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따라… 수도권 청약시장도 옥석가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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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규제 완화이후 희비 뚜렷
서울 은평 흥행, 인천 검단은 미달
시세차익 기대 지역에 수요 몰려
하반기 강남지역 청약 결과 주목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조감도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조감도
#1. 이달 16일 일반청약에 나선 서울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에는 121채 모집에 9550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78.9 대 1로 집계됐다. 전용면적 84㎡(30평형)가 8억 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1억 원 정도 낮아 실수요자가 대거 접수시켰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역에서 더 멀고 준공 10년이 넘은 단지의 호가가 9억∼10억 원”이라며 “역세권인 데다 주변에 신축 아파트가 없어 인기가 높았다”고 했다.

#2.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복판에 들어서는 ‘칸타빌 더 스위트’는 지난달 17일 1, 2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대거 미달했다. 609채 모집에 232명만 참여한 것. 분양 규제 완화가 적용돼 당첨 6개월 뒤면 전매 제한이 풀리지만 인기는 저조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바로 옆에 있는 원당LG자이 전용 84㎡가 최저 3억 원 초반에 나와 있는데 칸타빌 더 스위트는 6억 원대”라며 “아무리 신축이어도 시세 대비 분양가가 너무 높았다”고 했다.

정부의 분양 규제 완화 이후 청약시장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훈풍이 부는 수도권에서도 분양가나 입지, 단지 규모 등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 양극화 뚜렷해진 분양시장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중 청약에 나선 전국 15개 단지 중 6개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지역별로 경기 2곳, 인천 1곳, 전북 1곳, 부산 1곳, 충남 1곳이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 들어서는 ‘해링턴플레이스 진사 1·2블록’은 각각 346채, 625채 모집에 145명, 149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경쟁률은 각각 0.42 대 1, 0.24 대 1이었다. 1·2블록 전용 84㎡ 분양가는 4억7000만∼4억9000만 원대. 인근에 있는 경기 평택시 ‘평택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2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의 호가보다 1억 원가량 비쌌다.

반면 주변 시세보다 낮아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곳엔 청약 수요가 몰린다. 15일 무순위 청약에 나선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4개 단지는 6채 모집에 1만4175명이 몰려 경쟁률이 2362 대 1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인근에 있는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84㎡가 최근 13억∼14억 원대에 팔렸다”며 “신축이라 최소 5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 하반기 서울 강남·송파 등 분양 대기
청약시장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면서 하반기(7∼12월) 서울에서 나오는 청약 결과에 따라 청약 시장 분위기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한강변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해 들어서는 ‘청담르엘’이 분양에 나선다. 1261채 중 176채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와 미성크로바를 재건축하는 ‘잠실르엘’도 이달 중 조합원 분양을 마치고 하반기 일반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청약에 도전할 때는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비교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수도권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 중 1순위 마감을 한 곳이 있는데, 실제 계약까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입지 등도 중요하겠지만 시세 대비 분양가가 낮은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분양 규제 완화#서울 은평 흥행#인천 검단 미달#분양시장 양극화#청약시장 옥석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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