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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비즈|경제

견디면 이긴다, 레오니다스 초콜릿 [바이브랜드]

입력 2023-01-24 17:00업데이트 2023-01-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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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강국으로 유명한 벨기에 전통 브랜드 레오니다스가 명동에 상륙한 지 약 16년이 넘어갑니다. 레오니다스는 어떻게 초콜릿이 익숙하지 않던 한국에서 그 세월을 견딜 수 있던 걸까요? 고디바가 국내 프리미엄 초콜릿의 전부는 아닙니다.

출처 : 레오니다스출처 : 레오니다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디저트 문화가 발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서 허기를 채우던 식사를 넘어 미식을 중심으로 한 외식 문화가 발달하는 건데요. 최근엔 팬데믹 이후 늘어난 실내 생활로 초콜릿이 심리적 위안을 주는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초콜릿 수입액은 1억 73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습니다.

레오니다스 한국 명동점_출처 : 레오니다스레오니다스 한국 명동점_출처 : 레오니다스

지난 2007년 레오니다스 초콜릿의 정식 한국 유통 업체인 (주)오픈찬스는 한국의 초콜릿 선물 문화에 집중, 기프트 숍을 열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초콜릿을 휴식과 같은 의미로 접하지만 국내에서는 밸런타인데이나 수능과 같은 특정 기념일을 중심으로 기프트 문화가 발달했죠. 이에 따라 각 기업체에서도 시즌에 맞춰 '데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고요. 레오니다스는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하나의 문화 고착화에 집중했습니다. 일종의 기프트 프로바이더로 자리 잡으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장에 진입했죠.
숍이 아닌 카페로 승부
1924년 레오니다스 브리쉘 매장_출처 : 레오니다스1924년 레오니다스 브리쉘 매장_출처 : 레오니다스

올해로 110주년을 맞은 레오니다스는 벨기에 브랜드입니다. 유럽은 코코아 열매 최대 수입국이자 세계 최대의 초콜릿 수출국이기도 한데요. 세계 평균 초콜릿 소비량이 1인당 연간 0.9kg인 것에 비해 유럽의 경우는 5.0kg에 해당할 정도로 소비량이 상당합니다. '우리나라에 김치가 있다면 벨기에는 초콜릿이 있다'라는 말로 초콜릿이 지닌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현지의 결혼식과 장례식에도 쓰일 정도니까요.

작은 디저트 가게로 시작한 레오니다스는 가족 사업으로 기업을 운영하며 대를 잇는 초콜릿 사랑과 자부심으로 회사를 키웁니다. 이 같은 노력은 레오니다스를 벨기에 왕실 납품 업체로 만들기에도 충분했죠. 한국 진출은 어떻게 시작했을까요?

레오니다스의 국내 라이선스 취득 과정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100년이 넘는 전통 브랜드인 만큼 국내에 내로라하는 유통 회사들도 참여했으니까요. 레오니다스 한국 법인 구현상 차장은 차별화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느껴 'Leonidas Chocolate Cafe'의 약자인 'LCC 모델'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레오니다스출처 : 레오니다스

대부분의 상권이 카페로 이루어졌다는 점과 단순 디저트 기업도 카페형으로 탈바꿈하는 시류에 편승한 거죠. 당시 해외에선 전무후무한 운영 방식이기도 했고요. 카페의 필요성에 주목한 본사의 방침과 맞물려 라이선스 사업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아시아 최초의 레오니다스 카페를 명동에 입점시켰습니다.



현지화 과정이 동시에 들어갔습니다. '컬처럴 디퍼런스(cultural difference)'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 시 해당 국가의 문화를 적절히 수용하는 현지화의 첫걸음을 뗀 거죠. 국내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는 '피스(Piece)'의 개념이 더 강한 편입니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 원'과 같은 행사성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요.

이는 유럽에서 중량(g)을 기준으로 판매하던 방식을 국내 문화에 맞춰 개수별 판매 스타일로 변경한 것입니다. 페이퍼 백에 담아가는 유럽과 달리 선물 문화가 강한 아시아의 경우 패키징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거죠. 실제로 벨기에 완제품 패키지 형식으로 수입하는 제품은 저조한 판매율을 기록한다고 합니다.
배민보다 앞섰던 초콜릿 배달
카카오 콩_출처 : 레오니다스카카오 콩_출처 : 레오니다스


일반 편의점 초콜릿의 유통 기한은 평균 1~2년입니다. 보존료와 같은 첨가물을 사용해 오랜 기간 품질을 유지하려는 거죠. 이에 비해 레오니다스의 초콜릿의 유통 기한은 턱없이 짧은 평균 5개월 수준입니다. 초콜릿 제조에 100% 천연 카카오버터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냉동 보관은 제품의 퀄리티를 저하하기 마련인데요. 항공편으로 제품을 들여오는 이유도 상온 그대로의 맛을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한 레오니다스만의 품질 관리 방식이죠.

품질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 때문일까요? 유럽에서는 레오니다스 매장이 고디바에 비해 2배가량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상도와 맞먹는 크기인 벨기에 땅에만 약 800개의 매장이 있을 정도니까요. 초콜릿을 수없이 접해온 이들의 이유 있는 선택이 드러난 부분이죠. 고디바는 국내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지만 유럽과 미국에서의 레오니다스 활약에 일찍이 아시아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한 것입니다.

출처 : 레오니다스출처 : 레오니다스

레오니다스는 B2B 사업에도 힘을 쏟습니다. 초반 시장 진입 시 염두에 둔 트랙은 아니지만 기업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적극적으로 B2B 거래를 확대하게 됐습니다. 국내 대형 백화점 입점과 유명 프랜차이즈는 물론 온라인 판매를 통해 대중화를 선도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온라인 매출액은 20% 이상 상승했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마케팅도 있습니다.

약 8년 전, 레오니다스는 전문 배달 패키징을 사용해 주변 지역의 고객을 위한 근거리 배달 사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국내 최초 초콜릿 카페 사업화에 이은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꾀한 거죠. 임원 회의와 같은 주요 행사 때 선보이는 초콜릿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인생은 초콜릿이니까
출처 : 레오니다스출처 : 레오니다스


상온 15도~20도 사이. 초콜릿을 최상의 맛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온도입니다. 구 차장은 초콜릿을 보다 맛있게 즐길 방법에 대해 "보통 제품을 냉장이나 냉동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초콜릿이 함유하는 수분을 빠지게 하는 최악의 방법입니다. 여름철이라도 받은 즉시 상온에 보관해 이른 시일 내에 먹어야 합니다."라고 권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레오니다스 매장에서도 초콜릿 전문 쇼케이스를 사용해 오롯이 초콜릿만 보관하는데요.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라스트마일까지 신경 써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해외 직구 증가와 같은 생활 문화의 변화로 초콜릿도 대중적으로 즐기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구현상 차장은 더 많은 이가 초콜릿을 즐기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시장의 확대가 우선이라고 설명합니다. 현재는 초콜릿 소비가 많이 증가한 만큼 특정한 날이 아닌 비수기에도 상시 납품이 이뤄지고 있지만 더 큰 유통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거든요.

출처 : 레오니다스크게보기출처 : 레오니다스

국내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은 각자도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시장의 저변 확대가 우선이죠. 이를 위해선 초콜릿 트렌드에 맞춘 소비자의 니즈에 집중해야 합니다. 나라별로도 크런키한 식감, 투박한 모양 등 선호하는 초콜릿의 종류는 천차만별인데요. 한국의 경우에는 깨뜨려 먹는 제품보다 생초콜릿과 같이 입 안에서 녹는 제형이 여전히 강세입니다. 원물에 대한 실리 추구가 레오니다스 초콜릿의 원칙인 만큼 성장하는 시장 내에서 트렌드 확보에 따른 브랜드 성장이 필요한 순간이죠.

'인생은 초콜릿 상자에 있는 초콜릿과 같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명대사인데요. 실제로 초콜릿은 서양권 나라의 영화에 흔히 쓰이는 소품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현지인들의 삶과 밀접하다는 뜻의 방증이기도 하죠. 남과 다른 달콤한 취향, 여러분의 선택지도 한 뼘 넓어지길 바랍니다.

인터비즈 강인경 기자 str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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