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을 못 가’ 발매 10년 후…‘안녕 신촌’으로 컴백한 포스트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2일 1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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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의 히트곡 ‘신촌을 못가’의 배경이 되는 신촌은 과거 소속사의 사내 투표로 결정됐다. 신지후는 “2013년 곡 발매 이후 
‘정말로 신촌을 못 가냐’는 질문과 놀림을 많이 받았다. 현실세계에서 더 이상 그런 질문은 사양”이라며 웃었다.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포스트맨의 히트곡 ‘신촌을 못가’의 배경이 되는 신촌은 과거 소속사의 사내 투표로 결정됐다. 신지후는 “2013년 곡 발매 이후 ‘정말로 신촌을 못 가냐’는 질문과 놀림을 많이 받았다. 현실세계에서 더 이상 그런 질문은 사양”이라며 웃었다.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
“신촌을 못가 한번을 못가 혹시 너와 마주칠까 봐…”

발라드 듀오 포스트맨의 ‘신촌을 못가’. 연인과 이별한 20대 남자는 옛사랑의 추억이 살아있는 장소인 신촌에 가지 못한다며 안타까움을 노래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30대가 된 남자는 이제는 신촌에 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래한다. “십 년 만에 찾아온 여기 신촌에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고.

포스트맨의 신곡 ‘안녕 신촌’이 24일 발매된다. 대형 히트곡이자 발라드계의 스테디셀러인 ‘신촌을 못가’의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곡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포스트맨은 “저희에게 굉장히 유의미한 곡이니 이 이야기의 결말을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중의 공감을 샀던 이 곡의 주인공, 지금은 어떤 심정일까. 곡 프로듀싱을 맡은 신지후는 “주인공인 남자는 쿨하진 못하다. 그랬다면 10년간 신촌을 못 갔을 리 없다. 10년이 지나서도 결국에는 잊겠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그저 무덤덤해져보려고 하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고 했다. 성태는 “‘신촌을 못가’는 지질한 감성으로만 노래했다. 이번에는 말이라도 멋있게 상대에게 안녕을 고하는 느낌으로 불렀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에 6년 만에 뭉쳤다. 신지후는 줄곧 노래하는 자신의 최근 모습을 보며 “어색하다”고 했다. 2018년 군 제대 이후 작곡 활동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성태 또한 주로 학원 강사 일과 대학 출강 등이 주업이었다. 성태는 “저희에게는 이번 활동의 과정 자체가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회사가 결성한 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저희 둘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제 맞춤 정장을 입은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가창 스타일은 굉장히 상반된다. 신지후가 거칠다면, 성태는 맑다. 두 사람 또한 서로의 장점에 관해 “지후는 바이브레이션이나 애드립 테크닉이 좋다”(성태), “성태는 악기 없는 부분에서 귓속말하듯 포근하게 노래하는 표현력이 좋다”(신지후)며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을 꼽았다. 이렇듯 서로의 색이 강한 탓에 포스트맨은 듀오임에도 함께 부르는 부분이 적었다. 신곡 ‘안녕 신촌’의 차별점은 여기에 있다. “한 팀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져가고 싶었다”는 신지후의 의도대로 하모니를 이루는 부분이 많다.

오랜 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만큼 지향하는 바에 대한 확신도 뚜렷해졌다. 신지후는 “오늘날 발라드 시장이 전과 같지 않다고 해도, 한국인이라면 발라드는 김치와도 같은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포스트맨만의 정체성으로는 “슬픈 노래”라고 정의를 내렸다. 다만 “이별이 아니어도 슬픈 노래는 가능하다. 꼭 슬프다고 해서 울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슬퍼도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는 “발라드를 하는 이유도 우리의 슬픔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당신의 슬픔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들은 올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두 사람은 “앨범 성적이 좋으면 (신촌에 있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아니면 화려하지 않은 소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하면서 팬들을 만나 뵙고 싶다”고 했다. 방송 출연도 마다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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