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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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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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8~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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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격에 로켓까지 발사… 태국-캄보디아 접경지 교전, 47명 사상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24일 양국 접경지에서 교전을 벌여 최소 11명의 태국 민간인과 1명의 태국군이 숨지고 3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태국은 하루 전에도 “캄보디아가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인들이 다쳤다”며 자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했다. 하루 만에 군사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까지 발생한 셈이다. 다만 캄보디아측 사상자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두 나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지(聖地)’를 뜻하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도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두 나라의 분쟁 역사가 깊고 지도자의 거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vs 캄보디아 “상대방이 먼저 공격”24일 오전 8시 반경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사이의 국경 지대에서 교전이 벌어져 태국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두 나라는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국 군인들은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 태국군 기지에 접근한 무장 캄보디아군 6명이 총격을 가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또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지에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규탄했다. 태국은 일대주민 4만여 명을 급히 대피시켰다. 또 F-16 전투기를 급히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태국 측은 최근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해 자국 군인의 피해가 커졌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3일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태국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했다. 반면 캄보디아 측은 지뢰 매설 사실도 부인하고 이날 공격 또한 태국이 먼저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4일 “태국군의 선제 공격이 있었기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훈 센 의장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지만 우리 군을 믿고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힌두교 사원 영유권 분쟁 역사도 깊어두 나라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두고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를 통치하던 프랑스 군대가 1953년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뒤, 태국이 이 사원 일대를 점령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 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태국의 사원 점령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ICJ는 1962년, 2013년 모두 “사원의 소유권은 캄보디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도 두 나라가 사원 일대에서 충돌해 20여 명이 숨졌다. 패통탄 총리가 지난달 15일 훈 센 의장과 나눈 통화가 유출되면서 태국에서는 반(反)캄보디아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부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돈독한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또 국경지대에서 태국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에게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직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두 나라 모두 전면전은 부담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 모두 내부 상황이 전쟁을 일으킬 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BBC는 “캄보디아는 경제난, 태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해 현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태국이 군사력, 경제력 등에서 캄보디아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만 패통탄 총리 논란에서 보듯 태국의 정계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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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로켓 공격에 태국 F-16전투기 공습…민간인 최소 11명 사망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24일 양국 접경지에서 교전을 벌여 최소 11명의 태국 민간인과 1명의 태국군이 숨지고 3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태국은 하루 전에도 “캄보디아가 매설한 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인들이 다쳤다”며 자국 주재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했다. 하루 만에 군사 충돌로 대규모 사상자까지 발생한 셈이다.두 나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지(聖地)’를 뜻하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도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또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캄보디아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훈 센 상원의장(전 총리)에게 자국군을 험담한 사실이 드러나 헌법재판소로부터 직무 정지를 당한 상태다. 두 나라의 분쟁 역사가 깊고 지도자의 거취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당분간 갈등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vs 캄보디아 “상대방이 먼저 공격”24일 오전 8시 반경 태국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민체이주 사이의 국경 지대에서 교전이 벌어져 태국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두 나라는 모두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태국 군인들은 무인기(드론)가 선회하는 소리가 들린 이후 태국군 기지에 접근한 무장 캄보디아군 6명이 총격을 가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또 캄보디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 밀집지에 다연장로켓 ‘BM-21’을 발사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규탄했다. 태국은 일대주민 4만여 명을 급히 대피시켰다. 또 F-16 전투기를 급히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태국 측은 최근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해 자국 군인의 피해가 커졌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23일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태국 군인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캄보디아 주재 태국 대사를 소환했다.반면 캄보디아 측은 지뢰 매설 사실도 부인하고 이날 공격 또한 태국이 먼저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24일 “태국군의 선제 공격이 있었기에 방어 차원에서 대응에 나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훈 센 의장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지만 우리 군을 믿고 차분하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힌두교 사원 영유권 분쟁 역사도 깊어두 나라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을 두고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를 통치하던 프랑스 군대가 1953년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뒤, 태국이 이 사원 일대를 점령하면서 갈등이 본격화했다.캄보디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태국의 사원 점령은 부당하다”며 제소했다. ICJ는 1962년, 2013년 모두 “사원의 소유권은 캄보디아에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011년에도 두 나라가 사원 일대에서 충돌해 20여 명이 숨졌다.패통탄 총리가 지난달 15일 훈 센 의장과 나눈 통화가 유출되면서 태국에서는 반(反)캄보디아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당시 패통탄 총리는 부친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돈독한 훈 센 의장을 ‘삼촌’이라고 불렀다. 또 국경지대에서 태국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국군 사령관을 험담했다. 패통탄 총리는 훈 센 의장에게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리겠다”며 저자세로 일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여파로 직무까지 정지된 상태다.● BBC “전면전으로 확산은 어려워”다만 전면전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국 모두 내부 상황이 전쟁을 일으킬만큼 녹록지 않아서다. BBC는 “캄보디아는 경제난, 태국은 정치 갈등이 심각해 현 상황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태국이 군사력, 경제력 등에서 캄보디아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다만 패통탄 총리 논란에서 보듯 태국의 정계 갈등이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 분쟁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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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터진 이시바 퇴진론… “사퇴 없다” 부인에도 당내선 후임 거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등 전직 총리 3명과 만났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보도했다. 20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로 집권 자민당 안팎의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시바 총리가 전직 총리들을 만나 거취 문제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은 이시바 총리가 조민간 퇴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이시바 총리가 직접 취재진에게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등 총리 거취를 둘러싸고 일본 정국이 혼란에 빠진 분위기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거세고,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이 20%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그가 ‘버티기’ 기조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미 차기 총리 후보로 자민당에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농림수산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郎) 전 디지털담당상, 기시다 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 등이, 야권에선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 등이 거론된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 주요 인사 중 강경 보수 색채가 비교적 옅은 편이고 한국과의 관계 또한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런 그가 물러나면 양국 관계 개선에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시바, 선거 3연패에 ‘휘청’… 커지는 퇴진 목소리 이시바 총리가 이날 만난 전직 총리 중 아소 전 총리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 패배가 결정됐을 때부터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공공연하게 거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민당 내 거물로 파벌 ‘아소파’를 이끌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도통신이 21, 22일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시바 내각을 지지한다”는 답은 22.9%로 한 달 전보다도 9.6%포인트 하락했다.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다. 또 응답자의 51.6%는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이시바 총리 퇴진 목소리가 커지자 일본 주요 언론들은 그의 자진 사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이시바 총리 퇴진’ 기사가 실린 호외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의원(하원) 선거, 올 6월 도쿄도의회 선거, 참의원 선거까지 이시바 정권이 치른 세 번의 주요 선거에서 자민당이 모두 패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해 1955년 자민당 창당 후 처음으로 양원에서 동시에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게 된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자민당이 보수를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며 일본 정계를 주도해 온 이른바 ‘55년 체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참의원 선거 후 줄곧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당내 반발 여론은 거세다. 특히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패했던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은 “당의 톱으로 (선거 패배의) 책임을 받아들이라”고 사퇴를 종용했다. 지지통신 등은 이바라키현, 도치기현, 고치현 등 상당수 지역의 자민당 조직에서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당 본부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후지TV는 일부 의원들이 자민당 총재 선거를 다시 실시해 이시바 총리의 사퇴를 유도하려 한다고 전했다.● 여론조사선 다카이치 vs 고이즈미 2파전 한편 요미우리신문이 21∼22일 진행한 여론 조사에선 ‘차기 총리로 가장 적합한 인사’를 묻는 질문에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26%)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22%)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지향해 ‘여자 아베’로 불린다.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꾸준히 참배했다. 지난해 총재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집권해도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2013년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로 지난해부터 일본이 겪고 있는 ‘쌀값 폭등’ 문제를 ‘반값 비축미’ 방출 정책으로 완화해 인기를 얻었다. 그동안 한일 관계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음 달 광복절 80년 담화를 이시바 총리가 우호적으로 낼 것이라 기대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당분간은 한일관계 개선과 관련된 뚜렷한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진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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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反이스라엘 유네스코 다시 탈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약 2년 만에 다시 탈퇴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유네스코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과 친(親)중국, 친팔레스타인 정책을 탈퇴 이유로 들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10월 같은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한 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 후인 2023년 6월 재가입 절차를 밟았다.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앞세우며 국제협력이나 국제기구를 폄하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이 유네스코 탈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네스코는 분열적인 사회·문화적 의제를 추진해 왔다. 이는 미국의 정책 방향과 어긋난다”며 유네스코 탈퇴를 발표했다. 그는 “유네스코가 이른바 ‘팔레스타인국’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인 결정은 문제가 크고, 유엔기구 내 반이스라엘 담론을 확산시킨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 효력은 내년 12월 말에 발효될 예정이다.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는 이번이 세 번째이자,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두 번째다.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정치화와 예산 낭비 등을 지적하며 유네스코에서 탈퇴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 10월 유네스코에 다시 가입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 탈퇴를 결정하면서 유네스코가 2023년에 마련한 ‘인종차별 대응 지침’을문제 삼았다. 각종 유네스코 문서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했다’고 표현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보다 이스라엘을 주로 비판하는 게 반이스라엘에 해당한다는 것. 또 2023년 기준으로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낸 국가인 중국 측 인사들이 유네스코 고위직에 대거 포진한 것도 미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유네스코는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와 분열적인 문화·사회적 의제를 지지하는데, 이는 미국 국민들이 11월 (대선에서) 선택한 상식적인 정책들과 완전히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미국의 탈퇴 결정에 대해 “미국의 탈퇴는 유감이지만, 예상된 일이었으며 유네스코는 이에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미국의 국제기구 탈퇴는 유네스코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초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탈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 대한 자금 지원도 중단한 상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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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NBC 간판 토크쇼 진행 엘런… “트럼프 당선 다음날 英이주 결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 영국으로 이주를 결심했다.” 미국 NBC방송 간판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 쇼’를 진행했던 미국 코미디언 엘런 디제너러스(사진)는 20일(현지 시간) 영국 첼트넘에서 연 토크쇼 행사에서 지난해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전날 여기 왔는데 친구들이 우는 이모티콘이 적힌 문자를 잔뜩 보내 잠에서 깼다”며 “‘그 사람이 됐네’ 싶었다. 그래서 ‘여기 계속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2003년부터 NBC에서 19년간 진행한 토크쇼는 방탄소년단(BTS), 싸이 등이 출연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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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카의 아버지’ 다미야 슌사쿠 타미야 회장 별세

    일본 모형업체 ‘타미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미니카의 아버지’로 불린 다미야 슌사쿠(田宮俊作) 회장이 18일 별세했다고 22일 일본 NHK방송 등이 전했다. 향년 90세. 타미야 측은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고인의 열정과 정밀함에 대한 헌신은 모형 제작을 하나의 예술이자 전 세계적인 취미 문화로 탈바꿈시켰다”고 밝혔다.1934년 12월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에서 태어난 슌사쿠 회장은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1958년 부친 타미야 요시오(田宮義雄)가 운영하던 목제 모형 회사 ‘다미야상사’에 입사했다. 회사에서 설계 부문 책임자를 맡은 슌사쿠 회장은 목제 모형을 플라스틱 모델(프라모델)로 전환시켜 프라모델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1984년 타미야 사장에 취임한 슌사쿠 회장은 1992년부터 ‘미니카’를 상표로 등록하고 이를 생산해 전 세계적인 미니카 열풍을 주도했다. 미니카는 모터와 건전지를 넣고 주행하는 플라스틱 모형 자동차로 1990년대 일본과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슌사쿠 회장은 1994년부터는 시즈오카 모형교재 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아 매년 5월 ‘시즈오카 취미쇼’ 행사를 열어 시즈오카시를 ‘모형의 세계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미야는 미니카 경주 대회인 ‘미니카 월드 첼린지’ 세계 대회도 매년 열고 있다. 정교한 프라모델, 무선 조종 자동차 등을 꾸준히 개발해 글로벌 모형 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친 슌사쿠 회장은 2008년 사위에게 사장직을 넘기고 회장으로 물러났다. 그러다가 2017년 사위가 별세하면서 2024년까지 사장 겸 회장직을 다시 맡았다. 지난해에는 손녀 사위인 다미야 노부오(田宮信央)에게 사장직을 물려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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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때문에 미국 떴다”…英 이주한 美토크쇼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날 영국으로 이주를 결심했다.”미국 NBC방송 간판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 쇼’를 진행했던 미국 코미디언 엘런 디제너러스(사진)는 20일(현지 시간) 영국 첼트넘에서 연 토크쇼 행사에서 지난해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전날 여기 왔는데 친구들이 우는 이모티콘이 적힌 문자를 잔뜩 보내 잠에서 깼다”며 “‘그 사람이 됐네’ 싶었다. 그래서 ‘여기 계속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미 민주당 지지자인 디제너러스는 지난해 11월 동성 배우자인 포르티아 드 로시와 영국 코츠월드에 마련한 별장을 찾았다고 한다. 마침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자, 이주를 결심했다는 것. 그가 영국으로 이주한 후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그가 2003년부터 NBC에서 19년간 진행한 토크쇼는 방탄소년단(BTS), 싸이 등이 출연해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2년에 싸이가 함께 출연한 미국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가르쳐 화제가 됐다.디제너러스는 토크쇼 인기로 30번 넘게 에미상을 받았지만, 2022년 스태프에 대한 인종차별 등 ‘갑질’ 논란이 불거져 해당 토크쇼는 결국 그해 종영됐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갑질 논란)들은 모두 ‘낚시성’(clickbait)”이라고 반박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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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지지율 반년새 53→42%… “관세-反이민-엡스타인 논란 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재집권 반년을 맞았다. 하지만 취임 초 53%였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반년 만에 11%포인트 하락한 42%로 떨어졌다. 관세, 반(反)이민 등 그의 주요 정책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미 정계를 달구고 있는 ‘엡스타인 정치 스캔들’을 무조건 덮으려 하자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올해 초 2%였던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8.8%로 급등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 또한 1973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는 하루 1건꼴인 170개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미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의회나 야당 민주당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89% “엡스타인 파일 공개해야”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재집권 직후인 올 2월 5∼7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3%였다. 이번 조사는 16∼18일 성인 2343명이 참여했고 표본오차는 ±2.5%포인트다. 다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15∼16일 실시한 조사,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각각 41%, 40%였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엡스타인 스캔들’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CBS-유고브 조사에선 응답자의 89%가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75%는 “이 사안을 다루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식이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2019년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월가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재집권 후에는 이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그의 태도에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인플레이션(64%), 관세(60%), 이민(56%)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서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답이 찬성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지나치게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민 정책에 반대한다는 여론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CBS는 분석했다.● 트럼프 “내 지지율 95%” 자찬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재집권 반년을 자찬했다. 그는 “역대 어떤 대통령 임기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고 (나는) 많은 위대한 일을 해냈다”며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거의 부활할 희망이 없었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썼다. 그는 “급진 좌파 민주당과 분란꾼들에 의해 엡스타인 스캔들이 폭로됐지만, 공화당과 ‘마가’ 내에서 내 지지율은 크게 올랐다”며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내 지지율이) 90%, 92%, 93%, 95%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CBS-유고브 조사에서 지지 정당별로 대통령 지지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9%였지만, 민주당원은 11%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과 무관하게 각종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당분간 여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정책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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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관세율 4배 올린 트럼프, 지지율은 반년만에 11%p 떨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재집권 반년을 맞았다. 하지만 취임 초 53%였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반년 만에 11%포인트 하락한 42%로 떨어졌다. 관세, 반(反)이민 등 그의 주요 정책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미 정계를 달구고 있는 ‘엡스타인 정치 스캔들’을 무조건 덮으려 하자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올해 초 2%였던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8.8%로 급등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 또한 1973년 이후 5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는 하루 1건꼴인 170개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 미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수준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의회나 야당 민주당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89% “엡스타인 파일 공개해야”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20일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가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재집권 직후인 올 2월 5~7일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53%였다. 이번 조사는 16~18일 성인 2343명이 참여했고 표본오차는 ±2.5%포인트다. 다른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15~16일 실시한 조사,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각각 41%, 40%였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엡스타인 스캔들’ 여파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CBS-유고브 조사에선 응답자의 89%가 “법무부가 해당 의혹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75%는 “이 사안을 다루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식이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엡스타인 스캔들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2019년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한 월가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재집권 후에는 이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그의 태도에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인플레이션(64%), 관세(60%), 이민(56%)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서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답이 찬성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61%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 지나치게 많이 집중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민 정책에 반대한다는 여론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CBS는 분석했다.● 트럼프 “내 지지율 95%” 자찬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 자신의 재집권 반년을 자찬했다. 그는 “역대 어떤 대통령 임기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고 (나는) 많은 위대한 일을 해냈다”며 “1년 전만 해도 미국은 거의 부활할 희망이 없었지만,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고 썼다. 그는 “급진 좌파 민주당과 분란꾼들에 의해 엡스타인 스캔들이 폭로됐지만, 공화당과 ‘마가’ 내에서 내 지지율은 크게 올랐다”며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내 지지율이) 90%, 92%, 93%, 95%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CBS-유고브 조사에서 지지 정당별로 대통령 지지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원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89%였지만, 민주당원은 11%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과 무관하게 각종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당분간 여론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정책 기조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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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산 562조, ‘X’ 팔로어 2.2억명… ‘머스크 제3당’ 실험 성공할까[글로벌 포커스]

    “미국에서 제3 정당은 성공한 적이 없다. (정치) 체계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에서) 상원 2∼3석, 하원 8∼10석만 확보하면 된다. 의회를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고, ‘1호 친구(First Buddy)’로도 불렸지만 최근 대통령의 감세 정책 등을 두고 갈등을 겪다 결별한 머스크 CEO(54)가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을 창당한 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 도전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선언했다. 자산 4070억 달러(약 561조6600억 원), 본인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의 팔로어만 2억2262만 명인 세계 최고 부호 머스크의 ‘정치 도전 및 실험’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다만, 평가와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은 1776년 미국 건국 뒤 단 한 번도 제3당이 주요 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고, 50개 주(州)별로 천차만별인 정당 및 후보자 등록 요건 같은 제도적 제약 등으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반면 양당 체제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고 머스크가 이제껏 양당제를 타파하겠다고 나선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부(富)와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아메리카당’이 기존의 제3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반론도 제기된다. 미국 정계의 제3지대 모색 사례, 머스크의 신당을 바라보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선을 소개한다.● ‘트럼프 선배’ 격 페로 머스크 이전에도 미국 정치를 바꿔 보겠다고 나선 사람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1992년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정보기술(IT) 사업가 로스 페로(1930∼2019)가 있다. 그는 IBM에서 컴퓨터 판매를 담당했던 영업사원 출신이다. 32세 때 설립한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스(EDS)를 통해 억만장자가 됐다. 페로는 1992년 2월 CNN의 유명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11월 대선에 무소속으로 나서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그는 공화당 후보인 조지 H W 부시 당시 대통령,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맞서 반(反)세계화, 보호무역,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반대, 소모적인 군비 경쟁 지양 등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대선에서 18.9%(약 1974만 표)를 득표했다. 클린턴 후보(43%·약 4491만 표)와 부시 후보(38%·약 3910만 표)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50개 주 중 어떤 주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는 못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은 단 한 명도 가져가지 못했다. 간선제와 직선제가 혼합된 미국 대선에서는 해당 주에서 1위를 한 후보가 해당 주에 걸려 있는 선거인단을 독식하므로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를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페로는 1996년 대선 때는 개혁당을 창당해 재도전에 나섰다. 다만 4년 전보다 훨씬 저조한 8.4% 득표에 그쳤다. 페로의 실험은 미완으로 끝났지만 제3당 후보의 가능성을 보여줬단 평가를 받았다. 또한 그가 외친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폭스뉴스 등은 페로가 2019년 7월 사망 직전 재선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폭스뉴스는 페로의 도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또 두 사람의 공통점을 집중 조명했다. 두 사람 모두 기득권에 대항하는 억만장자 대중영합주의자(포퓰리스트)로 각종 무역협정과 미국 내 일자리가 해외로 넘어가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 자신의 정책을 주창하기 위해 케이블뉴스를 적극 활용한 것 역시 비슷하다.● 네이더, 블룸버그, 슐츠, 양 등도 도전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의 법조인이며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같은 소비자보호운동으로 유명한 랠프 네이더 전 녹색당 대선 후보(91)도 미 정치권에서 제3당 이야기가 나오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의 대선에서 군소 정당 녹색당,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2000년을 제외한 나머지 세 차례 대선에서는 모두 1% 미만의 저조한 득표율을 얻었지만 2000년 대선에서는 2.74%를 얻으며 나름 존재감을 나타냈다. 2000년 당시 미국 시민사회 진영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격으로 NAFTA 등을 옹호하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네이더 또한 이런 기류를 등에 업고 출마했다. 잘 알려진 대로 당시 고어 전 부통령은 일반 유권자 득표에서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0.5%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당시 25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던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주에서 연방대법원까지 가는 검표 소송 끝에 패했고 결과적으로 백악관 주인이 되지 못했다. 이에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네이더가 민주당 표를 잠식해 결과적으로 부시 당선만 도와줬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는 현재 수차례 추락 사고를 일으킨 보잉 737-MAX 기종을 퇴출하자는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포브스 기준 1047억 달러(약 144조4860억 원)를 지닌 세계 18위 부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83)도 있다. 비상장 경제정보 매체 블룸버그의 설립자인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인 200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선 뉴욕 시장을 지냈다. ‘미국 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 있는 직책’이라는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을 지내며 테러 후폭풍을 성공적으로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여러 당적을 오갔다. 시장 재직 전 민주당원이었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시장 임기 때는 공화당 소속으로 활동했다. 3번째 임기 때는 무소속이었을 만큼 특정 정당에 뿌리를 두지 않은 채 제3당을 모색했다. 그는 시장 퇴임 후 민주당으로 복귀해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기부금을 받지 않고 사비로 대선 캠페인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후보 경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두지 못하자 중도 사퇴했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72) 역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무소속 대선 출마 및 신당 창당 등을 모색했다가 포기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미국의 분열 심화, 국제사회에서 미국 내 위상 약화를 우려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집권 당시 수차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차원에서 제3당 창당을 모색했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출마 전 뜻을 접었다는 것이다. IT 기업가 출신의 대만계 정치인 앤드루 양(50)은 제3당에 매우 적극적이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2021년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경선에 모두 참여했지만 낙선했다. 현재의 민주당이 양극화에 지친 젊은 층 유권자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경제 성장 또한 이뤄내지 못한다며 2022년 ‘전진당(Forward Party)’이란 신생 정당을 창당했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 의사 발표 후에는 “머스크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신당이 녹색당, 전진당처럼 이미 투표용지 등재권을 가진 기존 정당과 제휴할 경우 중간선거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3당 필요성은 커져양극화 심화 등으로 미국 유권자 중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이달 2∼7일 미국 성인 11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3당이 필요하다’는 답은 45%로 ‘필요하지 않다’(27%)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 9월 갤럽 조사에서도 ‘제3당이 필요하다’는 유권자가 58%로 ‘필요하지 않다’(37%)를 앞섰다. 지지 정당별로는 무당층 유권자와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제3당을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의 민주당이 전통적인 지지층인 소수 인종, 노동계, 사회적 약자 등을 더 이상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한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고브 조사에서 무당층의 58%, 민주당 지지층의 46%가 ‘제3정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층은 32%에 그쳤다. 갤럽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드러났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중 어느 한쪽도 상하원을 완벽하게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머스크에게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공화당은 상원 전체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45석)과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2석)이 47석이다. 하원 435석 중 공화당은 220석, 민주당은 212석, 공석은 3석이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3분의 1, 하원은 전원 교체된다. 머스크가 ‘상원 2∼3석, 하원 8∼10석’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거론한 것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일부 격전지에 대대적인 화력을 쏟아부어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브로맨스’가 깨진 결정적 배경에는 감세와 반이민이 골자인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이 있다. 이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될 당시 공화당 의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가까스로 통과시킬 수 있었다. 결국 머스크의 속내는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이긴 하나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에 반대하는 당내 반대파도 있는 만큼 이런 지역을 적극 공략해 각종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미 전역의 광범위한 유권자들을 설득하기보다 특정 지역의 핵심 지지층을 공략해 최소한의 의석으로 워싱턴 정계의 판을 뒤흔들겠다는 의도인 것.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때 민주당에 선거 전략 등을 자문했던 맥 매코클 듀크대 교수는 머스크의 신당이 2000년 대선에서 네이더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일부 잠식한 수준의 파괴력은 지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같은 경합지에서 공화당 후보의 출마를 방해하거나 당선을 저지시킬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내년 중간선거에 출마할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라 그 경쟁자를 지원하는 식으로 잡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기성정치의 벽은 걸림돌 다만 제3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 중에서도 ‘머스크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답은 많지 않았다. 유고브 조사에서 ‘머스크의 신당 지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2%에 달해 ‘고려한다’(11%)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머스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자기 자신”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공화당 내에서도 많은 이들을 적으로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민주당과도 척을 졌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상 양당 모두에서 외면받는 머스크가 세력을 넓히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3당이 기성 정치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유권자들은 양당 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설사 제3당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있다 해도 이들 또한 투표 당일에는 사표(死票)를 우려해 결국 공화당이나 민주당 후보를 찍는 경향이 있다. 페로가 1992년 대선에서 약 2000만 표를 얻고도 단 한 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50개 주마다 요구하는 선거 요건이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자금력과 조직력이 부족한 제3당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약 3950만 명)에선 신규 정당으로 등록하려면 주내 전체 유권자의 0.33%를 당원으로 가입시키거나 1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NYT는 제3당의 성공 가능성이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일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삼아 왔다. 서정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막대한 미국 연방정부 적자 감축을 외치는 머스크가 ‘전국 선거’인 대선과 달리 ‘지역 선거’인 내년 중간선거에서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지닐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 부채를 줄이자는 취지는 좋지만 이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줄이자는 데 동의할 정치인이나 유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OBBBA의 상원 통과 당시 반대표를 던져 트럼프 대통령의 미움을 산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 또한 이 법안 자체가 아닌 자신의 지역구인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의료 예산이 줄어든다는 것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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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日 관세 25% 서한대로 갈 듯” 무역협상 난항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6일(현지 시간) 다음 달 1일부터 일본에 예정대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혔다. 다만 인도와는 통상 합의에 가까워졌으며 유럽연합(EU)과도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했다.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약 2주 앞두고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세자와 회담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일본과 협상하고 있지만 아마도 일본과는 서한대로 갈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과 더 넓은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달 말까지 일본과 합의를 도출할 여지가 낮아 앞서 일본에 서한으로 통보한 25%의 상호관세를 그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일본은 절대 시장을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서한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시장 개방) 의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7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4월 책정한 상호관세율(24%)보다 1%포인트 높은 25%의 관세율을 일본에 통보했다. 현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2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유권자 반발을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하는 농산물 시장 개방 등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미국의 날’ 행사 참석을 위해 방일하는 것을 계기로 미일 관세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리얼아메리카보이스 인터뷰에서 “인도와 무역 합의에 매우 근접했고 EU와도 거래를 성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조만간 합의를 도출할 국가가 더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거칠게 굴었지만 이젠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이 협상은 우리가 수년간 맺어온 것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와 유럽에 각각 26%, 30%의 상호관세를 통보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성사와 무역 합의 등을 위해 최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 12일 종료되는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연장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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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 “치매가 사형선고가 아닌 날 임박”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노화를 연구하고 치료법 개발에 활용될 세계 최대 규모의 단백질 데이터세트가 공개됐다. 글로벌 신경퇴행성 단백질체학 컨소시엄(GNPC)은 16일 신경퇴행성 질환을 위한 단백질 데이터세트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초기 분석 결과를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등에 발표했다. 노화와 신경퇴행성 질환을 연구하는 국제 연구 협력체인 GNPC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과 게이츠재단이 2023년 공동 설립했다. 파르하드 이맘 박사 연구팀은 혈장과 뇌척수액 등 표본과 임상데이터 3만5000여 건을 기반으로 2억5000만 개 이상의 고유 단백질 측정값이 포함된 단백질체 데이터세트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전측두엽 치매, 루게릭병 등 관련된 특정 단백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GNPC를 지원해 온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네이처 메디신 기고문을 통해 “GNPC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력할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다. 치매가 사형선고가 아닌 날이 임박했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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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이어 인니, 관세 때려 ‘농산물-에너지 개방’ 받아낸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베트남에 이어 15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와도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두 나라로부터 미국산 농산물, 항공기, 에너지 등을 대규모로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냈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또 미국산 제품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수출할 때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하는 등 시장 개방 수준을 높이는 데도 합의했다.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이를 받아내는 모양새다. 향후 한국에도 미국이 자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 획기적인 협정은 역사상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의 전체 시장을 미국에 개방한다”며 “협정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는 150억 달러(약 20조8395억 원)의 미국산 에너지, 45억 달러(약 6조2518억 원)의 미국산 농산물, 50대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 대신 미국은 인도네시아에 부과하기로 했던 32%의 관세율을 19%로 낮추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인도와도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협정을 조만간 맺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일본은 절대 시장을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서한(상호관세율 25%로 명시)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시장 개방) 의향이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될지 곧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국과의 협상에 더욱 속도를 내고,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발언이란 해석도 나온다. 최근 한국이 미국 측의 관심이 큰 소고기와 사과 등 농축산물 분야 수입 확대 및 비관세 장벽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 이전 다른 나라와 추가로 무역협정을 맺을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 5, 6개국과 협상 중이며 2, 3개국과의 합의를 발표할 것 같다”고 밝혔다.트럼프, 농산물 개방 3國과 무역합의… “韓도 의지” 압박 높여[보름앞 다가온 상호관세]‘농산물 열고 보잉기 구입’ 인니에… 美 관세율 32%서 19%로 낮춰美 “韓, 日과 달리 개방의향 있는듯”… 양국 비교하며 타결 압박 이례적이달말 의약품-반도체 관세 발표“인도네시아는 19%의 관세를 지불하겠지만 미국은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달 1일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이며 약 2억8000만 명의 인구를 지닌 인도네시아와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영국, 베트남에 이은 세 번째 타결이다. 그는 이번 협정을 통해 미국 농장주, 농민, 어민들이 사상 처음으로 거대한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권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로부터도 △농산물 시장 개방 △보잉 항공기 구입 △미국산 제품에 대한 무관세 적용 △중국 상품의 미국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제3국 환적 금지 등을 약속받았다. 그 대신 인도네시아에 부과하기로 했던 32%의 관세율을 19%로 낮추기로 했다. 기존 관세율(10%)의 두 배 가까이로 관세율을 올렸고, 큰 폭의 시장 개방을 이끌어 냈다는 점 때문에 이번 무역 협상에선 미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협정을 체결한 영국에는 25%의 자동차 관세를 연 10만 대에 한해 10%로 인하했다. 베트남에는 46%로 부과한 관세를 20%로 낮췄다. 또 관세율 인하를 위해선 농산물 등의 시장을 적극 개방해야 한다는 식의 압박 전략을 계속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트럼프, 日보다 韓과의 협상에 더 속도 내려는 듯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한국과도 시장 개방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 협정이 체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기지에서 취재진에 “우리는 항상 상대국의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데 일본은 자국 시장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그렇게 할 의향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5, 6개 국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아마 2, 3개는 (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직접 비교하며 사실상 조속한 협상 타결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한국은 미국 측이 관심을 보이는 소고기, 사과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데 반해 일본에선 좀처럼 수용 의사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3일에도 일본에 대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본은 매우 강경(tough)하고, 버릇이 없다(spoiled)”며 협상 교착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협상 상대국으로부터 미국이 원하는 것에 대한 ‘맞춤 협정’을 이끌어 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조선 강국’ 한국과 조선업 협력 등을 타진했듯, 구리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에는 자원 이용 조건을 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매우 가치 있는 희토류와 여러 자원을 가지고 있다”며 “잘 알려진 건 매우 고품질의 구리로,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희토류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광물자원을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약품-반도체도 이달 말 발표 예상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의약품 관련 관세 또한 이달 말쯤 발표할 뜻을 드러냈다. 그는 “의약품 관세는 처음에는 낮은 관세로 시작해 제약회사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줄 것”이라며 “그 후에 아주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 제약사가 미국에서 제품을 파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관세를 내고 팔든지, 미국으로 옮겨와서 관세를 피하든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시점에 대해서도 의약품과 비슷한 이달 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관세 부과 방식은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다”고 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모두 현실화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경영난에 처한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 가루다항공이 기존에 주문한 보잉 항공기도 대금을 못 내 인도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가 50대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한 게 실질적으로는 미국에 이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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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전 비밀 담은 ‘폼페이의 연인’ 80년만에 제자리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군 장교가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에서 가져간 고대 로마시대 모자이크 유물이 약 80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안사 통신 등에 따르면 한 쌍의 연인을 묘사한 이 유물은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독일군 보급 담당 장교가 한 독일인에게 선물하면서 독일로 건너갔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사망한 뒤엔 그의 유족이 작품을 소유했다.유물을 보관하던 독일 유가족은 이탈리아 문화유산 보호 경찰인 로마 카라비니에리 문화유산 보호부대(TPC)에 연락해 반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TPC가 유물의 진위와 출처를 파악한 결과, 해당 작품이 베수비오 화산 인근 폼페이에서 출토된 유물임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작품은 폼페이 주택의 침실 바닥을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유물은 2023년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재 이탈리아 영사관을 통해 반환됐다. 폼페이 고고학 공원은 그동안 보존 및 복원 작업을 마친 뒤 이날 반환식을 열었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고고학공원 소장은 “오늘의 반환은 과거 발생한 상처를 치유하는 것과 같다”며 “이 모자이크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지기 전 폼페이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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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러, 50일내 휴전 안하면 100% 관세” 경제 고립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severe)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원유 등을 구입하는 제3국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100%의 ‘2차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진지하게 나서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뿐 아니라 대규모 공격 무기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체결된 합의에 따라 나토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상급 무기를 생산해 나토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상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앞으로는 돈을 받고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2차 관세’ 카드, 러시아산 원유 수입 많은 중국도 겨냥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차 관세 카드는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는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오는 동시에 무기-민간 겸용 품목을 러시아에 수출 중인 중국을 압박하는 포석이라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무역을 많은 일에 사용하며, (관세는) 전쟁을 해결하는 데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무기뿐 아니라 공격 무기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집권 직후부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를 ‘완전한 유턴’이라고 평가했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걸 극히 꺼려 온 기존 방침을 고수하는 동시에, 미국산 무기 판매를 통한 수입까지 거두게 된 것이다. 앞서 미국이 나토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한 것도 지속적인 미국산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처음 제공하는 무기 가격이 약 100억 달러(약 13조8360억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뤼터 총장은 “일부 회원국은 군사장비를 우크라이나로 신속히 이동시키고, 미국이 나중에 (무기를) 채우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며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50일 유예 실효성 떨어져” 지적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대러 제재에 나선 데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너무 유화적”이라는 미국 내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센터(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6∼8일 유권자 20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충분히 터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60%에 달했다. 또 최근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휴전을 이끌어 낸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별다른 성과가 없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휴전 요구를 듣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조치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제재 조치가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는 한계가 분명하단 지적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며 사상자가 매일 느는 상황에서 ‘50일’이란 유예 기간은 너무 길다는 것. 오히려 러시아가 50일 동안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한도의 관세 압박 후 유예로 물러서면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난다)’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대러 제재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이 트럼프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불분명하다”며 “50일이란 관세 유예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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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러, 50일내 우크라 휴전 합의 안하면 100%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severe)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원유 등을 구입하는 제3국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100%의 ‘2차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진지하게 나서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특히,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뿐 아니라 대규모 공격 무기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체결된 합의에 따라 나토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상급 무기를 생산해 나토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상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앞으로는 돈을 받고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2차 관세’ 카드, 러시아산 원유 수입 많은 중국도 겨냥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차 관세 카드는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는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오는 동시에 무기-민간 겸용 품목을 러시아에 수출 중인 중국을 압박하는 포석이라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무역을 많은 일에 사용하며, (관세는) 전쟁을 해결하는데도 훌륭하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무기뿐 아니라 공격 무기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집권 직후부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를 ‘완전한 유턴’이라고 평가했다.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걸 극히 꺼려온 기존 방침을 고수하는 동시에, 미국산 무기 판매를 통한 수입까지 거두게 된 것이다. 앞서 미국이 나토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한 것도 지속적인 미국산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처음 제공하는 무기 가격이 약 100억 달러(약 13조8360억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뤼터 총장은 “일부 회원국은 군사장비를 우크라이나로 신속히 이동시키고, 미국이 나중에 (무기를) 채우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며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잠수함 등 우리는 뛰어난 군사장비를 만들고 있고, 20~25년의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무기를 실제로 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50일 유예 실효성 떨어져” 지적도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대러 제재에 나선 데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너무 유화적”이라는 미국 내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센터(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6∼8일 유권자 20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충분히 터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60%에 달했다. 또 최근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휴전을 이끌어 낸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별다른 성과가 없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휴전 요구를 듣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조치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제재 조치가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는 한계가 분명하단 지적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며 사상자가 매일 느는 상황에서 ‘50일’이란 유예 기간은 너무 길다는 것. 오히려 러시아가 50일 동안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한도의 관세 압박 후 유예로 물러서면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난다)’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대러 제재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이 트럼프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불분명하다”며 “50일이란 관세 유예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압박에도 14일 러시아 증시는 2.7% 올랐다파리=유근형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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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스크바-평양 직항기 32년만에 뜬다…27일부터 운항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연결하는 직항 여객기가 이달 27일(현지 시간) 운항을 시작한다고 러시아 교통부가 14일 밝혔다. 양국은 지난달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간 중단한 모스크바-평양 직통열차 운행도 재개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파병과 군사 기술 이전 등을 주고받는 등 밀착하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이뤄져, 불법적 군사 협력이나 제재 회피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 항공사 노드윈드항공은 이달 27일부터 모스크바-평양 직항 노선을 주 2회까지 운항한다. 예상 비행시간은 약 8시간. 러시아와 북한의 수도를 잇는 직항 항공편이 재개된 것은 약 32년 만이다. 이전까지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정기 항공편은 북한 고려항공이 운항하는 블라디보스토크-평양 노선이 유일했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SVO)은 27일부터 시작되는 평양행 항공편을 공식 운항 일정에 추가한 상태다. 노드윈드항공은 지난달 해당 노선에 대한 운항 허가를 신청했고, 러시아 연방 항공운송청이 이를 이달 9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평양 직항 항공편 운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격히 가까워진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사례 중 하나다. 이번 운항 발표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 시점과 맞물려 나왔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달 11~13일 북한 원산을 방문해 해양 교통로 복원 계획 등도 밝혔다. 지난달 17일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5년간 멈췄다 재개통한 평양-모스크바 직통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러시아와 북한은 지난해 12월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 사이를 오가는 열차 운행을 재개했는데, 이번에는 양국 수도를 잇는 직통열차 운행도 다시 시작한 것. 평양-모스크바 직통열차는 1만 ㎞ 이상을 이동하는 세계 최장 거리 노선이다. 매월 3일과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11일과 25일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모스크바에서는 매월 12일과 26일 출발해 20일과 4일 평양에 도착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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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국대 출신 핀란드 대통령, 철인 3종 대회 2위

    핀란드 요로이넨에서 11일(현지 시간) 열린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수영, 사이클, 마라톤) 대회에서 현직 대통령이 2위에 올라 화제다. 핀란드 일간 일타사노맛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 참가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57)은 수영(500m), 사이클(20km), 스프린트 달리기(5km)를 1시간4분19초 만에 완주해 45명의 남성 참가자 중 2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한 아마추어 경기였다. 스투브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AS’로 참가 신청서를 내 주최 측은 사전에 그의 참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가 출발선에 섰을 때에야 다른 선수나 관중들이 그를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 스투브 대통령의 트라이애슬론 사랑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아이언맨 70.3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5위에 올랐다. 이 대회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다. 스투브 대통령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퍼먼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할 정도로 골프 실력 역시 수준급이다. 정계 입문 전에 핀란드 골프 국가대표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스투브 대통령은 대미(對美) 외교에도 골프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올 3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역시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치며 가까워졌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골프로 가까워진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라운드를 함께한 첫 국가수반이 스투브 대통령이었다. 그는 당시 골프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취임 3개월을 맞는 4월 20일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일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휴전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데드라인을 정하려 했던 것.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라운드를 마친 뒤 휴전을 미루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해 “스투브의 골프 외교가 통했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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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 숨기고 출전, 철인 3종 2위…57세 핀란드 대통령이었다

    11일(현지 시간) 핀란드 요로이넨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수영 사이클 마라톤) 대회. 1위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뒤이어 들어온 두 번째 선수에 집중됐다. 2위를 한 선수가 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핀란드 일간 일타 사노맛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 참가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57)은 수영(500m), 사이클(20㎞), 스프린트 달리기(5㎞)를 1시간4분19초 만에 완주해 남성 부문 45명 참가자 가운데 2위에 올랐다. 우승자와는 불과 1분19초 차이였다. 일타 사노맛에 따르면 대회 주최 측과 참가자 모두 스투브 대통령의 참가 소식을 알지 못했다. 스투브 대통령이 본명 대신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AS’로 참가 신청을 했던 것. 그의 정체는 그가 출발선에 등장했을 때 비로소 밝혀졌다.스투브 대통령의 트라이애슬론 사랑은 여러 차례 알려진 바 있다. 그는 2023년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아이언맨 70.3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15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스투브 대통령은 골프 역시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사우스캐롤라이나주 퍼먼대에 골프 장학생으로 입학했고, 정계 입문 전 핀란드 골프 국가대표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3월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골프 라운딩을 한 상대도 스투브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스투브 대통령이 정말 골프를 잘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스투브 대통령의 ‘골프 외교’가 통한다는 평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회동 직후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진행을 미루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를 두고 “스투브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유럽의 큰 목소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투브 대통령은 그동안 “힘만을 이해하는 사람”, “말과 행동이 정반대” 등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며 푸틴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2014년부터 2년간 총리를 지낸 스투브 대통령은 정계를 떠나 유럽투자은행 부총재 등을 지냈다. 그러다가 2023년 정계 복귀를 선언했고 대선에 출마해 이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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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피격때 운좋게 몸 숙여… 뭔지 몰랐다”

    “운 좋게도 재빨리 몸을 숙일 수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3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대선 유세 현장에서 피격 당했다. 총격 뒤 피를 흘리며 성조기를 배경으로 “싸우자!(fight)”라고 수차례 외치는 그의 모습은 유권자들에게 ‘불사조’ 같은 강인한 인상을 남겼고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도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피격 1년을 하루 앞둔 1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진행자로 활동 중인 차남 에릭의 부인 라라(사진)와 인터뷰를 가졌다. 일부만 공개된 이 인터뷰의 발췌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또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몰랐다. 사람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그에게 총을 쏜 사람은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크룩스로 현장에서 사살됐다. 연방수사국(FBI)이 범행 동기에 관한 수사를 벌였지만 명확한 동기를 찾진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크룩스를 사살한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저격수 이름이 ‘데이비드’라고 공개했다. 데이비드가 단 한 발의 원거리 사격으로 5초도 안 되는 시간에 크룩스를 사살했다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상황이 훨씬 나빠졌을 것”이라고 저격수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그는 크룩스가 숨었던 건물 안에 “누군가 배치됐어야 한다. 그건 분명 실수였다”며 비밀경호국의 보호가 미흡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라라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생명을 구한 것은 하나님의 행위였다고 믿고 있다며 “진정한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집권 공화당의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로저 스톤 등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은 피격 후 그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신(神)의 가호로 목숨을 구했다”는 말을 자주 하고, 주변에도 종종 감사를 표한다는 것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거칠고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지만 과거보다 좀 더 감사할 줄 알고 친구들에게도 자상한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달 9일 70세 생일을 맞은 그레이엄 의원은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자신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도 보냈다며 “대통령은 피격 후 자신이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는 믿음이 강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스톤 또한 대통령이 자신에게 “신이 나를 구한 것은 미국을 더 위대하게 재건하라는 목표 때문이며, 나는 지금도 신으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스톤은 “대통령이 과거에도 마지막 순간에 타지 않기로 한 헬기가 추락하는 등 목숨이 위험한 일을 많이 겪었는데 이번 피격 후에는 좀 더 침착하고 정신적으로 확고한 결의가 생긴 듯하다”고 평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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