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혁명 이끄는 퓨처테크]<상>ET-환경에너지기술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전기차 충전, 초전도 케이블 꽂아 집에서

《10년 뒤 우리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환경, 바이오, 나노기술 등 세 분야는 10년 뒤 가장 많은 혁신이 이뤄질 분야다. 10년 전 정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로 시작한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단과 함께 세 분야에서 미래를 바꿀 주요 기술들의 개발 현황을 살펴본다.》

둥근 미세입자로 CO2만 골라서 잡아내
땅속 상수도관에 전자파 쏴 누수 확인도

2019년 7월 10일. 직장인 A 씨는 일어나자마자 3차원(3D) 영상 모니터를 켠다. 전날 밤 플러그를 꽂아놓은 전기자동차의 충전이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뜬다. 시간이 흘러 퇴근길. 도로가 막힌다는 정보를 본 A 씨는 자가용 대신 폐식용유 버스를 탄다. 잠시 후 A 씨의 휴대전화로 탄소마일리지 5000점이 쌓였다는 문자메시지가 전송된다.

10년 뒤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잡는 기술부터 친환경자동차까지 생활 곳곳에서 첨단 녹색기술이 사용될 것이다. 10년 뒤를 바꿀 국내 환경기술을 살펴본다.

○ 발전소 이산화탄소 90% 잡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산화탄소만 골라 포집하는 것이다. 현재 널리 쓰이는 방법은 아민 용액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녹여 분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가격이 비싸고 폐수가 많이 발생한다. 이산화탄소저감및처리기술개발사업단은 아민 용액 대신 둥근 미세입자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입자 하나의 지름은 0.1mm 폐기물도 거의 없다.

연구팀은 2006년 세계 최초로 파일럿 설비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올 10월엔 경남 하동군에 50만 W급 시험 설비가 완공된다. 세계에서 상용화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단의 이창근 책임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화력발전소에서 1년 동안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중 80∼90%를 잡아서 저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t당 처리비용을 90달러(약 11만3000원)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 만들어

미래에는 초전도 케이블을 꽂아 집에서 간편하게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게 될 것이다. 초전도체는 영하 196도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져 전력 손실이 거의 0이 된다. 낮은 전력으로 더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다. 초전도 케이블이 없다면 가정에서 전기자동차를 충전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은 2년 전 전력을 5배 이상 흘려보낼 수 있는 초전도 케이블을 개발했다. 올해 말 전북 고창 전력시험센터에 1GW급 초전도 케이블을 시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연구단의 조전욱 책임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은 “전자파도 95% 차단한다”고 설명했다.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기술도 나온다. 국내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는 한 해에 5만 t 정도. 승용차 100만 대를 바이오디젤로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 이진석 센터장(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산 함량이 50% 이상인 악성 폐유지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국내 경유에는 현재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디젤이 1.5% 섞여 있다”면서 “2015년 이후 이 비율이 7%까지 늘 것”이라고 말했다.

○ 인공위성으로 한반도 물 관리

수자원의지속적확보기술개발사업단은 2006년 인공위성을 이용해 한반도 물 순환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가령 한강에 비가 내리면 이 중 대기로 증발하는 양, 토양에 흡수되는 양, 지하수로 흘러가는 양을 계산한다. ‘강수 확률 40%, 예상 증발산량 5mm, 토양 수분 30%’처럼 일기예보가 훨씬 정확해진다. 야외활동이나 작물 재배에도 참고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도료를 더 내는 일도 사라진다. 사업단은 땅속에 묻는 상수도관에 전자파를 쏴 상수도관이 파손되거나 내부에 균열이 생겼는지 알 수 있는 상수도관 누수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경기 평택 김포 성남시, 대전 등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김승 단장은 “경제적으로 수천억 원의 효과를 낼 것”이라며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을 통해 국내 연구 수준이 한 단계 향상됐으며 미래 기술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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