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된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23 ⓒ 뉴스1
정부가 중동 사태 장기화로 확산되고 있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에 선을 그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물량을 확보하고, 다음 달 중순 비축유 방출까지 병행하면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세계적 에너지 대란이 현실화되면 정부의 국민이 짊어져야 할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양기욱 산업통상부 자원안보실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1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국제유가 상승 속도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더 가파른,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다음 달 국내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양 실장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도입하기로 한 2400만 배럴 중 400만 배럴은 이달 말과 다음 달 1일 두 번에 걸쳐 들어오고, 1800만 배럴도 4월 초·중순부터 입항이 시작될 것”이라며 “4월 도입 물량이 (평소보다)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대체 물량을 확보 중이고, 다음달 중순 비축유 방출 계획도 있는 만큼 전체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축유 방출은 민간이 보유한 원유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에 맞춰 이뤄질 계획이다. 러시아산 원유 도입 방안은 국내 정유사들이 품질 문제와 금융 결제 리스크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나프타 공급 부족으로 확산되는 석유화학 업계의 가동 중단 우려에도 대응하고 있다. 플라스틱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현재 4월 말 또는 5월까지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추산된다. 양 실장은 “(석유제품) 수출 제한, 비축유 공급, 긴급 수급 조정 명령 등을 병행하면 대응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주요 자원국과의 공조도 강화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달 9일부터 이날까지 사우디·UAE·카타르·유럽연합(EU)·필리핀 등과 연쇄 회담을 갖고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한 양자·다자 협력을 논의했다.
한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은 현 수준에서 동결된다. 한국전력은 이날 연료비조정단가를 직전 분기와 같은 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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