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으니까, 빛이 나네… 크롭 & 글로시 패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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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파라점퍼스 겨울 패딩 제품. 파라점퍼스 제공
파라점퍼스 겨울 패딩 제품. 파라점퍼스 제공
더위가 한풀 꺾이나 했더니, 어느 순간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가워졌다. 이상기온 탓에 짧아진 가을을 아쉬워하며 사람들은 일찌감치 겨울용 겉옷을 찾아 나서고 있다. 백화점 주요 브랜드 매장 마네킹들은 진작에 패딩으로 갈아입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겨울 신상품 출시를 알리는 글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13일까지 2주 동안 패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갑작스럽게 쌀쌀해진 날씨, 여기에 길고 추운 겨울이 예고되면서 빠르게 월동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겨울용 겉옷 신상품의 홍수 속에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고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다양한 디자인, 거위 털부터 친환경 신소재까지 다양한 충전재, 10만 원대에서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그래도 최근 겨울용 겉옷을 선보인 주요 브랜드들의 트렌드를 분석해보면 짧아진 길이, 실용성에 무게가 쏠린다. ‘쇼트 패딩’ ‘쇼트 다운’ 등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어울리는 패딩, 무게를 줄여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제품도 인기다. 이 키워드만 알고 있어도 ‘요즘 패딩’ ‘요즘 다운’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올겨울도 ‘얼죽크’, 여기에 반짝임을 곁들인


상체만 덮는 짧은 기장에 광택감 도는 패딩 대세
남성은 클래식하면서 실용적인 재킷 꾸준한 인기

네파의 스위치 다운. 네파 제공
네파의 스위치 다운. 네파 제공
엉덩이를 덮지 않는 기장의 ‘크롭 패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얼죽크(얼어 죽어도 크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길고 추운 겨울이 예고된다는데 짧은 아우터가 인기라니! 하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는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연진이 입고 나오는 크롭 패딩이 ‘힙’한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10월 1∼19일 패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는데 롱패딩 판매가 70% 증가한 것과 달리 크롭 패딩과 쇼트 패딩은 각각 838%, 101% 늘며 대조를 보였다.

우먼스 크롭 노벨티 눕시. 노스페이스 제공
우먼스 크롭 노벨티 눕시. 노스페이스 제공
롯데백화점이 최근 진행한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팝업 행사에서도 ‘우먼스 크롭 노벨티 눕시’(36만8000원)를 비롯한 크롭 패딩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며 올해에도 인기가 여전함을 증명했다.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의 쇼트 패딩 라인 노벨티 눕시에서 선보인 148만 원대 프리미엄 한정판 상품인 레더 눕시 다운까지도 인기를 끌며 올해도 인기 크롭 패딩은 제품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겨울용 다운 재킷. 코오롱스포츠 제공
코오롱스포츠의 겨울용 다운 재킷. 코오롱스포츠 제공
네파의 스위치 다운. 네파 제공
네파의 스위치 다운. 네파 제공
코오롱스포츠의 ‘뉴 쿠치다운’(49만 원)은 짧은 기장에 허리를 감싸는 벨트를 달아 야외 활동 시 편안한 움직임에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도 바람을 막아주는 고어텍스 친환경 멤브레인 윈드스토퍼 소재를 사용했고 앞 지퍼 부분을 가려주는 원단인 플라켓도 있어 체온을 이중으로 보호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같은 회사의 ‘뉴볼륨’(39만 원)은 짧은 앞 기장, 긴 뒷 기장으로 편차를 줘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네파는 패턴이 적용된 면과 매끈한 면을 번갈아 입을 수 있게 디자인한 ‘스위치 다운’을 내세우고 있다.

조금 더 과감한 시도를 원한다면 ‘글로시 패딩’은 어떨까. 광택감을 부각하고 화려한 느낌을 강조한 아우터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스타일을 의미하는 ‘Y2K’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당시 유행했던 ‘글로시 패딩’의 귀환이 예고되고 있다. 리복은 Y2K 시대를 풍미한 가수 이효리를 내세워 27일부터 쇼트 글로시 패딩인 ‘이효리 펌프 패딩’을 판매할 예정이다.

크롭 패딩, 글로시 패딩은 스포츠나 아웃도어 브랜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캘빈클라인은 남녀 공용 제품인 ‘글로시 숏 푸퍼’를 판매 중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는 짧은 기장으로 경쾌한 분위기를 살린 ‘크롭 다운 자켓’을 올겨울 주력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파라점퍼스 겨울 패딩 제품. 파라점퍼스 제공
파라점퍼스 겨울 패딩 제품. 파라점퍼스 제공
노비스의 겨울 패딩 제품. 노비스 제공
노비스의 겨울 패딩 제품. 노비스 제공
남성 아우터는 ‘고프코어 룩’ ‘올드머니 룩’ 트렌드가 반영된 실용성이 핵심으로 꼽힌다. ‘고프코어 룩’은 아웃도어 제품이지만 일상복으로 손색없는 패션 스타일, ‘올드머니 룩’은 절제된 디자인 속에서 고급스러워 멋과 우아함을 담아낸 클래식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이에 파라점퍼스의 대표 제품인 고비(145만 원)나 노비스의 야테시 XF(220만 원)와 같은 프리미엄 의류 브랜드의 클래식 제품들이 조용하면서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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