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불발시 내일 4시간동안 교량-발전소 초토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7일 05시 36분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 ‘합의 시한’ 재확인
“내 생각엔 잘 되고 있다” 협상 진전 시사도
합의 조건으로 호르무즈 개방-핵포기 제시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그들(이란)은 내일 밤 8시까지 시간이 있다”며 “그 이후엔 교량도, 발전소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발전소 등 이란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미 동부 시간 기준 6일에서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하루 늦춘 바 있다. 이날 이를 다시 확인하며 미국과 합의하지 않는다면 이란의 산업·통신·행정 등을 마비시킬 수 있는 발전소 공격 등을 감행해 초토화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과 상대하고 있는데, 내 생각엔 잘 되고 있다”며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명확한 공격 시한을 못 박은 최후통첩성 발언으로 긴장을 유발하는 동시에 합의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 이는 이란이 여전히 강경한 자세로 미국에 맞서는 상황에서 공격 유예 시한 직전까지 상대를 최대한 압박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일 밤 12시까지 4시간 동안 이란 교량·발전소 초토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이란) 전역을 하룻밤 만에 없앨 수 있다”며 “그 밤은 내일(7일) 밤이 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또 ‘특정한 민간 표적을 가지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그건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린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한다면 내일 밤 12시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을 초토화할 수 있다”며 “이란의 모든 발전소를 가동 불능 상태로 만들고, 불타게 하고, 폭발시키고,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말 그대로 완전한 파괴”라며 “그건 내일 밤 12시까지 4시간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에 대한 공격 명령만 내리면 수 시간 안에 이미 확보 중인 표적들을 제거해 작전을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은 전기 공급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혀 군사체계는 물론 산업, 통신, 행정 등도 마비시킬 수 있다. 사실상 한 나라의 ‘신경’을 끊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채널A 방송화면 캡쳐
트럼프 대통령. 채널A 방송화면 캡쳐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은 내일 오후 8시까지 시간을 갖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앞서 지난달 21일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내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을 초토화하겠다며 밝힌 뒤, 이후 이 최후통첩을 3차례나 더했다. 보름 사이에 4차례나 최후통첩을 날린 것. 이날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고 밝힌 건, 이란에 마지막 기회란 의미를 강조하며 무조건 합의에 나서라고 압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전날 유예 시한을 하루 늘린 것을 두곤 “부활절 다음 날이라 그렇게 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해선 이란과의 협상에서 “매우 큰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또 이란과의 합의에는 “석유 및 다른 모든 것의 자유로운 통행을 원한다는 점이 포함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합법적인 주권 행사를 주장하며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단 의미다. 그는 ‘이란과의 분쟁을 이란에 해협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끝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란이 아닌, 미국이 통행료를 부과하는 건 어떻냐”고 반문하며 수용할 수 없단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CBS방송 인터뷰에선 “그건(고농축 우라늄) 너무 깊숙이 묻혀 있어 누구도 반출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발을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그는 이란의 핵포기도 합의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우리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도록 두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라늄 농축이나 핵무기 개발 등을 허용하진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 다만 이 같은 주장에도 이란 핵 문제는 그의 자신감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특히 큰 사안으로 꼽힌다. 450kg(핵무기 10기 분량)에 해당하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이 제거 또는 통제되고 있다는 발표는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김정은으로부터 보호해주는데, 韓 우릴 안 도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거론하며 파병 등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번 토로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종이호랑이’라고 조롱하더니 “그들은 우리를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더니 “한국도 우릴 돕지 않았다”면서 한국, 일본, 호주 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특히 그는 “우리는 한국에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핵무기를 잔뜩 가진 김정은의 바로 옆, 험지에 병력 4만5000명을 두고 있다”고도 했다. 2만8500명 수준인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부풀리며 사실상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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