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격 막힌 美, ‘301조’ 내세워… 韓 전자-車-철강 등 조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3일 04시 30분


[美 “한국 301조 조사”]
‘상호 관세’ 美 대법 판결로 무효화… ‘글로벌 관세’는 150일까지만 유효
美 “韓 무역흑자 과잉 생산 덕” 주장… ‘301조’ 조사 명분으로 내세워
여한구 “위헌 결정前 관세 수준 될듯”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16개국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한 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사실상 회복하려는 의도다. 미국 측은 전자장비,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 대다수를 지목하며 무역흑자 전반을 문제 삼았다.

미국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글로벌 관세 10%를 150일간 한시 부과하면서, 그사이 미국을 상대로 무역수지 흑자를 올린 국가를 조사해 관세를 재부과하는 일종의 ‘브리지 관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관세율도 7월부터 미 연방대법원 판결 전인 15%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美 301조로 상호관세 회복”

11일(현지 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 등 16개국을 상대로 개시한다고 밝힌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가 미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자 무역법 122조를 즉각 가동했다. 전 세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이 조치는 의회 승인이 없는 한 150일까지만 유효하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유효기간이 끝나는 7월 24일 전까지 무역법 301조 조사를 마치고 상시 관세 체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조사에는 12개월 안팎이 소요되지만 타임라인을 맞추기 위해 이번 조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미 USTR은 이달 1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조사 국가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받은 뒤 5월 5일 공청회를 개최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은 IEEPA 외에) 다른 법적 수단을 활용해 (관세율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위헌 결정 이전의 관세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미 무역수지, 301조 조사 쟁점”

미국은 한국의 지속적인 대미 무역수지가 구조적인 과잉 생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산 규모를 과도하게 늘린 뒤 저가 수출 공세로 막대한 무역 흑자를 올리고 있다는 논리다. USTR은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 사실을 연방관보에 게재하면서 “한국의 무역 흑자는 2024년 520억 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2023년 100억 달러 적자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라며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는 2024년 한 해 동안 560억 달러로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미국에 보낼 의견서에 대미 투자를 늘리는 과정에서 중간재 수출 등이 늘어나 불가피하게 무역수지가 증가했다는 점을 설명할 방침이다.

미국은 12일 오후 약 60개국을 대상으로 별도의 301조 조사에 착수한다.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여 대미 무역수지를 늘린 국가들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한편 이날 한미 관세협상의 후속 조치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상호관세를 넘어서는 추가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투자 규모가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미국에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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