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싸움’ 국면”…이란 전쟁, 군사 해법 한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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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4월 24일 11시 11분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란 국기를 들고 모여 있는 모습. 벽면에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Getty Images
테헤란 발리아스르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란 국기를 들고 모여 있는 모습. 벽면에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Getty Images
이란 전쟁이 전면 충돌에서 벗어나 미국과 이란 간 ‘기싸움’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군사적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은 시간과 경제적 압박을 무기로 대치를 이어가는 구조다.

2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이란 고위 당국자가 소셜미디어 X에 “병력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저 동굴에 숨어 침략자들을 초토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분 만에 트루스소셜을 통해 “기뢰를 부설하는 선박은 격침하라”고 맞대응했다.

양측이 군사 행동보다 메시지를 앞세우면서 전쟁 양상도 변하고 있다. 실제로 SNS를 통한 공개 발언과 대응이 이어지며 심리적 압박과 신호전 성격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무기한 연장한 이후, 전면 폭격 대신 위협과 경고, 해상에서의 국지적 충돌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대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 전면전 가로막는 경제적·군사적 부담

표면적으로는 강경 발언이 쏟아지지만, 실상은 양측 모두 전면전을 지속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Suzanne Maloney) 부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경우 미국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전략적 비용이 크다며 “상황이 빠르게 교착 상태로 빠져들었다”고 진단했다.

군사적 해법도 쉽지 않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Seth G. Jones) 국방·안보 부문 소장은 공습만으로는 이란의 군사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해협을 강제 개방할 경우 미 군함 격침이나 병력 피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결국 남은 건 ‘시간 싸움’…유일한 출구는 협상

이런 구조 속에서 전쟁은 군사 충돌보다 ‘누가 더 오래 견디는가’를 겨루는 버티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양측 모두 상대보다 더 오래 경제적 압박을 견딜 수 있다고 판단하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세스 존스 소장은 현재 상황을 “일종의 치킨 게임”이라고 표현하며, 군사 수단만으로는 “영구적인 해결책에 도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동연구소의 브라이언 카툴리스(Brian Katulis) 선임연구원도 현재 상황을 두고 “외교와 해상에서의 힘겨루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불균형 상태”라고 평가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유일한 출구로 꼽는다. 군사적 교착과 경제적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를수록, 외교적 타협 외에는 현실적인 선택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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