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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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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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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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지는 ‘S 공포’…“세계성장률 2년간 제로 가까이 떨어질수도”

    세계은행이 7일(현지 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4.1%에서 2.9%로 크게(1.2%포인트) 낮추면서 1970년대에 겪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50년 만에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일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4.5%(지난해 12월)에서 3.0%로 1.5%포인트 낮춰 하락 폭이 세계은행보다 컸다. 특히 OECD는 회원국들의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예상했던 4.4%의 2배인 8.8%로 대폭 올렸다. 세계은행과 OECD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에 따른 공급망 불안정, 각국의 통화긴축 정책, 중국의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복합적인 악재로 지목했다. 세계은행이 제시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5.7%)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3.7%에서 2.5%로 낮췄고, 중국도 5.1%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내년과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각각 3.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 투자 약화 등으로 향후 10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 회원국들의 올해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연간 상승률(3.7%)의 2배가 넘는다. OECD는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4%에서 7%로, 중국은 1.7%에서 2.0%로, 일본은 0.8%에서 1.9%로 올렸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7일 기자회견에서 “평균 이상의 인플레이션과 평균 이하의 성장세가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며 많은 나라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악의 경우 앞으로 2년간 경제성장률이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고 했다. 2021∼2024년 세계 경제의 성장 속도가 2.7%포인트 둔화할 것이라며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던 1976∼1979년 경기 둔화 속도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무역 장벽을 없애고 제품 생산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7%로 내렸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4.8%로 올렸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는 0.6% 성장하는 데 그쳤다. 4월 발표된 성장률 속보치(0.7%)보다 낮아졌다. ‘50년만의 글로벌 S’ 경고음전쟁-감염병 따른 공급망 불안에물가 상승-성장률 약화-통화 긴축 1970년대 ‘경기침체속 고물가’ 닮아 세계銀 “올 성장률 작년의 반토막”…OECD “물가상승률 작년의 두배” 1980년대 수준 부채위기 올수도“최악의 결과가 현실화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앞으로 2년간 제로에 가깝게(close to zero) 떨어질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세계 경제가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에 빠졌다고 경고한 보고서를 낸 7일(현지 시간)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올해 세계 성장률(2.9%)이 지난해(5.7%)의 반 토막에 그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경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교란 여파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은행은 이런 경기 둔화가 80여 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세계은행은 향후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긴축 정책이 신흥국에 충격을 주고 유럽이 러시아 제재로 에너지 수입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중국이 다시 대규모 봉쇄에 나서면 올해 세계 성장률이 2.1%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1.5%로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 “50년 전 오일쇼크 때와 닮았다”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재 세계 경제가 3가지 측면에서 1970년대와 닮았다고 분석했다. △장기간의 부양책 이후 공급 측면의 문제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성장률 전망치가 약화됐으며 △물가 억제를 위한 통화 긴축으로 신흥국이 위기에 몰렸다는 점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주요 산유국의 감산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급격한 물가 오름세가 나타났다. 이에 미국 등 주요국이 강도 높은 금리 인상 정책을 폈고 세계 경제가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겪었다. 현재도 공급 부문에서 예기치 못한 충격이 왔다는 점이 비슷하다. 미국 등 주요국이 강도 높은 통화긴축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도 같다. 보고서는 “1970년대에 주요 선진국들이 스태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가파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신흥시장과 개도국에 일련의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통화긴축 여파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 “일부 국가 1980년대식 부채 위기 내몰릴 것”주요국들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뚜렷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8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3.7%에서 2.5%로, 중국은 5.1%에서 4.4%로 하향 조정했다. 일본은 기존(3.4%)의 반 토막 수준인 1.7%로 낮췄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일제히 올렸다. 미국 상승률을 4.4%에서 7%로, 중국은 1.7%에서 2%로, 일본은 0.8%에서 1.9%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2.7%에서 7%나 올렸다. 월가는 10일 발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8.2%로 예상하고 있다. 3월(8.5%), 4월(8.3%)에 이어 3개월 연속 8%대 고물가가 지속된다는 의미다.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도 8.1%로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에 나서면서 신흥국과 각국 저소득층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지적했다. 올해 개발도상국의 1인당 소득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비해 5%포인트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곡물 및 비료 생산 차질로 전 세계의 식품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어 코로나19 이전보다 최소 7500만 명 이상이 극도의 빈곤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국장은 “일부 국가가 1980년대에 경험한 부채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이는 실재하는 위협”이라고 진단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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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매코너헤이, 백악관서 “총기 규제” 호소 연설

    “생명을 잃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합시다.” 지난달 초등학생 19명 등 21명이 숨진 총기 참사가 벌어진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태어난 인기 배우 매슈 매코너헤이(53)는 7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드러냈다. 이날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총기 규제 강화를 논의한 매코너헤이는 희생된 아이들 사진을 들고 브리핑룸 연단에 섰다. 그는 약 20분 동안 연설하며 아이들 사진을 한 장씩 들어 보였다. 이어 희생된 한 학생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됐던 녹색 운동화를 보여줬다. “부모는 아이들의 꿈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 아이들이 떠난 이후에도 무언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매코너헤이는 총기 구매자 신원 조사, 반자동소총 구매 허용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상향, 위험인물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는 ‘레드플래그법’ 시행을 촉구했다. 그는 “책임 있는 총기 소유자들은 (총기 보유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를 일부 정신 나간 사람들이 남용하는 것에 질렸다”며 “총기 규제 강화는 (자유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와 수정헌법 2조를 위해 한발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을 하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안경을 벗고는 눈을 감은 채 한동안 고개를 숙이는 등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금지된 에이즈 치료약을 밀수해 오는 인물을 연기해 2014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매코너헤이는 정치,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왔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 출마도 검토했다가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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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북 광고 성공 주역” vs “혐오 콘텐츠 묵인”

    미국 소셜미디어 페이스북(현 메타)의 2인자로 꼽혀온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53)가 1일(현지 시간) 페이스북 합류 14년 만에 “올가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후 그의 주식 처분 또한 주목받고 있다. 2일 미 CNBC는 샌드버그가 지난 10년간 총 2200만 주 이상의 페이스북 주식을 매도해 최소 17억 달러(약 2조1116억 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포브스가 추정한 그의 재산 16억 달러보다 많은 규모다. 이날 메타에서 인공지능(AI) 그룹 부사장을 지낸 제롬 페센티 또한 이달 퇴사한다고 밝혀 페북 고위 임원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샌드버그의 공과(功過) 논란 또한 뜨겁다. 그의 합류 때만 해도 신생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페이스북에 광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세계적 대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호평과 돈벌이를 위해 알고리즘 및 혐오 콘텐츠의 폐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하버드대 학·석사를 졸업하고 맥킨지 컨설팅, 미 재무부, 구글 등에서 일했던 커리어우먼 샌드버그는 2008년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무려 56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적자에 시달렸고 24세였던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 또한 노련한 조력자가 절실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합류하자마자 ‘사용자 기반 맞춤형 광고’ 모델을 선보이며 이를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약 1150억 달러(약 144조 원)로 전체 매출의 97%에 달했다. 샌드버그의 사퇴 발표가 최근 몇 년간 페이스북이 플랫폼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게시물이 올라와도 수익을 위해 방치했다는 비난이 거세진 가운데 광고 수익 둔화, 틱톡 등 다른 소셜미디어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압박이 커지자 샌드버그가 사실상 경영 악화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의미다. 빅테크 기업의 폐해 논란으로 지난해 미 의회가 청문회까지 개최하자 저커버그 창업자는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향후 주력 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핵심 인력인 샌드버그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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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북 성공 일등공신’ 샌드버그 14년 만에 사임…저커버그 “한 시대 끝나”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의 2인자로 꼽혀온 셰릴 샌드버그(53)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일(현재 시간) 14년 만에 사임한 것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적자를 기록하는 등 ‘미래만 장밋빛’이었던 신생 스타트업 페이스북(현 회사명 메타)에 광고 사업을 안착시켜 수백 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샌드버그의 공(功)이 회자되고 있다. 반면, “알고리즘과 혐오 콘텐츠의 폐해를 알고도 묵인했다”며 수익성에 지나치게 치중했다는 과(過)에 대한 의견도 적지 않다. ● 젊은 천재와 노련한 경영자의 결별 구글 운영 부사장이었던 샌드버그가 2008년 3월 페이스북에 합류할 당시 미 실리콘밸리에서는 ‘젊은 천재’와 ‘노련한 경영자’가 만났다며 기대감을 키웠다. 당시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샌드버그의 나이는 각각 23세, 38세였다. 2004년 창업한 페이스북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억400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투자할 정도로 ‘떠오르는 샛별’이었지만, 2008년 56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어서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커버그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대기업의 부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당시 미 뉴욕타임스(NYT)는 “샌드버그는 구글에서 수익성 높은 온라인 광고 프로그램의 개발을 주도했다”며 “관련 부서의 규모는 직원 4명에서 수천 명으로 증가했다”고 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합류해 PC형 광고 모델부터 구축하는 등 구글의 수익 모델을 회사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모바일에 최적화한 새 화면을 선보였는데, 최상단에 제품을 노출할 수 있도록 ‘숍’(Shop)과 ‘서비스’ 섹션을 구성했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를 만들기보다 페이스북에서 간편하게 상품을 홍보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때 샌드버그는 “홈페이지 운영비는 너무 비쌌다”면서 “페이스북은 홈페이지를 따로 제작하지 않고도 쉽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약 1150억 달러(약 144조 원)로 전체 매출의 97%에 달했다. NYT는 샌드버그의 사임과 관련해 “방 안의 어른이었다”며 업적을 높게 평했다. 저커버그도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가르쳐줬다. 한 시대가 끝났다”며 찬사를 보냈다.● 플랫폼 본연의 역할 못했다 샌드버그의 사임은 최근 몇 년 간 페이스북이 플랫폼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라는 반론도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내부 직원은 “페이스북이 알고리즘과 혐오 콘텐츠의 폐해를 알고도 묵인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1월 미 국회 의사당 습격사건 당시 시위대가 SNS 등을 통해 가짜 정보를 퍼뜨렸는데, 페이스북이 이를 알고도 방치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이용자 감소를 우려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잇달았다. 미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리고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샌드버그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맞춤형 광고 수익 모델이 개인 정보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샤나 주보프 하버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샌드버그는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수익화 하는 방법을 찾는다”며 “프라이버시 파괴에 대한 책임이 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CNN에 전했다. 일각에서는 샌드버그의 사임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바꾸는 등 향후 주력 사업으로 ‘메타버스’를 꼽으면서 샌드버그의 역할이 위축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선 그의 주식 처분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일 샌드버그가 지난 10년간 총 2200만 주 이상의 회사 주식을 매도해 17억 달러(약 2조1116억 원) 이상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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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은 주가가 지구로 돌아왔다. 파티는 끝났다”[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 인플레이션 ‘타깃’된 슈퍼마켓들 지난달 중순 전 세계 주식 투자자들은 섬뜩한 한 주를 보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추락하면서 시장이 주저앉아버렸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3.57%, 4.04% 급락했다. 두 지수의 하루 하락 폭은 2020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4.73% 떨어졌다.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빌미가 됐다. 소매유통업체인 타깃의 1분기 순이익이 반 토막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이날 24.9% 폭락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유가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대폭 낮췄다. 월마트의 주가 역시 11% 떨어졌다. 하루 뒤, 7%가 추가로 빠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먼데이(주가 대폭락 사건) 직전인 1987년 10월 16일 이후 하루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틀 동안 두 회사는 시가 총액 650억 달러(약 80조5600억 원)를 잃었다. 가뜩이나 시장에 공포 심리가 가득한 상태였다. 당시 다우지수는 6주 연속 떨어지고 있었고, 스탠더S&P500과 나스닥도 4주 연속 하락세였다. 이후에도 다우지수는 2주 간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1923년 이후 99년 만에 최장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주식시장이 몇 년 동안 치솟았다가 지구로 돌아왔다”며 “파티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 값싸고 풍요로운 시대의 종말 두 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공급망 문제와 인건비, 운송비 상승 등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종종 유통업체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마트나 슈퍼마켓은 주로 필수품을 팔기 때문에 비용 상승분을 고객에게 떠넘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비(非)필수품의 가격을 덩달아 올려 수익을 남기기도 한다. 문제는 현재의 물가 수준이 이러한 전략으로 비용을 상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올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5%를 기록했다. 4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상승폭이다. 영국 역시 4월 CPI가 9% 올랐다. 1982년 3월(9.1%) 이후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5월 유럽(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8.1%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 7.4%의 기록을 재차 깼다. 스리랑카 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를 넘긴 개발도상국도 속속 등장했다. 체감이 잘 안 된다면 기름값을 떠올리면 된다. 지난달 21일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46.5원이었다. 30%의 유류세(246원) 인하가 없었다면 2300원에 육박했을 것이다. 올해 초 1600원대에 기름을 넣었던 것을 떠올리면 무시무시한 상승세다.● 무엇이 고(高) 물가를 일으켰나 인플레이션은 돈의 가치 하락이나 제품 가격의 광범위한 상승을 반영한다. 당장 코로나19로 각국이 풀어놓은 돈부터 떠오를 것이다. ‘헬리콥터 머니’(막대한 통화공급 확대)로 불리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미국은 정말 많은 돈을 뿌렸다. 2020년 4월과 12월 각각 2조2000억 달러(약 2668조 원), 9000억 달러(약 1091조 원)를, 지난해 3월 1조9000억 달러(약 2304조 원)의 돈을 풀며 강력한 재정 부양에 나섰다. 미국은 경기 부양책마다 소비를 장려하기 위해 개인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썼다. 이에 따른 소비 폭발이 물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쉽게 말해 수요가 공급을 앞질러 각종 제품들의 가격을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 “너무 돈을 많이 푸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우리가 한 세대 동안 보지 못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부양책 규모가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부족분의 2배에 달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인플레이션이 ‘돈 풀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클라우디아 샘은 “샌프란시스코 연방 준비 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구제 계획은 인플레이션의 3%포인트만을 차지했다”고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에 밝혔다. 영향은 미쳤는데, 결정타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 과잉 수요와 공급 부족, 그리고 전쟁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 세계적 위기 상황을 일으킨 코로나19 대유행을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수요보다 공급에 주목했다. 공장 폐쇄, 인력 부족 등 공급망 혼란으로 제품이 제 때 조달되지 못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 반도체 부족으로 여러 자동차공장이 일시 폐쇄된 것이 단적인 예다. 수요가 공장이 가동되는 곳으로 몰리면서 가격을 상승시켰다. 공급망 관리에서 비용 문제도 크게 작용했다. WSJ은 최근 “트럭 운전사나 항구의 창고 공간이 모두 공급 부족 사태”라며 “제품을 보관하고 운반하는 비용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인건비 영향도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부터 인력난이 심각했다. 코로나19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거나, 가족 중 발생한 확진자로 돌봄이 필요해서 등을 이유로 사람들이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정부 지원금과 지난해 가격이 뛴 주식·부동산 자산을 믿고 일을 쉬는 이들도 꽤 된다고 한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보니 기업들은 연봉 인상에 나섰다. 인건비 인상(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은 제품·서비스 가격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물가 상승으로 직원들은 월급을 더 올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악순환이다. 여기에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 심리(기대 인플레이션)가 작용하면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까지 사는 이들도 합세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방아쇠’는 따로 있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다. 산유국 러시아가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글로벌 에너지·식량 가격이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는 유럽연합(EU) 가스 공급량의 약 40%를 담당했다. 현재 다수 유럽 국가들은 전쟁에 따른 제재로 기존에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던 물량을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하고 있다. 공급은 줄어들었는데, 수요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경제활동 재개로 늘어나면서 가격이 껑충 뛰게 된 것이다. 두 국가가 세계 밀 수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나 된다.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이 현지에 묶였고, 인도 등 다른 주요 공급처들도 자국부터 공급하겠다면서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 전 세계 식량 가격이 뛰는 이유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오던 중국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를 단행한 것도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100조 달러로 살 수 있는 ‘계란 세 개’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그렇게 중요할까. 물가 상승은 사람들의 저축을 잠식하고, 쓸 수 있는 돈의 한도(가처분소득)를 쪼그라들게 만든다. 예금 금리가 4, 5% 돼도 물가가 연 10%씩 오르면 은행에 돈을 묶어 둘수록 손해인 셈이다. 대안으로 현물을 산다면,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해 상황이 심각해진다. 역사적으로 물가 때문에 경제가 무릎 꿇은 적이 종종 있었다. 이코노미스트는 “192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인플레이션 기간 동안 사람들의 저축이 증발해 중산층이 사라졌다”며 인플레이션이 파시즘 부상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짐바브웨도 2000년대 들어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었다. 2008년 짐바브웨의 물가상승률은 2억 퍼센트가 넘었다. 1달러 짜리를 2억 달러 주고 사야 하는 상황이 온 것. 짐바브웨에서는 ‘100조 짐바브웨 달러’ 지폐까지 발행했는데, 이 종이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것은 계란 세 개 정도였다. 로버트 무가베 정권의 국가 재정이 어려워지자 화폐를 많이 찍어낸 것이 발단이 됐다. 결국 짐바브웨는 자국 화폐 사용을 금지하고 미 달러를 통용 화폐로 썼다. 천하무적 ‘달러’를 지닌 미국도 물가 때문에 고생한 적이 있다. 베트남 전쟁과 석유 파동을 겪은 미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1979년 10월 한 번에 4%포인트 금리를 끌어 올렸다. ‘킹왕짱 빅스텝’이라고 불러야 할까.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을 빅스텝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후 꾸준히 금리를 올려 1981년 기준금리가 21.5%에 달했다. 뒷골목 사채(私債)가 아니라 기준금리가 20%를 넘긴 것이다. 당시 물가와의 전쟁을 벌였던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오늘 1달러로 살 수 있는 만큼을 내일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유지하는 게 통화정책의 근본적인 의무”라고 회고록에서 강조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달 미 연준은 2000년 이후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까지 직접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그들의 작업(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외신들은 이들의 만남 자체가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WSJ은 “역대 대통령들이 연준 의장과의 만남이 잦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회동이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이 미팅은 방탄소년단(BTS)의 백악관 방문 약 2시간 전에 이뤄졌다. 11월 미 중간선거 때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 중 하나로 인플레이션이 꼽히면서 바이든 대통령도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은행 또한 26일 두 달 연속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16년 이후 6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했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르면 7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은 최근 3개월간 금리를 60회 이상 올렸다. 향후 6개월 안에 세계 주요 20개 중앙은행 중 16곳(80%)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FT는 “최근의 인상은 전 세계 긴축 사이클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 “나는 모든 것을 계획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계획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추세는 사람들이 주머니 사정을 더 면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을 경험한 적 없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마트에서 찍힌 식료품 영수증 내역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어쩌면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고려했던 여행 계획을 취소해야 할지 모른다. WSJ은 “평생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 없는 이들은 소비를 줄이는 것 이상의 대처 방법을 정말 모를 수 있다”고 했다. 또 “2008년 금융 위기, 전염병,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의 상승을 겪은 이 세대는 쉴 틈이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그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정당하다”고도 했다. 값싸고 풍요로운 시대의 종말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부자들은 여전히 여유가 넘치는 듯 하다. 월마트 등 대형마트의 실적 발표 이후 미국의 백화점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공개했다. 미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는 1분기 매출이 53억4800만 달러(약 6조64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다고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억8600만 달러(약 3500억 원)로 178% 급증했다. 다른 미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도 1분기 매출이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다. 이날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주가는 각각 19.3%, 5.3% 상승했다. 저가할인점들의 실적 선전도 눈에 띄었다.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1달러 매장 달러트리의 1분기 순이익은 5억3600만 달러(약 6700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43% 늘었다. 또 다른 저가 할인점 달러제너럴은 올해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0~3.5%로 올렸다. 26일 두 기업 주가 역시 각각 21.9%, 13.7% 뛰었다. 중간 가격대의 대형마트의 실적은 고꾸라졌지만, ‘소비 양극화’로 백화점과 저가할인점만 선방한 것이다. 씁쓸한 성적표다. ● 누가 롤러코스터의 맨 앞자리에 타고 있나 인플레이션은 공평하지 않다.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부작용은 극빈국이나 개발도상국에게 특히 가혹하다. 대체적으로 외화가 부족하고, 식량과 연료 등 필수 품목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는 계층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국가에서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주요국 금리 인상으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화 유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19일 7800만 달러(약 998억 원)의 대외 채무를 갚지 못하고 결국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1948년 건국 후 최초의 ‘국가부도(디폴트)’ 선언이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참여하며 생긴 막대한 빚이었다. 코로나19로 핵심 산업인 관광업이 무너졌고, 외화 유출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스리랑카의 4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33.8%였다. 전문가들은 구매력 평가 기법 등을 활용해 이를 다시 측정할 경우 전년 대비 122%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리랑카의 통화는 한 달 만에 40%나 곤두박질쳤다. 스리랑카만큼은 아니지만, 반정부 시위나 폭동이 일어나는 등 아슬아슬해 보이는 국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4월 기준으로 전년 보다 물가가 58%나 올랐다. 한 달에 물가가 6%씩 오르는 상황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아르헨티나의 누구도 상품 가격을 정확히 모른다”며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반정부 시위로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빈곤층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루에서도 석유와 비료 가격이 급등하자 농민과 운송업 종사자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시위 진압으로 6명이 사망했다. 밀 의존도가 80%에 이르는 레바논 경제는 붕괴 직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경기 ‘둔화’냐, ‘침체’냐…연준의 ‘멜론 껍질 까기’ 금융 시장의 투자자들은 현재의 국면이 경제 성장률이 줄어드는 ‘경기 둔화’냐, 아니면 성장 자체가 꺾이는 ‘경기 침체’냐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거세게 올렸다가 기업들의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경기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주가는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기업의 미래 이익 감소를 반영한다. “곧 침체에 돌입할 것이다”, “잠시 둔화됐다가 다시 정상화될 것이다” 등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은 모두가 연준만 바라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언제까지 올릴지, 향후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각국 경제에 그만큼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가치가 올라가고, 경제 체력이 약한 나라일수록 달러가 빠르게 빠져나간다. 그래서 자국 화폐 가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금리를 따라 올린다. 기업들의 수출입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을 놓을 수 없다. 연준은 경기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금리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전쟁이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 공급 측면은 어떻게 손 댈 방법이 없으니, 수요(소비)를 어느 정도 줄여서라도(경기를 훼손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것이다. 대신, 인플레이션만 잡히면 다시 금리를 내려서 경기를 끌어 올리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9월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고, 연준 대표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내년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까지 했다. 불라드 총재는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릴수록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더 잘 잡게 돼 유리한 여건이 된다”며 “2023, 2024년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잡기’는 맛있는 부분을 최대한 남기는 ‘멜론 껍질 까기’를 연상케 한다. 시장은 연준이 멜론 알맹이까지 홀라당 깎아 먹을까 두려워하는 분위기다. 주식 시장만 보면 대다수가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듯하다. 지난해 연준이 “현재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일까. “경기는 크게 훼손되지 않을 거야”라고 여러 번 말해도 잘 믿지를 못하는 분위기다. ● 인플레이션 엔데믹 경기 침체는 과도한 우려라는 분석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OECD 국가들의 가계에 팬데믹 기간 동안 축적된 (GDP의 8%에 달하는) 4조 달러의 저축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각과 달리 이 금액은 부자의 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저소득 가정의 은행 계좌는 2019년보다 지난해 말에 여전히 65% 더 두둑했다”고 했다. 금리 인상 등으로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고 있지만, 아직 통장에 돈이 많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이 여력이 상품 구매 대신 여행, 레스토랑 예약 등 서비스 수요로 분산돼 인플레이션 진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9일 “지출이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상품 지출은 4월까지 감소했으며 서비스 지출은 같은 기간 7% 늘었다”고 했다. “다만, 소비자 지출의 변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지,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도 했다. 각국 정부의 고군분투에도 과거처럼 낮은 물가로 돌아가긴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러시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이미 건너버렸고, 미국과 중국이 예전처럼 친하게 지낼 것 같지도 않아서다. 수년 간의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을 없던 일로 쳐야 한다는 의미다. 미·중 갈등 등 탈세계화 조짐에 따른 공급망 재편도 비용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 설마 팬데믹이 가져온 인플레이션마저 ‘엔데믹’이 되는 것은 아닐까.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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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최대 수출에도 수입 더 늘어… 두달째 무역적자

    한국의 지난달 수출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망 정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한국의 수출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나며 무역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외부 요인으로 수입액이 급격히 늘다 보니 무역수지 적자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615억2000만 달러(약 76조8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507억3000만 달러) 대비 21.3% 늘었다. 5월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많은 수출액이다. 모든 월로 넓혀도 올해 3월(637억9000만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수출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수출액을 차지하는 반도체(115억5000만 달러)는 15.0% 증가해 역대 5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다. 고유가로 정제마진이 높아진 석유제품의 수출은 107.2% 급증했다. 석유화학 14.0%, 철강 26.9%, 바이오헬스 24.6% 등도 고루 증가했다. 싱가포르 대화은행(UOB) 호웨이첸 이코노미스트는 1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수출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과 중국 봉쇄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팬데믹에서의 회복이 이어져 세계 무역이 예상보다 더 잘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63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479억1000만 달러)보다 32% 늘었다. 특히 5월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147억5000만 달러로 1년 전(80억 달러)보다 84.4% 급등했다.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가격이 각각 1년 전보다 97%, 369%, 281%나 치솟은 영향을 받았다.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되며 밀과 옥수수 등 농산물 수입액도 올랐다. 농산물 수입액은 5월 24억2000만 달러로 3개월 연속 20억 달러를 넘었다. 무역수지는 17억1000만 달러 적자를 보여 두 달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3월 무역수지는 당초 잠정치를 발표할 때 1억4000만 달러 적자였지만, 최근 집계된 확정치에서 2억1000만 달러 흑자로 정정돼 3개월 연속 적자를 피했다. 만약 6월 무역수지도 적자로 집계되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된다. 무역수지는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면 2020년 5월 이후 흑자 행진을 이어온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 그로 인해 외국인 투자가 한국 시장을 떠난다면 원화 가치 하락, 물가 불안 등 경제 충격이 올 수 있다. 산업부는 한국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무역적자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금융·물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업종별 특화 지원 등 수출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5.0(2015년=100)으로 지난달 대비 0.4% 줄어 1년 8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설비나 인력 등 조업 환경이 정상적인 상태로 가정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량 지수다. 이 지수가 떨어지는 것은 제조업 성장 동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의미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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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주요국, 금리 석달간 60회 올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물가 급등이 심각해지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최근 3개월간 금리를 60회 올리는 등 20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특히 향후 6개월 안에 세계 주요 20개 중앙은행 중 16곳(80%)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각국 중앙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후 제로(0) 혹은 마이너스(―) 수준으로 금리를 낮췄다. 그러나 산유국 러시아가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세계 식량 및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공급망 교란 등이 가속화하자 글로벌 초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4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00년 이후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렸다. 한국은행 또한 26일 두 달 연속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16년 이후 6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했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르면 7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FT는 각국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있지만 여전히 금리는 과거 수준보다 낮다며 “최근의 인상은 전 세계 긴축 사이클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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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주얼 서스펙트’ 케빈 스페이시, 영국서 성폭력 혐의로 기소

    영국 검찰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유명 배우 케빈 스페이시(63·사진)를 성폭력 혐의로 기소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그는 2005년 3월~2013년 4월 중 런던, 글로스터셔 등에서 30, 40대 남성 3명을 상대로 4건의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상대 동의 없이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혐의가 있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2017년 미 배우 앤서니 랩이 “14살이던 1986년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후 스페이시에게는 비슷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같은 해 스페이시가 2004~2015년 예술감독으로 지낸 런던의 ‘올드빅’ 극장 역시 “스페이시로부터 부적절한 행동을 당했다는 제보를 20명으로부터 받았다”고 공개했다. 랩은 2020년 “스페이시의 성추행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며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스페이시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1995년)와 ‘아메리칸 뷰티’(1999년)로 각각 아카데미남우조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성추문이 불거진 후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하우스오브카드’에서 퇴출당했고, 이미 출연한 영화에서도 출연 분량이 사라지는 등 사실상 할리우드에서 퇴출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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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원숭이두창, 이런 규모-범위는 본 적 없다” 긴장

    미국 보건당국이 26일(현지 시간)까지 미 7개 주(州)에서 총 9건의 원숭이두창(monkeypox) 발병을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주로 아프리카에서 유행해 온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이 최근 유럽과 중동으로 퍼지더니 미국에서도 속속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미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런 규모와 범위의 원숭이두창은 이전엔 본 적이 없다”며 긴장감을 내비쳤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의 미국 내 발병과 관련해 “지역 의료진에 의해 의심사례가 발견된 뒤 실험실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CDC는 해당 샘플을 자체적으로 추가 검사한 뒤 확진 판정을 내렸다. 그는 “접촉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 대한 관리와 치료를 돕기 위해 공중보건 조치를 한 상태”라고 했다. 확진자가 발생한 주는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매사추세츠 뉴욕 유타 버지니아 워싱턴이다. 이는 해외를 다녀온 이들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월렌스키 국장은 감염자 일부가 원숭이두창 감염이 진행 중인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과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미국 감염 사례가 남성 간 성관계에서 발견됐다고 전했지만, 월렌스키 국장은 원숭이 두창 노출 위험이 “특정 그룹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중 보건에서의 낙인과 차별은 치료에 대한 접근성 감소, 지속적인 질병 전파, 발병 및 위협에 대한 무딘 대응으로 이어진다”며 “사람들이 그러한 낙인과 차별 없이 접근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지고 사람들의 국가 간 이동이 늘면서 원숭이두창의 확산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숭이두창은 7일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중동, 호주 등으로 퍼지면서 경고음이 울린 상태다. CDC는 최근 국제 여행자들이 원숭이두창을 조심해야 한다면서 경계 수준을 2단계로 높였다. 한국에선 아직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까지 원숭이두창 비풍토병 지역으로 분류된 20여 개국에서 200여 건의 누진 확진 사례가 나왔고, 의심 건수는 100건 이상이라며 각국에 감시 수준을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CDC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1958년 처음 발견됐다.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천연두와 비슷한 증상이 관찰돼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1970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나왔고, 이후 줄곧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병해 왔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감염자 특유의 피부 병변을 통해 퍼진다. 이 병변이 치료될 때까지는 전염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되면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천연두와 유사한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피부에는 물집과 딱지가 생긴다. 통상 수주 내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CDC 전염병 전문가인 제니퍼 맥퀴스턴은 “원숭이두창이 반드시 성적 접촉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피부 접촉을 통해 얼굴과 온 몸 전체로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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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8세 고등학생, 집에서 할머니 쏜 뒤 초등 교실 돌며 난사

    미국 텍사스주의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최소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범인은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18세 남성으로 범행 현장에서 경찰에 사살됐다. 24일(현지 시간)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살바도르 라모스는 텍사스주의 소도시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 앞까지 차를 몰고 가 교내로 진입한 뒤 한 4학년 교실에 있던 학생들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쐈다. 총격으로 학생 19명과 4학년 담당 여교사 등 성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 전원이 한 교실에서 나왔다. 다른 학생 여러 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만5000여 명이 사는 유밸디는 멕시코 접경지대에 있다. 주민 대부분이 히스패닉 계열이다. 라모스는 경찰이 출동하자 바리케이드를 치고 대치하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단독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범인은 범행 전 소총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주변에 “이제 막 하려고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사실상 참극을 예고했지만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번 참사는 2012년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사망한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피해가 난 초등학교 총격 사건이다. 이달 14일 뉴욕주 버펄로 흑인 주거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18세 백인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사망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이 같은 참극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미국은 총기규제법상 18세 이상이면 총을 구매할 수 있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는 총기 소지 권리가 광범위하게 보장된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7일 전미총기협회(NRA) 후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한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영혼의 한 조각을 영원히 빼앗기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런 대학살과 함께 살려고 하는가. 이 문제에 맞설 용기를 주는 우리 사회의 중추는 어디 있는가”라며 의회에 총기규제 법안 처리를 강력히 촉구했다. 초등생 19명 포함 최소 21명 숨져, 교실 곳곳 피로 흥건… 현장 참혹일부 학생 깨진 창으로 간신히 탈출… 범인, 어눌한 말투 때문에 놀림 받아총기 살 수 있는 18세 되자 참극벌여, 방탄복 입고 경찰과 대치… 사살돼 24일 오전 11시 반경(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에 있는 롭 초등학교 앞 도랑에 회색 포드 트럭 한 대가 멈춰 섰다. 인근 장례식장에서 일하던 직원 두 명이 트럭 운전석에 있던 살바도르 라모스(18)에게 “차를 빼도록 도와주겠다”며 다가갔다. 그러자 라모스는 갑자기 권총을 꺼내 이들에게 난사했다. 그는 이 초등학교에 오기 전 자신의 할머니(66·중태)를 총으로 쏜 뒤 집을 나선 참이었다.○ “10세 조카, 교실 곳곳 튄 피 보고 충격”라모스는 학교 옆문을 통해 진입해 교실 복도를 돌아다녔다. 이날 학생들은 3일 뒤 시작되는 방학을 앞두고 ‘자유롭고 멋진 날(footloose and fancy day)’을 맞아 예쁜 옷을 차려입고 등교한 상태였다. 라모스는 학생들을 향해 소총과 권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졌고 교실 바닥은 순식간에 피로 흥건해졌다. 일부 학생들은 깨진 유리창 틈으로 기어 나와 탈출했다. 목격자들은 뉴욕타임스(NYT) 등에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 학교 학생인 10세 조카를 둔 에리카 에스카미야 씨(26)에 따르면 조카가 쉬는 시간 후 교실로 돌아오던 중 한 남자가 소리치고 욕하는 것을 들었으며, 곧 총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그러자 교사가 아이들을 교실 안으로 황급히 밀어 넣고 전등을 모두 끈 뒤 창문을 종이로 가려 화를 면했다. 그는 “조카가 대피하면서 교실 안 모든 곳에 피가 튀어 있는 것을 보고 심장마비가 온 것 같은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에 사는 로먼 버두스코 씨는 “갑자기 학교에서 공사장 못 박는 기계 소리 같은 게 들려왔고, 곧 경찰이 학교로 몰려갔다”고 했다. 데릭 소텔로 씨(26)는 “총소리를 들은 학부모들이 학교 밖으로 몰려들자 범인이 학교에 바리케이드를 쳤다”고 전했다. 방탄복까지 챙겨 입은 라모스는 바리케이드 뒤에 숨어 경찰과 대치하다 범행 시작 약 45분 만에 사살됐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느라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딸의 사망을 확인한 한 부모는 페이스북에 ‘비가 내리는 걸 보니 네가 하늘에 도착했나 보다. 아가야, 영원히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흘 전 총기 사진 올리며 범행 예고 라모스는 미국 총기규제법상 총기 구매가 가능한 하한 연령인 18세가 되자마자 참극을 벌였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그는 중학교 시절 어눌한 말투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는 거의 안 가고 햄버거 체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해당 햄버거 가게 매니저는 CNN방송에 “라모스는 조용했고 다른 종업원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냥 일하고 월급만 받아 갔다”고 말했다. 라모스의 지인들은 라모스가 최근 재미 삼아 칼로 얼굴을 긁고, 행인들에게 비비탄 총을 쏘거나 차량에 달걀을 던지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뉴욕포스트에 밝혔다. 그는 마약을 하는 친모와 갈등을 빚다 몇 달 전부터 할머니 집에서 지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총격 사흘 전 소총 두 자루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범행을 예고했다. 사건 당일 오전 5시 43분경에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에게 “이제 막 하려고 한다(I am about to)”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여성이 “뭘 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한 시간 안에 말해주겠다. 그 대신 반드시 답장해야 한다”고 답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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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밀 수출 금지 이어 설탕도 수출 제한

    세계 설탕 수출 2위 국가인 인도가 식량 안보를 이유로 설탕 수출을 제한했다고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는 앞서 밀 수출을 금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공급 부족에 따른 전 세계 식량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요 곡물 및 식품 수출국들의 보호무역 조치가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올해 설탕 수출량을 1000만 t으로 제한하고 6∼10월 해외 반출 설탕은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인도는 수출도 브라질에 이어 2위다. 인도 정부는 “설탕 수출 증가로 인한 국내 설탕값 인상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뭄바이 소재 무역회사 딜러는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정부가 4분기 축제 시즌에 설탕을 충분히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의 설탕 수출량은 700만 t 수준으로 이번에 수출 상한선으로 제한한 1000만 t보다 적다. 인도 설탕 수출업자들도 올해 생산 전망치가 늘어 상당한 양을 내다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 발표 직후 런던 선물거래소 백설탕 가격이 1% 이상 오르는 등 세계 식량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다른 설탕 생산국들도 수출 제한 조치를 내놓고 있어 국제 설탕 가격 상승 등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파키스탄도 9일 설탕 수출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의 식량안보 조치는 강화되고 있다. 인도는 국내의 안정적인 공급을 이유로 13일 밀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각각 팜유와 닭고기 수출을 막고 있다. 주요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공급이 멈추고 다른 식품 수출 국가들이 수출을 조이면서 각국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30여 개국이 식품과 에너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무역을 제한했다”며 “과거 수십 년의 경제적 통합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세상을 더 가난하고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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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밀 이어 설탕 수출도 제한…식량안보 조치 확산

    세계 설탕 수출 2위 국가 인도가 식량안보를 이유로 설탕 수출을 제한했다고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는 앞서 밀 수출을 금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공급 부족에 따른 전 세계 식량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요 곡물 및 식품 수출국들의 보호무역 조치가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올해 설탕 수출량을 1000만 t으로 제한하고 6~10월 해외 반출 설탕은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 인도는 수출도 브라질에 이어 2위다. 인도 정부는 “설탕 수출 증가로 인한 국내 설탕 값 인상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뭄바이 소재 무역회사 딜러는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정부가 4분기 축제 시즌에 설탕을 충분히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 발표 직후 런던 선물거래소 백설탕 가격이 1% 이상 오르는 등 세계 식량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다만 인도 설탕 수출업자들은 수출 물량 제한에도 생산 전망치가 늘어 상당한 양을 내다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설탕 생산국들도 수출 제한 조치를 내놓고 있어 국제 설탕가격 상승 등 여파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파키스탄도 9일 설탕 수출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각국의 식량안보 조치는 강화되고 있다. 인도는 국내 안정적 공급을 이유로 13일 밀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각각 팜유와 닭고기 수출을 막고 있다. 주요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공급이 멈추고 다른 식품 수출 국가들이 수출을 조이면서 각국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30여 개국이 식품과 에너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무역을 제한했다”며 “과거 수십 년의 경제적 통합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세상을 더 가난하고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씨티그룹 제이 콜린스 부사장도 “세계 지도자들이 침착하게 테이블에 둘러 앉아 무역 식품 투자를 어떻게 관리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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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 폭락, 달의 여신이 몰락했다…루나 사태와 블록체인[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 전 세계 뒤흔든 ‘K코인’ 최근 한국 출신 엔지니어가 2018년 개발한 ‘루나’와 자매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코인) ‘테라’가 전 세계를 뒤집어 놨다. 12일 루나가 하루 사이에 97%, 일주일새 99.99%가 폭락한 것이다. 지난달 119달러까지 치솟아(시가총액 약 50조 원)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에 들었던 루나는 18일 현재 0.0001~0.0002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 셈이다. 블록체인 세상과 루나의 활약을 꿈꿨던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 영국 가디언은 현재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빨리 부자가 되는 계획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던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이제 거의 모든 돈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루나 사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블록체인의 작동 방식을 간단히 언급한다.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2008년에 선보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디지털자산이다. 비트코인은 국가 화폐를 발행, 관리하는 중앙은행을 대신해 이용자들이 전 세계 비트코인 전체 거래를 약 10분에 한 번씩 기록한다. 이 때문에 ‘탈중앙화’(퍼블릭 블록체인)라는 이름이 붙었다. 물론 기록은 손으로 쓰는 게 아니라, 컴퓨터가 한다. 거래 기록이 제대로 됐는지 입증하고, 가장 먼저 컴퓨터로 복잡한 수학 연산을 푼 사람에게는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한다. 이를 채굴이라 부른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 대신 일을 하는 만큼 무언가를 지불해줘야 시스템이 굴러가기 때문이다. 전기세도 만만찮다. 이 10분마다 생기는 거래 ‘기록’(블록)을 ‘체인’처럼 연결하는 방식이 블록체인이다. 이는 중앙 서버(프라이빗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이 참여하고 기록을 공개해, 투명성이 보장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만큼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보상을 누구에게 해줄 것인가(누구 기록이 정확한가)를 판가름하는데 오래 걸린다. 합의 과정과 보상 방법, 블록을 연결하는 방식 등에서 여러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이더리움과 리플, 이오스 같은 가상화폐들이다. 이들은 아이폰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독립적인 생태계(메인넷)를 만들고 싶어 한다. 실제로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여러 블록체인 시스템 안에서 다양한 사업 모델들이 생겨났다. ● 테라와 루나, 그리고 알고리즘 ‘테라’ 역시 그랬다. ‘한국판 머스크’로 불리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1)가 만든 테라는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블록체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 스탠퍼드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실리콘밸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엔지니어로 일한 바 있다. 그동안 가상화폐는 하루에 수십 %씩 오르내리는 변동성이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테라는 달러 등 실물자산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방식을 활용해 가격 변동성을 줄인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가격이 안정적인만큼 금융 분야에서 가능성을 평가 받았다. 시세가 급변하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계좌 이체를 했는데, 보낼 때와 받을 때 금액이 다르다고 생각해보자. 루나는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의 안정성을 위해 나온 가상화폐다. 여기서부터 개념이 좀 어렵다. 테라폼랩스는 테더(USDT)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처럼 1UST의 가격을 1달러로 고정시켰다. 코인의 발행량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가치가 급변하는 것을 실물 화폐의 가치와 연동시켜서 막은 것이다. 이처럼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을 고정하는 것을 ‘페깅’(pegging)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못을 박듯’(peg) 법정화폐와 가격을 연동하는 것이다. 보통의 스테이블코인은 시중 은행처럼 ‘지급 준비금’을 마련해 안전성을 높인다. 스테이블코인을 1개 새로 발행할 때마다 1달러씩 은행에 맡기는 것이다. 예금주 격인 스테이블코인 보유자가 언제든지 코인을 달러로 바꿀 수 있도록 현금을 마련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권 대표는 ‘알고리즘 방식’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테라의 가치를 또 다른 코인인 루나에 연동시킨 것이다. 테라가 1달러보다 낮아지면, 테라를 루나 1달러어치로 바꿔준다. 테라 보유자는 차익을 얻기 위해 교환에 참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테라의 유통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 테라가 1달러보다 높을 땐, 루나 1달러어치를 테라와 바꿔준다. 테라의 유통량이 늘어나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같은 거래는 실제로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코인의 소각과 발행을 통해 이뤄진다. 희소성(발행량)을 활용해 가격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아무튼 복잡하다. 다 잊고, ‘1테라=1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코인들을 발행하거나 소각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것만 기억하자.● 풍차돌리기와 폰지사기 루나 사태 초기만 해도 시장 탓인 줄 알았다. 이달 9일(현지 시간) 1달러를 유지해야 하는 테라가 69센트로 하락하자 WSJ은 “자산 상승 시장에서 상황을 질서 있게 유지시킨 ‘시소 메커니즘’은 거래자가 두 코인을 모두 판매하는 하락 시장에서는 약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했다. 최근 몇 주간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긴축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주식·가상화폐 등 전 세계 자산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상황이 알고리즘을 위태롭게 몰아가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테라의 가격을 1달러로 다시 올리기 위해,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팔고 테라를 사들였지만 매물이 쏟아졌다. 회사는 루나를 대규모로 발행해 자금을 다시 조달하려 했지만,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은 루나를 시장에 더 내던졌다. 그러면서 테라까지 다시 급락했다.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에 빠져든 것이다. 테라의 가격이 안정적이지 못했던 것은 단순히 시장 탓만이 아니었다. 테라 생태계서 작동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문제였다. 테라가 등장한 이후 플랫폼에 하나 둘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미국 상장 주식의 합성자산을 코인으로 거래할 수 있는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 서비스(프로토콜) ‘미러’가 대표적이다.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것을 블록체인으로 사고팔 수 있게 한 것이다. 증권사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똑같은 효과(수익)를 거두는 게 장점이다. 테라 생태계의 핵심 디앱인 ‘앵커프로토콜’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꼽힌다. 디앱은 ‘블록체인판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보면 된다. 앵커프로토콜에 테라를 맡기면 연 20%에 가까운 고정 이자를 준다. 테라가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은행에서 20%의 이자를 받는 것과 똑같은 셈이다. ‘빨리 부자가 되는 계획’을 발견한 수천 명이 몰렸다. 업계에 따르면 예치 금액만 수십조 원에 이르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회사는 예치 받은 테라를 대출해줬다. 투자자가 루나를 담보로 맡기면 시가의 60%까지 테라를 빌려줬다. 회사는 대출 이자를 받았는데, 예금 금리인 연 20%에 못 미쳐 역마진이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더 큰 문제는 여러 투자자들이 대출받은 테라를 다시 앵커프로토콜에 맡겼다는 점이다. 20% 이자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대출과 예치가 반복됐다. 투자자들은 이를 ‘풍차돌리기’라고 불렀다. ● 코인판 뱅크런·리먼 사태 ‘모래성’은 루나 가격이 하락하면서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담보 가치가 줄면서 대출금은 줄어드는데 예치금은 계속 늘어났다. 이자로 줄 돈이 서서히 부족해지게 된 것이다. 7억 달러를 웃돌던 이자준비금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것은 테라의 가치가 1달러를 깨지는 순간이었다. 신뢰를 잃은 예치금이 앵커프로토콜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이 발생한 것이다. WSJ은 12일 “지난 주말까지 140억 달러(약 17조7400억 원) 이상의 테라가 예치됐다. 그런데 테라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이 테라를 꺼내서 팔기 시작했다”며 “매도는 또 다른 매도를 일으키는 계단식 효과를 일으켰고, 정점에 치달았다”고 했다. CNN은 이번 사건을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의 부실과 파생상품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견줬다. 부실 상품이 금융 시스템 전체를 흔들었다는 점에서 그럴 만도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면서 리먼 사태와 비교하는 것은 과장됐다는 반박도 있다. ‘작전 세력’의 공격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큰 손’이 비트코인과 루나, 테라 등을 잔뜩 사놓고, 비트코인·루나의 가격이 떨어지는 선물가격 하락에 베팅해 놨다가, 전반적인 자산 시장이 안 좋은 틈을 타 일시에 퍼부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테라의 가격을 방어(1달러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회사가 테라 가격을 높이기 위해 자금마련용으로 보유하던 비트코인이나 루나를 팔면, 비트코인의 실물 가격이 떨어져 하락에 베팅해 놨던 선물이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일리가 있지만 루나·테라의 취약한 알고리즘과 앵커프로토콜의 문제점까지 설명하진 못한다. ● 비트코인과 직접민주주의 테라폼랩스도 아예 손을 놨던 것은 아니다. 올해 초 폰지 사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회사는 안전망을 확보하겠다며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라는 재단을 세우고 3월까지 3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8만394개)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하지만 테라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결국 막지는 못했다.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는 소셜미디어에서 “8일 비트코인 5만2189개를 팔았고, 12일에도 가격을 지키기 위해 3만3206개를 매각했지만 소용없었다”며 “남은 가상화폐는 피해자 보상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먼저 시스템 구성(알고리즘) 등이 취약할 경우, 참여자들이 한 순 간에 많은 돈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하나는 가상화폐에서 다수의 지분을 가진 발행자나 초기 참여자들이 채굴의 합의 과정이나 시스템 개선 과정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면 과연 ‘탈중앙화’라는 근본 가치에 맞아떨어지느냐는 질문이다. 테라처럼 위급한 상태에서라도 말이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빠른 대처를 위해서 ‘조정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생태계를 이끈다고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다수의 가상화폐를 보유한 개발자나, 초기 투자자의 영향력이 큰 것이 현실이다. ‘직접민주주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대의제’였던 셈이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보인다. 블록체인을 세상에 알린 ‘비트코인’의 속성은 직접민주주의나 무정부주의에 가깝다. 암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은 1982년 논문을 통해 ‘은닉 서명’이라는 개념을 알렸다. 온라인에서도 현금처럼 추적이 불가능한 화폐, ‘e-캐시’를 구현한 것이다. 논문 제목이 ‘추적당하지 않는 결제시스템’이다. 학계에서는 비트코인이 e-캐시 이후 등장한 다양한 기술들을 절묘하게 조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적어도 경영학 전공자가 아니겠느냐”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시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비트코인은 리먼 사태 이후 금융기관의 불신을 기반으로 등장했다. 나카모토는 금융기관과 일반 사용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은행에서 금융상품을 살 때 금리 등 제한적인 정보만 듣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정보 비대칭성이 리먼 사태 같은 것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애초에 정부나 금융기관 같은 ‘빅 브라더’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탄생했다. 루나 사태로 가상화폐 시장에서 리먼 사태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일이다. 어디선가 나카모토가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 현재의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탐탁치 않게 생각할 것 같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 주기적으로 루나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가상화폐 추종자 못지않게 ‘불신론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가상화폐는 대동강물을 공짜로 끌어다 팔던 ‘봉이 김선달’과 같다.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던 2017년에는 그런 측면이 강했다. ‘사기’라는 말이 정말 많았다. 당시 한국 코인 시장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2017년 중반 100만 명 수준이던 가상화폐 투자자는 반년 만에 300만 명까지 늘었다. 주요 국가들이 가상자산공개(ICO) 등에 규제에 나서자 중국 등 해외 대규모 자금들이 한국에 몰렸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가상화폐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더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생겨났다.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국제 시세를 크게 웃돌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1500만 원대에 거래되는 1비트코인의 한국 가격은 2300만 원대에 형성됐다. 국내 상황에 따라 전 세계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쳤다. ‘가즈아(Gazua) 열풍’이 해외로 수출된 시기였다. 그만큼 부작용이 많았다. 이 차익을 노리기 위해 원정투기에 나선 이들이 꽤 있었다. 이들은 많게는 수억 원의 현금을 들고 가상화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태국과 홍콩으로 간 뒤, 현지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사들였다. 이를 자신의 코인 지갑으로 전송하고, 한국 거래소에서 팔아 차익을 얻었다. 결국 관세청이 조사에 나섰다. 더 우려스러웠던 것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새로 생겨나는 신규 가상화폐들이었다. 나름 괜찮아 보이는 사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백서’(일종의 가상화폐 기술·사업 설명서)를 만들고 코인을 찍어냈다. 백서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고 투자하는 이들은 많지 않아보였다. “어디 거래소에 상장된다”, “어느 대기업 서비스에 곧 쓰인다” 등의 소문만 무성했다. 이를 믿고 돈을 넣은 투자자들에게는 결국 ‘가상의 휴짓조각’만 남겨졌다. 당시 기자가 가상화폐를 담당하면서 여러 취재를 했는데, 중국 등에서 관련 사업을 하겠다며 한국을 찾은 이들이 꽤 있었다. 이제는 잘 알려져 있지만, 가상화폐는 엄밀히 따져서 ‘투자’가 아니라 ‘기부’에 가깝다. 백서를 보면 대부분의 코인이 그렇게 쓰여 있다. 개발사나 발행사가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백서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많다.● 블록체인판 일론 머스크 비트코인을 전기차, 우주여행 등 세상을 바꾸는 ‘일론 머스크’처럼 느끼는 이들도 분명 있다. (일론 머스크도 가상화폐 지지자 중 한 명이다.)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의 거래비용 등 비효율을 줄이면서도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다. 가상화폐 사용의 이상적인 모습은 이런 것이다. 한 온라인 플랫폼에 ‘신비코인’이라는 것을 만들고, 서비스 이용에 쓸 수 있게 만들었다고 치자. 물건을 사고팔 때 현금처럼 쓸 수 있고, 고객이 댓글을 달거나 후기를 남기는 등 열심히 활동하면 소정의 코인을 주기로 약속한다. 수수료는 소액만 채굴자에게 지불한다.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나면, 코인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신비코인의 가격도 높아지게 된다. 결국 물건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단순히 활동하는 사람에게도 이득이 된다. 플랫폼을 유지 관리하는 이들에게는 채굴 보상이 떨어지는데, 채굴로 받은 신비코인의 시세가 올라가는 것은 덤이 된다. 모두가 ‘윈윈’하는 세상이다. 쉽게 말해, 애플이나 아마존과 같은 회사들이 가져가는 이윤(수수료 등)을 사용자들에게 분배하는 개념이다. 블록에서 거래 등 서비스 이용 기록들이 공유되면서 사업의 투명성까지 보장된다. 이 같은 모델은 글로벌 사업에서 특히 강점을 지닌다. 국가 별로 돈이나 재화가 넘나들면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화 시켜서 설명했지만, 이외에도 블록체인의 쓰임은 곳곳에서 늘고 있다. 보안시스템이나, 공급망 관리(SCM)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처럼 가상에서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활용도가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으로는 가상 공간에서 생성된 각종 저작물의 소유권을 주고받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기록하고 증명하는데 대체불가토큰(NFT) 등이 쓰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시세’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술이 진보할수록 더욱 복잡한 상품·서비스가 나올 것이고, 일반 사람들이 이를 분간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상화폐 규제는 정부도 조심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험이 있다. 2018년 1월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2018년 한국발(發) 전 세계 가상화폐 폭락의 배경이 됐고, 사람들은 이를 ‘박상기의 난’이라고 명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대체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18일(현지 시간) 가상화폐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구분 과정부터 서둘러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스테이블코인은 무엇인지, 자산은 어디에 있고 누가 이를 통제하는지 공개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에도 기준을 충족한 자산들을 표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운영되는 가상화폐 거래소들에게 어떤 가상화폐가 자신들의 규제 기준을 충족시켰는지를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핵심은 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 개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코인) 사기에 쉽게 당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봉이 김선달과 일론 머스크를 구분할 수 있게 만들자는 의미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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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파력 강한 새 변이 유입… “확진자 격리 없애면 신규확진 5.5배로”

    이르면 6월 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정부 예측이 나왔다. 거듭되는 새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인해 종전의 ‘가을 유행’ 전망이 대폭 앞당겨진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6월 말 8309명 수준으로 감소했다가 7월 말 9014명으로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추산한 결과다. 만약 의무 격리를 완전히 없애면 하루 확진자는 6월 말 2만4725명, 7월 말 4만9411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헌주 질병청 차장은 “신규 변이로 인해 백신 접종의 효과가 감소하는 등 면역력이 떨어지면 올여름부터 재유행이 시작해 9, 10월경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이르면 이달 23일부터 해제하려던 확진자 7일 의무 격리 조치를 6월 20일까지 연장했다. 4주 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다시 평가하고, 확진자들이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 진료를 받게 하는 등 의료체계를 정비한 뒤에 의무 격리 해제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6월 치러지는 중고교 기말고사는 코로나19에 걸린 학생들도 학교에서 대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시차를 두고 등교한 뒤 별도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20일 각 시도에 안내했다. 중고교에서 확진 학생이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보는 건 국내 코로나19 발생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확진자 7일 격리 4주간 연장재유행 예상 가을→여름 앞당겨져… 방역 유지해도 7월 중순 증가 전환美 등서 전파 27% 빠른 변이 재유행… 국내서도 지역사회 전파 확인돼확진 중고교생 기말고사 격리 예외… 시차 두고 등교, 별도 건물서 치러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독감처럼 격리 없이 치료하겠다는 계획을 미룬 것은 최근 국내외 유행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전파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탓에 코로나19 재유행 예상 시기가 가을에서 여름으로 앞당겨졌다. 지금 코로나19 확진자의 격리 의무마저 없앤다면 자칫 유행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면역 효과 하락에 ‘여름 유행’ 우려이달 초까지만 해도 정부는 국내 코로나19가 가을철이 되어서 재유행할 것으로 봤다. 많은 성인이 3차까지 백신 접종을 끝냈다. 2월 이후 1600만 명 넘게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됐다가 회복돼 자연 면역이 있어 당분간 예방 효과가 유지될 것이란 예측이었다. 하지만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한 데다 백신이나 자연 면역의 효과를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신규 변이들이 최근 국내에 유입되면서 ‘재유행 시계’가 앞당겨졌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 속도가 23∼27% 빠르다고 알려진 세부 계통인 ‘BA.2.12.1’과 ‘BA.5’는 국내 지역사회에 전파됐다. 20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국내 코로나19 발생 전망’에 따르면 현재 방역수준을 유지해도 7월 중순부터는 신규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선다. 만약 확진자를 7일 동안 의무 격리하는 현 조치를 해제하면 6월 말에 확진자 증가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다. 격리 의무를 유지하는 경우 7월 말 하루 9014명의 확진자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에 전면 격리 해제가 된다면 이 숫자가 4만9411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약 5.5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해외에선 이미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미국은 19일(현지 시간) 10만3537명이 확진돼 2주 전보다 52% 급증했다. 이날 독일과 프랑스의 신규 확진자도 전날보다 각각 5만6000명, 2만7000명 이상 늘었다.○ “오미크론 전파 뛰어넘을 수도”이미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유행의 감소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2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5125명으로 2주 전(2만6700명)에 비해 6.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23일 해제하려던 확진자 격리 의무를 다음 달 20일까지 유지한다. 유급휴가비와 생활지원비 등 격리 관련 지원도 유지한다. 최근 국민 인식 조사에서 격리 의무 해제에 반대하는 응답이 54.7%로 우세했다. 전문가들은 ‘여름 재유행’이 새로운 바이러스 등장과 맞물릴 경우 오미크론 변이를 뛰어넘는 규모의 유행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로선 병상 여유가 충분하지만 오미크론 다음 변이가 전파력이 더 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확진 중고교생 2년 반 만에 등교 시험다만 정부는 중고교 기말고사 기간에는 코로나19 확진 학생의 격리 의무에 예외를 두기로 했다. 형평성을 고려해 코로나19에 확진된 학생들이 등교해 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기말고사를 치르는 코로나19 확진 학생은 KF94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비확진 학생들과 시간 차이를 두고 등교해야 한다. 확진 학생이 시험을 치르는 고사실과 화장실은 별도 건물에 마련하도록 권장했다. 시험을 칠 때 학생들은 최소 1.5m 이상, 칸막이가 있으면 1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는 “확진자 등교 시험의 부담과 책임을 학교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반발도 나온다. 경기 A고 교장은 “확진자 격리 지침이 바뀐 것이 아닌데 확진 학생이 시험 응시를 했다가 교내 확진자가 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되물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분리 고사실 운영 매뉴얼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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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물가 내릴 때까지 금리인상”… 6, 7월에도 ‘빅스텝’ 예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사진)이 17일(현지 시간) “물가가 확실히 내려갈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며 6, 7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시사했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 우려하는 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이 아직 강하다”며 침체가 아닌 ‘연착륙’을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광범위하게 인식된 중립금리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면 그 일을 망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0.75∼1.00%인 미 기준금리를 통상 2.5%로 여겨지는 중립금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모두 없는 안정된 상태에서의 금리 수준을 뜻한다. 빅스텝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이달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단행했다. 월가는 연준이 다음 달과 7월 FOMC에서도 연거푸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FOMC 내에서 광범위한 지지가 있다”며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다면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0.75%포인트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에 부정적이었던 파월 의장이 거듭된 금리 인상에도 현재 8%대인 미 소비자물가가 가라앉지 않으면 자이언트스텝까지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 위험을 높인다는 일각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는 것을 포함해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미국의 역대급 구인난이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져 인플레 압력을 높인다는 점을 거론하며 “현재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 많은 인력이 다시 일터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거듭된 금리인상에도 실업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준(準)연착륙(softish landing)으로 가는 길이 많이 있다. 때로 약간 울퉁불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좋은 착륙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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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물가 확실히 잡을 때까지 금리 인상”…6·7월 빅스텝 예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7일(현지 시간) “물가가 확실히 내려갈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며 6, 7월에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시사했다. 다만 최근 일각에서 우려하는 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노동시장이 아직 강하다”며 침체가 아닌 ‘연착륙’을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광범위하게 인식된 중립 금리의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면 그 일을 망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0.75~1.00%인 미 기준금리를 통상 2.5%로 여겨지는 중립금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모두 없는 안정된 상태에서의 금리 수준을 뜻한다. 빅스텝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이달 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을 단행했다. 월가는 연준이 다음달과 7월 FOMC에서도 연거푸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FOMC 내에서 광범위한 지지가 있다”며 물가 상승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다면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0.75%포인트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giant step)에 부정적이었던 파월 의장이 거듭된 금리인상에도 현재 8%대인 미 소비자물가가 가라앉지 않으면 자이언트 스텝까지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 위험을 높인다는 일각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과정에서 실업률이 소폭 상승하는 것을 포함해 약간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미국의 역대급 구인난이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져 인플레 압력을 높인다는 점을 거론하며 “현재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 많은 인력이 다시 일터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거듭된 금리인상에도 실업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준(準) 연착륙(softish landing)으로 가는 길이 많이 있다. 때로 약간 울퉁불퉁할 수 있지만 그래도 좋은 착륙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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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리랑카 이번주 디폴트 위기… 3중고에 개도국 연쇄 부도 우려

    경제난이 심각한 스리랑카가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후 개발도상국 최초로 이번 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 위기, 유가 상승 등과 맞물리면서 고(高)물가와 화폐 가치 하락, 부채 상환 압박에 몰린 개도국의 연쇄 디폴트를 부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18일까지 내야 하는 2023년, 2028년 만기 달러 채권 이자가 7800만 달러(약 1000억 원)다. 내지 못하면 국가 부도 상태가 된다. 스리랑카가 올해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70억 달러(약 8조9800억 원)에 이른다. 17일 이코노미넥스트를 비롯한 스리랑카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국영 항공사를 팔아서라도 빚을 갚겠다는 뜻을 밝혔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는 전날 “스리랑카항공 민영화를 제안한다. 민영화되더라도 이는 우리가 견뎌내야 할 손실”이라고 말했다. 부채뿐만 아니다. 스리랑카는 석유 의약품 생활필수품이 매우 부족하다. 생필품 수입을 위해 7500만 달러(약 960억 원)가 급히 필요하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휘발유 재고가 하루 치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몇 달은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가 디폴트 위기까지 직면한 데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해 채무가 쌓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돈벌이인 관광 산업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 미국 등이 금리를 올리며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양적 긴축을 본격화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12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 금융 협상이 마무리되고 채무 재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부채 상환을 일시 유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4일 사용 가능한 외환보유액이 5000만 달러(약 642억 원)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디폴트 확률이 커졌다. 스리랑카 외환보유액은 2019년 말 76억 달러(약 9조7700억 원)에서 올 3월 말 19억 달러(약 2조4420억 원)로 줄었고 그나마 남은 외화도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 자금으로 달러화 결제에 사용할 수 없다. 파키스탄 이집트 레바논 페루 터키 등도 상황이 심각하다. 파키스탄 외환보유액은 130억 달러(약 16조6000억 원)로 두 달 치 수입 물품 대금을 지불할 정도고, 코로나19로 관광 산업이 흔들린 이집트는 화폐 가치가 14% 급락해 자본이 빠르게 해외로 빠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는 각각 55%, 69.97%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레바논에서는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IMF와 세계은행(WB)은 “스리랑카 사태가 ‘탄광 속 카나리아’(과거 산업혁명 시대 광부들이 탄광에 카나리아를 먼저 들여보내 갱도 위험을 감지) 같은 징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와 금리 인상이 식량난과 채무 상환 압박을 불러 개도국에는 치명상이 될 수도 있다. 국제 밀 가격은 연초보다 40% 이상 뛰었다. 전 세계 밀 수출량 25% 이상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최근 3위 생산국 인도가 수출을 중단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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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밀 수출 금지에 국제 밀 가격 ‘급등’

    인도 정부의 전격적인 밀 수출 금지 발표 이후 국제 밀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발생한 전 세계 밀 공급 부족 현상이 각국 식량보호주의로 번지며 세계 곡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가격은 장 중 부셸당 12.475달러로 5.9% 올라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는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밀 생산국이다. 그동안 인도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4% 정도를 수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세계 밀 수출량의 25%가량 차지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공급에 차질을 빚자 인도 밀 수출량이 급증했다. 올 4월 인도는 지난해 동월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밀 140만 t을 수출했다. 밀 수출이 늘고 국제 밀 가격이 연초보다 40% 이상으로 뛰자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식량안보를 이유로 13일 밤 곳간 문을 닫았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수출 금지 발표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인도가 식량보호주의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밀 수출 금지 발표가 예년에 나왔다면 시장에 주는 충격은 미미했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올해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인도는 정부 허가 물량은 수출할 수 있다는 등 여지를 남겼다. 이날 세계 최대 밀 수입국에 속하는 이집트는 밀 50만 t을 수입하기로 인도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국가 간 합의이기 때문에 인도 밀 수출 금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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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밀 수출금지… 급등한 국내 과자-빵값 추가 인상 가능성

    인도 정부가 13일(현지 시간) 밤 자국의 식량 안보 확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즉각 금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이집트, 아르헨티나 등도 같은 이유로 팜유와 주요 곡물의 수출을 막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국제 식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요 곡물 생산국들이 잇따라 곡물 수출 금지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중앙 정부의 허가 물량을 제외하고 밀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자국의 식량 확보를 우선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인도는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밀 생산국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인도의 밀 수출량은 전 세계 4% 수준으로 생산량에 비해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국제시장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각국이 대체 물량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140만 t의 밀을 수출했다. 한국은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에서 대부분 밀을 수입하고 있고 인도에서 직접 수입하는 양은 크지 않아 직접적인 피해는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도의 밀 수출 금지로 국제 곡물 가격이 더욱 상승하면 한국도 악영향을 피해 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연초 대비 40% 이상 뛰었다. 국내 식품업계도 밀 사용 비중이 높은 라면과 빵, 과자 제품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태제과와 롯데제과는 지난달 각각 대표 제품인 허니버터칩과 빼빼로의 가격을 13.3% 올렸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2월 빵과 케이크류를 평균 6.7% 인상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내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곡물을 여유 있게 비축해놓을 수 없어 가격 인상 압박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당국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도 식량 위기의 직접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곳간을 걸어 잠근 곳은 인도만이 아니다. 세계 1위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밀의 70%를 수입해 온 이집트는 자국의 밀과 밀가루, 콩 등 주요 곡물 수출을 중단했다. 아르헨티나는 수출세를 올려 수출 장벽을 높였다. 세계화에 역행하는 이 같은 ‘식량 보호주의’가 경제·정치가 불안한 신흥국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날 이란에서는 빵값이 폭등하면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속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가 밀 수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한 뒤 밀가루가 원료인 주요 식품 가격이 최대 300% 급등하면서 시위가 촉발됐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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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대통령 별세에 장제원 특사 파견

    윤석열 대통령이 할리파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전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별세와 관련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사진)을 대통령 특사 단장으로 하는 조문사절단을 15일 파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장 단장과 주UAE 대사, 외교부 간부들로 구성된 사절단은 16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신임 UAE 대통령 등 유족을 만나 윤 대통령과 우리 국민의 애도와 조의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AE는 우리 정부의 대중동 외교 핵심 국가로 꼽힌다. 조문사절단장으로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장 의원을 보낸 것도 이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7년 12월 당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UAE에 특사로 파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장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오래 같이 일해 대통령 마음을 잘 아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주한 UAE대사관을 방문해 할리파 전 대통령을 조문했다. 국가안보실장의 주한 외국공관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은 “한-UAE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3일(현지 시간) 별세한 할리파 전 대통령은 UAE 연방을 세운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 타계 이후 2004년부터 연방 대통령직을 맡아왔다. 새 대통령으로는 할리파 전 대통령의 동생인 무함마드 왕세제가 14일(현지 시간) 선출됐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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