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흉기살해 30대 반성문 6번 제출…법정서 태연하게 혐의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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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9월 19일 15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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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옛 연인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A싸/뉴스1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옛 연인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A싸/뉴스1
스토킹을 잠시 중단해 방심한 틈을 타 출근길 주거지 앞에서 전 여자친구를 흉기 살해한 30대 남성이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 내내 고개를 든 채 시종일관 태연한 모습으로 재판을 받았다. 혐의는 모두 인정했다.

살인, 특수상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30)는 19일 오후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류호중)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밝히기 전 모두진술을 통해 “피해자를 스토킹하다가 끝내 잔인하게 살해한 범행으로 (검찰은) 피해자 가족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피고인에 대한)엄중한 처벌을 위해 수사검사와 공판검사가 함께 공판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입증계획을 묻는 재판부의 물음에 △피해자 유족 증인신문 △피해자 자녀 심리감정결과 제출 △서증조사 △피고인신문 순으로 계획을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 측 의견을 받아들여 26일자로 제출될 피해자 자녀 심리감정결과서를 받기로 한 뒤, 서증조사 1시간, 피고인신문 1시간씩을 각각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범행의 수법이 계획적이고 매우 잔혹하고 피해자의 어머니까지 다쳤으며, 어린 자녀가 현장을 목격까지 한 사건으로 유족들에 대해 경제적, 심리치료 지원을 하고 있으나 가족 모두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피해자 가족 중 동생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고, 어린 딸에 대한 심리 감정결과도 제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증조사 기일을 따로 지정했으면 하고, 피고인에 대한 입장도 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명령도 전날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부착명령 청구사건에 대한 심리와 양형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다.

A씨는 지난 8월11일 구속기소된 이후 9월15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바 있다.

피해여성의 유족은 재판 전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 서명 운동을 전개했고, 운동에 동참한 4만여명의 탄원서를 모아 이날 재판부에 제출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 태연히 들어선 뒤, 재판 내내 고개를 든 채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재판에 임했다.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 피해를 겪다가 스마트워치 반납 나흘만에 살해당한 피해 여성. 사진은 여성의 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면서 올린 여성의 사진과 가해자로부터 (언니가)폭행 피해를 당한 모습을 남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2023.9.18/뉴스1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 피해를 겪다가 스마트워치 반납 나흘만에 살해당한 피해 여성. 사진은 여성의 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면서 올린 여성의 사진과 가해자로부터 (언니가)폭행 피해를 당한 모습을 남긴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2023.9.18/뉴스1
이날 법정에는 B씨의 유족도 찾아와 재판을 방청했다. B씨의 사촌언니는 재판이 끝나자 A씨를 향해 “왜 그렇게 멀쩡하게 있냐, 내 동생을 살려내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또 이날 재판이 끝난 뒤 몰린 취재진을 향해 “재판에서 직접 A의 태도를 보니 너무 화가 난다”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이어 “재판 전부터 현재까지 보복살인을 주장하고 있는데, 엄중한 처벌을 바란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A씨의 다음 재판은 10월27일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 7월17일 오전 5시5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아파트에서 전 여자친구인 30대 여성 B씨를 스토킹하다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씨와 함께 있던 B씨의 어머니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다.

또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받고도 6월2일~7월17일 총 7차례에 걸쳐 B씨의 주거지에 찾아가는 등 잠정조치 결정을 위반한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던 B씨와 1년여간 사귀었다가 헤어진 뒤, 지난 6월 B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범행을 중단해 B씨가 방심하면서 경찰로부터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지 나흘만에 주거지를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A씨는 살인 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A씨가 수사기관에 B씨의 스토킹 신고로 인해 범행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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