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균

김희균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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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희균 센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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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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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성초 흉기 난동 계기로… 학교 담장 다시 쌓고 출입통제

    최근 발생한 서울 계성초등학교 흉기 난동 사건으로 전국 초중고교의 보안이 강화된다. 이에 따라 2000년 이후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추진된 일선 초중고교의 ‘담장 없는 학교’ 정책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일 전국 5800여 개 초등학교의 폐쇄회로(CC)TV를 시군구의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해 학교 내 비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통합관제센터가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교내 CCTV가 통합관제센터와 연계된 초등학교는 현재 825곳으로 교과부는 올해 말까지 163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5년까지 모든 초등학교의 CCTV를 통합관제센터에 연계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담장 없는 학교에 대해서는 어른 키 높이 이상의 투명 펜스(울타리)나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울타리 설치 등 안전 조치를 미루는 학교장은 징계할 방침이다. 또 학교에 외부인이 출입할 때 신분을 철저히 확인하고, 주변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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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A, K스타일]기술경영 특화한 ‘MOT’ 이공계 CEO 실무 교육

    건국대 MBA는 이공계 인력을 최고경영자(CEO)로 키우기 위해 다른 국내 MBA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공계 인력을 중심으로 기술경영에 특화한 MOT(Management of Technology) MBA와 일반 경영에 특화한 TOP(Top Of your Profession) MBA로 나눠서 운영한다. 건국대 MBA의 특징은 현장 중심 교육을 추구하는 미국식 사례 교육이다.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대안을 찾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 강하다. MOT MBA는 주간 과정 풀타임으로 진행된다. 전통적인 MBA 프로그램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술경영 분야의 교육을 강조한다. 기술 혁신 이슈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CEO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현장과 교실의 융합’을 추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MOT MBA는 2000년대 들어 세계 유수 MBA들이 강화한 유형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 와세다대와 대만 칭화대 등도 역점을 두고 있다. TOP MBA는 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야간, 주말 과정이다. 재무, 회계, 생산운영, 인사조직, 마케팅, 전략경영, 국제경영 등 경영 전반을 가르친다. 직장인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협력형의 팀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 직장인의 실무적인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는 수준 높은 보고서가 많이 나와서 산업 현장에서 활발히 쓰이며, 일부 우수 보고서는 국제 대회에 출품될 예정이다. 건국대 MBA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기업 현장의 문제와 MBA 과정의 연계도가 높아서 학생들이 재학 중에 실무 문제를 돌파하는 창의적인 성과를 낸다는 것. 학생들이 교과 과정을 통해 성과를 내게 하고, 우수한 결과물은 국제적인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국제무대에 소개하는 성과 지향적 접근 방식을 쓴다. 학생들은 3학기와 4학기에 걸쳐 자신이 전공한 분야에서 신제품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현장형 성과 중심으로 가르치려면 산학연이 일체가 된 교육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건국대 MBA는 이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국내의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뉴 실크로드 포럼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산학 겸임 교수들의 네트워크와 업무협약 기관(2012년 현재 12개)을 확대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교수진은 건국대의 기술경영학과 경영학과 경영정보학과 교수진 38명과 산학 겸임 및 초빙교수진 16명으로 구성됐다. 조만간 교수 7명을 추가할 예정이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교류 협력하고, 중국 일본 대만의 협력 대학(와세다대, 칭화대, 자오퉁대)과 학술 교류를 하면서 글로벌 연계교육을 하고 있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파격적인 장학제도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KT 국민은행 SK건설 등 국내 유수 기업과 엠코 모토로라 캐논 등 글로벌 기업의 전현직 우수 학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장국현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최근 이공계 인력이 CEO로 많이 진출하면서 이들에 대한 경영 교육 수요가 높아져 맞춤형 교육이 필요해졌다”며 “건국대 캠퍼스를 중심으로 30분 이내 지역에 서울의 기술 및 경영 연구소가 몰려 있고 대기업 본사가 많이 있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특화된 MBA를 운영함으로써 산업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MBA는 10월 22일부터 3차에 걸쳐 2013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형은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이뤄진다. 직장경력 5년 이상인 사람과 영어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를 우대한다. 원서 및 서류 제출 기간은 △1차 10월 22∼30일 △2차 11월 12∼20일 △3차 12월 3∼11일이다. 각 차수마다 앞 차수의 합격자 발표가 끝난 뒤 다음 차수의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원서는 인터넷(www.uway.com)으로 받고, 서류는 MBA 행정실(서울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 경영관 311호)로 내면 된다. 전화 문의는 02-450-0505, e메일 문의는 kumba@konkuk.ac.kr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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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A, K스타일]산업 직급 시간대별 커리큘럼 구축, MBA 7개 과정 특성화된 인력 배출

    1995년 전일제 과정을 개설한 KAIST MBA는 국내 MBA 가운데 역사가 가장 길다. 오랜 세월 산업별, 직급별, 시간대별로 다양한 커리큘럼을 구축해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을 받은 것이 강점이다. 경영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3개 기관인 AACBS, GMAC, EQUIS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지난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MBA에도 국내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FT의 ‘2012 경영자과정(Executive Education) 경영대학원 순위’에서 아시아 1위, 세계 28위를 차지했다. KAIST MBA는 7개 과정을 통해 특성화된 전문 인력을 배출한다. △일반적인 MBA인 테크노MBA, IMBA, Executive MBA △금융 산업에 특화된 금융 MBA △정보기술(IT) 및 미디어에 특화된 정보미디어MBA를 현재 운영 중이다. 2013년부터는 △재직자를 위한 파트타임 과정인 프로페셔널 MBA(PMBA) △SK그룹과 공동 개설한 사회적기업가 MBA(SE MBA)가 추가된다. 수준 높은 해외 MBA와 협력하는 복수학위 제도도 충실하다. 금융 분야는 미국 미시간주립대, 법률 분야는 노스웨스턴대 로스쿨, IT는 애리조나대와 각각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MBA 과정이 특징에 맞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전 세계 50여 개 협력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재학 중 적어도 한 번 이상은 해외에서 공부하게 된다. 3000명이 넘는 동문들이 딜로이트나 JP모건, 골드만삭스, IBM, HP 같은 다국적기업과 국내 대기업에 포진해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해준다. 올 6월까지 KAIST MBA 졸업생의 사회 진출 현황을 보면 임원급 고위 인사가 270여 명으로 졸업생의 9%를 차지한다. 금융계에서는 노무라금융투자 김태구 상무, JP모건 임종우 이사, 맥쿼리증권 이범진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에만 15명이 이사로 있다. EMBA는 2010학번까지의 졸업생 201명 중 21%가 졸업 후 임원으로 승진해 임원사관학교라는 평을 받고 있다. 경력 전환율(89%)과 취업률(98%)도 매우 높다. 경력 개발 전담 직원을 4명 이상 두고 전교생에게 일대일로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개발한 경력 개발 과정에 따라 모의면접, 세미나, 단독 직업박람회 등을 지원한다. 학교가 17년간 학생들의 취업과 인턴십을 주선하면서 여러 기업과 네트워크를 쌓아둔 것도 취업 성공률을 높이는 비결이다. 과정마다 지원 자격과 교육 기간이 다르므로 지원자들은 자신의 특성에 맞춰 가장 적합한 과정을 고를 수 있다. 2년 전일제 과정의 테크노 MBA는 2년 이상의 경력자를 선호한다. 학생들이 관심 분야와 경력에 따라 마케팅, 조직 및 전략, 회계 등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8개 집중 분야를 운영한다. IMBA는 경력이 5년 이상인 중간관리자를 위해 1년 과정으로 운영한다. 22개월간 금요일과 토요일에 진행되는 Executive MBA는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핵심 중견관리자와 임원을 위한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금융 MBA는 2년 전일제 프로그램으로, 모든 학생이 2학년 1학기에 해외 연수에 필수적으로 참가한다. 정보미디어 MBA는 국내 유일의 IT 및 미디어 산업 특화 과정으로 1년 과정이다. PMBA는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이들을 위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야간에 3년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개인의 노력에 따라 2년 반에 과정을 마칠 수도 있다. SE MBA는 사회적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사회적 기업 창업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한 과정이다. 졸업 후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거나 경영할 구상이 있는 학생에게는 심사를 거쳐 2년 간 학비 전액을 지원한다. 각 과정은 매년 1월이나 2월에 개강한다. 2013학년도 신입생은 10월 5일부터 15일까지 모집한다. 홈페이지(www.business.kaist.ac.kr)를 통해 지원 요건과 프로그램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입학 문의는 전화 02-958-3214,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85 KAIST 경영대 교학팀으로 하면 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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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로교육 우수사례 공모전 62명 수상… 최우수상 김영훈 교사-권소현 양

    동아일보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한 ‘2012 진로교육 우수사례 공모전’의 수상작이 20일 선정됐다. 진로 개발 및 지도에 대한 경험담을 모은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은 충남 금산군 금산여고 2학년 권소현 양(학생 부문)과 경기 용인시 백암중 김영훈 교사(교사 부문)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경기 이천시 효양고 1학년 윤진영 군, 전남 도초고 2학년 이현녕 양, 인천 양지초 김현진 교사, 대구 왕선중 정미애 교사가 수상했다. 동아일보 사장상과 직능원장상, 입선 등 총 62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모전 수상자 전체 명단은 커리어넷(www.care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직능원은 공모전 입상작을 ‘초중등학교 진로교육 실천 사례집’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만들어 일선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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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대총장협의회 “등록금 인하 위해 교육예산 늘려야”

    사립대 총장들이 등록금을 낮추라는 압박과 관련해 정부에 고등교육 예산을 늘려주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는 19일 ‘등록금 문제에 관한 정책연구 결과 및 제언’을 발표하고 사립대에 대한 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21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서 총회를 열어 ‘사립대 발전기획단’을 발족시키기로 했다. 협의회는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려면 올해 기준으로 7조 원이 든다고 분석했다. 현재 조성된 재원은 국가장학금(1조9000억 원)과 대학의 등록금 인하분(9000억 원)을 합쳐 2조8000억 원으로 4조2000억 원이 부족하다. 협의회는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0.6% 수준인 고등교육 재정을 1% 수준까지 늘리는 방안이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5조9000억 원이 확보된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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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범생이 진로’ 걷다가 직업 바꾼 20, 30대 3인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 눈앞엔 고속도로만 보인다. 남보다 빨리 이 길로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앞만 보고 달린다. 브레이크 없이 달리고 달린다. 부산에 발을 딛는 순간에서야 깨닫는다. 아, 여기가 아니구나…. 국내 초중고교 학생 중에서 상당수가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진로와 관련해서 말이다. 자신의 앞길을 부모 및 교사와 상의하며 선택하기보다는 방향과 목적지를 모르고 무작정 출발하는 식. 후회를 덜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고속도로만 있는 줄 알았다 세 명의 젊은이가 있다. 공통점이 있다. 사회생활을 이미 5년 이상 했어야 할 나이. 하지만 지금의 일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백수로 지냈다는 얘기는 아니다. 모두 학창 시절 모범생 소리를 들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안정적인 직장에 눌러 앉을 기회도 있었다. 이보인 씨(33). 외고를 나와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전형적인 ‘엄친아’였다. 대학 재학 중에는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졸업 후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했다. 중고교 시절에는 수학을 좋아했다. 그럼에도 과학고가 아닌 외고에 진학한 데는 누나의 영향이 컸다. 외고에 다니는 누나를 따라가는 길이 가장 좋은 줄 알았다. 점수에 맞춰 일본어과를 갔다. 외국어를 싫어했기에 난생 처음 시험지가 까맣게 보이는 경험을 했다. 당시 그는 광고인이나 회사원이 되고 싶었다. 광고 종사자가 쓴 책을 보니 멋있어서, 회사원인 아버지가 좋아 보여서. 김은지 씨(27)와 윤채우리 씨(28)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적성에 대한 고민 없이 진로를 결정했다. 김 씨의 선택에는 가족의 영향이 컸다. “너는 공부를 잘하니 의사가 돼라”는 말을 들으면서 크다 보니 그게 자신의 길인 줄 알았다. TV 속 하얀 가운 입은 의사의 모습이 근사해 보였다. 수학과 과학에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이과를 선택했다. 의대에 가려 했지만 시험에서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왔다. 서강대 화학공학과에 갔다. 공대에 가면 취업이 잘된다고 담임선생님이 설득했다. 윤 씨는 어릴 때부터 방송반 활동을 했지만 사학과에 갔다. 역시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고교 2, 3학년 담임이 모두 역사 담당이었다. 이들은 이과면 약사, 문과면 교사나 사서를 하라고 했다. 안정적인 직업이 최고라고 했다.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면 교사들은 성적에 맞는 대학 및 학과가 나열된 배치표를 쫙 펼쳤다. 가능하면 학생이 재수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듯했다. 학생들도 점수에 맞춰 지원하는 게 정답인 줄만 알았다. ○ 돌고 돌아서 자신의 길을 찾아 입학의 기쁨도 잠시, 이들의 고민은 1학년 때부터 시작됐다. 이 씨는 복식부기와 대차대조표를 들여다보는 자신의 모습에 답답해졌다. 군 제대 뒤 창업을 선택했다. 한창 벤처 붐이 일었을 때였다. 학교를 휴학하고 노래방 화면에 광고를 넣는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실패.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자금만 날렸다. 이후 고교 시절 꿈꿨던 광고 일이 생각나 광고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막상 부딪쳐 보니 밤낮도 없는 고된 일. 결국 적성과 무관한 통신 관련 대기업에 입사했다. 김 씨도 의대 편입 준비를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 의사라는 직업 자체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국제워크캠프에 참가하고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어느새 4학년. “불안감에 쫓겨 주변 친구들처럼 취업준비를 했죠.” 대기업에 입사했다. 취직하고 얼마 뒤 고민이 다시 시작됐다.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마음속 답은 항상 ‘노(No)’였다. 미련 없이 사직서를 쓰고, 사업을 시작했다. 꽤 잘됐다. 하지만 10년 뒤를 내다보니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에 휩쓸려 시작한 일이어서 몸도, 마음도 지쳤다. 깨끗하게 접었다. 막연히 방송인을 꿈꾸던 윤 씨는 한글연구동아리, 국제교류박람회 기획, 베이징 올림픽 자원봉사를 하면서 자기 자신을 잘 알게 됐다. 현장 한가운데서 활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자신에게 가장 맞았다. 2009년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로 학사 편입했다.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더 많은 활동을 하면 길이 보일 것 같아서였다. 이들은 지금에서야 자기 길을 찾았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SK행복나눔재단에 입사했다. 새롭게 눈을 뜬 사회 공헌 관련 공부를 위해 미국 케네디스쿨에 유학을 다녀온 뒤였다. 처자식이 있는 그로서는 쉽지 않았다. 김 씨는 관광 분야에서 일할 구상을 하면서 집필 활동을 한다. 자신의 경험을 사회 후배에게 들려주고 공유하는 지식 나눔 활동에도 열심이다. 윤 씨는 언론사 여러 곳의 문을 두드린 끝에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한다. 테니스 중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베이징 올림픽 현장에서 통역으로 인연을 맺었던 핸드볼 관계자들과의 끈끈한 인연도 도움이 됐다. 이들은 한결같이 “학창 시절 진로 교육을 제대로 받았더라면 이렇게 먼 길을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 학교에선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으로만 나눠 진로를 결정짓잖아요. 학생의 개성과 능력, 다양성을 존중하는 진로 교육만 있다면 좀 더 일찍, 다양한 꿈들을 활짝 펼칠 수 있을 텐데요.”(김 씨) 인생 선배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이들은 자기 자신부터 진지하게 바라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현장을 찾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라고 당부했다. 김 씨는 말했다. “내가 겪은 만큼 꿈꾸는 시야가 넓어진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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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자녀 진로선택,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자녀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좋을까. 진로를 결정할 때는 무엇을 가장 중시해야 할까.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 결과 초중고교생과 학부모의 생각에 차이가 났다. 아이들은 다양한 직업을 골랐지만 부모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선호했다. 바람직한 직업관과 진로지도법을 국내외 사례로 알아본다.}

    •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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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소질과 적성 따르라면서도 ‘사’字 직업 강권하는 부모들

    산업구조가 급변하면서 국내의 직업 분류는 2만 개 이상으로 분화했다. 하지만 진로에 대한 국민 인식은 직업 세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의 초등학생 학부모 309명, 중학생 학부모 304명, 고교생 학부모 296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는 자녀가 갖기를 바라는 직업의 특징으로 ‘소질과 적성이 맞는 곳’(53.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소질과 적성을 중시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수입이 많은 곳(3.1%)이나 남들이 인정해 주는 곳(4.1%)이라는 응답은 적었다. 실제로 학부모가 선호하는 경우는 수입이 많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에 집중됐다. 응답자의 70.7%가 교사 공무원 의사 법조인 전문직 교수 외교관 자영업 회사원 과학자 등 10개 직업을 골랐다. 특히 교사 공무원 의사 법조인 전문직 등 5가지는 자녀의 성별과 상관없이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부모가 자녀에게 바라는 직업과 자녀 스스로 희망하는 직업이 일치하는 비율은 22.2%에 그쳤다. 아이들은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희망 직업이 다양하게 늘었지만 부모의 희망은 달라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선호도 상위 10개 직업을 고르는 비율은 초등학생 74.3%, 중학생 60%, 고등학생 49%로 차이가 났다. 그러나 학부모는 초중고교를 막론하고 70% 이상이 이런 직업을 원했다. 오호영 직능원 연구위원은 “아이들은 다양하고 개성 있는 직업을 원하는데 부모는 공부를 잘해야 하는 직업만 기대한다. 진로를 다양화하려면 전통적인 직업 서열에 사로잡힌 부모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만큼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생각도 강했다.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학부모의 60.8%만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자신의 자녀를 4년제 대학 이상까지 보내겠다는 응답은 92%나 됐다. 특성화고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도 82.2%가 4년제 대학 이상을 원했다. 이는 고졸자가 취업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진로에 대한 전통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학생들이 시대 흐름에 맞는 미래를 개척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시절에 진로 지도를 집중적으로 하지 않으면 지금처럼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교실에 앉아 있는 학생 역시 줄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의 김종우 회장(서울 성수고 교사)은 “최근 2, 3년 사이에 사육사처럼 특별한 직업을 원하는 학생이 늘고 있고, 진로를 두고 부모와의 갈등 문제를 상담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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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김희균]싸이가 만약 공부를 했다면…

    싸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모습을 보면서 3년 전 만난 국제기구의 교육 담당 박사가 문득 떠올랐다. 북유럽 출신으로 유아 교육을 20년 가까이 연구한 전문가였다. 그는 수십 개 국가를 찾았지만 한국 방문을 앞두고는 유독 마음이 설렜다고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다른 선진국보다 눈에 띄게 높은 걸 알았기 때문이다. 비결을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동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몇 곳을 돌아본 결과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했다. 학습 능력에 대한 기대와 요구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진단이었다. 다른 나라보다 아이들이 읽기와 셈하기를 배우는 진도가 빠르다고 평했다. 그는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열정이 높더라. 교사도 학생에게 가르친 내용을 일일이 테스트하고 엄격하게 순위를 매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인터뷰였다. 외국의 교육 전문가를 만날 때마다 드는, 뭔가 개운치 않은 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정작 한국에서는 교육에 문제가 많다고 하는데…. 인터뷰를 마치고 차를 한잔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였다. 그가 목소리를 낮추더니 좀 이상한 점이 있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며 넌지시 물었다. “왜 한국에서는 공부가 탤런트가 아니냐?” 처음엔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뜻인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 난 뒤 머리가 멍해졌다. 공부를 잘하는 능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소질(talent) 중 하나인데, 한국인은 공부를 기본 능력처럼 여긴다는 말이었다. 모든 사람이 노래를 잘하고 축구를 잘하지 않는데, 왜 유독 공부는 누구나 잘해야 하느냐는 지적. 교육 기자를 5년째 하면서 받은 질문 중 가장 뜻밖의 물음표였다. 그는 다른 나라의 학교를 방문하면 △이 아이는 만들기를 잘한다 △저 아이는 수영을 잘한다 △저 학생은 유머러스하다고 소개한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 학교는 △수학 교과 우수 학교다 △우리는 서울 시내에서 학력이 몇 번째로 높다고 소개를 하더란다. 다른 나라 유치원에서는 골고루 먹는 습관, 친구와 잘 어울리는 능력을 가르치지만 한국 유치원에서는 복잡한 지능개발 교구, 원어민 교사의 수업 시간을 자랑하더라고 했다. 기자도 학창 시절 공부가 타고난 재능 중 하나라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교사, 학부모 중 아이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이는 없다. 학생이라면 공부는 응당 잘해야 마땅했다. 설령 머리가 좋지 않더라도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들 믿었다.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그를 만난 뒤로 내 생각은 꽤 달라졌지만 안타깝게도 교육 현실은 그대로다. 공부 이외의 재능으로는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낮은 ‘학교 이후의 세상’ 탓이 가장 클 게다. 그런 마당에 공부는 으레 잘해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의 단선적인 인식을 바꾸긴 쉽지 않다. 음악에 소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싸이의 길을, 운동에 자질이 있는 아이에게는 김연아의 길을, 공부에 재능이 있는 아이에게는 학업의 길을 터주자.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키워주는 게 국가 수준의 높은 학업 성취도보다 의미 있지 않을까.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부터 다시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김희균 교육복지부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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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회 파워엘리트 출신 대학 분석]한국 파워엘리트의 출신대학은?

    한국 사회를 이끄는 파워엘리트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 통계로 다시 확인됐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서울대 졸업자가 가장 많았다. 고려대는 정·관계와 법조, 연세대는 경제와 의료 분야의 인재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했다. 동아일보가 한국 사회에 영향력이 가장 큰 직책과 직업을 정치 행정 경제 법조 의료 등 20개 분야로 나눠 전현직 10만7300명의 출신 대학 자료를 고려대 고등교육정책연구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서울대는 전체 20개 분야 중에서 △대통령 △프로스포츠 감독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제외한 17개 분야에서 1위였다. 최근 20년간 5부 요인의 56%, 부총리 및 장관의 55%, 현직 정부출연연구소장의 50%가 서울대를 졸업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8개 분야에서 2위를 차지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3개 대학 출신은 10개 분야에서 1∼3위를 차지했다. 분야별로 보면 고려대는 △부총리 및 장관 △국회의원 △법조인 △4대 고시 합격자 △언론사 대표 △언론인 △비정부기구(NGO) 운동가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8개 분야에서 2위였다. 연세대는 △5부 요인 △대학 총장 △대학 교수 △병원장 △의료인 △기업 최고경영자(CEO) △정부출연연구소장 △프로스포츠 감독 등 8개 분야에서 2위였다. 성균관대는 광역단체장 점유율이 2위(14.29%)로 고려대와 연세대를 앞섰다. 법조인과 4대 고시 합격자 역시 성균관대가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가장 많았다. 다음은 한양대와 이화여대의 순이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 201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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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회 파워엘리트 출신 대학 분석]SKY, 20개 분야중 10개서 1∼3위 싹쓸이… CEO 해외파가 8%

    한국 사회의 파워엘리트 분석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강세를 보였지만 일부 대학은 특정 분야에서 유난히 많은 인재를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예를 들어 5부 요인과 부총리 및 장관 같은 임명직의 경우 이화여대와 영남대가,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같은 선출직에서는 경희대 성균관대 중앙대가 두드러졌다. 이화여대 출신은 5부 요인 중에서 6번째, 부총리 및 장관 중에서는 5번째로 많았다.국회의원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가 차례로 4∼6위를 차지했다. 민선 이후 광역단체장은 성균관대가 2위, 경희대와 중앙대가 공동 9위였다. 성균관대의 약진이 두드러진 선출직 중에서 광역단체장은 국민대 출신이 네 번째로 많았다.직선제 교육감은 경북대 공주대 제주교대 등 전통적으로 교대와 사대가 강한 대학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공주대는 교육감을 두 번째로 많이 배출했다.병원장은 지방 국립대 출신이 상대적으로 강세였다. 지역을 대표하는 경북대 부산대 충남대 전남대 출신이 해당 의대의 병원장에 오르는 사례가 많음을 보여준다.문화예술 분야는 해당 분야에 특화된 대학 출신이 돋보였다. 미대와 음대의 전통이 오래된 홍익대와 이화여대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한국체육대가 단연 1위였다. 태권도와 유도로 유명한 용인대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대통령은 육군사관학교가 절반 가까이(47.06%) 배출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군 출신이 많은 한국 역사의 특수성이 드러난다. 육사와 해외 대학 졸업자는 5부 요인 중에서도 각각 8%로 공동 3위가 됐다.최고경영자(CEO)는 해외 대학 출신의 비중이 8% 이상으로 다른 분야보다 높았다. 국내가 아니라 외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기업을 경영하는 2, 3세가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됐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기존 연구능력 평가와 달리 영향력에 초점 ▼교육-의료-언론분야는 지도자급만 따로 분류이번 분석은 기존의 대학 평가와 일반인이 인식하는 대학의 영향력이 동떨어졌다는 지적에서 출발했다.국내외 대학 평가의 대부분은 연구능력이나 시설에 초점을 맞춘다. 평판 역시 기업체 인사담당자의 인상을 반영하는 식이어서 연구 못지않게 중요한 교육역량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은 대학을 평가할 때 연구뿐만 아니라 교육 결과 및 졸업생의 사회기여도를 폭넓게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현재의 대학 평가는 실제 사회에서 대학을 보는 눈과 차이가 있다. 대학의 본질적 기능인 인재 양성을 얼마나 충실히 했느냐는 성과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아일보는 한국 사회 주요 분야에 진출한 인사의 출신 대학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학이 사회에 미친 영향력을 비교했다. 졸업생의 사회 진출 및 활약도를 광범위하게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평가는 한국 사회를 이끄는 대표적 직업군 20개를 골라서 했다. 교육 의료 언론 분야에서는 지도자급을 따로 정리했다.조사 대상은 신뢰도 높은 자료가 축적된 시점을 중심으로 직업군에 따라 조금씩 달리했다. 5부 요인 및 장관은 최근 20년간의 인사가 대상이었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은 직선제 도입 후 선출된 인사를 기준으로 삼았다. 고시는 학부 졸업생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사법시험 행정고시 외무고시 및 공인회계사시험 등 네 가지를 대상으로 2006년 이후 합격자를 분석했다.졸업생의 학적은 법조인대관 종합병원인명록 전국언론인명록 등 해당 분야의 직업 인명록과 관련 부처의 데이터베이스를 교차 확인했다. 문화예술인 등 범위가 넓은 분야는 포털 사이트의 인물정보를 활용했다.20개 분야를 모두 합친 종합순위는 매기지 않았다. 관련 인물의 수가 분야별로 너무 차이 나서 객관적인 배점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201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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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삭 두 줄에 430만원… 기막힌 입시컨설팅

    기초생활수급자인 A 씨는 지난달 중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수시모집에서 유리한 대학과 전형을 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고3 딸을 생각하니 눈이 번쩍 뜨였다. 돈이 없어 학원 한 번 못 보냈지만 전교 10등 안에 들어준 고마운 딸이 며칠 전 “친구들은 컨설팅을 받는다던데…”라며 울먹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홀린 듯 메시지를 보낸 H교육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비 70만 원이 부담됐지만 막막한 마음에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찾아갔다. 작은 사무실에는 남녀 직원이 한 명씩 있었다. 남자 상담원은 A 씨에게 10여 곳의 대학을 추천했다. A 씨는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상담원은 논술, 적성검사 위주 등 엉뚱한 전형만 권했다. 상담원은 “논술 첨삭, 자기소개서 첨삭, 포트폴리오 등 여섯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는 항목당 80만 원인데 그 이하 대학은 60만 원에 해준다”며 선심 쓰듯 말했다. 순간 4년 전 아들의 입시 때 피눈물을 쏟은 기억이 살아났다. 수시모집이 마구 늘어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담임은 교사추천서마저 집에서 써오라고 했다. 아들은 성적보다 못한 대학에 갔다. ‘하나뿐인 딸인데… 한 번뿐인 입시인데….’ 통장을 탈탈 털고 주변에서 300만 원을 빌려 430만 원을 냈다. 결과는 어이가 없었다. 딸이 써서 보낸 자기소개서는 ‘잘 썼어요’라는 말과 두어 줄의 첨삭만 달린 채 되돌아왔다. 맞춤법도 틀렸다. 이 소개서를 본 담임은 빨간줄을 죽죽 그었다. 논술자료라고 온 것은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출문제와 신문기사, 그리고 10년 전 기준의 무료 논술사이트 주소였다. 항의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A 씨는 원래 희망했던 네 곳에 원서를 넣었다. 환불을 요구하자 업체는 A 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A 씨는 “우리 같은 사람한테는 월세집 보증금인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 업체의 K 원장은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모두 제공했다”고만 했다. 어떤 정보를 줬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교육당국에 등록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강남교육청에 등록을 했다고 하다가 이내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말을 바꾼 뒤 연락을 끊었다. 입시요강이 너무 복잡해 일선 교사들도 입시 지도에 애를 먹는 실정을 악용해 학부모를 울리는 고액 입시컨설팅 사기는 끊이지 않는다. 재외국민전형을 준비하던 B군도 최근 100만 원을 날렸다. 인터넷 카페의 광고를 보고 연락한 업체 소장은 “20년 넘게 조기유학생만 관리하며 연세대 고려대에 보냈다”고 했다. 어머니를 졸라 100만 원을 내고 찾아가자 네 가지 전형을 추천하며 전형마다 200만 원을 내야 추가 상담을 해준다고 했다. 그게 전부였다. 이런 업체들의 특징은 입시 관련 경력이나 전문성이 없고 학원으로 등록조차 안 된 곳이 대부분이다. 상호를 자주 바꾸고 상담비를 현금으로 요구한다. 누가 봐도 사기성이 짙지만 입시를 앞두고 절박한 마음에 판단이 흐려진 이들은 쉽게 당한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름 없는 사설업체는 피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상담센터(univ.kcue.or.kr)나 전화(1600-1615)를 통하면 현직 진학담당 교사에게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엔 사립대들도 입학처로 문의하면 성적에 맞춰 유리한 전형을 추천해주는 곳이 많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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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무조건 대입 불합격 사유 아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1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 사실만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의 중대한 범죄가 아니면 가해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합격시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학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에 나오는 인성발달 사항을 평가할 때 보는 여러 항목 중 하나다. 학교폭력 가해 전력만으로 대학 입시에서 탈락한다는 얘기는 오해”라고 말했다. 경기와 전북 등 좌파 교육감들은 경미한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기재하면 입시에 불이익을 받고 인권이 침해된다며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도록 막아 왔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과 관련해 입시에서 고려되는 항목도 학점 및 출결 등 주요 사항에 국한된다. 이번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지난달 31일을 기준으로 학생부에 기재된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심리치료, 출석정지, 전학, 퇴학 처분에 대한 내용만 고려 대상이다. 12월 1일을 기준으로 연말에 학생부에 기재되는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사항은 수시모집에 반영되지 않는다. 서면 사과,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학급 교체 같은 내용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학생부에 학교폭력 관련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20개 고교(경기 8곳, 전북 12곳)의 학생은 지원 대학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교협은 14일까지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양식과 비슷한 가칭 ‘학교폭력 가해 사실 확인서’ 양식을 개발해 개별 대학이 입학전형에 활용하도록 했다. 이 양식에는 지원자가 학교폭력 가해 학생으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회부된 적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를 기록해야 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125개 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미기재 고교의 명단을 받아 공유하고 이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활용한다. 해당 고교 지원자에 한해 면접 과정에서 확인서를 제출하게 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확인서에 학교폭력 사실을 허위로 기재하면 합격이 취소된다. 대교협 관계자는 “해당 고교에서 지금까지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한 학생은 100명을 넘지 않는다”며 “내년에도 일부 지역이나 고교가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을 경우 확인서를 수시와 정시모집의 모든 전형에서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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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금 5%이상 인하땐 인건비 감축 불가피… 교육質 저하 우려”

    중소규모 사립대의 재정 구조로는 등록금을 5% 이상 내리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정책학회가 최근 한성대의 의뢰로 등록금 인하율을 3%, 5%, 7%, 10%의 4가지로 가정해 이 대학의 재정 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등록금을 3% 낮추면 관리운영비를 10% 줄여야 한다. 등록금 인하율이 5%를 넘으면 관리운영비는 물론이고 인건비까지 감축 대상이 된다. 시설비나 관리운영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결국 인건비, 연구비, 학생경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구조조정과 교육투자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등록금 인하율이 5%이면 관리운영비 15%, 인건비 5%를 감축해야 한다. 등록금을 7% 낮추면 관리운영비 20%, 인건비 10%를 감축해야 한다. 등록금을 10% 내린다고 가정하면 관리운영비를 30% 감축하고, 인건비를 10% 줄여야 한다. 항목별로 보면 등록금을 10% 내린다고 가정할 경우 교직원 연구비 10%, 연구지원금 18.9%, 학생경비 20.9%, 실험 실습비 24.3%를 감축해야 한다고 추산됐다. 이번 연구는 한성대의 예결산 내용을 기준으로 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중소대학은 등록금 의존율(70%), 고정자산, 지출내용이 한성대와 비슷하므로 등록금 인하로 인한 재정압박의 정도는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여대 같은 대학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반값 등록금 논의가 본격화된 만큼 대학들은 등록금 추가 인하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학협력을 늘리는 등 수입 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창원 한성대 기획협력처장은 “정치권이 대학의 재정 상황 및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반값 등록금 정책을 급하게 밀어붙이면 투자 감소로 교육의 질이 떨어져 피해가 학생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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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 프로젝트]전국 공공도서관을 청년 취업 허브로 만들자

    “더이상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기 싫어서….” 2010년 2월 서울의 한 사립대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던 김진영 씨(25·여)가 지난해 가을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다. 졸업 후 1년 이상 ‘백수생활’을 하면서 김 씨는 사설 독서실, 평생학습관, 국회도서관, 유료 세미나룸 등을 전전했다. 김 씨는 “독서실은 매달 20만 원 이상 비용이 들었고 대학 밖의 밥값은 너무 비쌌다”면서 “대학에 있을 때와 달리 취업정보를 구할 곳도 마땅치 않았고 사람들이 왠지 나를 한심하게 보는 것 같아 항상 주눅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대학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국의 청년취업 준비생들은 모두 ‘무적자(無籍者)’가 된다. 학생이란 확실한 신분을 잃은 이들은 김 씨처럼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최근 대학들도 예산 절감을 이유로 졸업생의 대학시설 이용을 막는 추세다. 도서관과 취업정보센터를 이용하려고 졸업을 미루는 대학생이 늘어날 정도로 청년들에게 ‘취업 준비를 위한 공간’에 대한 요구는 절실하다. 청년 구직자들에게 취업준비 공간은 단지 책을 펴고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일자리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이들과 소통하며, 심리적 안정까지 얻는 터전이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첫 번째 사업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공공도서관에 청년 취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청년드림 캠프’ 개설 작업을 벌이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 구직자 3년 전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울 마포구의 정보통신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모 씨(30·여)는 “졸업 직후 6개월짜리 인턴으로 취업을 했지만 정규직이 되는 길이 막혀서 그만뒀다. 그만둘 땐 몰랐지만 막상 ‘백수 신분’으로 취업준비를 하려고 보니 갈 곳이 없고 조언 구할 사람이 없다는 게 정말 막막했다”고 말했다. 학교와 사회 어디에도 발을 딛지 못한 한국의 청년 구직자들은 정부의 취업 지원에서도 ‘소외’돼 있다. 고용노동부는 전국에 72곳의 고용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은 취업 준비를 위해 머무르는 곳이라기보다는 관련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들르는 곳’의 성격이 강하다. 고용센터에 접수되는 구인신청도 대부분 장년층이나 재(再)취업자를 위한 단순노동이라서 청년 구직자에게는 와 닿기 어렵다. 수입이 없는 청년 구직자들은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감당하기 힘든 생활비도 고민거리다. 무료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학교 식당에서 1500∼3000원짜리 밥을 먹던 이들에게 한 끼에 5000원이 넘는 밥값, 독서실 이용료는 큰 부담이 된다. 한 대기업의 인사담당 임원은 “신입사원들 얘기를 들어 보면 개인 공간이 넉넉한 월 회비 30만 원짜리 고급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커피전문점을 애용하던 사원이 있는가 하면 허름한 지하 고시원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연명했다는 친구도 있었다”며 “구직기간이 길어지니까 취업준비 단계부터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 선진국 도서관, 맞춤형 취업 지원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를 졸업한 청년 구직자들이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있는 청년취업의 허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자리문제 전문가들은 전국에 고르게 흩어져 있고, 구직자들이 거리상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 공공도서관을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태원유 박사는 “미국, 일본에서는 지역 곳곳에 설치된 공공도서관이 취업정보가 가장 빠르게 집결하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런 수요에 맞춰 공공도서관들은 청년층을 위한 취업 간행물, 관련 자료들을 최신판으로 완비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공공도서관의 경우 구직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방지에 나온 지역 취업정보를 분류해 전공과 개인의 특성에 맞춰 제공하고, 이력서 작성 요령을 가르치거나 면접 준비를 도와주기도 한다. 도서관 홈페이지는 취업포털 기능까지 갖췄다. 또 미국 뉴욕 주에서 유학하는 김황민 씨(32)는 “이 지역 사람들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을 때도 도서관을 찾는다”며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는 일자리를 도서관에서 소개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취업지원 시스템을 갖춘 공공도서관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지역의 일자리 정보를 게시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아직은 ‘부업 수준의 일자리 정보’에 그치고 있다. 공공도서관들이 핵심 수요자를 청소년, 주부 등으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인천중앙도서관의 혁신은 주목할 만하다. 이 도서관은 2000년대 중반부터 20대 이용자가 급증하자 이용자 현황을 분석했고,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 준비생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청년실업이 심해질수록 이들의 열람실 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도서관 측은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와 손잡고 도서관에 직업상담사를 배치했다. 이용자들에게 직업정보 탐색, 이력서 작성, 면접 준비 등 전문교육도 실시했다. 공공도서관을 청년 취업의 허브로 정착시키려면 지금보다 공공도서관 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공공도서관 759곳의 도서관당 이용인구는 6만6000여 명으로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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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주에 1640만원… 영어마을 빌려 SAT 불법과외

    8주 합숙 교육에 1640만 원.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에 대비한다는 합숙캠프가 받은 교습비다. 지금까지 교육당국에 적발된 수강료 가운데 최고 금액이다. 하루 30만 원인 셈인데도 캠프에 참가한 학생은 113명이나 된다. 대부분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SAT를 준비하려고 잠시 귀국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의 A어학원이 6월 중순부터 경기도의 B영어마을에 마련한 합숙소에 들어갔다. 주중엔 아침 일찍 시험을 치른 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읽기 쓰기 수학 수업을 받고, 밤 12시 이후까지 자습하는 일정. 주말에는 에세이와 비교과 강의가 이어졌다. A어학원은 지난해에도 8주간 1540만 원짜리 SAT 합숙캠프를 열었다. 그때도 지원자가 넘쳤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A어학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강남 일대 어학원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여름방학 때 SAT 강의를 늘렸다. 수강생은 해마다 크게 늘었다. 학원이 거의 없는 미국과 달리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족집게 강의를 하면서 두세 달 만에 점수를 몇백 점씩 끌어올린 결과다. 수강생은 대부분 조기유학에 올랐거나, 부모와 함께 이민을 떠난 학생들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이니 수강료가 비쌀수록 지원자가 오히려 몰렸다. 학부모 정모 씨(52·여)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을 지난해와 올해 여름방학에 한국으로 불러 SAT 사교육을 시켰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합숙한 뒤 SAT 만점 받았다는 아이들이 꽤 있다. 아이비리그에 가려면 방학 때 미국에서 놀면 안 된다는 게 정설이다. 한국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되니까 비싸더라도 독한 곳이 인기다.” 이번에 적발된 A어학원 이외에도 강남에는 4주에 500만 원 안팎의 SAT 특강을 개설한 곳이 많다. 일부 어학원은 수준 높은 학생만 받겠다며 지원자들을 상대로 테스트를 한다. 하지만 탈락하는 학생은 없다. 수준별로 강좌를 나누는 식으로 모든 학생을 합격시킨다. 최근에는 아이비리그 재학생을 컨설턴트 또는 멘토 명목으로 배치해 수강료를 높이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우후죽순으로 만든 영어마을이 적자를 면치 못하자 고액 캠프에 시설을 빌려주는 식으로 고액 SAT 학원의 불법 교습을 도와주고 있다. 처벌은 여전히 미미하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강남의 C학원은 4주에 690만 원을 받았다가 적발됐지만 기소유예에 그쳤다. 학원 단속에 따른 행정처분은 경고, 교습정지, 등록말소, 고발로 나뉘지만 모두 솜방망이 수준이다. 등록이 말소되면 다른 사람 명의로 학원을 다시 여는 식으로 계속 영업을 한다. 고발을 당해도 기껏해야 벌금형이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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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교육감 “학생부 대학제공때 학폭 내용 삭제하라” 일선 고교에 명령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대학입시를 앞둔 고교 3학년생들의 학생부를 각 대학에 제공할 때 학교폭력 내용을 삭제하도록 일선 고교에 명령했다. 김 교육감은 6일 오후 25개 지역교육청의 교육장 및 학생부 업무 담당자, 학교폭력 관련 3학년생이 있는 103개 고교 교장을 교육청으로 소집했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학생부 기재 보류 방침 배경을 다시 강조한 뒤 올 대학입시와 관련해 고3 학생들의 학생부를 대학에 제공할 경우 학교폭력 내용을 기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미 학생부에 기재된 고3 학생들의 학교폭력 내용도 삭제한 후 각 대학에 제공하도록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김 교육감의 이 같은 지시에 대해 “학생부가 외부에 활용될 경우 교육감이 학생부에 대한 지도 감독을 할 수 있다는 초중등교육법 제30조 6항과 7항에 근거한 사실상의 명령”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부모단체협의회는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생부 기재를 거부한 김상곤 교육감과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고발했다. 협의회 소속 11개 학부모단체 대표는 6일 두 교육감에 대해 직권남용 및 허위 공문서 작성 교사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6일 현재 전국 2303개 고교 가운데 학교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은 학교는 경기 1곳, 전북 18곳으로 집계됐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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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高3담임 “좌파교육감-교과부 고래 싸움에 ‘학교폭력 기재’ 새우등 터져”

    “교사 생활 20년에 올해가 최악입니다. 정반대의 공문을 받아서 대책회의하고 감사 받느라 바쁜데 교육은 무슨…. 사장님 두 명 모시고 있는 월급쟁이로 보면 됩니다.” 정부와 좌파 교육감들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서울 경기 전북 지역의 교사 사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1학기에 학생인권조례로 혼란을 겪은 데 이어, 2학기에는 학교폭력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문제로 시달린다는 말이다. 전북 일반계 고교의 3학년 담임인 A 교사는 지난달 밤늦게까지 수시모집 추천서를 쓰다가 진학실에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학부모라고 밝힌 여성은 “지금 뉴스에 학교폭력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안 쓴 고등학교 애들은 불리하다고 나오고 있는데 우리 학교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교육청에서 못 적게 한다”고 대답하자 이 여성은 다짜고짜 “당신 자식 아니라고 장난하느냐. 우리 애가 떨어지면 고소당할 줄 알라”고 거칠게 말했다. 며칠 뒤 A 교사는 교과부의 공문을 보고 참담함을 느꼈다.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지 않는 교사는 중징계하겠다는 내용. 곧이어 교과부의 감사가 시작돼 서류 작업까지 떠안았다. 교장의 방침에 따라 A 교사는 학생부 작성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학교폭력 관련 내용을 학생부에 적지 않았다. 그는 “정시모집 때도 2학기 학생부를 두고 또 이 짓을 하게 될 거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경기도 인문계고의 생활지도담당 B교사는 혀를 찼다. 겨울방학에 연수를 받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자율성을 보장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인권조례 지켜라” vs “학칙으로 막아라”… 교사는 한숨 ▼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개학을 앞두고 사나흘 간격으로 공문이 내려왔다.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를 지키라고 지시했다. 따르지 않으면 행정 재정 제재를 한다고 압박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칙을 자율적으로 제정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그는 개학날 염색한 학생의 머리카락을 잡고 야단을 쳤다가 지역 교육청에 불려갔다. 수업 중에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신고한 뒤였다. 4월부터는 교과부의 닦달이 시작됐다. 개정된 시행령과 법을 따르라는 말이었다. 학칙 논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는 주문도 늘었다. 그때마다 생활지도담당자 회의, 인근 학교 공청회, 학교운영위원회, 학생 토론회를 열었다.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아 학생 학부모와 함께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정책을 바꾸려면 교사와 학생들에게 최소한 1년, 아니 한 학기만이라도 준비할 기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양쪽에서 다른 정책을 내놓으려면 시범학교라도 운영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A고의 1학년 연구담당인 K 교사도 3월에 수업을 제대로 준비한 기억이 없다. 주 5일제 전면 시행으로 토요프로그램 일정표를 수십 번 다시 짜느라 심신이 피곤했다. 교과부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늘리라고 했지만, 예산을 지원하는 교육청은 체육 강사비를 줄 수 없다고 했다. 매주 토요일 출근해 교육청에 현황을 보고하느라 주말에도 편히 쉬어 보지 못했다. 그는 한숨을 쉬며 현장의 고충을 알아 달라고 얘기했다. “교과부의 정책과 교육청의 예산이 따로 놀면 교사의 잡무는 두 배가 아니라 네 배로 늘어납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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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대입은 ‘9초 입시’ 최상위권 전부 몰릴듯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8일)에 대비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마지막 모의평가가 4일 실시됐다.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언어가 상대적으로 쉽고 수리가 약간 어려웠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의 수준을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험생에게는 이번 모의평가의 가채점 결과가 중요하다. 수시모집의 원서 접수가 지난해와 달리 9월 초에 몰려 있어서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8일에 접수를 마감한다. 모의평가의 실제 점수가 아니라 가채점 점수로 입시전략을 짜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올해 수능, 수리 다소 어려울 듯 이번 모의평가는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6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나왔다. 6월 모의평가의 수리 만점자 비율이 ‘가’형 1.76%, ‘나’형 2.15%에 이를 정도로 너무 쉬웠던 점을 감안해 평가원이 난이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지난해 수능에 까다로운 문항이 있었는데, 이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수리‘가’형에서는 새로운 유형 및 고난도 문제가 많이 나왔다. 수리‘나’에서는 미적분 난도가 높아졌다. 송갑석 메가스터디 강사는 “출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았고 계산이 복잡한 문제도 많아서 다수의 수험생이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며 “사고력을 요구하는 신유형 문제는 EBS와의 연계성도 느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언어영역은 아주 어려운 문항이나 생소한 지문은 없었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만점자 비율이 0.28%에 그칠 정도로 어려웠던 점을 반영한 결과다. 실제 수능도 다소 쉬워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한동안 어려웠던 언어영역이 쉬워지면서 9월 모의평가의 만점자 비율이 1%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국어는 지난해 수능처럼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EBS에서 나온 지문도 많았다. 입시학원들은 대체로 만점자가 0.8%였던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전 수능도 두 차례의 모의평가와 비슷한 유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채점 직후 곧바로 원서 내야 수시모집 지원이 6회로 제한되면서 주요 대학이 1차와 2차 원서 접수를 대부분 9월 초순으로 앞당겼다.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까지는 수능이 끝난 뒤 11월 중순에 수시 2차 원서를 접수하는 곳이 많았다. 수도권의 주요 사립대는 4일을 전후해 원서 접수를 시작했고, 8일을 전후해 접수를 마감한다. 동국대 숙명여대 홍익대는 지난해 11월에 했던 원서 접수를 9월로 옮겼다. 이에 따라 수험생은 6회의 지원 카드를 9월 초에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최상위권 대학은 9월 초에 원서 접수가 다 끝난다. 이번 주에 지원 기회를 모두 쓰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중상위권 수험생은 11월에 한 곳, 중위권 이하 학생은 두 곳 정도에 원서를 낼 수 있도록 지원 횟수를 안배할 필요가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수시 2차의 경우 지원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생부 성적이 좋으면 수시, 수능 성적이 좋으면 정시라는 공식이 올해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진단했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인 대학이 많고, 특히 미등록 충원을 할 때 수능 우선선발 기준을 적용하는 곳이 늘었다. 9월에 수시모집 원서를 모두 냈다고 해서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상위권 대학의 영역별 배점을 보면 인문계는 언어 수리 외국어 모두 고르게 좋은 등급을 받아야 한다. 자연계는 수리와 과학탐구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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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과부, 취업률 속인 대학 29곳 공개

    취업률을 부풀리거나 허위로 공시한 대학들의 실명이 공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상반기에 실시한 취업통계 실태 특정 감사 결과 적발된 29개 대학의 명단과 45건의 지적 사항을 4일 홈페이지에 올렸다. 4년제대는 경상대, 계명대, 광신대, 대구대, 동국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백석대, 서원대, 전주대, 조선대, 중부대, 한라대, 호남대, 관동대 등 14곳이다. 전문대는 강동대, 계명문화대, 대구공대, 대경대, 백석문화대, 백제예술대, 서울예술대, 서정대, 우송정보대, 인덕대, 장안대, 인천재능대, 전주비전대, 창신대, 천안연암대 등 15곳이다. 이 가운데 취업률을 허위로 공시한 대학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서정대, 장안대, 대경대 등 4곳이다. 교과부는 이들 대학을 지난달 31일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시켰다. 건강보험 가입요건 부적격자를 건강보험에 가입시켜 취업자로 둔갑시키거나, 취업률을 허위로 광고한 대학들도 각각 4곳과 3곳이 적발됐다. 교과부는 적발된 대학은 기관경고 또는 주의조치하고, 관련 직원 164명은 징계 처분하도록 요구했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1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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