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날개 단 카카오, 본격 ‘수익창출 시대’ 맞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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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승인으로 1대 주주 올라

“오늘이 카카오에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24일 오후 카카오 관계자의 목소리는 고조돼 있었다.

이날 금융위원회의 승인으로 카카오는 그간 2대 주주에 머물러 있던 카카오뱅크를 사실상 손에 쥐었다. 올해 초 10만 원대에 머물던 카카오 주가는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1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기대가 큰 이유는 카카오뱅크가 그동안 카카오에 끈질기게 따라붙던 수익성에 대한 물음표를 해소해 줄 ‘한 방’이기 때문이다. 2010년 3월 카카오톡이 나오며 카카오의 역사는 시작됐지만 카카오는 더 이상 카카오톡 회사가 아닌 지 오래다. 포털 다음과 카카오게임즈, 멜론, 카카오T, 카카오페이, 카카오벤처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종속회사가 총 92개에 이른다.

웬만한 대기업 부럽지 않은 자회사, 관계사들을 거느린 카카오의 ‘벌이’는 시원찮았다.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수익의 상당 부분을 플랫폼 개발, 재투자 비용으로 지출하면서 실적엔 항상 의문을 남겼다. 지난해 카카오의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000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729억 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률이 3%를 갓 넘는 수준이다. 수익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최근 수년간은 초조한 분위기마저 흘러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에 하나의 날개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다음이라는 광고가 주력인 플랫폼 부문 △멜론, 카카오게임즈 등이 주로 이끌어온 콘텐츠 부문이 매출의 절반씩을 차지했다. 플랫폼 부문이 카카오의 초기 정체성이었다면 콘텐츠 부문은 계속 투자를 늘려가며 넓혀온 분야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이 두 축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축이자 확실한 수익 창출원이 되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통해 수익을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단 최근 2년간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긍정적이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2년이 채 안 된 올해 1분기(1∼3월)에 흑자 전환(영업이익 66억 원)에 성공했다. 지난달 기준 여수신 총액은 약 29조 원, 11일에는 고객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카카오는 단순 개인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넘어선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중은행과 경쟁도 피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마진 영업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은행업에서 과연 카카오가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 업계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곽도영 now@donga.com·김재형 기자
#카카오뱅크#1대 주주#금융위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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