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전사고 줄었지만 적자 늘어… 서울교통公 통합 2年 성과와 한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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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오류 2년간 58건→35건, 안전사고도 17건→6건으로
고객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져
통합전 3850억이던 경영적자, 2년 연속 5000억 넘어 숙제로
미흡한 인력교류도 개선 시급


서울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합정역의 근무자는 역장을 포함해 32명이다. 역장 1명에 18명은 2호선, 13명은 6호선 역을 관리한다. 이들은 모두 서울교통공사 소속이지만 노선에 따라 역무원 수가 다른 것은 과거 2호선은 서울메트로, 6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리했던 ‘흔적’이다.

이달로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통합해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수송인원 세계 2위, 운영 역 수 세계 6위의 대형 도시철도 운영사로 자리 잡았다. 통합 이후 안전사고는 줄고 서비스는 개선됐지만 매년 5000억 원 이상의 경영적자와 미흡한 인력 교류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내부 보고서는 지적했다.

17일 본보가 입수한 서울교통공사 문건 ‘통합 2주년 성과보고’에 따르면 2017년 5월 31일 서울교통공사 출범 후 2년간 안전 서비스 운영 조직을 개선했다.

안전 분야에서는 통합 전 2309억 원이던 안전투자비를 지난해는 3433억 원을 확보해 노후 시설을 개량했다. 안전관리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실행한 결과 2016년 양 공사를 합쳐 58건이던 휴먼에러(인적 오류)는 지난해 35건으로, 안전사고도 같은 기간 17건에서 6건으로 줄었다.

서비스도 개선했다고 자평했다. 과거 서울메트로의 1∼4호선과 서울도시철도공사의 5∼8호선이 따로 관리하던 열차운행시각과 환승역 및 유실물센터, 콜센터 운영도 일원화 체계를 갖췄다. 고객만족도는 2016년 79.3점에서 82.6점으로 올랐다. 이 밖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동차 위치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했고 지하철역 구내 유휴공간에서 농사를 짓는 ‘메트로 스마트팜’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문건은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재무구조가 대표적이다. 2016년 3850억 원이던 경영적자는 2017년5254억 원, 지난해 5389억 원으로 2년 연속 5000억 원을 넘겼다. 최근 5년간 평균비용의 51.3%를 차지한 인건비 같은 경직성 비용이 대규모인 반면 낮은 운임 수준과 무임수송 증가로 손실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2023년까지 4조5082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노후 시설 재투자 비용 수요도 늘어 불안하다고 봤다.

조직은 통합됐지만 인력 교류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1∼4호선과 5∼8호선의 역당 역무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0.1명, 12.9명으로 차이가 크다. 궤도 승무 차량 분야 근무자도 1∼4호선 측이 적게는 1.6배(차량)에서 많게는 12.6배(궤도)까지 많다. 이 같은 불균형은 인력 교류가 부족함을 의미하며 인력 운영도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서울교통공사는 판단했다.

공동 물류 플랫폼, 통합교통서비스 플랫폼(MaaS) 등을 구축해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당복합환승센터와 수서차량기지 등을 개발해 자산 효율성을 늘리려고 시도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울교통공사#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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