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소각장, 지하화 되나…“지상이든, 지하든 반대” 주민 반발 여전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1일 14시 44분


코멘트
오세훈 시장이 20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이진호 BIG 건축사무소 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시장이 20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이진호 BIG 건축사무소 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선 1000톤 규모의 신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지하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소각시설 100%를 지하에 짓고 그 위에 주민 편의시설 등을 을 예정이었으나, ‘펀(fun)’한 디자인이 나오거나 창의적인 용도로 활용 할 수 있다면 일부 지상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각장 지상화에 ‘주민들의 동의’라는 전제조건이 달린 가운데, 서울 마포구 주민 등은 “지상이든, 지하든 마포구 소각장 건설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오 시장의 구상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유럽 순방 중인 오 시장은 20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마게르 바케처럼 창의적인 용도와 외관, 펀 디자인이 나오고 주민들이 ‘그게 낫겠다’고 생각하면 (소각장이)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소각장을) 지하화하게 되면 매력 요소를 시설에 주는 데 한계가 생긴다”며 “좀 더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시설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나와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들이 원하기 때문에 모양이 도드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 (소각장을) 지하화하는 것”이라면서도 “양해가 된다면 약간 아이디어를 활용할 여지가 넓어질 듯하다. 지하화는 100%, 50%, 80%를 할 수도 있다. 융통성 있게 열어 두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시가 밝힌 상암동 신규 자원회수시설은 주요시설과 진입도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획기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주민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특히 상암동 일대는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좌우로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월드컵공원, 난지천공원이 위치한 만큼 주변의 환경적 장점을 살린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의 결정에 마포구는 물론 고양시 주민들까지 거세게 반발했다. 시는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어렵사리 2차례의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고 마포구 주민 등과의 합의점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마포구 주민 등은 여전히 소각장 건립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마포소각장추가백지화투쟁본부 회원들이 7일 마포소각장 주민설명회가 열리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소각장 설치 반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3.7. 뉴스1
마포소각장추가백지화투쟁본부 회원들이 7일 마포소각장 주민설명회가 열리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소각장 설치 반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3.7. 뉴스1
역시나 마포구 주민 등은 이번 오시장의 지하화 가능성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포구 소각장 백지화본부 관계자는 “소각장을 지상화하든, 지하화하든 무조건 반대”라며 “소각장 지상이나 인근에 즐길거리를 만들면 주민의 동의를 받아낼 수있다는 (서울시의) 의견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게르 바케와 마포구 소각장은 입지는 물론, 거주지와의 거리, 주민들의 생활환경, 인구 밀집도 등 모든 조건이 다르다”며 “마포구 주민 등은 이미 소각장이 들어선 곳에 또 다른 혐오시설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는 상황으로, 소각장의 지상화·지하화 여부는 논의할 거리가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기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도 “지상화와 지하화 자체는 현재 상황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오 시장의 발언은) 또 한번 마포구 주민들을 힘들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각장 인근에 들어설 편의시설은 물론 최근 시가 발표한 서울링 등 모든 것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오 시장의 소각장 일부 지상화 발언에 대해 “당장 마포구 소각장을 지상화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건립 과정에서의 소통을 통해 주민들이 원한다면 지상화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소각장이 건립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