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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완성, 향기… 밀레니얼 세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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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완성, 향기… 밀레니얼 세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입는다

김은지 기자 입력 2020-01-13 03:00수정 2020-0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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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지난해 결혼한 조모 씨(29·여)는 최근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에서 침실에 둘 디퓨저와 베개에 뿌릴 섬유 탈취제를 구입했다. 조 말론 런던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어메니티(객실 내 편의용품)로 사용하는 고급 브랜드다. 두 제품의 가격은 각각 11만5000원(165mL), 8만6000원(175mL)으로 만만치 않지만 조 씨는 “침실에서 좋은 향이 나서 호텔에서처럼 쾌적하게 잠들 수 있다”며 만족했다.

혼자 사는 서모 씨(30)도 핸드워시, 보디샴푸 등 욕실용품으로 ‘바이레도’ ‘르 라보’ ‘이솝’ 등 고급 브랜드 제품들을 주로 사용한다. 핸드워시 가격이 6만 원대에 이르지만 서 씨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누릴 수 있는 호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급 호텔에서 흔히 쓰이는 럭셔리 욕실·방향용품을 집에서 ‘홈 어메니티’로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를 위한 소비’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의 일환으로 욕실용품 같은 소모품마저 고급 제품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고급 브랜드 제품들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같은 용량의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5∼10배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수입사에 따르면 바이레도의 보디·핸드·헤어 제품군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2018년보다 약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르 라보 관련 제품은 약 80%, 조 말론 런던의 홈 프레이그런스 제품들도 40% 가까이 늘었다. LF가 수입하는 프랑스 브랜드 ‘불리1803’이 최근 루브르박물관과 협업한 한정판 향초(24만 원)는 지난해까지만 판매하려 했지만 반응이 좋아 올해 3월까지 판매 기간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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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솝의 포스트 푸 드롭스, 르 라보의 샤워젤, 딥티크의 벨벳 핸드로션.
욕실·방향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찾는 관련 제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조 말론 런던 측은 “예전에는 전통 선호 품목인 디퓨저가 주로 팔렸지만 최근에는 룸 스프레이와 섬유 탈취제를 찾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솝의 ‘포스트 푸 드롭스’는 볼일을 보고 난 뒤 변기에 뿌리는 방향제다. 2015년 처음 제품을 국내에 론칭할 때는 해당 제품이 몇몇 매장에서만 판매됐지만 반응이 좋아 지난해부터는 모든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탈취·항균·방향제 등 국내 향기 제품 시장은 2조5000억 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디퓨저, 향초 등 다양한 제품군이 인기를 끌면서 이 시장이 매년 10%씩 성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향기 산업 규모도 꾸준히 성장세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12년 229억 달러(약 26조5000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향기 시장은 2015년 266억 달러(약 30조8560억 원) 규모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시장 규모가 355억 달러(약 41조1800억 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호텔과 대형 쇼핑몰 등에서는 2030 소비자를 잡기 위해 향기를 하나의 인테리어 장치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수연 롯데백화점 화장품 치프바이어는 “밀레니얼 세대는 향기도 하나의 패션으로 생각한다”며 “자신의 취향과 개성이 반영된 향을 선호하는 경향이 고급 브랜드 제품 선호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왼쪽부터)조 말론 런던의 디퓨저, 바이레도의 튤립마니아 핸드케어 컬렉션, 불리 1803의 레 부지 퍼푸메 향초 루브르 에디션.
향기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은 앞다퉈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해에만 프랑스의 고급 브랜드인 ‘불리1803’과 천연 비누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 브랜드 ‘사봉’, 패션 브랜드 ‘디올’에서 론칭한 고급 향수 브랜드인 ‘메종크리스찬디올’ 등 고급 브랜드 3곳이 새로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프랑스 왕실에 납품한 캔들 브랜드로 유명한 ‘시르트루동’ 팝업 매장을 지난해 중구 본점에 연 데 이어 10일부터는 강남점에 이탈리아 명품 향수 브랜드 ‘아쿠아 디 파르마’ 팝업 매장을 여는 등 새로운 브랜드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향기마케팅 전문기업 센트온의 유정연 대표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해당 공간에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향을 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향수#밀레니얼 세대#스몰 럭셔리#홈 어메니티#방향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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