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진 네오젠TC 대표는 국내 최초로 폐암, 유방암, 간암 등 고형암 대상으로 4세대 항암제인 종양침윤림프구(TIL) 면역세포 치료제와 관련해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네오젠TC 제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암 치료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암 치료제는 1세대인 화학 항암제부터 시작해 2세대 표적 항암제, 3세대 면역 항암제로 발전했는데 최근에는 4세대인 면역세포 치료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면역세포 치료제는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거나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면역세포인 T세포를 이용하는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가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CAR-T 치료제는 혈액암 치료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 반면 폐암, 유방암, 간암 등 고형암 치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엔 대안으로 종양침윤림프구(TIL) 치료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TIL은 종양 조직에 들어가 있는 림프구를 의미한다. TIL을 직접 채취한 뒤 외부에서 림프구 속 면역 T세포를 활성화하는 촉진제를 사용해 배양한다. 이렇게 배양된 TIL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면 종양 세포만 공격하는 치료제로 변신하는 것이다. 여러 암세포 항원에 동시에 반응할 수 있어 다양한 변이를 가진 고형암 치료에 효과적이다. 국내 최초로 TIL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이희진 네오젠TC 대표를 만나 TIL 치료제의 특징과 전망에 대해 알아봤다.
―기존 고형암 치료제와 비교할 때 어떤 효과가 있나.
“TIL 치료제는 암세포에 침투한 환자 자신의 T세포를 활용해 고형암 맞춤형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고 환자 맞춤형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장점이 있다.”
―CAR-T 치료와 다른 점은.
“CAR-T 치료는 혈액에 돌아다니는 T세포를 활용한 것이라 주로 혈액암 치료에서 좋은 효과를 보인다. 반면 고형암의 경우 암세포가 암항원, 종양항원, 신생항원 등 여러 가지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어 CAR-T세포가 암세포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 TIL 치료제는 종양에서 직접 림프구를 채취하기 때문에 종양에 존재하는 다양한 항원에 반응할 수 있어 암세포의 변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고형암 치료에 적합하다.”
―TIL 치료제 연구와 관련해 국내서 네오젠TC가 독보적인 이유는.
“TIL 치료제 연구는 허들이 높다. 우선 환자별로 종양의 종류와 림프구(TIL) 수가 다르기 때문에 상용화되려면 어떤 조직에서도 치료가 가능한 공정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조직을 활용한 실험이 필요한데 환자의 종양에서 직접 채취해야 해 샘플 확보가 어렵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병리과에 소속돼 있다 보니 병원과 환자들의 협조로 충분한 샘플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네오젠TC가 TIL 치료제 연구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었다.”
―기술의 개발 단계는.
“국내 최초로 폐암과 유방암 대상 임상시험 진행 단계에 있으며 올해 말까지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1상 이후에는 유효성과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데이터 확보를 위해 이전보다 큰 규모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누적 투자와 성과는.
“시리즈 A에서 150억 원, 시리즈 B에서 96억 원을 유치해 약 25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TIL 치료제가 고형암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의 바이오·헬스 분야 37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TIL 치료제 제조를 위한 두 가지 플랫폼 기술이 있다. 신생항원을 정밀하게 선별·발굴하는 ‘NeoFIT’과 유전자 변형 기술로 T세포의 치료 효능을 높이는 ‘NeoBTS’다. 두 플랫폼을 고도화해 고형암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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