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코로나의 ‘貧富국 차별’[횡설수설/김영식]
더보기

코로나의 ‘貧富국 차별’[횡설수설/김영식]

김영식 논설위원 입력 2020-03-02 03:00수정 2020-03-02 03:47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한 인도 최대 크리켓 경기장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에는 10만 명 이상의 인도인이 모였다. 그 수많은 인파 중에 마스크를 쓴 사람은 없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구 13억5000만 명의 인도에서 확진자는 중국에서 온 학생 3명에 불과했고, 이들도 이미 완치됐다. 안전하다고 판단해서인지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행보는 환영 인사들과 포옹할 정도로 거침이 없었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전 세계의 위험도를 4단계 중 가장 높은 ‘매우 높음’으로 올렸다. 어제까지 총 64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그런데 중국과 국경을 접한 14개국 가운데 북한 몽골 부탄 미얀마 라오스 등 8개국의 공식 확진자 수는 ‘0’이다. 보건 위생 인프라가 취약한 가난한 나라일수록 감염병에 더 취약한 게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코로나19는 정반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손 씻기 등 위생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확산국과 비확산국을 보면 좀 다른 양상이다. 인도는 방문자 중 상당수가 유서 깊은 정신세계에 감동 받아 반드시 다시 가고 싶어 하면서도 길거리에서 접하는 위생 문제 때문에 망설일 만큼 위생에 관한 한 열악한 지역이 많다. 중국 접경국은 아니지만 방글라데시도 장티푸스 말라리아 등으로 매년 수십∼수백 명이 죽고, 빈부격차로 병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나라지만 아직 확진자는 없다.


▷몽골은 중국과 국경을 5000km나 맞대고 있다. 그런데도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국토의 대부분이 초원이나 사막이어서 바이러스가 퍼지기 어려운 여건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태 초기부터 국경을 봉쇄한 극약 처방이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주요기사

▷코로나19는 중국에서 발원해 한국 이탈리아와 일본 등 위생 선진국들로 많이 전파됐다. 인도와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확진자가 적은 것은 진단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저온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는 바이러스의 습성 때문에 고온 다습한 이 국가들이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런 모든 이유와 더불어 확진자가 많은 나라는 주요 2개국(G2)의 하나인 중국과 교역이 활발한 국가라는 게 공통점이다. 국가 간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엔 바이러스가 위생의 문턱이 낮은 빈국(貧國)을 주로 공략했지만, 사람의 교류가 활발한 21세기엔 국제화가 많이 된 나라일수록 더 취약해졌으니 바이러스 공습의 역설같이 느껴진다.

김영식 논설위원 spear@donga.com
#코로나19#위생의 문턱#빈국#정반대 양상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