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반도체 가격 6개월만에 반등… “딥시크 등장에 수요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3일 03시 00분


지난달 DDR5 가격 1.3% 올라
딥시크 이후 ‘가성비 AI’ 수요 급증
범용 반도체 시장 확대로 이어져
中 소비진흥 정책도 긍정적 영향

범용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6개월 만에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에만 집중됐던 반도체 수요가 범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으로 최첨단이 아닌 일반 서버, 컴퓨터에서도 AI 학습 및 개발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16Gb의 가격은 3.80달러로 전달 대비 1.33% 상승했다. 지난해 8월부터 하락세를 거듭하다가 반년 만에 상승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만 해도 올해 상반기(1∼6월)까지 범용 반도체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등한 것만으로도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DDR5는 PC, 스마트폰, 서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D램 모델이다. 트렌드포스는 “구형인 DDR4는 가격이 여전히 낮지만 DDR5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라며 “설 연휴 딥시크 소식 이후 DDR5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메모리 시장은 고부가가치로 대표되는 HBM과 범용 DDR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었다. DDR의 주요 수요처인 PC, 스마트폰 시장이 지지부진한 반면 HBM은 AI 시대를 맞아 초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딥시크 등장 이후 적은 비용으로도 수준 높은 AI를 구현할 가능성이 열리며 범용 반도체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범용 반도체의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서 저가형 AI 모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이 HBM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키운 것도 DDR5 시장에서 공급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의진 KB증권 연구원은 “HBM 생산 능력 증가에 따라 DDR5 공급 증가는 제한적”이라며 “재고가 특히 적어 DDR5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소비 진흥을 위해 실시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것을 새것으로 바꿈)’ 정책이 범용 반도체 시장 회복의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이구환신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낡은 소비재를 새것으로 교체할 때 중국 정부가 20%가량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가전 및 정보기술(IT) 기기 소비가 확대되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늘어나는 것”이라며 “지난해 이구환신 정책에 따른 메모리 재고 감소 효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시장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DR5#범용 반도체#딥시크#가성비 AI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