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서강학파’ 이승윤 前부총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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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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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경제시대 고속성장 기여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취임한 1990년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승윤 전 부총리. 동아일보DB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취임한 1990년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승윤 전 부총리. 동아일보DB
이승윤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1931년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석사,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 서울대 상대 조교수를 거쳐 1964년 서강대 경상대 교수로 부임해 1970년 경상대 학장을 맡았다. 고(故) 남덕우 전 총리, 고 김만제 전 부총리와 함께 ‘1세대 서강학파 트로이카’로 불리며 개발경제시대 한국의 고속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6년 제9대 국회에서 유신정우회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1980년 5월부터 1982년 1월까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이때 해외 차관 도입을 통해 석유파동과 대흉작으로 어려웠던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해외건설협회장을 지내며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던 고인은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인천 북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0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내면서 전임 조순 부총리와 달리 성장 기조를 강조했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1996년 15대 총선 불출마 선언 뒤 금호그룹 고문을 맡았다.

고인은 “경제 관료는 끊임없이 경제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총리나 부총리가 자꾸 TV에 나가서 우리 경제 상황이 어떤지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며 “대통령은 각료들을 앞세워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총리도 자꾸 귀찮게 야당을 찾아가서 협조를 구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준수 중국 헝다신에너지그룹 연구원장, 사위 김시현 변호사, 전경훈 삼성전자 사장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6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5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이승윤#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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