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 타고 태안 도착한 중국인…中탈출 반체제 인사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7일 21시 22분


톈안먼 사태 이후 수차례 투옥된 둥광핑 씨
25일밤 태안 앞바다서 발견, 해경 조사중
2019년엔 대만 진먼섬까지 헤엄치다 잡혀

사진=셩쉐 엑스(X·옛 트위터)
사진=셩쉐 엑스(X·옛 트위터)
고무보트를 타고 충남 태안 앞바다를 통해 대한민국 영해로 진입했다가 해경에 붙잡힌 중국 국적 남성의 신원이 중국 공산당 비판 활동으로 수차례 투옥됐던 반체제 인사 둥광핑(68)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둥광핑은 전날 밤 고무보트를 이용해 서해를 건너 한국에 도착했으며 현재 충남 태안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그의 지인들과 변호인이 밝혔다.

앞서 전날 태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9시 36분경 충남 태안군 서격비도 북서쪽 약 18㎞ 해상에서 수상한 고무보트가 발견됐다.

태안해양경찰서는 “어선 선장들이 서해상에서 미확인 고무보트를 발견해 신고했다”며 중국 국적 남성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NYT는 해당 남성의 성과 출생연도가 둥광핑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둥광핑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중국 탈출을 시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과거에도 태국과 베트남으로 도피했다가 중국으로 송환된 적이 있고, 2019년에는 대만 관할 진먼섬까지 헤엄쳐 가려다 구조된 뒤 다시 중국 당국에 넘겨졌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고위 관료 집안 출신으로 태어난 둥광핑은 경찰과 군 복무를 거친 뒤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 관련 서한에 서명한 뒤 경찰에서 해직됐고 이후 ‘국가정권 전복 선동’ 혐의 등으로 수차례 복역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지난 2022년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둥광핑이 장기간 구금과 감시, 출국 제한 등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2015년 가족과 함께 태국으로 탈출해 유엔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고 캐나다 정착 허가까지 받았지만, 출국 직전 태국 경찰에 체포돼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이후 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둥광핑의 지인인 중국계 캐나다 활동가 셩쉐는 NYT에 “그는 모든 것을 잃었다”며 둥광핑이 지난 2023년 제트스키를 타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 권핑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둥광핑의 가족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인들은 그가 최종적으로 가족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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