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해마다 돌아오지만 우리의 시간은 되감기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봄은 더 새롭고 더 아깝다. 이 시는 우리의 방심을 단박에 들춰낸다. 자연은 사계절을 왕복하지만 인간의 시간은 편도다. 되감기 버튼도 없다. 흔히 ‘백 년 인생’이라 말하지만 시인은 고개를 젓는다. 오래 사는 이는 드물고, 꽃 피는 자리에서 마음껏 취할 기회는 더더욱 드물다는 것이다. 시인은 가진 게 넉넉지 않아도 즐거움 앞에 핑계를 내세우지 말라고 한다. 우리는 방탕해서가 아니라, 너무 성실해서 작은 즐거움조차 곧잘 미루곤 한다. 메모장엔 회의가 가득하고, 가계부엔 ‘계획’이라는 이름의 숫자만 남는다. ‘꽃 앞에서 취할’ 여유는 ‘다음에’로 넘겨진다. 꽃 피고 새 우는데 우리는 그 앞에서 ‘바빠서’라는 표정을 지은 채 지나간다. 친구를 만나고, 음악 한 곡을 끝까지 듣고, 제철 과일 한 접시를 사는 일조차 무심하게 지나친다.
이 시는 삶의 작은 결심을 북돋운다. 돈보다 마음을 먼저 쓰라고 타이른다. 여유가 생기면 즐길 게 아니라,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지금 만들라고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단한 성취가 아니라, ‘다음에’로 밀려난 하루의 기쁨을 오늘로 당겨 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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