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벌어진 중동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이슈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주식 시장은 역대급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높아진 시장 변동성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인한 올해 1∼2월 한국 증시의 압도적 상승 이후의 반작용 때문이다. 연초 4,200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2월 말 6,300을 돌파했다. 불과 두 달 만에 코스피가 5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은 보합 수준, 아시아에선 일본과 대만 증시가 20% 내외 상승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 성과다. 즉, 우리 시장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 구간에서 더 큰 하락을 보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둘째, 이란의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고유가 장기화 우려다. 최근 조정 과정에서 하락 폭이 컸던 아시아 3개국은 한국, 일본, 대만이다. 모두 중동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다. 중국도 순에너지 수입국이지만 러시아와 이란 등 제재 국가 원유 수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번 사태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해당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
셋째,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이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수입국은 더 많은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 산유국으로 들어간 달러 자금은 미국 금융시장으로 다시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높은 신흥국의 달러 유동성은 얇아질 가능성이 있다. 고유가는 한국과 같은 에너지 수입국의 물가·환율을 밀어 올리게 되고, 이는 해당국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고유가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다. 고유가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금리의 상방 압력을 높인다. 이는 중산층의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고, 금리 인상 가능성은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지금 글로벌 주식시장의 랠리가 AI 투자 확대 사이클이 원동력임을 생각할 때,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상승 압력은 주식 시장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주식 시장의 향방은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고유가 장기화 여부가 핵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위협 제거 이후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며 단기 고유가는 감내할 만한 대가라고 한다. 한편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한시적 허용,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의 호위 검토 등 유가 급등에 따른 자구책을 쓰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가의 장기화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란전 장기화 여부와 유가의 향방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해당 이슈가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고유가에 따른 시장 변동성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 국면에서는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 지금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이슈를 예상해 두려움에 팔고, 반등 구간에서 고점 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때, 기존 주도주와 지수를 분할 매수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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