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검은돈으로 잘 살고 있다…父, 美시민권 취득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5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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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돈이 없다던 우리 가족들은 어디선지 모를 검은돈이 계속 나와서 아직도 잘 먹고 잘살고 있다”고 비판하는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을 올렸다. 전 전 대통령 일가는 추징금 2205억 원 중 925억8000만 원을 미납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전 씨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전재용 씨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뒤 “제 할아버지가 학살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나라를 지킨 영웅이 아니라 범죄자”라고 밝혔다.

이어 “제 아버지와 새어머니(박상아 씨)는 출처 모를 검은돈을 사용해 가며 삶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제는 곧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하여 법의 심판으로부터 도망가려는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역대 대통령 자녀 중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전례가 없어 실제로 시민권을 취득하게 되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1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어린 시절 전 전 대통려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전 씨는 전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 전재만 씨에 대해선 “현재 캘리포니아 내파밸리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와이너리는 정말 천문학적인 돈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갈 수 없는 사업 분야다. 검은돈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에 사는 전 씨는 15일 오후 약 1시간 40분간 유튜브에서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며 “친어머니(최정애 씨)가 ‘연희동 자택에 상상도 못 할 양의 비자금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며 “채권, 현금 등 형태로 비자금이 있는데 적발되지 않는 건 친척, 지인 명의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는 “나 역시 범죄자”라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처벌이 더 강한 곳에 있겠다”고 말했다.

전 씨는 어린 시절 전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도 여러 장 올렸다. 그는 “미국 뉴욕의 한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지난해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치료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진단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도 제시했다.

그는 이순자 여사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스크린 골프를 치는 동영상을 올리며 “호화 생활을 지속해 왔다”고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에 설치된 스크린골프 시설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에 설치된 스크린골프 시설에서 골프를 치고 있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쳐.


전 씨의 주장에 대해 전재용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권 취득 절차가 진행 중인 건 맞다”면서도 “전과자가 되면서 미국 비자가 말소됐는데 시민권을 받은 첫째 아들이 저를 초청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들이 정신 질환과 마약 투약 문제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아들에게 한국에 들어오라고 했지만 내게 욕설을 보내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전 씨가 “연희동 사저에 스크린골프 시설이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재용 씨는 “부모님(전 전 대통령 부부)이 외부에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 오래돼서 형제들이 집에 설치를 해드렸다”며 “이후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졌고 치매 등 질병이 생겨 현재 스크린골프 시설은 없다”고 설명했다.

1997년 대법원은 전 전 대통령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추징금 2205억 원을 확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 추징 금액은 상속이 되지 않는다”며 “남은 금액은 대부분 받아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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