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필리핀에 해군 호위함을 수출하기 위한 실무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21일 살상 무기 수출을 허용키로 한 뒤 한 달도 안돼 무기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중고 무기들을 무상 또는 저가로 우방국에 제공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자위대 정비 기지’를 해당국에 설치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인도태평양에서 작전 거점을 넓혀 대(對)중국 견제력을 높이려는 목적의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은 전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일본 해상자위대의 중고 호위함 수출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부는 지난달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하면서 살상 무기 수출의 길을 텄는데 첫 수출 성사를 눈 앞에 둔 것. 필리핀에 이전이 추진되는 함정은 아부쿠마급 호위함으로 대잠수함·대함 미사일과 어뢰 등을 갖춰 범용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국은 해상자위대의 훈련기 ‘TC90’ 수출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살상 무기 수출이 가능해지면서 중국의 군사 영향력 확대에 위협을 느껴온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관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필리핀 외에도 인도네시아가 중고 잠수함에, 뉴질랜드가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호위함 개량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수출이 성사되면 일본 자위대가 작전 반경을 확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닛케이는 “필리핀이 아부쿠마급 함정을 도입하면 해상자위대 함정을 다룰 수 있는 거점을 해당 국가에 둘 수 있다”며 “자위대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늘려 유사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6일 필리핀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 파오아이에서 열리는 미군과 필리핀군 주도의 연합군사훈련인 ‘발리카탄’ 현장을 참관할 예정이다. 여기서 일본 자위대는 ‘88식 지대함 유도탄’을 사용해 적으로 가정한 퇴역 함정을 격침하는 상륙 저지 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필리핀에 상륙할 경우를 가정한 훈련에서 일본 자위대가 앞장을 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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