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남미서도 정찰풍선 포착
감시작전 수행 中 풍선함대 일부”
美도 고고도 정찰풍선 확대 검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4일(현지 시간) 중국이 미국뿐만 아니라 남미에도 정찰풍선을 보냈다고 밝혔다. 풍선을 이용한 미국 등 주요국 정찰이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이 구시대 정찰 장비로 분류되는 정찰풍선 활용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인공위성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폭넓은 지역을 장시간 정찰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에 진입한 정찰풍선이 중국이 보낸 유일한 풍선은 아니다”며 “또 다른 정찰풍선이 중남미를 가로지르는 것을 포착했으며 이들은 감시 작전 수행을 위해 개발된 중국 풍선 함대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군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다. 지난 몇 년간 중국의 정찰용 풍선은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유럽 등 5개 대륙에 걸쳐 발견됐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정찰풍선은 (정찰위성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비행고도가 낮지만 더 넓은 영역을 정찰할 수 있다”며 “금속인 드론이나 항공기보다 발견하기도 어렵고 몇 주간 공중에 머물며 장시간 지상 활동을 관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미국 영공을 침범한 정찰풍선은 약 18km 상공에서 7일간 미 대륙을 횡단했다. 2km 상공을 비행하는 전투기보다 높게 비행해 포착하기가 쉽지 않고, 200∼2만 km 상공에서 지구를 도는 정찰위성보다는 지상과 훨씬 가깝다.
미 공군은 2020년 보고서에서 중국 측 발표를 인용해 “중국은 근접 정찰을 위해 풍선 활용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따라 감시 정찰 역량을 높이기 위해 고고도 정찰풍선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