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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캐릭터 빵 열풍이 ‘캐릭터 젤리’(사진)로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 GS25는 이달 1∼14일 키링, 스티커 등 캐릭터 굿즈가 들어간 젤리 제품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314% 증가했다고 18일 밝혔다. ‘포켓몬키링젤리’의 경우 올해 6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80만 개 이상, ‘짱구키링젤리’는 5월 출시 이후 50만 개 넘게 팔려나갔다. 이달 15일 선보인 ‘디지몬젤리’는 초기 발주 수량이 30만 개를 넘어선 상태다. 캐릭터 젤리 열풍은 어린이들과 굿즈를 수집하는 키덜트족(어릴 적 추억을 소비하는 어른들)이 동시에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관배 GS25 가공식품팀 MD는 “캐릭터 굿즈가 MZ세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최근 먹거리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저렴한 한 끼를 책임졌던 ‘라면에 김치’ 공식이 깨지고 있다. 한꺼번에 장을 봐서 밥상을 차리는 대신 대형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끼니를 해결할 식품을 사거나 편의점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생필품만 사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오뚜기는 다음 달 10일부터 라면 제품 출고가를 평균 11%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진라면(1봉지)’은 기존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진비빔면은 기존 970원에서 1070원으로 10.3% 오른다. 오뚜기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되는 데다 원재료값, 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농심도 이달 15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 제품 26개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다. 대형마트 기준 신라면 1봉지 평균 가격은 기존 736원에서 830원으로 조정됐다. 팔도는 다음 달 1일부터 ‘팔도비빔면’, ‘왕뚜껑’ 등 12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포장김치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리기로 했고 CJ제일제당은 이달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대형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편의점에서 조금씩만 장을 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 1줄 평균 가격(3046원)은 전월보다 2.6% 상승해 ‘3000원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삼겹살(200g) 가격은 1만8364원으로 1.7% 상승했다. 외식비보다 부담이 적은 대형마트 내 즉석조리식품 코너를 찾는 수요가 오름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했다. 특히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은 64% 급증했다. 샌드위치·샐러드(247%), 도시락(189%), 김밥(111%) 등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품목이 인기였다.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개발총괄이사는 “외식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등에서 한꺼번에 장을 보는 대신 편의점에서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장을 보는 이들도 많다. 이달 1∼14일 세븐일레븐이 운영하는 초저가 자체브랜드(PB)의 달걀과 두부, 콩나물, 삼겹살 등 상품 매출은 출시 초기인 7월 동기간보다 8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꼽히는 라면과 김치 등의 가격이 오르는 등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자 편의점의 초저가 자체브랜드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최근 먹거리 물가가 급등함에 따라 저렴한 한 끼를 책임졌던 ‘라면에 김치’ 공식이 깨지고 있다. 한꺼번에 장을 봐서 밥상을 차리는 대신 대형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끼니를 해결할 식품을 사거나 편의점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생필품만 사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오뚜기는 다음달 10일부터 라면 제품 출고가를 평균 11%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가격인상을 단행한 지 약 1년 2개월 만이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진라면(1봉지)’은 기존 620원에서 716원으로 15.5%, 진비빔면은 기존 970원에서 1070원으로 10.3% 오른다. 오뚜기 관계자는 “고환율이 지속되는 데다 원재료값, 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농심도 이달 15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 제품 26개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다. 대형마트 기준 신라면 1봉지 평균 가격은 기존 736원에서 830원으로 조정됐다. 팔도는 다음달 1일부터 ‘팔도비빔면’, ‘왕뚜껑’ 등 12개 라면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포장김치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대상은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올리기로 했고 CJ제일제당은 이달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대형마트 즉석식품 코너에서 끼니를 해결하거나 편의점에서 조금씩만 장을 보는 이들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 1줄 평균 가격(3046원)은 전월보다 2.6% 상승해 ‘3000원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삼겹살(200g) 가격은 1만8364원으로 1.7% 상승했다. 외식비보다 부담이 적은 대형마트 내 즉석조리식품 코너를 찾는 수요가 오름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했다. 특히 ‘런치플레이션(점심식사+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점심시간대(오전 11시~오후 2시) 매출은 64% 급증했다. 샌드위치·샐러드(247%), 도시락(189%), 김밥(111%) 등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품목이 인기였다.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개발총괄이사는 “외식비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등에서 한꺼번에 장 보는 대신 편의점에서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장을 보는 이들도 많다. 이달 1~14일 세븐일레븐이 운영하는 초저가 자체브랜드(PB)의 달걀과 두부, 콩나물, 삼겹살 등 상품 매출은 출시 초기인 7월 동기간보다 8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꼽히는 라면과 김치 등의 가격이 오르는 등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자 편의점의 초저가 자체브랜드 제품을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진희연 씨(58)는 벌써 나흘째 김치 없이 밥상을 차리고 있다. 겨울에 담근 김장김치가 떨어졌는데 ‘배추 값이 금값’이 되며 새로 담그지 못했다. 진 씨는 “한국인이 김치가 비싸서 못 먹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배추, 무 등 김장용 채소 가격 폭등이 ‘김치 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할 경우 11월 김장철까지 채소 가격 안정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여름 작황 부진에 태풍 피해까지 덮치며 김장용 채소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13일 배추 10kg 도매가격은 3만5140원으로 평년(1만6559원)의 2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무 20kg은 기존 1만8938원에서 3만1180원으로 64% 올랐다. 양파 15kg(54%), 깐마늘 20kg(35%), 붉은고추 10kg(29%) 등도 줄줄이 올랐다. 배추김치는 아예 포기하고 쪽파 양배추 등 다른 채소로 ‘대체 김치’를 담그는 이들도 늘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임민영 씨(54)는 최근 배추 1포기에 8000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 배추김치 담그기 계획을 접었다. 그나마 저렴한 열무 3단과 쪽파를 사서 김치를 담갔다. 직장인 손모 씨(29)는 “배추가 비싸서 추석에 본가에 가서 딱 10포기만 담갔고 고구마줄기와 얼갈이배추로 한 달치 겉절이를 만들었다”고 했다. 시판되는 포장김치를 사서 먹는 경우도 많아졌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이모 씨(45)는 “소량만 먹을 거면 만드는 것보다 완제품을 사는 게 저렴해 당장 먹을 포장김치 한 포기만 샀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1∼12일 배추김치(포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고 알타리김치(63%), 열무김치(50%) 등도 줄줄이 증가했다. 포장김치가 오히려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장김치 일시 품절도 잇따르고 있다.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포장김치 제조사들이 온라인 판매 물량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종가집 김치를 생산하는 대상은 대형마트 위주로 납품하고 있다. 비비고 김치를 만드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포장김치 수요가 갑자기 늘며 온라인 유통이 일시 제한됐다”고 말했다. 김장용 채소 가격 오름세는 10월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우로 강원도 고랭지가, 태풍으로 경상도 전라도 배추가 피해를 입어 더 이상 공급받을 산지가 없다”며 “수해 복구 후 배추 생육시기(약 30∼45일)가 지나야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태풍 피해가 추가 발생할 경우 겨울 김장철까지도 안정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대형마트 채소 바이어는 “태풍으로 농작물이 쓸려가거나 무름병을 앓으면 11월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강동구에 사는 진희연 씨(58)는 벌써 나흘 째 김치 없이 밥상을 차리고 있다. 겨울에 담근 김장김치가 떨어졌는데 ‘배추값이 금값’이 되며 새로 담그지 못했다. 진 씨는 “한국인이 김치가 비싸서 못 먹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배추, 무 등 김장용 채소 가격 폭등이 ‘김치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할 경우 11월 김장철까지 채소 가격 안정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여름 작황 부진에 태풍 피해까지 덮치며 김장용 채소 가격은 일제히 급등했다.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13일 배추 10kg 도매가격은 3만5140원으로 평년(1만6559원)의 2배 이상으로 폭등했다. 무 20kg은 기존 1만8938원에서 3만1180원으로 64% 올랐다. 양파 15kg(54%), 깐마늘 20kg(35%), 붉은고추 10kg(29%) 등도 줄줄이 올랐다. 배추김치는 아예 포기하고 쪽파 양배추 등 다른 채소로 ‘대체 김치’를 담그는 이들도 늘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임민영 씨(54)는 최근 배추 1포기에 8000원이 넘는 가격을 보고 배추김치 담기 계획을 접었다. 그나마 저렴한 열무 3단과 쪽파를 사서 김치를 담갔다. 직장인 손모 씨(29)는 “배추가 비싸서 추석에 본가에 가서 딱 10포기만 담갔고 고구마줄기와 얼갈이배추로 한 달치 겉절이를 만들었다”고 했다. 시판되는 포장김치를 사서 먹는 경우도 많아졌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주부 이모 씨(45)는 “소량만 먹을 거면 만드는 것보다 완제품을 사는 게 저렴해 당장 먹을 포장김치 한 포기만 샀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1~12일 배추김치(포장)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늘었고 알타리김치(63%), 열무김치(50%) 등도 줄줄이 증가했다. 포장김치가 오히려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장김치 일시 품절 도 잇따르고 있다.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포장김치 제조사들이 온라인 판매 물량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종가집 김치를 생산하는 대상은 대형마트 위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비비고 김치를 만드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포장김치 수요가 갑자기 늘며 온라인 유통이 일시 제한됐다”고 말했다. 김장용 채소 가격 오름세는 10월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우로 강원도 고랭지가, 태풍으로 경상도·전라도 배추가 피해를 입어 더 이상 공급받을 산지가 없다”며 “수해 복구 후 배추 생육시기(약 30~45일)가 지나야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태풍 피해가 추가 발생할 경우 겨울 김장철까지도 안정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 한 대형마트 채소 바이어는 “태풍으로 농작물이 쓸려가거나 무름병을 앓면 11월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마켓컬리는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다. 낡은 주택을 개조한 195m²(약 59평) 크기의 ‘오프컬리’는 판매 공간보다는 체험형 문화 공간에 가깝다. 지중해 테마 프로그램에선 다양한 올리브오일을 맛보며 요리법을 배운다. 라운지에서 커피를 즐기고 매장을 나서기 전 지중해풍 컵받침 등의 굿즈를 살 수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하나둘씩 스마트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오프라인 거점을 통해 소비자와의 물리적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전시하고 팝업 행사를 개최하는 ‘무신사 테라스 성수’를 올해 5월부터 운영 중이다. 판매 수익은 미미하지만 이색 행사로 젊은층 발길을 모으며 ‘핫플’로 떠올랐다. 무신사 테라스에서 지난달 19∼21일 열린 패션 스타트업 ‘디스이즈네버댓’의 팝업행사에는 3000명이 방문했다. 오프라인으로 나온 온라인 기업의 목적은 브랜드 접점 확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기 상권에 매장 하나를 내려면 임대료부터 높고 인테리어와 자재비가 많이 들어 단기적으로는 손해”라고 했다. 이런 손해를 감수하는 건 고객 피부로 와닿는 매력적이고 실험적인 공간을 통해 그 이상의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미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는 추세다. 아마존은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의류, 잡화 등을 파는 차세대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스타일’을 열었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기술을 경험하는 공간으로 고객은 입어보고 싶은 옷을 온라인몰을 통해 미리 매장에 배송시켜 둘 수 있다. 모든 탈의실에 터치스크린이 있어서 추가로 입어볼 제품을 즉시 요청할 수도 있다. 인도의 온라인 가구업체 페퍼프라이는 ‘오프라인에서 구경 후 온라인에서 구매’를 목표로 최근 1년간 소형 오프라인 매장 100여 개를 출점했다. 국내 이커머스들의 오프라인 진출은 엔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12.1% 늘면서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이 기간 7.3% 느는 데 그쳐 올 들어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매출 반등은 온라인이 충족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직접 보고 사면 좋을 의류나 화장품을 중심으로 이커머스의 오프라인 진출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는 오픈 시간인 오전 10시 반 이전부터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앉아 개장을 기다리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매장 문이 열리는 동시에 150여 명이 블랙홀처럼 매장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들이 감탄사를 뱉으며 달려간 곳은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의 걸그룹 ‘뉴진스’ 팝업(pop-up·임시) 매장. 기획사가 뉴진스의 데뷔를 기념해 마련한 곳으로 매장 앞 대기줄은 금방 수백 명으로 늘었다. 경기 수원시에서 기차를 타고 오전 8시 반에 온 성모 씨(21)는 사흘 연속 여기에 와서 한정판 앨범은 물론이고 머그컵, 책받침 등의 굿즈 총 14만 원어치를 사 모았다. 그는 “입장 대기를 걸어놓고 기다리는 동안 백화점 매장을 구경하고 커피를 마시며 놀았다”고 했다. 뉴진스 매장 바로 옆 버터맥주 팝업 매장도 40여 명이 가게를 빙 둘러싼 채 줄을 서 있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온라인 소비에 익숙해진 10, 20대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이색 팝업 매장을 일종의 랜드마크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했던 오프라인 매장이 반격을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기에 두드러졌던 온라인 소비 증가세가 꺾이는 대신 백화점과 편의점이 다양한 팝업 매장을 랜드마크 삼아 팬덤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잠시 떴다가 사라진다는 데에 착안해 짧은 기간 운영하는 팝업 매장을 동시 다발적으로 상시 운영하면서 오프라인만이 지닌 강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 엔데믹 타고 소비 중심으로 돌아온 오프라인7일 동아일보와 빅데이터 업체 바이브컴퍼니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된 문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소비 플랫폼 관련 키워드는 백화점이 전체의 2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게시된 문서 21억1184만 건을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비정형 텍스트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2030 소비자들이 백화점에 이어 많이 찾은 키워드도 편의점(17%), 쇼핑몰(16%) 등 오프라인 매장이었다. 반면 인터넷쇼핑(3.2%)은 8위에 그쳤다. 이커머스 혁명을 MZ세대가 주도한 것과 별개로 이들에게 가장 트렌디한 쇼핑 공간으로서 오프라인 채널이 재조명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온라인에 밀려 위기에 처했던 오프라인 업체들은 저마다 팝업 거점 점포를 두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팝업 전용 공간을 3개나 두고 팝업 행사를 상시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내 팝업 전용 공간 ‘더스테이지’의 일정이 연말까지 꽉 찼다. 롯데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최근 열린 테니스용품 팝업 행사엔 열흘간 20만 명이 방문했다. 편의점들도 MZ세대 인기 콘텐츠를 활용해 방문객을 부르기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광장에 15m 높이 ‘피카츄’ 조형물을 설치하고 이달 12일까지 굿즈를 판다. 지난달 16일 개장 이후 19일간 270만 명이 몰렸다. GS25는 가수 박재범이 선보인 소주 브랜드 ‘원소주’와 손잡고 6월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에 팝업 매장 ‘지에스 원’을 열었다. 첫날 준비한 물량 3000병이 1인당 구매수량 제한(8병)에도 불구하고 반나절 만에 소진됐다. ○ 팝업 매장 랜드마크 삼아 MZ세대 끌어모아팝업 매장을 활용한 랜드마크 전략이 효과를 거두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시각적 재미와 희소성, 특이한 경험을 주는 영향이 크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기성세대가 경제적 성취를 우선시했다면 희소한 경험과 즐거운 시간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젊은층은 쇼핑에서도 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을 추구한다”며 “비슷한 취향을 가진 불특정 팬덤과 시공간을 공유하는 곳을 선호해 오프라인 매장에 몰려간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매장 내 엔터테인먼트, 다른 고객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경험은 브랜드 매력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애플, 나이키, 러쉬 등이 매장을 ‘즐거운 커뮤니티’로 만들어 고객 모으기에 성공했다. 송지연 BCG코리아 MD파트너는 “판매 기능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경험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자극해 구매 욕구까지 이끌어내는 오프라인 매장만 남게 될 것”이라며 “공간을 매대가 아니라 체험 공간으로 탈피시키는 대변화가 시작됐다”고 했다. 젊은층을 먼저 사로잡은 랜드마크 효과는 ‘소비 큰손’인 베이비부머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고 만질 수 있는 물리적 경험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 욕구인 데다 MZ세대가 트렌드를 먼저 주도하면 중장년층이 따라오는 추세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김익성 동덕여대 EU비즈니스전공 명예교수는 “중장년층은 새로운 흐름을 좇으려 하고 이를 따라갈 능력이 있는 세대인 데다 가처분 소득 역시 가장 높아 이들까지 매료시키는 오프라인 리테일이 생존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6일부터 시행되는 면세한도 상향에 발맞춰 면세업계가 최대 적립금과 환율 보상금 등을 내걸고 본격적인 내국인 수요 잡기에 나섰다. 중국 봉쇄정책에 원-달러 환율 급등, 소비심리 위축으로 위기에 몰린 면세업계가 면세한도 조정을 계기로 내국인 수요 확보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지만, 타격이 장기화된 만큼 이번 조치로 업황이 근본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면세한도 상향 맞춰 대대적 이벤트6일부터 면세한도가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주류 면세한도도 현행 400달러 이하 1병(1L)에서 총 2L 이내 2병으로 확대된다. 면세점들은 일제히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놓고 내국인 고객을 겨냥하고 나섰다. 우선 고공행진 중인 환율 부담을 덜고자 적립금 혜택을 강화했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에서 환율이 1350원 이상일 경우 환율보상금 최대 50만 원을 포함해 적립금을 최대 297만 원어치까지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다음 달 30일까지 진행한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6∼12일 800달러 이상 구매하는 내국인에게 최대 130만 원 상당 적립금을 증정한다. 이달 말까지는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318만 원 상당 적립금도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이달 본점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800달러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한 적립금 10만 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시중 가격 대비 저렴해 최근 면세쇼핑 ‘필수템’으로 떠오른 위스키 관련 행사도 확대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는 발렌타인, 조니워커, 맥캘란 등 인기 위스키 제품을 최대 55%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점과 본점에서 인기 위스키 3종을 선착순으로 30% 할인가에 제공한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위스키 2종에 40∼50% 할인율을 적용하고 인천공항점에서는 일부 위스키 제품을 3병 이상 구매하면 최대 30% 할인해준다.○ 내국인 소비 증가 기대…일부선 “효과 한시적”업계는 이번 면세한도 조정이 추석 이후 해외여행 활성화와 맞물려 내국인 면세 소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3월 구매한도가 폐지된 데 이어 면세한도도 상향되면서 면세업계가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라고 반겼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해외입국자의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폐지한다고 발표하면서 해외여행 수요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이달 해외여행 일일 예약건수는 지난달 평균 2배를 넘어섰다. 다만 상향된 금액 역시 100만 원 선(800달러)에 그치고 중국 봉쇄가 해제되지 않아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면세업계의 내국인 매출 비중은 10% 수준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끊겼고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돼 손익을 개선하기엔 아직 역부족인 만큼 중국 하이난(면세한도 1900만 원)처럼 면세한도를 대폭 확대해준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인천공항 입찰 시 매출 연동식 임대료를 도입하는 것도 급선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충북 청주에 사는 나모 씨(63) 가족은 올해 추석 차례상에서 송편과 명태를 과감히 빼기로 했다. 2년간 안 왔던 조카들까지 모두 모이며 준비해야 할 음식이 무려 13인분. 상차림 비용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푹푹 나온다. 손길이 안 가는 음식은 포기하고 재료비가 비싼 부침이나 소고깃국은 밀키트로 조금만 올릴 예정이다. 그는 “상다리 부러지게 차리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더 온다고 해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추석이 거리 두기 제한이 없어진 ‘첫 엔데믹 명절’로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됐지만 식품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며 풍요로운 추석 상을 차리기 어렵게 됐다. 상차림을 간소화하거나 식재료를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발품 파는 이들이 늘고 있다. 큰집 장손인 직장인 이모 씨(28)는 나흘째 이커머스를 뒤지며 ‘초저가 제품 사냥’ 중이다. 반건조 옥돔과 식용유 등의 가격이 떨어지는 즉시 주문해둔다. 부모님이 조상님께 올리는 음식 가짓수를 줄일 순 없다고 고집해 싼 상품을 찾는 것. 부모님께 상차림비를 예년보다 더 드리는 이들도 있다. 경기 평택에 사는 이주은 씨(38)는 동서와 의논해 시부모님께 올해 10만 원씩 더 드리기로 했다. 그는 “음식 준비만도 고생이신데 비용 부담이라도 덜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성수품 파는 상인들 마음도 무겁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 남짓 앞둔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상인들은 “올해는 대목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한과가게 사장 A 씨는 “물가가 올라 매출이 작년과 별반 다를 게 없다”며 “한과는 명절 선물로 그나마 부담이 작아 축산, 과일보단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B 씨는 “고향 가는 사람이 많다지만 고기 사가는 사람은 전혀 늘지 않았다”고 했다. 정부가 추석 물가를 지난해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차례상에 오르는 농산물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지난달 31일 기준 7032원. 지난해(4660원)보다 51%나 올랐다. 같은 기간 무(38%), 홍로 사과(29%), 시금치(34%) 등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 평균이 31만8045원(지난달 24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6.8%(2만241원) 올랐다. 이는 올여름 폭염과 폭우가 겹친 데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공급량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한 대형마트 농산물 바이어는 “폭우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비가 띄엄띄엄 내리며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농작물 출하량이 급감했다”고 했다. 추석 직전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이 예상돼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채소, 과일은 수확한 당일 또는 이튿날 바로 파는 경우가 많다”며 “다음 주 태풍으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첫 해외 출장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가운데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36)를 베트남 출장에 동행시켰다. 신 상무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처음으로 오너 3세 승계를 위한 경영 수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 정부청사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롯데그룹의 베트남 사업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신유열 상무도 참석했다. 신 상무는 올해 5월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했고 2020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직을 겸하고 있다. 이 자리는 2일 호찌민시에서 진행될 에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착공식에 앞서 진행된 회동으로 신 회장은 쑤언푹 주석과 사업 상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이마트 노브랜드가 ‘가성비’를 앞세워 고물가시대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노브랜드의 25개 주요 상품을 구매할 경우 품목별 매출 1위 상품들을 구매할 때보다 평균 46%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상품에는 생수, 김치, 물티슈 등 평소 고객 사용 빈도가 높은 먹거리와 생활용품이 포함됐다. 25개를 전부 노브랜드 상품으로 구매할 경우 8만3540원이 드는 반면 품목별 1위 상품을 구매할 시 15만8720원(이마트 성수점 기준)이 들었다. 일반 상품과 비교해 가장 가격이 저렴한 품목은 생수였다. 노브랜드 미네랄 워터(2L) 가격은 6개들이가 1980원으로 동일 기준 삼다수(5880원) 대비 66% 저렴했다. 노브랜드 생수는 수량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노브랜드 상품이다. 최근 원재료비가 상승한 김치, 우유 등도 일반 상품보다 저렴했다. 노브랜드 포기김치(3.5kg) 가격은 카테고리 1위인 종가집 포기김치보다 48%, 노브랜드 우유(1L)는 서울우유보다 43% 저렴하게 판매됐다. 실제 소비자들의 생활 물가 부담이 커지며 노브랜드 매출은 올 들어 오름세다. 올해 상반기(1∼6월) 노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9.2% 늘어난 데 이은 성장세다. 노브랜드 사업을 총괄하는 송만준 담당은 “노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물가가 올라도 꼭 사야 하는 필수 상품들을 좋은 품질로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신세계백화점이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확대하며 친환경 백화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신세계는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 선보이는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올해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등 9개 점포에서 고객으로부터 폐아이스팩 3000개를 기부받는 활동을 펼쳤다. 폐아이스팩은 쿨매트 350개로 재활용돼 최근 안성 평강공주 보호소, 강릉 보호소 등 전국 유기동물 보호센터 6곳에 사료, 건강간식과 함께 전달됐다.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 위한 여러 캠페인도 기획하고 있다. 우선 신세계백화점의 자체 캐릭터 ‘푸빌라’를 적극 활용했다. 신세계는 리바이스와 손잡고 6월 3∼1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폐데님으로 만든 미니 푸빌라를 제작해 판매했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탁했다. 신세계 김해점은 어린이 플리마켓을 개최해 유아동 고객들이 ‘버려지는 물건도 다시 쓰는’ 자원 선순환 활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업계 처음 친환경 패키지 기준도 마련했다. ‘제로 플라스틱’과 ‘100% 재활용 가능한 패키지’를 최종 목표로 두고 재생소재 사용 여부와 재활용 가능성을 합산해 최우수부터 매우 미흡까지 총 5개 등급을 부여한다. 신세계는 향후 매장 내에서 최소 ‘우수’ 등급 이상 포장재만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6월부터는 사탕수수 섬유소로 만든 친환경 종이를 순차 도입해 연간 플라스틱 25t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호 신세계백화점 ESG추진사무국 담당은 “친환경 경영이 선택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은 만큼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며 “식품관 외에도 패션, 잡화 등 백화점 내 모든 상품군에 친환경 패키지를 순차 도입해 ‘제로 웨이스트 백화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롯데가 KAIST에 140억 원을 기부한다고 29일 밝혔다. 지주사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10개 계열사가 조성한 기부금은 롯데와 KAIST 간 산학 협력을 위한 연구 허브 건립에 활용된다. 연구개발(R&D)센터는 생명화학공학과, 디자인센터는 산업디자인학과가 운영하며 2025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이곳에서는 미래 혁신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들이 이뤄진다. R&D센터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바이오연료, 그린수소, 배터리 등 분야의 연구가 수행되며 롯데는 실험에서부터 시제품 제작,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디자인센터에서는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데이터 기반 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을 연구한다. 롯데 관계자는 “연구 성과는 협업을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맥도날드가 1988년 서울을 기려 최근 내놓은 메뉴인 ‘88 서울 비-프 버거’.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과 협업한 이 제품은 추억의 간식 사라다빵(계란양배추 샐러드를 넣은 빵)을 떠올리게 한다. 매장도 실제 1988년 한국 맥도날드에서 제공된 것과 유사한 종이컵, 포장재를 사용해 1988년 당시의 느낌을 준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처음 한국에 들어온 1988년을 기념하고 당시 고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뜻깊은 메뉴”라고 말했다.》 외식업체들이 국내 특정 지역을 앞세우거나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속속 내놓으면서 ‘로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계절별로 출시되는 신제품 대비 단기간에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상생’ 등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어 선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 씨간장으로 만든 햄버거, 제주에서만 파는 디저트글로벌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식문화를 활용한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쉐이크쉑은 지난달 한국 전통 장맛을 담은 ‘더 헤리티지 370’ 버거와 ‘하동 차차 쉐이크’를 내놓았다. 미국 쉐이크쉑 본사가 직접 개발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제35호 진장 명인으로 등재된 기순도 명인의 씨간장을 원재료로 한 아이올리 소스를 만들고 속재료로는 궁채 장아찌를 사용했다. 쉐이크쉑 관계자는 “한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식재료인 간장을 앞세웠다”고 말했다. 에그슬럿은 이달 한국 진출 2주년을 맞아 와규 스테이크, 루콜라 등 프리미엄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인 ‘세이보리 서울’을 국내 단독 출시했다. 특정 도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 상품도 구색이 넓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제주 쑥팥케이크, 주상절리 파이 등 제주 매장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를 늘리고 있다. 제주 특화 음료의 경우 2016년 첫선을 보인 후 총 45종이 출시돼 누적 500만 잔이 판매됐다. 파리바게뜨는 테크기업이 밀집한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두뇌 회전에 좋다고 알려진 호두를 사용한 ‘판교호감샌드’, 제주 특산물인 우도 땅콩을 넣은 ‘제주마음샌드’ 등 지역별 샌드 시리즈를 매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제주마음샌드는 여행 기념품으로 인기를 얻으며 3년간 누적 1600만 개가 팔려나갔다.○ SNS 인증하기 좋은 ‘희소성’으로 2030대 주목도↑로컬 메뉴는 시즌별로 출시되는 일반 신제품 대비 ‘희소성’ 덕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모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입장에선 ‘특별한 미식 경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국내 2030대 소비자들에 대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판매 수량이나 판매처가 한정적인 만큼 희소한 경험을 즐기는 젊은층에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좋은 ‘한정판 경험’으로 소비된다”며 “해외 브랜드들의 로컬 메뉴는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돼 고객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 쉐이크쉑 더 헤리티지 370의 경우 지난달 20일 출시 이후 3주간 판매량이 올 상반기(1∼6월) 출시된 한정판 메뉴들의 동 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48% 높았다. 써브웨이가 지난해 5월 국내에 내놓은 로컬 메뉴 ‘스파이시 쉬림프’는 한정 판매된 2개월간 57만 개 넘게 팔리는 등 호응을 얻어 지난달 재출시되기도 했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로컬 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 농가와 상생’ 이미지도 확보 가능 우리 농가 식자재를 사용할 경우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우리 농가와 협업하거나 국산 원재료를 사용할 경우 유독 우호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상생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맥도날드가 최근 ‘한국의 맛’ 프로젝트로 선보인 ‘보성 녹돈 버거’의 경우 출시 1년 전부터 전남 보성의 녹차 농가, 충청 지역 양돈 농가들과 매입 계약을 맺었다. 보성녹돈 패티를 위해 올해만 140t의 돈육을 사들일 예정이다. 로컬 마케팅은 다른 전략들과 비교해 투입하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역 특색을 강조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근 유행하는 이색 콜라보나 캐릭터 마케팅 등보다 비교적 적은 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재료비와 수급 농가만 확보하면 되는 로컬 마케팅과 달리 콜라보 마케팅은 지식재산권(IP) 사용료를 경우에 따라 억대 이상 지불해야 한다”며 “또 다른 업체들보다 선제적으로 장기계약을 따내야 하기 때문에 발품을 파는 것도 일”이라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맥도날드가 1988년도 서울을 기려 최근 내놓은 메뉴인 ‘88 서울 비-프 버거’.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과 협업한 이 제품은 추억의 간식 사라다빵(계란양배추 샐러드)을 넣었다. 매장도 실제 1988년 한국 맥도날드에서 제공된 것과 유사한 종이컵, 포장재를 사용해 1988년 당시의 느낌을 준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처음 한국에 들어온 1988년도를 기념하고 당시 고객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뜻 깊은 메뉴”라고 말했다. 외식업체들이 국내 특정 지역을 앞세우거나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속속 내놓으면서 ‘로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계절별로 출시되는 신제품대비 단기간에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상생’ 등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어 선점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 씨간장으로 만든 햄버거, 제주에서만 파는 디저트 글로벌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식문화를 활용한 메뉴를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쉐이크쉑은 지난달 한국 전통 장맛을 담은 ‘더 헤리티지 370’ 버거와 ‘하동 차차 쉐이크’를 내놓았다. 미국 쉐이크쉑 본사가 직접 개발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제35호 진장 명인으로 등재된 기순도 명인의 씨간장을 원재료로 한 아이올리소스를 만들고 속재료로는 궁채 장아찌를 사용했다. 쉐이크쉑 관계자는 “한식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식재료인 간장을 앞세웠다”고 말했다. 에그슬럿은 이달 한국 진출 2주년을 맞아 와규 스테이크, 루꼴라 등 프리미엄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인 ‘세이보리 서울’을 국내 단독 출시했다. 특정 도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 상품도 구색이 넓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제주 쑥팥케이크, 주상절리 파이 등 제주 매장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상품의 종류를 늘리고 있다. 제주 특화 음료의 경우 2016년 첫선 이후 총 45종이 출시돼 누적 500만 잔이 판매됐다. 파리바게뜨는 테크기업이 밀집한 판교에서 두뇌 회전에 좋다고 알려진 호두를 사용한 ‘판교호감샌드’, 제주 특산물인 우도 땅콩을 넣은 ‘제주마음샌드’ 등 지역별 샌드 시리즈를 매일 한정수량 판매한다. 제주마음샌드는 여행 기념품으로 인기를 얻으며 3년간 누적 1600만 개가 팔려나갔다.●SNS 인증하기 좋은 ‘희소성’으로 2030대 주목도↑ 로컬 메뉴는 시즌별로 출시되는 일반 신제품대비 ‘희소성’ 덕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모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의 입장에선 ‘특별한 미식 경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국내 2030대 소비자들에 대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판매 수량이나 판매처가 한정적인 만큼 희소한 경험을 즐기는 젊은층에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좋은 ‘한정판 경험’으로 소비된다”며 “해외 브랜드들의 로컬 메뉴는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돼 고객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실제 쉐이크쉑 더 헤리티지 370의 경우 지난달 20일 출시 이후 3주간 판매량이 올 상반기(1~6월) 출시된 한정판 메뉴들의 동기간 평균 판매량보다 48% 높았다. 써브웨이가 지난해 5월 국내에 내놓은 로컬 메뉴 ‘스파이시 쉬림프’는 한정 판매된 2개월간 57만 개 넘게 팔리는 호응을 얻어 지난달 재출시 되기도 했다. 써브웨이 관계자는 “로컬 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다”고 말했다.●‘우리 농가와 상생’ 이미지도 확보 가능 우리 농가 식자재를 사용할 경우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우리 농가와 협업하거나 국산 원재료를 사용할 경우 유독 우호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상생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맥도날드가 최근 ‘한국의 맛’ 프로젝트로 선보인 ‘보성 녹돈 버거’의 경우 출시 1년 전부터 전남 보성의 녹차 농가, 충청 지역 양돈 농가들과 매입 계약을 맺었다. 보성녹돈 패티를 위해 올해만 140t의 돈육을 사들일 예정이다. 로컬 마케팅은 다른 전략들과 비교해 투입하는 비용대비 효과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역 특색을 강조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근 유행하는 이색 콜라보나 캐릭터 마케팅등보다 비교적 적은 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재료비와 수급 농가만 확보하면 되는 로컬마케팅과 달리 콜라보 마케팅은 지식재산권(IP) 사용료를 경우에 따라 억대 이상 지불해야한다”며 “또 다른 업체들보다 선제적으로 장기계약을 따내야 하기 때문에 발품을 파는 것도 일”이라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1.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진성은 씨(25)는 매주 일요일 저녁 풋살 동호회에 나간다. 여성 전용 풋살 경기만 나가던 그는 ‘보다 혹독한 경기’를 치르고 싶어 남녀 혼성 동호회를 찾는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 12명 중 여자 선수가 늘 2, 3명은 된다. 진 씨는 “발로 차이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재밌다”며 “본격적으로 뛰어 보려 풋살화까지 장만했다”고 했다. #2. 이달 초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가 화제가 됐다. 분홍색 재킷에 알이 굵은 진주 목걸이를 하고 나온 것. ‘청담동 사모님 같다’는 반응과 함께 ‘고정관념을 탈피한 남자 패피’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실제로 올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을 관통한 건 ‘젠더리스’였다. 질샌더와 펜디 등 런웨이에서 남성 모델들은 진주 목걸이와 천을 꼬아 만든 팔찌를 차고 큼지막한 브로치 등을 차고 나타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년 여성의 상징이던 진주 목걸이가 젊은 남성의 패션 감각을 상징하는 액세서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성별과 연령의 경계가 허물어진 ‘보더리스(borderless)’ 소비 현상이 일상에서 더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비대면 라이프스타일과 만나 성별, 연령에 따른 전통적인 소비 분류법이 급속히 퇴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민화 배우는 20대, 방송댄스 추는 40대최근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선 불과 3년 전만 해도 볼 수 없던 광경이 펼쳐진다. 특정 세대 ‘전유물’로 불리던 강의들이 사라졌다. 잠실점 민화 수업은 3년 전인 2019년만 해도 수강생 중 막내가 40대였을 정도로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듣는 수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20∼30대 수강생이 30%로 늘었다. 본점에서 진행되는 방송댄스 수강생은 과거 20∼30대(99%)에 국한됐지만 최근 영포티(젊은 40대) 돌풍이 불며 40대 비중이 20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강좌마다 뚜렷하게 나뉘던 성별 경계도 더 허물어졌다. 올해 요리 강좌를 듣는 남성 비중은 2019년의 2배로 늘었다. 요가·필라테스 수업은 올 들어 남성 수강생 비중이 기존 10%에서 15%로, 육아·아이 동반 수업은 2%에서 10%로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복싱이나 필록싱(필라테스와 복싱을 혼합한 운동) 수업에 참여하는 여성과 공예, 꽃꽂이 수업을 찾는 남성이 동시에 많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진주 목걸이 하는 남자, 로드바이크 타는 여자대학생 조모 씨(24·여)는 최근 60만 원을 주고 로드바이크(빠른 속도를 내는 자전거)를 샀다. 예전엔 ‘아저씨들만 타는 자전거’로 여겼지만 최근 유튜브에서 여자 씨름 경기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요새 한강에 가 보면 또래들로 구성된 자전거 동호회가 늘었다”고 했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여성 소비자들은 배구(84%·전년 동기 대비), 야구(40%), 축구(37%) 용품 지출을 남성보다 큰 폭으로 늘렸다. 반면 남성 소비자들은 짐볼(36%), 요가매트(34%) 지출을 늘렸다. 한국여자야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아마추어 여자 선수는 지난해보다 10%가량 많아졌다. 연맹 관계자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야구, 풋살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연령 구분도 허물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강모 씨(62)는 일주일에 3번씩, 스피닝과 코어 강화 운동을 번갈아 가며 한다. 그는 “나이 들어 힘들 줄 알았는데 막상 해 보니 건강해지는 기분”이라며 “수업에서 만난 젊은 친구들에게 큰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실제로 충분한 근력과 폐활량을 필요로 하는 운동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가 늘었다. 축구와 배구 용품 판매는 60대 이상에서 각각 45%, 101%씩 증가했다. 반대로 20∼30대는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즐겼다. 20∼30대의 만보계(23%), 자전거(90%) 판매 증가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비대면 시대 만개하는 멀티 페르소나 보더리스 현상은 최근 1∼2년 새 급속히 확산됐다. 최창희 클랙스턴파트너스 파트너는 “집단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2000년대 청소년기를 보내온 이들이 현재 30∼50대가 됐다”며 “이들이 비대면 디지털 환경에서 폭넓은 문화에 노출되면서 성별이나 연령에 구애받지 않는 소비를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메타버스, 재택근무 등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의 보편화로 성별, 연령별 고정적인 역할을 벗어난 유연함은 소통을 위한 필수 자질이 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멀티 페르소나(다중적 자아)’가 트렌드로 부상하자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길어진 ‘집콕’으로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 등 각종 콘텐츠 시청이 늘어난 것도 요인이다. 2년여간의 집콕 기간에 여성 운동선수들이 출연하는 스포츠 예능이 쏟아졌고 시니어 BTS를 표방한 ‘아저씨즈’ 등 개인 콘텐츠도 인기를 구가했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고정관념을 벗어난 보더리스 콘텐츠를 체화한 이들이 보더리스 소비까지 실천하고 있다”고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앞 3층 규모의 나이키 매장. 지난달 문을 연 이곳은 남성 의류와 여성 의류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았다. 그 대신 ‘로라이즈S’ ‘루즈핏L’ ‘오버사이즈M’ 등 스타일이 다른 의류들로 나뉘어 있다. 남성 의류 판매 코너와 여성 의류 판매 코너가 구분된 기존 의류 매장과 확연히 다른 셈. 이곳은 나이키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성 정체성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 매장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남녀노소 구분 없는 보더리스 소비가 확산하며 최근 기업들도 경계를 파괴하는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남성 주얼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3% 급증했다. 국내 주얼리 브랜드 먼데이에디션의 진주 목걸이는 남성 고객 구매 비율이 20%를 차지한다. 트렌비 관계자는 “남자답다, 여성스럽다는 표현은 이제 시대 흐름에 뒤처지는 수식어가 됐다”며 “성별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속옷 시장도 비슷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자주’는 지난해부터 여성용 사각팬티를 팔고 있다. 여성 소비자들이 몸에 딱 달라붙는 하의 대신 품이 넉넉한 옷을 즐겨 입고 편안한 속옷을 선호하자 기존 남성용 트렁크나 드로즈로 나오던 사각팬티를 여성용으로 확대한 것. 반대로 몸에 딱 달라붙어 남성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장벽이 높았던 레깅스는 남성에게로 확대되고 있다. 룰루레몬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마련한 국내 최대 규모 매장의 2층 전체를 남성용 상품으로 가득 채웠다. 고객의 연령대별 고정관념처럼 적용되던 디자인의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50, 60대 중년 여성의 취향이 ‘영’해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패션 브랜드들도 상의를 엉덩이를 덮는 길이로 제작하는 대신 허리선에 맞춰 짧게 만들고, 20, 30대 여성을 겨냥한 옷은 과거와 달리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실루엣으로 제작한다”고 했다.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들은 MZ세대를 겨냥해 ‘에이지리스’라는 새 슬로건을 내걸고 전례 없는 광고모델을 발탁하기도 한다. 빈폴은 이달 유튜버 침착맨(웹툰 작가 이말년), 작사가 김이나 등 젊은층 호응이 높은 인플루언서 6명이 등장하는 브이로그 형태의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닥스는 올해 전속모델로 1990년대생 배우 김용지를 발탁했다. 과거 배우 김남주, 김성령 등을 모델로 기용했던 것과 대비된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농심이 추석 이후 신라면을 비롯한 라면값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라면 제품의 경우 평균 10%, 스낵류는 5% 내외로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편의점 기준 900원인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은 10%가량 오른 990원이 될 전망이다. 인상 시점은 추석 연휴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의 라면 가격 조정은 1년 만이다. 농심은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올렸다. 당시 신라면은 7.6%, 안성탕면은 6.1%, 육개장사발면은 4.4%씩 올랐다. 농심은 올해 2분기 제품 가격 인상과 해외 실적 호조로 전체 매출은 증가했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24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사업에서 영업이익 적자를 나타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한 달여 전 개장한 제주시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파르나스 호텔 예약은 벌써 다음 달까지 꽉 찼다. 110m 길이 국내 최장 인피니티풀에 해녀가 그날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해녀카세(해녀+오마카세)’ 등 색다른 서비스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하는 유턴족이 늘면서 차별화된 부대시설 등을 갖춘 특급호텔들의 제주 출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을 시작으로 향후 2년 내 5성급 호텔 3곳이 줄줄이 제주에 출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제주의 특급호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제주로 몰리는 특급호텔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힌 2년간 제주가 대체 휴양지로 급부상하면서 신규 특급호텔이 속속 제주에 문을 열었다. 그랜드하얏트제주(2020년), 그랜드조선제주(2021년)가 잇달아 개점했다. 이런 흐름은 향후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파르나스호텔이 문을 연 데 이어 글로벌 호텔 체인이 속속 들어선다. JW메리어트그룹은 연내 서귀포 올레 7코스 인근에 5성급 리조트형 호텔을 개점한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럭셔리 브랜드 JW메리어트가 국내 처음 선보이는 리조트다. 반얀트리그룹은 내년 한라산 중턱에 휴양지 중심 리조트 브랜드 ‘카시아’ 출점을 준비 중이다. 아난티는 최근 제주시 구좌읍 일대 207만 m²(약 62만6000평)의 부지를 확보해 2024년경 호텔·리조트와 골프장 등을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제주를 세계적인 휴양지로 키우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 식을 줄 모르는 제주 인기에 “공급 부족”특급호텔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수요를 감당하기엔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본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제주 관광객은 올 들어 더욱 증가세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681만7664명으로 지난해 동기(549만981명)보다 24% 증가했다. 제주신라호텔의 올 2분기(4∼6월) 투숙률은 2020년 이후 처음 80%대를 넘어섰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휴가철 해외여행이 아직 부담스러운 내국인이 몰리면서 이달 제주 특급호텔 대부분이 투숙률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호텔 개장 후 손익분기점까지 최소 3∼4년 걸리는 만큼 해외여행 ‘대체재’였던 제주의 인기가 떨어지면 신상 호텔은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과 관계없이 국내외 여행객의 제주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본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는 내외국인이 찾는 제1관광지이고 정부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해외여행이 열린다 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라 브레아’ 거리.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한 가게가 많아 현지인부터 관광객까지 밤낮없이 모여드는 힙한 번화가다. 이곳의 유명 브런치 가게 ‘리퍼블리크’는 평일 오전 11시를 갓 넘긴 시간에도 구불구불한 대기 줄로 붐볐다. 샌디에이고 출신 현지인 셰프가 개발한 각종 식사 메뉴와 빵을 판매하는데 이날 오픈과 함께 품절된 빵은 단 2가지였다. 딸기 우유크림케이크와 김치 포트파이(potpie·고기와 채소를 넣어 만든 파이). 헐렁한 티셔츠에 슬리퍼를 신고 온 중년의 백인 남성이 “남은 김치 포트파이 전부요”라며 재고를 쓸어갔다. 테이블 2개 건너 하나가 먹는 이곳의 인기 메뉴 역시 ‘김치볶음밥’이다. 국내 식품업체 대상에서 납품받은 김치로 만든 볶음밥 위에 수란 2개와 무순, 얇게 썬 래디시를 올려 내준다. 다양한 인종의 손님들이 포크로 볶음밥을 떠먹으며 와인도 곁들였다. 독일에서 이주한 리타 씨(31)는 “지난해 처음 먹었는데 새로우면서도 친숙한 맛이라 종종 생각난다”며 “프렌치토스트와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직원 A 씨는 “우리 식당에서 김치볶음밥은 기본 중의 기본(Always a Classic)”이라고 했다. 만두, 불고기 등과 달리 액젓 냄새와 매운맛 때문에 외국인에게 진입장벽이 높다고 여겨졌던 김치가 세계인의 밥상에 오르는 시대가 됐다. 소득수준이 높고 인종이 다양해 소비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불리는 미국 시장에서 김치가 현지 맛집부터 대규모 유통채널까지 침투하며 입지를 빠르게 넓히는 추세다.○ 입점 까다로운 미국 대형마트까지 침투하는 김치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가 지역 토런스의 코스트코 매장. 회원제로 운영되는 마트인 데다 LA 중심부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인 만큼 여행객보다는 현지인 고객 비중이 높은 점포다. 최근 방문한 이곳의 냉장식품 매대에서 김치는 코스트코 인기 자체상품(PB) ‘에그바이츠’와 나란히 판매되고 있었다. 프리미엄 유기농 브랜드를 선별해 판매하는 ‘트레이더조’ LA 시내 매장에서도 3.99달러(약 5200원)에 판매되는 300g 크기 김치가 이미 절반 가까이 팔린 상태였다. 김치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입점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대형 유통채널들도 김치를 적극 선보이고 있다. 대상 ‘종가집 김치’의 경우 코스트코가 관리하는 총 8개 지역관할 중 2018년까지만 해도 LA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만 입점했지만 4년간 시카고, 텍사스 등 8개 지역 전체로 확대했다. 지난해엔 월마트도 진출했다. 홀푸드마켓에서는 김치 PB상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인이 미국 김치 90% 이상을 소비했지만 최근 현지인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라며 “콧대 높은 대형 체인들이 김치 시장 공략에 뛰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 커지는 미국 김치시장 선점 나선 국내 식품업계 실제 미국 시장 내 김치 수요는 3, 4년 전부터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방탄소년단(BTS),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 열풍을 바탕으로 한국 식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김치 수출액은 1억5991만 달러로 전년(1억4451만 달러)보다 10.6%, 2017년(8139만 달러)과 비교하면 약 2배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미국 수출액은 지난해 2825만 달러로 전년(2305만 달러)보다 22.5%, 2017년(724만 달러)의 3.9배로 급증하며 전 세계 수출액보다 가파르게 커졌다. 국내 식품업체들도 김치에 대한 장벽이 낮아진 시점을 적극 공략 중이다. 대상은 올해 3월 국내 식품업계에서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1만 m²) 김치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연간 김치 2000t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갖춰 종가집 오리지널 김치부터 비건 김치, 비트 김치 등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10종을 생산한다. 원재료는 미 서부나 멕시코 등 현지에서 대부분 조달한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조리냉동식품 등 인기 제품을 앞세워 비비고 김치에 대한 인지도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1∼6월) 비비고 김치의 미국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했으며 대형 아시안 식품유통업체 입점 역시 추진 중이다. 풀무원은 2019년 비건 김치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올해 5월부터는 전북 익산에서 젓갈을 넣어 만든 전통 김치를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