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발생한 쿠웨이트 이어 조치
미군기지 둔 모든 중동국 철수 지시
이란, ‘저항의 축’ 활용해 전선 확대
미사일 맞은 주이라크 美대사관 옥상
14일 피격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건물 옥상을 대사관 직원들이 살펴보고 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의 무장단체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바그다드=AP 뉴시스
이라크의 친(親)이란 무장단체가 주이라크 미국대사관을 공격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미 행정부가 중동지역에서 자국민에 대한 철수령을 확대했다. 미군기지 공격으로 전사자가 발생한 쿠웨이트에 이어 이라크에서도 대피령을 내린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 등 미군이 주둔 중인 대부분의 중동 국가는 대사관 업무도 중단했다.
14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란 및 이란과 연계된 무장단체가 이라크 내 공공 안전에 주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모든 미국 국민은 즉시 이라크를 떠나라”고 통보했다. 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외교시설, 미국 기업, 미국이 운영하는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납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미국인 개개인은 표적이 돼 있다”고 경고했다. 대피 경로와 관련해선 “이라크 영공이 폐쇄되고 상업 항공편이 운항되지 않고 있다”며 “육로로 대피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미국 정부는 “외부 활동을 삼가고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권고만 내릴 뿐 대피를 지시하진 않았다. 그런데 이날 새벽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건물 옥상 헬기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친이란 무장단체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 미국대사관 폭발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이스라엘에 비해 군사력이 열세인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 공격에 나서는 가운데 일명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친이란 무장세력을 동원해 후방을 교란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들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 예멘 후티와 더불어 ‘저항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미-이란 전쟁 직후 이라크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점을 이용해 미국,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늘리고 있다. 앞서 이들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구 내 아르빌 미군기지 및 영사관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라크에 자국민 철수령을 내린 것은 2019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바그다드 일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이후 7년 만이다. 당시에는 쿠웨이트나 사우디 등 인접국 대사관은 운영을 지속했지만, 이번엔 미군기지가 있는 모든 인접국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에도 철수령이 내려졌다. NYT는 이번 철수령이 “이란 전쟁이 국경을 넘어 확산 중이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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