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당뇨약도 부종 유발… 지속 땐 신장질환 등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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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자주 붓는 원인과 대처법
대부분 체내 소금 농도 높아 발생
관절염-두통 환자용 이부프로펜 등 신장으로 빠져나가는 염분 재흡수
저염식-약물 중단으로 개선 안되면 심장, 간, 갑상샘 질환 등 검사해야

강동경희대병원 이상호 신장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부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강동경희대병원 이상호 신장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부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평소에 몸이 자주 부으면 콩팥이 나빠진 것은 아닌지부터 걱정하게 된다. 질환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몸이 붓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몸이 붓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대한신장재단 이사)로부터 부종의 원인과 부종을 다스리는 법을 들어봤다.

● 우리 몸이 붓는 이유는 소금
손가락으로 누른 무릎 밑 부위가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고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제공
손가락으로 누른 무릎 밑 부위가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고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제공
우리 몸은 체중의 60% 정도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물의 3분의 2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내에 있다. 나머지는 세포 밖에 있는데 이 물은 혈관 속에 있거나 혈관이 아닌 세포와 세포 사이에 흐르는 액체(간질액)로 존재한다. 부종은 바로 간질액이 정상보다 늘어나서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다. 간질액은 주로 살짝 짠 소금물로 구성돼 있는데 결국은 세포 사이에 소금물이 많이 생긴 상태를 부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온몸이 붓거나 양다리가 붓는 대부분의 부종은 우리 몸에 소금물이 많아서 생긴다. 신장의 기능이 나빠지면 소변으로 소금이 덜 나가고 몸에 소금이 쌓이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심장이나 간이 나빠져도 부종이 생긴다. 심장의 펌프 기능이 나빠지는 심부전이나 간경화가 진행되면 신장으로 들어오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그런데 신장은 실제로 우리 몸 안에 체액, 즉 소금물이 많은데도 마치 체액이 적은 줄 착각하고 소금을 최대한 적게 내보내려고 하기 때문에 부종이 더 악화된다.

대부분의 전신 부종은 몸에 소금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소금을 적게 섭취하는 것이 부종을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전신 부종은 손가락으로 부은 부위를 꾹 누르면 누른 자국이 남는 특징이 있다. 반면 정맥혈전, 정맥협착, 알레르기 반응 등에서도 부종이 생기는데 전신 부종이라기보다는 해당 부위만 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는 눌러도 금방 누른 자국이 없어진다.

● 우리가 먹는 흔한 약으로 생기는 부종
질환이 아니고도 우리 몸에 부종을 유발하는 약들은 의외로 많다. 부종을 유발하는 약제들은 신장으로 빠져나가는 소금을 재흡수해서 덜 배출되도록 한다. 부종이 유발되는 이유다. 특히 관절염, 두통 환자들이 자주 복용하는 비스테로이드계 진통소염제가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진통소염제에 속하는 약은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피록시캄 등이 있다. 흔히 사용하는 당뇨약, 혈압약에도 부종을 유발하는 약물들이 있다. 당뇨약으로 사용하는 피오글리타존, 로시글리타존과 같은 약제들은 소금의 저류를 유발해 사용 환자의 4∼6%에서 부종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기전은 조금 다르지만, 혈압약으로 사용하는 칼슘차단제 약제들도 흔히 부종을 동반한다.

이러한 약제들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제로 변경할 시 별다른 치료 없이도 부종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관절염, 고혈압 환자들의 경우 평소 본인이 먹는 약들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몸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 부종들
부종이 있다고 모두 질환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염분 섭취가 많지 않은데 생긴 부종이라면 신장질환, 심장질환, 간질환, 갑상샘질환 등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소변에 거품이 있거나 평소 고혈압, 빈혈 등을 앓고 있을 때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부전에 의한 부종은 대개 호흡곤란, 운동 시 흉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간경화에 의한 부종은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기도 한다. 동반 증상이 없다면 먼저 복용 중인 약물을 확인하고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심되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염분 섭취를 줄이는 저염식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저염식을 지속해도 부종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대부분의 부종은 진찰과 간단한 혈액 및 소변 검사로도 원인 파악이 가능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부종#신장질환#원인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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