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비판글 10대 전자발찌 채워 가택연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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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여성, SNS에 침공 비판
테러리스트 지정하고 기소까지
러 사령관, ‘블로거와 전쟁’ 선포

교착 상태인 전황을 뒤집기 위한 봄 대공세가 예상되는 러시아 당국이 비판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을 올린 10대를 형사처벌하는 등 국내 온라인 검열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9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SNS 계정에 공유한 올레샤 크립초바(19)는 테러 조장 및 러시아군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크립초바는 또 지난해 10월 크림대교 폭발 관련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이슬람국가(IS), 탈레반 같은 테러리스트 및 극단주의자 명단에 올랐다.

크립초바는 지난해 12월 집에 들이닥친 러시아 경찰에 붙잡혔다. 어머니 나탈랴 씨는 “경찰들이 딸을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는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이 보내는 인사다’라고 소리치며 협박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후 크립초바는 오른쪽 발목에 전자발찌를 찬 채 가택 연금된 상태다. 테러리스트로 지정된 탓에 한 달에 145달러(약 18만 원) 이상 지출할 수 없으며 SNS도 차단됐다. 크립초바는 테러 조장 혐의로 최대 징역 7년, 군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3년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치범 실태를 감시하는 독일 비정부기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온라인 테러 조장’ 혐의로 적어도 61명이 기소돼 26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통합사령관이 군사 블로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이 군사 블로거들은 전쟁이 장기화되자 군 지휘관의 무능과 전략 등을 비판해 왔다. 이들은 사전 검열을 비롯해 종군기자와 똑같은 규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러시아#가택연금#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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