국 ABC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독일 정보기관 관료들이 “독일에서 테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위험한’ 45명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음모를 미국 당국에 밝힌 아프가니스탄 출신 독일인 아흐메드 시디키 씨를 비롯해 독일인 다수가 이번 유럽 테러 계획에 깊이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제인 홀 루트 미 국토안보부 부장관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유럽 각국 내무장관과 회의를 갖고 “유럽은 끊임없는 테러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경고한 유럽 테러 계획의 내용을 듣기 위해 유럽 내무장관들이 초청한 이 자리에서 루트 부장관은 현재 유럽이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위협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루트 장관과의 회의를 마치고 나온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에게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는 “우리는 (이번 테러 계획이) 구체적인 목표도, 날짜도, 테러그룹도 없다는 데 동의했다”고 비꼬듯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날 유럽 테러 계획이 실체는 없고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지드 샴술 하산 주영 파키스탄 대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패배가 예상되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테러 계획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달 말 미군 무인폭격기와 헬리콥터의 공격으로 파키스탄 민간인이 숨져 반미 감정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시도”라고도 했다. 유럽 정보기관 고위층 사이에서도 이번 테러 계획이 “과장됐다”며 일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서 훈련받은 유럽 국적 사람들이 주요 도시에 대한 테러를 벌일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유럽 정보기관도 포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결실을 볼 만큼 테러 계획이 무르익었다는 미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1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 의제가 의미 있게 논의된다면 이번 회의는 서울 올림픽보다 더 큰 국제적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5일 “11월 회의에서 G20 비회원국에 대한 개발 지원 문제를 핵심 의제로 놓으려는 주최국 한국의 노력은 G20의 진화에 중요한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가디언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세계의 주요 20개국이 이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한 G20이다 보니 그동안 회의에서도 금융, 재정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그러나 G20이야말로 최고위급 지도자들이 세계의 긴급한 개발정책 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기에 적합한 장이라는 것이다.따라서 압축적인 개발을 통해 상대적으로 빨리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기억이 생생한 나라인 한국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개발을 핵심 의제로 논의하는 데 안성맞춤의 기회다. 또한 그간 미국, 영국,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만 개최되던 회의가 이번에 한국에서 열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신문은 개발정책을 G20의 어젠다로 설정하려는 노력이 지난 캐나다 토론토 회의에서 있었고 그 실무그룹의 공동의장국을 한국과 남아공이 맡았다는 점도 부각했다.이 신문은 “한국이 국제무대 전면에 나서 글로벌 리더십을 행사하는 걸 보는 건 매혹적인 경험이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인정했다. 또 “한국은 1980년대 후반 노동·학생운동으로 인한 사회불안을 경험하고 독재정권에서 민주화의 길로 접어든 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며 “한국의 일부 관료는 G20이 올림픽보다도 국가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더 좋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이 신문은 그러면서 “한국이 G20 국가들로 하여금 세계의 개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토록 한다면 이번 정상회의가 미칠 국제적 영향력은 올림픽 때보다 더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뉴스데이트]G20 개최, 앞으로 한달…▲2010년 10월7일 동아뉴스스테이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종전(終戰)모드로 들어간 것일까.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아프간 반군 세력과 비밀리에 접촉하거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7일 아프간 정부가 아프간 반군 중 알카에다와 연결된 가장 강경한 하카니 네트워크와 올여름 고위급 협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 정부도 1년 이상 서방 중재자를 통해 이들과 접촉했다고 전했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현재 파키스탄의 아프간 국경지역에 은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라덴을 비롯한 알카에다와 아주 밀접하다. 만약 하카니 네트워크가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는다면 알카에다는 사실상 고립된다. 가디언이 파키스탄, 아랍, 미국의 믿을 만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하카니 네트워크의 실질적 지도자인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방문해 아프간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또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미 정부를 대신한 서방 비정부기구 중재인이 파키스탄에서 하카니 대표단과 수차례 만났다. 이 신문은 미군의 무인폭격기 공격으로 하카니 측 전사자가 속출하는 데다 미군의 내년 철군 계획에 고무된 하카니 네트워크가 종전 이후 아프간에서 다른 반군 세력보다 더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도 이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지도부가 종전을 위한 비밀 고위급 협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비밀협상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렸으며 탈레반 지도자 무함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15인 위원회인 케타 슈라 측이 참석했다. 아프간에서 서방 군대가 떠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던 탈레반의 주장은 사실상 폐기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탈레반 측과 미 중앙정보국(CIA) 관료의 은밀한 회의도 최근 열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아프간 정부와 반군 측이 ‘화해’를 시도하는 까닭에 대해 양 신문은 내년 7월 철군을 시작해야 할 미국이나, 최근 대대적 공세에 시달리는 반군이나 해결책은 협상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체외수정(IVF) 기술은 1970년대 개발 당시 “불임부부에게 축복”이라는 호평과 함께 “생명윤리 딜레마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는 지적도 받았다. 가톨릭 및 보수적 개신교계에서는 ‘생명을 말살하는 기술’이라며 비판이 거셌다. 체외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는 육체적 정신적 장애를 지닐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간 세계에서 약 400만 명이 체외수정을 통해 안전하게 태어나면서 이런 우려와 비판은 잦아들었다.그러나 체외수정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버트 에드워즈 명예교수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자 생명윤리 논란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전했다.체외수정과 이 기술에서 비롯된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을 강력히 반대하는 교황청이 비판의 선봉에 섰다. 이그나시오 카라스코 데 파울라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은 이날 개인자격의 성명을 통해 “노벨상위원회의 결정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드워즈가 없었다면 난자 시장이 형성되지도 않았을 테고, 버려지는 배아로 가득한 냉동고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의 가톨릭계 생명윤리 연구기관인 앤스콤 생명윤리센터의 데이비드 앨버트 존스 교수도 “체외수정이 수많은 인간 배아의 고의적 유기를 가져온 장본인격”이라고 지적했다.가톨릭계에서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 인권은 임신이 됐을 때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따라서 체외수정을 위해 추출된 배아가 폐기되는 것을 ‘살인’과 같이 생각한다. 미국의 보수적인 복음주의파 개신교계도 이에 동의한다.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부침례교협의회 리처드 랜드 최고윤리관은 “어떤 사람이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조각조각 낼(cannibalizing)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헝가리의 알루미늄 공장에서 화학 슬러지(진흙같이 걸쭉해진 폐기물)를 모아놓은 저수지 댐 일부가 붕괴돼 슬러지가 대량 유출됐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4일 오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서쪽으로 164km 떨어진 어이커 시의 한 알루미늄 공장에 있는 슬러지 저수지 댐이 터져 슬러지가 흘러나와 인근 데베체르를 비롯한 7개 마을의 집과 거리를 뒤덮었다.헝가리 정부는 5일 오전 어이커 시가 속한 베스프렘 주와 인근 2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까지 3세 여자아이를 비롯해 4명이 숨졌고 120여 명이 다쳤으며 6명이 실종됐다. 주민 390여 명이 긴급 대피했고 110명은 구조됐다.일레스 졸탄 환경장관은 이날 “지금까지 슬러지 100만 m³가량이 유출돼 40km²의 지역을 뒤덮었고 주민 7000여 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헝가리 역사상 최악의 화학 폐기물 사고이자 환경 재앙”이라고 밝혔다. 슬러지는 베스프렘 주의 마르칼 강까지 도달했고, 최악의 경우 식수공급원인 다뉴브 강까지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슬러지는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를 제련할 때 발생하는 물질로 납 같은 중금속 성분과 부식성 물질, 그리고 약간의 방사능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공장을 소유한 말(MAL)사는 “슬러지는 유럽연합(EU) 기준에 따르면 위험 폐기물이 아니며 여전히 기존 보유량의 96∼98%의 슬러지는 저수지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사고가 나자 헝가리 국가재난국(NDU)은 소방관과 경찰 500여 명을 투입해 거리에 물을 뿌려 슬러지를 씻어냈고 마르칼 강에는 강알칼리성인 슬러지를 중화하기 위해 석회 수백 t을 뿌렸다. 헝가리 정부는 이 알루미늄 공장의 조업을 이날 중지시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한국보다 먼저 막걸리의 가치를 알아봤다는, 막걸리 열풍의 발원지인 일본을 직접 찾았다. 그런데 현지에서 만난 막걸리는 한식당 주변부만 맴돌고 있는 것이 현실. 일본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소매점 유통이 관건이라는데…. 까다로운 일본 시장의 벽을 넘을 대책은 무엇일까. ■ 교황청, 노벨 생리의학상 선정에 발끈불임 부부에게 귀중한 생명을 가져다준 체외수정(IVF) 기술. 그러나 가톨릭과 보수적 개신교계에서 볼 때 체외수정은 생명을 파괴하는 기술이다. 30여 년간 400만 명이 태어난 이 기술을 개발한 학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체외수정의 윤리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 교보빌딩 ‘광화문 글판’ 20년史메마른 땅을 적시는 한 줄기 단비처럼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몇 줄의 글,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글귀 하나…. 시대를 달래는 문장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글귀로 광화문 거리를 지켜온 교보생명의 ‘광화문 글판’이 20년을 맞아 책으로 엮어져 나왔다. ■ 민간예보관들이 본 기상청 문제점일기예보를 믿다가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산이 없어 옷이 젖는 정도가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나 폭설로 지하철이 멈추고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기상이변이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기상청의 해명은 사실일까. ■ ‘QR코드’ 마케팅의 세계궁금하면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된다. 다양한 정보를 담은 격자무늬의 2차원 코드 ‘QR코드’ 얘기다. QR코드는 인쇄된 모든 것을 동영상 사진 등 정보가 가득한 인터넷과 연결하게 해준다. 기업들이 QR코드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다. 신문을 보다 지면에 붙은 QR코드를 통해 관련 동영상을 보는 세상도 머지않았다.}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4주 미뤄졌다. 3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 집권 노동당 지우마 호세프 후보(62)가 유효 투표의 46.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브라질 헌법은 1위 후보의 유효득표가 50%를 넘지 않으면 2위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호세프 후보는 32.6%를 얻어 2위에 오른 브라질사회민주당 조제 세하 후보(68)와 이달 31일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호세프 후보는 브라질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현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직접 지목한 후보다. 룰라 대통령 아래서 대통령비서실장 겸 정부 수석장관을 지낸 호세프 후보는 브라질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룰라 대통령의 인기를 업고 이미 상반기부터 대통령 당선이 유력했다. 선거 전 치러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50%를 훨씬 넘는 지지율로 세하 후보를 멀찌감치 밀어냈다. 결선투표가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했다. 로이터통신은 4일 호세프 후보가 결선투표까지 밀려 간 데에는 선거운동 막바지인 지난달 그의 참모가 연루된 뇌물수수 사건이 터진 데다 또 다른 여성 후보인 녹색당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52)가 그의 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14%의 지지율을 보였던 시우바 후보는 19.3%의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낙태에 동조하는 호세프 후보에 대해 브라질의 복음주의파 개신교도가 등을 돌리고 같은 복음주의파 개신교도인 시우바 후보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물론 호세프 후보가 31일 열리는 결선투표에서 질 것이라는 예측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 호세프 후보는 실망스러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이날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전사이며 도전에 익숙하다”면서 “결선투표에서 분명히 이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AFP통신은 “결국 최종 승부는 ‘또 다른 여성’ 시우바가 쥐고 있다”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독일 자동차회사 BMW그룹이 자사 고급자동차 35만 대를 리콜한다. BMW그룹 계열인 최고급 자동차 롤스로이스도 5000대 이상 포함됐다. BMW그룹은 1일 보도자료를 내고 “리콜 대상 자동차의 파워브레이크 시스템에 문제가 발견돼 자발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해당 자동차의 기계적 브레이크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어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리콜 대상은 2001년 7월∼지난해 11월에 제작된 BMW 5, 6, 7시리즈의 8기통 및 12기통형과 롤스로이스다. BMW는 미국에서만 19만8000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34만8000대가 리콜 대상이다. 한국에서는 2002∼2009년 판매된 5시리즈 및 7시리즈 8000여 대가 해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롤스로이스는 세계적으로 5800대가 리콜대상이다. 1년에 통틀어 1000대 안팎 팔리는 롤스로이스의 대량 리콜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번 리콜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역시 BMW의 다른 브랜드인 미니(MINI) 차종의 파워스티어링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는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전격 발표됐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새로운 공사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 국제안보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지난달 30일 웹사이트에 영변 핵시설 터를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2008년 폭파, 해체된 냉각탑 주변에서 새로운 건축 또는 굴착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성사진은 미 상업위성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같은 달 29일 촬영했다. ISIS는 “냉각탑이 있던 자리 주변에 중장비 무한궤도 흔적과 트럭, 굴착용 중장비가 보인다”며 “냉각탑 자리 바로 곁에는 새 건물 두 동이 건립되는 장면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ISIS는 “(북한이) 냉각탑을 다시 짓는 조짐은 없으며 이보다 더 큰 공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1일 “새로운 빌딩이 들어선 것은 맞지만 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직사각형 건물 두 동인 점으로 보면 냉각탑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박길연 외무성 부상의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의 핵 억지력은 결코 포기될 수 없으며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용 냉각탑은 2007년 6자회담 2·13합의에 따라 2008년 6월 폭파, 해체됐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유엔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하고 규탄 성명을 발표한 데 반발해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 작업 중단 및 원상복구를 선언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세계 인구의 80%는 물 부족이나 오염 같은 위험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수중생물 수천 종도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뉴욕 시티컬리지 찰스 보로스마티 교수 연구진이 세계의 주요 강 47곳의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강 47곳은 세계 인류가 마시는 물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주요 하천이다. 연구진은 위협수준 설정을 위해 △댐 △물을 끌어올린 정도 △농업 및 공업 형태 △오염 정도 △인구 증가 △도시개발 등 23가지 변수를 종합했다. 이 연구는 30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인류 물 안전과 강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지구적 위협’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연구에 따르면 47개 강 가운데 30곳 이상이 적어도 ‘적정수준(moderate)’ 이상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적정수준 이상의 위협 수준을 보인 강 30곳 가운데 8곳은 인류에 ‘매우 높은 위협’을 주고 있으며, 14곳은 종다양성에 ‘매우 높은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 인구의 80%, 2010년 기준으로 따지면 전체 약 68억 명 가운데 50억 명 이상이 이 같은 지역에 살고 있다. 반면 스칸디나비아, 시베리아, 캐나다 북부, 호주 북부와 아마존 강 적도 부근은 가장 낮은 위협 수준을 보였다. 선진국은 그동안 물 부족과 오염에 대비해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 댐과 저수지를 만드는 등 인위적으로 물길을 돌리는 방식으로 약 8억5000만 명이 혜택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많은 수중생물의 서식환경을 위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만∼2만 종의 수중생물이 멸종에 직면했거나 멸종위기에 처했다. 반면 이 같은 투자가 미미한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 중앙아시아, 중국, 인도, 페루 같은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약 34억 명이 가장 높은 물 위협 수준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향후 물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서 선진국이 지금까지 해온 인프라 구축의 방법과 습지, 범람원을 보호하는 자연적 방법을 적절히 혼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부유세 때문에 살던 곳을 떠날까. 부자 증세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증세 반대 측에서 들고 나오는 이 논리가 현실에서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 판에 따르면 고소득자에 대해 세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매기는 주에 백만장자가 더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마케팅 전문 컨설팅업체인 피닉스 마케팅 인터내셔널이 이날 발표한 ‘주 인구당 백만장자 비율 순위’에서 1∼4위를 차지한 주는 하와이, 메릴랜드, 뉴저지, 코네티컷이었다. 이들 주의 공통점은 일정 소득 이상을 버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기기로 상위를 다투는 지역이라는 것. 하와이 주는 연 2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에게 매기는 소득세율이 11%로 미국에서 가장 높았다. 메릴랜드 주는 연 10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에게 6.25% 세율의 ‘백만장자세’를 매기고 있다. 뉴저지 주에서도 연 100만 달러 이상 소득자는 10.75%의 특별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런 고율의 세제가 있음에도 하와이 메릴랜드 뉴저지 주는 지난해보다 백만장자 수가 늘었다. 반면 미국에서 고소득자에게 세금 덜 매기기로 수위를 다투는 네바다 주는 지난해보다 4계단 내려간 18위에 그쳤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중단 명령을 받았던 미국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지원이 재개된다. 미 연방항소법원은 28일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미 국립보건원(NIH)이 정부기금을 계속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본안 판결이 날 때까지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정부기금 지원을 중지하라는 워싱턴 지방법원의 가처분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워싱턴 지방항소법원은 이날 ‘본안 판결이 날 때까지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계속하게 해 달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요청이 타당하다며 1심 결정을 당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소심 판결이 날 때까지 NIH는 줄기세포 연구를 계속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줄기세포 연구 진전에 큰 힘을 얻었다”며 반겼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1심 결정이 나자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 지원을 중단한다면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의술 발전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빚어진다”며 지원 재개를 요청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