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이직 관리의 해법은 ‘맞춤 설계’다

  • 동아일보

미국 소매 체인 20곳 대규모 연구
이직 유발 요인, 상권 및 직원마다 달라
이직 줄이려면 다양한 변수 고려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현장 서비스 노동자의 높은 이직률은 소매기업의 오랜 골칫거리다. 관리자는 끊임없이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된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학회(SHRM)와 갤럽에 따르면 현장 직무의 인력 교체 비용은 연봉의 50∼200%에 달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일정한 해법이 통용돼 왔다. 근무표를 일찍 공지하고, 예측 가능한 스케줄을 제공하면 이직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주요 소매 체인 20곳, 직원 130만 명을 대상으로 2억8000만 건의 근무 시프트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통념은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연구진은 166개의 스케줄링 변수를 분석해 실제 이직을 예측하는 핵심 요인을 도출했다. 스케줄링 품질은 근무 일정의 일관성, 예측 가능성, 직원의 통제력, 신체적 피로도, 공정성 등 다섯 가지 차원으로 측정됐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이직을 유발하는 요인이 기업, 지역, 직원 유형에 따라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고객 회전율이 높은 식료품점이나 편의점에서는 짧은 시프트 간 휴식 부족과 신체적 피로가 퇴사의 주요 원인이었다. 반면 수수료 기반의 패션·화장품 매장에서는 동료와 비교해 근무 배정을 공정하게 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같은 기업 안에서도 차이는 컸다. 저소득 상권에서는 피로 요인에 더 민감했고, 고소득 상권에서는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직원 유형별 차이도 뚜렷했다. 파트타임이나 신규 직원은 연속 근무 일수와 불안정한 출근 시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았고, 풀타임으로 일하는 장기 근속자는 일관된 소통과 공정한 배정을 더 중시했다.

연구 대상이 된 20개 기업의 연간 직원 유지율은 최저 30%에서 최고 73%까지 큰 편차를 보였고, 평균은 52%에 그쳤다. 예측 가능성이 높은 매장의 월간 이직률은 약 5% 수준이었지만, 근무 일정이 1주일 미만 단위로 공지되는 매장은 7∼8%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기업이 이미 보유한 출퇴근 기록, 근무 패턴, 스케줄 변경 승인 내역 등을 활용해 매장별 이직 요인을 진단하고, 파일럿 실험을 거쳐 4단계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실험의 한계도 밝혔다. 데이터는 패턴을 보여줄 순 있지만 직원이 육아를 병행하는지, 장거리 통근을 하는지는 현장 관리자만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판단과 공감이 결여되면 어떤 정교한 분석도 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로 변경 요청 승인율이 약 3분의 2에 그친 한 기업이 의외로 연구 대상 중 가장 낮은 이직률을 기록했다. 모든 요청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현실과 직원의 필요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관리 역량이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직원의 스케줄링 역시 현장의 데이터와 맥락에 기반해 설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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