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내주세요, 뭐든 할게요” 독재와 내전이 몰고 온 인재…일주일 사진정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2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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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주차 일사정리


6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규모 7.8 지진이 강타했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는 대륙판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 역사적으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피해 지역의 건물 대부분이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았기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튀르키예를 20년간 장기 집권해 온 에르도안 정권은 1999년 서부 이즈미트 대지진(1만7000명 사망) 이후 내진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지진세’ 명목의 세금까지 거뒀음에도 이번 지진을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하타이, 가지안테프 등 이번 지진의 주요 피해지는 에르도안 정권이 20년 내내 추진한 ‘건설 붐’이 일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는 집권 내내 자신에게 반대한 단체 등을 없애는 데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지진 발생 3일 만에 피해 현장을 찾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런 재앙에는 대응할 수 없다”고 발언해 주민들의 분노를 키웠습니다. 튀르키예 남동부 아디야만 주민들은 맨손으로 무너진 건물 콘크리트 조각과 흙을 파헤치며 “정부의 지원은 도대체 어디서 오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최대 위기가 온 것입니다.

시리아의 상황은 더 최악입니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아사드 정권과 반군 간 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7일 미국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가 국경을 개방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지원 인력과 구호물품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드 정권은 국제사회에 원조 요청도 하지 않고 있는데 시리아 반군 통제 지역의 지진 피해 상황을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를 여기서 꺼내 주세요. 뭐든 할게요. 노예가 될게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혔있던 시리아 7세 소녀 마리암은 36시간 만에 도착한 구조대를 향해 어린이가 흔히 쓰지 않는 ‘노예’라는 말까지 하며 간절히 구조를 호소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한 콘크리트 벽으로부터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손은 동생의 머리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극적 구조된 자매는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기자는 ‘노예’ 라는 소녀의 흔치 않은 말이 독재와 내전을 경험하고 있는 시리아의 현 상황을 한 단어로 이야기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0일 미국 지질조사국은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을 확률이 24%라고 추정했고 지진 전문가인 이스탄불공대 외브권 야흐메트 에르잔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대 20만 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 등에 갇혀 있지만 생존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추정했습니다.
‘중국 스파이 풍선’ 목격담, ‘풍선동맹’ 생기고 미 중 관계는 터지기 일보직전


미국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한 가운데 이 같은 풍선들이 최근 10년 동안 세계 각지에서 발견됐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8일 CNN의 보도에 의하면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이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세계 5개 대륙에서 최소 24개 임무를 수행한 사실을 미 정보당국이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도 지난해 1월 소속 불명의 정찰풍선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찰풍선의 활동 범위가 전 세계로 드러난 만큼 미국 정부는 세계 40여 개국의 해외 공관과 해외 주재 미 외교관들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며 동맹 규합에 나섰습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는 수거한 풍선의 잔해에서 통신감청용 다중 안테나, 태양광전지판등이 장착돼 있었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분당대회’ 말까지 나왔던 국민의힘 전대, 본게임 시작


‘감별사’ 논란부터 대통령 전대개입 논란까지 벌어지며 與의원들 사이에서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라는 자조까지 나왔던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10일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본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당 대표 후보로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후보명 가나다순), 4명을 뽑는 최고위원 본경선에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1명을 뽑는 청년최고위원 본경선에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각각 진출했습니다.
“참사 100일, 장관은 직무정지·분향소는 골목에서 광장으로”



5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지 100일이 되었습니다. 8일 국회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75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국무위원 탄핵인데 여야는 이를 두고 서로 책임을 돌렸습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장관이 결자해지 했어야 할 일인데, 무책임으로 일관했다, 결국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책임을 묻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반헌법적, 의회주의 파괴의 오점을 남겼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피해 볼까 하는 꼼수의 연속”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족들은 4일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였고 유족 측과 서울시는 서울광장 분향소 철거를 두고 갈등 중에 있습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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