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냄새 역겨워”…5세 아이 도시락에 짜증낸 美유치원 교사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22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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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도시락 반찬으로 김치를 싸준 학부모에게 “냄새가 역하니 보내지 말라”고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온라인상에서는 교사의 행동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5세 아들을 키우는 30대 한국인 여성이라고 밝힌 누리꾼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 씨는 당시 아들의 점심으로 김치와 치즈를 곁들인 스팸 도시락을 싸서 보냈는데, 아들이 하원한 뒤 담당 교사로부터 도시락에 대한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교사는 매우 무례하고 짜증난 말투로 ‘그런 역겹고 부적절한 도시락을 싸지 말아달라’고 말했다”며 “내가 아들에게 싸주는 도시락이 ‘다른 학생들에게 매우 방해될 뿐 아니라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도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지금까지 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말을 듣고 충격받았다”고 털어놨다.

A 씨는 평소 아들의 점심 도시락으로 블루 치즈와 염소 치즈, 샐러리 스틱, 스리라차 소스와 나초칩, 김치와 스팸 등을 보냈다고 한다.

A 씨는 항의하는 교사에게 “내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보내진 않았기에 걱정하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아들의 식습관을 바꿀 순 없다. 내겐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메뉴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교사는 “당신의 뜻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 점심은 유치원에 보내기에 너무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A 씨는 누리꾼들에게 “아들 선생님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제가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 글에는 56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당신의 아이가 먹는 음식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당신이 잘못한 게 아니다” “교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그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나는 김치 냄새를 안 좋아하는데 누가 학교에 도시락으로 싸 왔다고 해서 ‘가져오지 말라’고 하거나 놀린 적도 없다. 그들도 내가 가져온 냄새나는 수프를 놀리지 않았다”며 “그 선생의 발언은 명백히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교사의 행동을 교육위원회나 유치원 측에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교육위원회나 유치원 원장 등과 직접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라” “교사가 김치 냄새를 역겹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약 다른 아이들이 싫어하더라도 (문화)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김치 대신 다른 도시락을 제안한 누리꾼도 있었다. 이들은 “모든 한국인 부모가 자녀에게 김치를 싸서 보내진 않는다” “거부감이 없는 피클 등으로 대체하는 게 어떨까”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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