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줌인]방송3사 '스타 모시기'

입력 2001-02-07 18:37수정 2009-09-2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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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태양은 가득히
요즘 각 방송사마다 ‘캐스팅 비상’이다.

아침드라마, 저녁 일일극, 미니시리즈, 주말극까지 새 드라마는 줄을 서 있는데 주연급 연기자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최근 한국 영화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TV스타들이 여의도에서 충무로로 떠났기 때문.

한 연예인을 놓고 경쟁사는 물론, 같은 방송사 PD끼리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기 일쑤다. KBS의 주말극 ‘태양은 가득히’는 후속 드라마의 주연이 결정이 안돼 종영을 2주 늦췄다.

비중있는 연기자를 주연급으로 확보한 PD에게 경쟁사 PD가 “주연 배우 좀 나눠쓰자”고 매달리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진다.

후속 드라마에서는 바로 전 작품의 주인공을 연거푸 주연으로 캐스팅하지 않는다는 ‘불문률’ 마저 깨졌다. KBS의 아침드라마 ‘내일은 맑음’의 남자 주인공인 이창훈은 이 드라마의 후속인 ‘꽃밭에서’에서도 또 주인공이다. 한솥밥을 먹는 PD들조차 “솔직히 이건 말도 안되는 캐스팅”이라고 혀를 찬다.

반면 오라는 곳이 많다보니 양손에 ‘떡’(드라마 기획안)을 쥔 스타들은 즐겁다. 막판까지 저울질하다가, 심한 경우에는 촬영에 들어가고 나서도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난다.

PD들은 농담삼아 “등에 칼자욱이 한 두개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수없이 등에 ‘배신의 칼’을 맞았다는 얘기다. ‘후일’을 생각하면 함부로 화도 못낸다.

스타의 ‘몸값’도 치솟았다. 주연급의 경우 한 편당 수백만원선.

스타를 거느린 매니지먼트사의 입김도 세졌다. 대표적인 것이 ‘끼워팔기’. PD들은 매니저들로부터 스타 출연의 대가로 같은 소속사의 신인 두세명을 써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한 예로 톱스타 S양과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P군은 ‘끼워팔기’로 S의 연인역을 맡아 얼굴이 알려진 뒤 타 방송사 드라마에 잇따라 등장했다.

이런 ‘기형적’인 현상이 빚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드라마가 ‘기형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3사가 하루에 방영하는 드라마는 무려 15편(월요일기준).

한 때 방송사들이 드라마 과당경쟁이 방송의 저질화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일일연속극 폐지를 결의하기도 했지만 시청률 경쟁과 함께 없던 일로 돼 버렸다.

한 중견PD는 “제작 여건을 감안할 때 드라마는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야 된다”며 “하지만 광고가 제일 잘 붙는 드라마를 어느 방송사가 포기하겠느냐”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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