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존도 높은 韓수출 ‘빨간불’…“안정적 공급망 확보 시급”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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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무역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한 우리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면서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등 전략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 이후 보호무역주의 심화…무역의존도 높은 韓 ‘취약’

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3년도 경제 현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보호무역주의’ 심화에 따른 경제안보 차원에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의 자국산업 보호 정책으로 탈(脫)세계화 흐름이 대두됐다.

예산정책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보호무역주의와 무역안보가 국제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며 “국가별 경제력 차이로 인한 비대칭성과 글로벌 공급망 연계의 불균등성이 상대국을 압박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하다. 우리 경제는 무역의존도가 높은데,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주요 원자재와 중간재의 수입의존도가 높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69.6% 수준이고, 전세계 수출입에서 중간재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 66.5%, 수입 47.1%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중국 교역은 전체 교역에서 2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경제의 내수 중심 정책 추진으로 대한국 무역의존도는 하락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안정적 공급망 확보 ‘시급’…아세안 국가 대안으로


보고서는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전세계적인 안정적 공급망 확보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우리 경제도 공급망 안정화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주요 수입품목에 대한 일부 국가로의 쏠림현상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관리한다. 미국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국가적 의제로 부각하고, EU는 산업의 해외 의존도 축소와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한 신산업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미·중 통상 분쟁 심화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에 편중된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아세안 국가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과 중간재 자급화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아세안 주요국들의 위상이 상승하며, 외국인직접투자(FDI)의 비중이 증가했다. 이에 기업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및 각국 정부의 경제안전 보장정책의 동향 파악이 중요해졌다. 탄력적이고 회복력이 강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향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유사한 해외 입법 동향이 나타나는 경우, 국제규범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예산정책처는 “미국 IRA에 이어 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과 같은 보호무역주의 정책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 국제규범에 합치되는 방향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안정화 전략 수립…주요 사업에 ‘1조’ 투자

이처럼 우리 기업과 정부 모두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올해 공급망 안정화에 1조원 규모의 주요 재정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주요국의 공급망 정책, 공급망 대응 시나리오 구축, 대체 수입선 발굴 및 현장 검증 등에 신규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종합지원에는 16억원이 투입됐다.

공급망 확보를 위한 투자유치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해 1475억원 규모였던 투자유치기반조성 사업 예산은 1569억원으로 늘었다.

석유위기 대응능력 제고 및 국내 석유수급 안정을 위한 비축유 구입, 비축기지 건설 및 유지 보수를 지원하기 위한 재정사업도 진행된다. 올해 673억원이 석유비축사업출자에 투자되는데, 이는 지난해 282억원에 비해 140배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전기차, 반도체 등 미래산업의 핵심원료인 희소금속 비축을 위한 핵심광종 구매 및 비축기지 확보 마련에는 372억원이 투자되고,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해외 유전·광물자원 개발기업을 대상으로 30% 이내에서 융자지원을 시행한다.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 사업에는 1754억원이 투입됐다.

무역보험에 가입된 수출입 계약건에 대해 수출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금 지급사업에는 6503억원을 투자한다.

예산정책처는 “기업 측면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제활동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품목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 구성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소부장의 경우 공급망의 운영·유지에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생태계가 필요해 아세안 국가들보다 한국이 유리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탈중국 해외기업들의 빠른 국내 이전을 위해 세액공제, 규제 완화 특례 등 속도감 있는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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