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가 같은 노래 또 내는 이유(feat. 마스터권)[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일 10시 00분


코멘트
21세기 최고 팝스타 하면 단연 이 사람이죠.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콘서트로 미국 지역 경제를 흔들고(소비 급증), 땅까지 흔드는(공연장 진동이 규모 2.3 지진 수준)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최근 ‘본업만으로 억만장자(billionaire)에 등극한 최초의 가수’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습니다(순자산 규모 11억 달러).

그런 테일러 스위프트가 뮤지션 권리 찾기 투쟁의 선봉에 서있다는 걸 아시나요. 자신의 초기 앨범 6장에 대한 마스터권을 되찾겠다며 일종의 ‘재녹음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도대체 마스터권이 무엇이길래 세계 최고 스타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스트리밍 시대, 달라지는 제작사와 가수의 권력 관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10월 27일 ‘1989(테일러스 버전)’ 앨범을 발매했다. 2014년에 나와 대히트를 쳤던 음반을 재녹음했다. 1989는 그녀가 태어난 해이다. AP 뉴시스
테일러 스위프트가 10월 27일 ‘1989(테일러스 버전)’ 앨범을 발매했다. 2014년에 나와 대히트를 쳤던 음반을 재녹음했다. 1989는 그녀가 태어난 해이다. AP 뉴시스
*이 기사는 10월 3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저작권과 마스터권
10월 27일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 ‘1989(Taylor’s Version)’가 공개됐습니다. 2014년 발매돼 그를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준 5집 앨범 ‘1989’를 재녹음한 겁니다. 과거에 공개되지 않았던 트랙이 일부 포함되긴 했지만 9년 전 원본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좀 더 원숙한 목소리가 담겼다는 것 말고는 사실상 같죠.

왜 똑같은 노래를 다시 불러서 재녹음할까요. 마스터권(master rights) 때문입니다. 재녹음을 통해 스위프트 본인이 그 음원에 대한 마스터권을 갖기 위해서인데요.

마스터권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볼까요. 음악에 대한 권리는 좀 복잡한데요. 일단 크게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으로 나뉩니다. 아시다시피 저작권은 창작자(작사가와 작곡가)가 갖는 권리이죠. 만약 나중에 누군가가 그 음악을 커버(재연·리메이크)한다면 반드시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참고로 싱어송라이터인 테일러 스위프트는 본인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했기 때문에 저작권은 이미 확보하고 있습니다.

마스터권을 가진 음반제작사는 스트리밍 수익에서 가장 많은 몫을 가져간다. 국내의 경우 그 비율이 48.3% 수준이다. 자료: 한국음반산업협회
마스터권을 가진 음반제작사는 스트리밍 수익에서 가장 많은 몫을 가져간다. 국내의 경우 그 비율이 48.3% 수준이다. 자료: 한국음반산업협회
저작인접권엔 두가지가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연주한 사람(가수·연주자)의 저작실연권, 그리고 제작자의 마스터권이죠. 음반제작사는 돈을 들여서 악보 상태이던 곡을 녹음해 음반이나 음원으로 만드는데요. 이 녹음된 결과물이 바로 마스터입니다. 마스터 보유자는 그걸로 음반을 만들어 팔거나 스트리밍서비스(스포티파이·유튜브뮤직·멜론 같은)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죠. 보통 음원이 스트리밍될 때 작곡가나 가수보다 제작사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것도 마스터권 때문입니다.

공연이나 라디오· 영화·TV·게임·광고에서 음악을 가져다 쓰려면 마스터권을 가진 제작사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노래를 부른 가수라고 해도 마스터 보유자가 거부하면 그 음원을 공연에서 쓸 수 없죠.

마스터는 누구 소유인가
테일러 스위프트는 만 15살이던 2005년 중소음반제작사였던 빅머신레코드(Big Machine Records)와 13년 장기계약을 맺었습니다. 6개 앨범의 마스터권을 빅머신레코드에 주는 조건이었죠. 무명 신인이 흔히 하는 방식의 계약이었습니다.

그 결과 2006년 데뷔 앨범 ‘Taylor Swift’부터 2017년 6집 ‘reputation’까지, 음반·음원 마스터권은 모두 빅머신레코드가 보유하게 됐는데요. 2018년 계약 만료를 앞둔 스위프트는 6개 앨범 마스터를 자신이 가져오려 했지만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빅머신레코드 측이 너무 까다로운 조건(재계약하고 새 앨범을 1장 낼 때마다 과거 앨범 1장의 마스터권을 돌려주겠다)을 내걸어 포기한 건데요. 이후 그는 유니버셜뮤직그룹과 새 계약을 맺었습니다. 물론 이때는 마스터권을 모두 본인이 가져가는 조건이었죠. 참고로 본인 노래의 모든 마스터권 소유한 아티스트는 미국에서도 제이지·메탈리카·리한나 등 극소수라고 합니다.

2019년 6월 스위프트를 격분케 한 소식이 나옵니다. 빅머신레코드가 스쿠터 브라운의 이타카홀딩스에 인수되면서, 스위프트 앨범의 마스터가 몽땅 넘어갔다는 뉴스였습니다. 본인과 상의 없이 마스터권이 넘어간 것도 충격이었지만, 무엇보다 구매자가 브라운이라는 점에 분노했죠.

이해를 돕기 위해 배경 설명을 좀 하자면, 스쿠터 브라운은 저스틴 비버를 발굴한 유명 연예기획자입니다. 스위프트와 악연이 깊은 래퍼 칸예 웨스트도 매니징했죠. 칸예 웨스트는 2016년 스위프트를 ‘bitch’라고 욕한 노래를 발표하고, 이에 항의한 스위프트를 거짓말쟁이로 몰았는데요. 당시 저스틴 비버까지 웨스트 편을 들고 나섰습니다. 이 일로 스위프트는 4년 동안 엄청난 조롱에 시달렸는데요(2020년에야 통화 내용 공개로 누명 벗음). 이들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은 스위프트에겐 적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9년 6월 스쿠터 브라운이 자기 노래의 마스터권을 사갔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의 글을 올리면서 위의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2016년 칸예 웨스트가 스위프트를 공격했을 당시 저스틴 비버가 이에 동조하는 듯한 인스타그램을 올렸고, 그 게시물 속 사진에 스쿠터 브라운이 비버, 웨스트와 함께 웃고 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스위프트 텀블러 게시물
테일러 스위프트는 2019년 6월 스쿠터 브라운이 자기 노래의 마스터권을 사갔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의 글을 올리면서 위의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2016년 칸예 웨스트가 스위프트를 공격했을 당시 저스틴 비버가 이에 동조하는 듯한 인스타그램을 올렸고, 그 게시물 속 사진에 스쿠터 브라운이 비버, 웨스트와 함께 웃고 있었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스위프트 텀블러 게시물

스위프트는 곧바로 블로그 플랫폼 텀블러(Tumblr)에 분노를 꾹꾹 눌러 담은 글을 올렸습니다. “본질적으로 내 음악적 유산은 그것을 해체하려는 누군가의 손에 넘어갈 것입니다. 이것은 나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내용이었죠.

물론 마스터권을 누구에게 파느냐는 제작사 마음입니다. 사업적으로는 문제없는 거래이죠. 당시 이타카홀딩스는 포트폴리오를 한창 확장해나가던 시기였습니다. 마침 스트리밍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자본시장이 음악산업에 눈을 뜨기 시작한 타이밍이었고요. 이타카홀딩스는 빅머신레코드 인수에 3억 달러 넘게 지불했는데요. 세계적 사모펀드인 칼라일그룹의 투자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때까진 누구나 탐낼 만한 돈 되는 마스터권을 확보한 스쿠터 브라운의 승리로 보였습니다.

스위프트의 재녹음 선전포고
두 달 뒤인 2019년 8월, CBS 인터뷰에서 스위프트가 선전포고를 합니다. “내 음악을 다시 녹음하겠다”고 한 겁니다. 과거 음반을 재녹음하면 새로운 ‘마스터’가 형성됩니다. 오리지널 마스터를 되찾을 수 없다면, 아예 새로 만들겠단 뜻이죠. 기존 마스터권을 무력화시키고 음악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어 스위프트는 텀블러 글에서 브라운 측이 자신이 출연할 시상식(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다큐멘터리(넷플릭스 제작)에 자신의 음악을 쓰지 못하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또 “내 음악 구입에 돈을 댄 칼라일 그룹에 도움을 요청한다”면서 공개적으로 압박했죠.

슈퍼스타의 이런 호소는 업계를 뒤집어 놨습니다. ‘스위프티(Swifties)’로 불리는 스위프트 팬들은 열성적이기로 유명한데요. 분노한 스위프티들이 온라인상에서 스쿠터 브라운과 칼라일에 대한 맹공을 퍼붓습니다. 스쿠터 브라운은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살해 협박에 시달려야 했죠. 여기에 사모펀드에 부정적인 정치인들까지 칼라일 비난에 가세합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주로 기업 이사회를 상대하는데 익숙한 칼라일은 이런 공격에 매우 당황했다는데요.

결국 스쿠터 브라운은 버티지 못하고 2020년 10월 마스터를 미국 사모펀드 샴록(Shamrock)에 팔아넘깁니다. 구매한 가격과 거의 같은 가격(3억 달러)에 말이죠. 나중에 브라운은 그때 마스터를 샀던 걸 “후회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합니다.(참고로 이후 2021년 4월 하이브가 이타카홀딩스 지분 100%를 9억5000만 달러에 인수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디에라스 투어’의 한 장면. AP 뉴시스
사실 그때까진 설마 스위프트가 진짜 재녹음하진 않을 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한창 전성기인 슈퍼스타가 지나간 옛 노래를 다시 녹음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란 쉽지 않죠. FT에 따르면 스쿠터 브라운 측은 마스터를 되팔기 위해 접촉한 투자자들에게 ‘실제론 스위프트가 재녹음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오히려 스위프트와의 논쟁이 홍보 효과를 일으켜서, 사람들이 옛 노래를 더 많이 듣게 됐다고도 설명했죠.

하지만 스위프트는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021년 4월 ‘Fearless(Taylor‘s Version)’를 시작으로 이번 ‘1989(Taylor’s Version)’까지, 4개 앨범을 재녹음해 발매했습니다. 그리고 공언한 대로 앞으로 남은 2개 앨범도 재녹음해 내놓을 계획입니다.

프린스와 스위프트의 다른 점
마스터를 쟁취하기 위해 유명 가수가 옛 노래를 재녹음하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좀처럼 별 성과를 내진 못했죠. 1980년대를 대표하는 팝의 전설, 프린스(Prince)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프린스는 1993년 오랜 소속사인 워너브라더스로부터 마스터권을 사들이려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공개적으로 싸움을 벌였습니다. 얼굴에 ‘노예(slave)’라는 글자를 적고 무대에 서는가 하면, ‘프린스’란 이름을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그가 롤링스톤 인터뷰에서 한 유명한 발언이 있습니다. “당신이 마스터를 소유하지 않으면 그들이 당신을 소유한 것입니다.”

프린스는 워너브라더스를 떠난 뒤 음반 일부를 재녹음했습니다. 1982년 히트했던 ‘1999’ 싱글을 1999년 다시 발매했죠. 하지만 독립을 추구하는 아티스트의 의미 있는 시도 정도에 그쳤습니다. 대중은 재녹음된 음반에 호응하지 않았죠. (참고로 프린스는 그로부터 한참 뒤인 2014년에야 워너그룹과 화해하고 마스터권을 모두 넘겨받습니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 프린스는 마스터권 확보를 위해 공개적으로 워너브라더스와 싸웠다. 동아일보DB
198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 프린스는 마스터권 확보를 위해 공개적으로 워너브라더스와 싸웠다. 동아일보DB

스위프트의 재녹음은 프린스 시절과 비교하면 훨씬 더 파워풀합니다. 음악시장이 스트리밍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기 때문입니다. 과거 실물 음반 시절에 재녹음이 별 효과가 없었던 건 기존 CD나 LP판을 대체하는 데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열성팬이 아니라면 똑같은 앨범을 또 사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스트리밍에선 오리지널 버전에서 재녹음 버전으로 갈아타는 데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재녹음버전은 이제 오리지널과 나란히 사람들의 핸드폰 화면에 배치됩니다. 손가락만 살짝 움직이면 선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만약 스위프트 팬이라면? 당연히 ‘테일러스 버전’을 선택할 겁니다.

스위프트는 재녹음을 하면서 음악 자체는 거의 바꾸지 않았습니다. 흔히 재녹음본 인기가 떨어지는 건 팬들에게 익숙한 옛 감성을 복제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테일러 버전은 오리지널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효과는 숫자로 확인됩니다. 빌보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Fearless’의 테일러스 버전은 14억7000만 번, 오리지널은 6억8000만 번 스트리밍 됐습니다. 배 이상 차이나죠. ‘Red’는 테일러스 버전(28억6600만 회)과 오리지널(4억7600만 회)의 차이가 더 벌어집니다. FT의 팝 평론가 루도빅 헌터 틸니는 최근 기사에서 “1989 테일러스 버전은 이전 재녹음 앨범보다도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스위프트의 캠페인이 성공한다면 그의 첫 6개 앨범에 대한 권리는 좌초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누구나 따라 할 순 없지만
전 세계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세.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다. 스태티스타

그런데 이런 생각 들지 않으시나요. 만약 예전 노래를 다시 녹음해서 마스터 획득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모든 아티스트가 그렇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모든 아티스트가 테일러 스위프트는 아닙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일단 재녹음을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하죠. 본인이 작사·작곡한 곡이 아니라면 일일이 허락을 구해야 하니 보통 일이 아닌데요. 스위프트는 본인 노래 전곡의 작사·작곡을 직접했습니다. 따라서 허락을 따로 받을 필요가 없죠. 또 재녹음을 하려면 돈이 꽤 많이 듭니다. 이 역시 억만장자 스위프트에겐 별 문제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열성적인 팬입니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원본을 삭제하고 기꺼이 재녹음본을 스트리밍하는 팬들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요. 엄청난 청중과 브랜드, 소셜미디어 파워까지. 스위프트처럼 모든 걸 다 가진 아티스트는 극소수입니다.

스위프트 팬들은 어떻게 하면 오리지널 버전 곡이 스트리밍 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는지 방법을 공유하며 테일러스 버전을 밀어주고 있다. 스레드 화면 캡처
스위프트 팬들은 어떻게 하면 오리지널 버전 곡이 스트리밍 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는지 방법을 공유하며 테일러스 버전을 밀어주고 있다. 스레드 화면 캡처

하지만 스위프트는 음악산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스위프트에 자극받아 옛 노래를 다시 녹음했거나 하겠다고 밝힌 아티스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죠. 계약할 때 마스터 보유권을 요구하는 아티스트도 많아지고 있고요. 이에 대응해 음반제작사들은 아티스트들의 로열티를 높여주는 대신 재녹음을 제한하는 기간을 더 늘려잡으며 대응하는 추세라고 합니다(녹음 완료 뒤 5년이던 제한 기간을 7년으로 늘리는 식). 스트리밍시대에 달라지는 제작사와 아티스트의 권력 구도가 흥미롭습니다.

스위프트의 재녹음을 예민한 슈퍼스타의 과민반응이나 돈을 더 벌기 위한 쉬운 선택 쯤으로 치부하는 이들도 있는데요. 그렇게 간단히 볼 일이 아닙니다. 아티스트 권리의 새 장을 여는 큰 전환점이 될 실험이라 평가할 만합니다. 대중음악 업계가 그 결과를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By.딥다이브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아티스트입니다. 2015년엔 ‘애플 뮤직에 음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해, 결국 애플이 아티스트에 불리한 수익배분 정책을 철회하게 만든 적 있죠. 행동주의 아티스트 스위프트가 이번엔 재녹음으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데요.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스위프트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1989’ 앨범의 ‘테일러스 버전’을 27일 발매했습니다. 9년 전 나온 음반을 다시 녹음한 이유는 마스터권 때문입니다.

-녹음에 대한 권리인 마스터권은 보통 음반 제작사가 가집니다. 스위프트는 초기 6개 앨범의 마스터가 앙숙인 스쿠터 브라운에게 팔린 뒤 재녹음을 결정합니다. 새로운 마스터를 만들어 자신이 통제권을 갖기로 한 거죠.

-마스터를 둘러싼 제작사와 가수의 갈등은 처음이 아닙니다. 그러나 과거 실물음반 시대엔 재녹음의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음악산업이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된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스위프트가 재녹음한 음원은 오리지널보다 훨씬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팔려나간 6개 마스터권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겠는데요. 슈퍼스타가 음악시장의 권력구도를 바꿔놓을 기세입니다.


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