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발 변동성 커진 증시
원칙 투자 위한 구조 갖춰야
주식과 채권으로 80% 구성
남은 20%는 금, 현금 보험에
Q. 중동발 지정학적 우려와 금리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이런 변동성을 활용해 더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할지, 아니면 가만히 상황을 지켜봐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영란 SC제일은행 침산동지점 팀장A. 증시가 오를 때 투자자들은 조급함과 확신이라는 두 감정 사이를 오간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단순히 현금을 들고 있는 건 손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포모(FOMO)는 행동을 부추긴다. 수익이 쌓일수록 멈춰 있는 현금성 자산은 마치 손실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투자에 있어 진정 경계해야 할 순간은 시장이 급락하는 국면이 아닌, 아무 문제없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처럼 보일 때다.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위험 요인을 간과하고 추세 자체에 믿음을 갖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하락장에 접어들었을 때는 불안과 공포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성급한 매도로 이어지고, 이는 낙폭을 더욱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자에게서 수익보다 손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손실 회피’ 성향이 발견된다. 이로 인해 원하지 않았던 장기 투자자가 되거나, 가장 불리한 시점에 시장을 떠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곤 한다.
투자자들이 요즘 많이 범하는 오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수익이 곧 자신의 실력이라는 믿음이다. 유동성이 시장을 끌어올리는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성과를 가르는 핵심은 상승장에서의 수익보다 하락장에서 얼마나 잘 지켰는지 여부다.
둘째, 시장의 변동성 축소를 리스크 감소로 받아들인다. 시장이 안정적일수록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많아진다고 한다. 레버리지 투자가 많이 쌓인 상황에서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순간, 숨겨져 있던 취약성이 한꺼번에 드러나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길 수 있다.
셋째, 집중이 곧 효율이라는 확신이다. 요즘처럼 반도체 업종이나 전쟁 관련 테마가 수익을 주도하는 구간에서는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집중 투자는 ‘양날의 검’이다. 상승장에서는 효율적일지 몰라도 하락장에서는 그만큼 손실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단순한 원칙을 세운다면 이런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가령 ‘5-3-1-1’ 전략처럼 자산별 투자 비중을 정해 두는 방법도 있다. 우선 전체 자산의 50%는 주식에 배분하되, 특정 테마나 업종에 집중하기보다 성장주, 배당주, 가치주를 고루 담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국내 주식에 더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을 함께 담으면 지역과 통화의 분산으로 포트폴리오가 단단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전체 자산의 30%는 우량 채권으로 구성한다. 단 채권 투자는 자본 차익보다는 이자 수익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 단기 혹은 중기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금리 민감도를 낮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남은 20% 중 절반은 금과 같은 대체자산에 배분한다. 이것은 이번 미국과 이란 간 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다. 보험은 평소에는 비용이지만, 위험이 현실화됐을 땐 그 가치가 분명해진다. 남은 10%는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에 대비해 현금으로 비축해 두는 것이 좋다.
이런 자산 배분의 진가는 시장이 흔들릴 때 드러난다.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에 기반한 투자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명한 투자의 출발은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갖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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