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9년 만에 전기료 개편… 원전 재가동-송전망 확충도 서둘 때

  • 동아일보

서울 시내의 오피스텔의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서울 시내의 오피스텔의 전기계량기 모습. 뉴스1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를 반세기 만에 개편한다. 1977년 ‘계절·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비쌌던 낮 시간대 요금을 1kWh당 최대 16.9원 인하하고, 밤 시간대는 5.1원 인상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요금제 개편에 나선 것은 낮에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4시간 가동하는 석탄화력발전 등을 기반으로 설계된 기존 요금제는 밤 시간대 요금을 낮보다 35∼50% 싸게 책정해 전력 수요를 분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태양광 비중이 커져 낮 시간대 전력 공급에 여유가 생겼고, 기업들의 전기료 할증 부담을 줄여주더라도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개편으로 대기업은 평균 1kWh당 1.1원, 중소기업은 2.7원의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원가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이 정도로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최근 몇 년 사이 70% 이상 올랐는데, 2024년 기준으로 중국보다 47%, 미국보다 57% 비싼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생산 단가부터 완벽히 불리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 역량을 확대하는 것은 ‘탈탄소’ 시대에 맞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다만 외부 환경에 따라 효율성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정부는 작년 11월 재가동을 결정한 고리 원전 2호기부터 가동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설계 수명이 2029년까지 종료될 예정인 다른 원전 9기도 수명 연장을 차질 없이 논의해야 한다. 자치단체 간 갈등과 주민 반대 등에 얽혀 표류 중인 송전망 확충 역시 속도를 높여야 한다. 반도체 등 핵심 산업기지에 값싼 전기를 공급할 최적의 에너지 믹스 전략이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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